YTN 라디오 앱 소개

YTN 라디오


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9:00, 14:35, 20:40
제작진진행: 양소영 / PD: 장정우 / 작가: 황순명
"가정에 소홀한 고액연봉 남편, 아이한테도 무관심...이혼해야 할까요?"
2022-12-22 11:28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2년 12월 22일 (목요일)
□ 진행 : 양소영 변호사
□ 출연자 : 백수현 변호사

- 부모의 자녀에 대한 양육 의무는 단순히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아닌 자녀의 최선의 복리를 위해 실질적 보호·교양의무를 다하는 것을 의미해
- 경제적인 지원을 했더라도 자녀에 대한 보호·양육에 공동책임을 다하지 않은 게 인정된다면 이혼사유가 될 수 있어
- 양육비는 부부 합산 소득에 맞춰 자녀에게 들어가는 평균 양육비를 부부의 소득 비율에 따라 분담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남편은 고액 연봉자입니다. 아주 고마운 일이지만 돈을 버는 만큼 가정에 충실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합니다. 신혼 때부터 늘 새벽에 퇴근하고 못 들어오는 날도 많았습니다. 일하느라 늦는다는데 그중 절반은 술자리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독박육아를 해왔습니다. 아이 키우며 저도 일을 했는데요. 엄마, 아빠 모두 아이 곁에 있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해 아이에게 더 이상은 못할 짓이라 결국 제가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아이도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참 부족합니다. 평일엔 단 하루도 같이 식사하는 날이 없을 정도이니까요. 주말마저도 한 주 걸러 골프를 치러 가니 아이도 아빠 얼굴 보기 힘들죠. 이런 상황에서 해외로 골프 약속을 잡는 남편을 보니 너무 화가 납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정은 더 중요한 것 아닌가요. 아이가 여덟 살인데 아빠가 한창 필요할 나이라고 설명해도 남편은 제 말을 듣는 둥 마는 둥합니다. 자기가 노느라 늦는 것도 아닌데 잔소리한다며 짜증을 내더군요. 더 이상은 지치고 힘들어서 이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이혼을 한다면 양육권과 양육비는 어떻게 되나요?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이 한 명 양육비가 백만 원도 안 되던데요. 남편처럼 고액 연봉자의 경우엔 더 받을 수 있는 건가요?" 일 때문에 가정에 소홀한 남편인데요. 아내인 사연자는 지칠 대로 지치신 걸로 보여요. 백수현 변호사님, 돈을 버는 것과 가정을 돌보는 일, 둘 중 어느 게 더 중요할까요?

◆ 백수현 변호사(이하 백수현): 참 어렵습니다. 돈 버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요, 가정을 잘 꾸리는 것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사실 혼인생활을 유지하고,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가 다 중요하고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고요.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사연의 경우는 결론적으로는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것, 그 과정에서 아내가 장기간, 장시간 남편에게 불만을 갖게 된 점, 그런 아내에게 남편이 신뢰를 주지 못한 게 결국 불화의 큰 원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양소영: 지금 사연에서 나타나는 남편의 행동, 이게 지금 이혼사유로 인정될 수 있을까요?

◆ 백수현: 민법 제840조 제6호에서 정하고 있는 이혼사유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느냐, 이걸 따져봐야 되는데요. 대법원에서는 이 6호에 대해서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부부 공동 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또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고통이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거든요. 그런데 사연의 경우, 남편이 고액 연봉자로 경제적으로는 어렵지 않게 가족들의 생활비를 지급하면서 부양을 해 온 걸로 보여요. 그런데 아내가 직장을 그만둘 정도로 가사나 육아 분담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특히 남편의 늦은 귀가나 지나치게 잦은 술자리와 골프 모임, 그로 인한 양육 소홀 등이 정말 업무상 불가피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 남편이 아내한테 납득할 만한 설명을 제대로 못 했다면, 그리고 아내로부터 양해를 구한 게 아니라면, 그리고 부인이 가정과 양육에 소홀한 남편에게 불만을 토로하면서 ‘가정에 좀 더 신경을 써 달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시정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거나 내지는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 그렇다면 남편의 책임 있는 사유로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지 않나. 이렇게 조심스럽게 판단을 해 봅니다. 

◇ 양소영: 그러게요. 지금 이분은 그게 제일 문제일 것 같은데요. 근데 궁금한 것은, 보니까 남편의 자동차 블랙박스로 보이는데 이게 만약에 아내 차의 블랙박스였다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 백수현: 네, 이게 사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정서상으로는 부부 사이에 서로 상대방 차를 이용할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남편 차에 들어가는 게, 부인 차에 들어가는 게 문제될 수 있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우리 형법에 보면 자동차수색죄라는 게 있습니다. 이게 3년 이하 징역에도 해당할 수 있는 범죄인데요. 부인 소유 차량에 몰래 들어가서 차량을 뒤지면 자동차수색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게 사생활에 평온 그리고 개인정보 보호 이런 필요성이 중요시되면서 요사이 이런 문제가 대두가 되는 것 같습니다.

