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앱 소개

YTN 라디오


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9:00, 14:35, 20:40
제작진진행: 양소영 / PD: 장정우 / 작가: 황순명
스스로 찍은 알몸 동영상을 보낸 10대 '온라인그루밍'의 함정
2022-11-29 12:40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2년 11월 29일 (화요일)
□ 진행 : 양소영 변호사
□ 출연자 : 배수진 변호사

- ‘온라인 그루밍’이란 성착취를 목적으로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하여 친분과 신뢰를 쌓기 위한 권유, 유인, 조장, 대화를 의미해
- 스스로 촬영한 경우에도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것이라면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죄로 처벌할 수 있어
-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제작하는 경우 청소년성보호법에 의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오늘은 배수진 변호사님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배수진 변호사(이하 배수진): 안녕하세요. 변호사 배수진입니다.

◇ 양소영: 오랜만에 나와 주셨어요. 잘 지내셨습니까? 우리 배수진 변호사님은 한국여성변호사회 아동청소년지원특별위원회, ‘아특위’에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아동·청소년 문제, 요즘은 어떤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계십니까?

◆ 배수진: 최근에 아동·청소년들의 미성숙함을 이용해서, 전혀 위험하지 않은 것 같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친분과 신뢰를 쌓은 후에 아동·청소년을 성착취하는 범죄가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접근해서 친분과 신뢰를 쌓는 것을 ‘그루밍’이라고 하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그 위험성을 알리고 처벌 대상으로 삼아왔습니다. 근데 최근에 스마트폰이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보급되면서 아동·청소년을 그루밍하는 것이 기존에 비해서 더욱 쉬워지고 시간적으로도 매우 짧아졌습니다. 실제로 만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대면 대화를 통해서도 아동·청소년과 쉽고 빠르게 친해 있게 된 것입니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친구 만들기를 표명하는 앱들이 정말 많은데요. 우리의 아동·청소년이 성착취 목적을 숨기고 접근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양소영: 그러게요. 그래서 관련 사연을 한번 준비를 해봤어요. 사연 듣고 우리 변호사님 조언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애들 아빠가 사업에 실패하면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큰 딸아이가 중3이었는데. 학교 전학 후 적응하지 못해 참 힘들어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도 아이는 유령처럼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러다 아이가 “친구 만들기” 카페를 통해서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래 여학생 두 명이었는데 채팅을 통해 속 깊은 고민도 나누고 좋아하는 아이돌 이야기도 하면서 온라인 상에서 절친이 되었다고 해요. 그런데, 채팅을 하다 그 중 한 명이 저희 아이에게 알몸이 찍힌 동영상을 보내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먹이며 집요하게 알몸 동영상을 요구했고, 저희 아이는 계속 싫다고 거부했다는데요. 그러자 아이들이 돌변했습니다. “너 집에 꼭 숨어 있어라, 너 조심해라, 잡히면 죽는다”, ”너 학교 못다니게 할거야“ 입에 담을 수 없는 험악한 말들을 쏟아내며 협박했는데요. 친구를 잃을까 두려운 저희 아이는 스스로 알몸 동영상을 찍어 전송했다고 합니다. 동영상을 보낸 후 딸아이는 매일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혹여나 동영상이 퍼질까 괴로워했고 계속된 협박에 결국 제게 털어놓았습니다. 앞으로 딸아이를 협박한 가해 학생들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또 동영상을 영구히 없앨 방법은 없을까요?” 온라인상에서 벌어진 끔찍한 상황인데요. 일단은 그래도 부모님이 알게 되셔서 그나마 다행이긴 합니다. 혼자 고민하지 않고요. 사연자 분의 딸이 고등학생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온라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그루밍 성범죄로 나아가는 거죠?

◆ 배수진: 네, 그렇습니다. 지금 온라인에서 만난 친구가 실제로 또래 친구인지 성인인지는 확인이 되었는지 모르겠는데요.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이러한 방법으로 외로움을 달래주고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를 받거나 이런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서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와 급속도로 친한 사이가 됩니다. 하루만 대화 몇 마디만 나눈 뒤에도 그 아이들은 그 상대가 절친이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온라인 그루밍에 대한 정확한 정의 규정이 없어서 대체적으로 사용하는 정의 규정을 말씀드리자면요, ‘성착취를 목적으로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하여 친분과 신뢰 쌓기 위한 권유, 유인, 조장, 대화하는 것’들을 ‘온라인 그루밍’이라고 이해합니다. 상대가 성착취 목적으로 사연 속 딸 아이에게 다가왔다면 온라인 그루밍에 해당이 될 수 있습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청소년성보호법에서 성인이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성 착취 목적의 대화를 하는 경우에만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어서, 만약 상대가 딸아이와 동일한 또래의 성인이 아닌 자라고 한다면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 양소영: 일단 지금 이 사연에서 친구라고 해서 친해진 사람들이, 변호사님 말씀대로 성인인지 진짜 그 또래인지는 모르는데, 일단은 현재는 벌어지고 있는 상황만으로도 심각한 것이, 알몸 동영상을 요구하고 또 그걸 가지고 계속 협박을 했어요.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 배수진: 일단 알몸 사진을 요구한 때에 이루어진 협박은 형법상 협박죄로 처벌이 되고요.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근데 이 협박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게 되는 범죄라는 특징이 있고요. 근데 만약에, 지금 한 명이 요구했다고는 되어 있지만 같이 친해진 친구가 두 명이 있었는데 둘이 같이 공모해서 협박한 것이라면 폭력행위 처벌법상의 공동협박죄로 가중 처벌될 수 있습니다. 2명 이상이 협박했기 때문에 형법상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어서 4년 6월 이하의 징역 또는 75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게 되고, 이 경우에는 반의사불발죄의 규정이 없기 때문에 합의를 하더라도 처벌할 수가 있게 되는 것, 그리고 알몸 사진을 받은 이후에도 또 협박을 했었어요. 이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에 따라서 또 가중 처벌되는데요. 성폭력처벌법에는 촬영물 등을 이용한 협박죄가 새로 신설이 되었습니다. 이거는 행위의 불법성이 높기 때문에 법정형 자체가 굉장히 높습니다.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아예 법정형 자체에 벌금형이 없습니다. 

◇ 양소영: 근데 지금 알몸 동영상의 경우. 보니