◇ 양소영: 보니까 한 주 걸러 골프 치는 것까지 한다 하더라도, 마지막에 해외로 골프 약속까지 잡는 부분. 백 변호사님이 마지막에 얘기해주신 대로 과연 남편이 시정하기 위한 노력을 했는지, 이게 조금 의문이 드는 부분입니다. 더군다나 아이가 여덟 살인데, 지금 아빠와 하루도 식사를 할 날이 없고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다, 이게 마음이 많이 걸립니다. 어떻습니까?

◆ 백수현: 사실 부부가 자녀를 갖게 되면 둘이 함께 자녀를 보호하고 양육할 의무가 있는 거거든요. 그리고 부모의 자녀에 대한 양육의무는 단순히 비용을 부담한다고 해서 그게 전부는 아니고요. 자녀의 최선의 복리를 위해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교양해야 될 의무는 부모 모두한테 있고. 그리고 부부는 협의에 따라 분담된 부모 역할을 다해야 되는데, 부부 중 어느 일방이 자녀에 대한 양육의무를 소홀히 해서 결국 부인의 경우 일까지 그만두고 전담을 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법원에서 이런 경우에는, 혼인생활에서의 양성평등의 원칙 및 자녀의 복리의 관점에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연의 경우 실제로 남편이 경제저인 지원을 다 했다고 해도 자녀에 대한 보호, 양육에 공동책임을 다하지 않은 부분이 인정된다면, 그리고 그것 때문에 지속적으로 서로간의 불신, 신뢰를 갖지 못하게 되었다면 이혼사유가 될 수 있고. 그런데 만약 앞서 말씀드렸듯이 남편이 상황을 인지해서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아내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면, 달리 볼 여지도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 양소영: 만약 이혼을 하게 된다면, 지금 현재 주양육자가 엄마로 되어 있기 때문에 양육권이 엄마에게 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지금 궁금하신 게 양육비 부분인 것 같아요. 남편이 지금 상당히 고액 연봉자라고 했는데, 어떻게 될까요?

◆ 백수현: 양육비는 부부 합산 소득에 맞춰서 산정된 아이들한테 들어가는 평균 양육비를 부부의 소득 비율에 따라 분담하거든요. 여기서 얘기하는 소득은 근로소득뿐 아니라 영업소득, 임대소득, 이자소득, 연금 등을 모두 포함하는데요. 사연에서는 남편의 연봉이 어느 정도인지 알기 어려워서 구체적으로 양육비 액수까지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요. 지금 법원에서 사용하는 양육비산정 기준표에 의하면 부부 합산 소득의 최고 구간이 월 1,200만 원 이상인데요. 그 구간에서 8세 자녀에게 필요한 평균 양육비는 약 231만 원입니다. 그러니까 현재 부인에게 달리 소득이 없는 경우라고 가정한다면 231만원에서 전업주부한테 분담시키는 대략 4-50만 원 정도를 공제한 나머지를 남편이 부담할 걸로 예상할 수 있는데요. 

◇ 양소영: 180-190만 원 정도네요?

◆ 백수현: 네. 그런데 양육비산정 기준표 상 평균양육비는 자녀가 둘인 경우에 자녀 한 명에 들어가는 평균 양육비를 구한 경우여서 사연처럼 자녀가 한명인 경우 조금 더 가산될 수 있습니다. 

◇ 양소영: 그러면 200만 원까지 가능할 수도 있겠네요?

◆ 백수현: 네, 그럴 수도 있습니다. 

◇ 양소영: 그런데 사연자가 주변에서 (들었던) ‘양육비가 백만 원도 안 되더라’ 이건 사연자분과 조금 다른 얘기가 될 수 있겠군요?

◆ 백수현: 사람마다 양육 환경, 교육 다 다르니까요. 사실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일반화하기도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양소영: 만약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어떤 법적 조치를 할 수 있을까요? 

◆ 백수현: 고액연봉자라고 하니까 급여소득자가 아닌가 싶어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아니면 제일 쉬운 건 급여에 대해 강제 집행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크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되고요. 만약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이행된다고 하면 가사소송법에 정해져 있는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이행명령신청, 담보 제공신청, 양육비직접지급명령 신청 등을 통해서 양육비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양소영: 사실 이 사연은 만약 이혼하게 되는 경우에 양육권, 양육비 이런 부분에 대해서 걱정은 안 하셔도 될 사안인 것 같고. 이게 지금 이혼해야 할 가정인지, 이혼 사유에 해당하는지, 그 부분을 제일 고민하셔야 될 것 같아요. 

◆ 백수현: 네. 두 분이서 조금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 양소영: 네. 그래서 백 변호사님이 상담하실 때 중간에 얘기하셨던 것처럼, 사실 법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부부 사이에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당사자가 노력을 했느냐 하는 부분이어서, 사연 주신 분도 남편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을 했다는 부분이 드러나야 될 것이고. 남편의 경우 유책배우자, 파탄의 책임이 있다면 남편이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부분이 잘 입증이 되어야 이혼 사유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어려운 사연이었는데요, 백수현 변호사님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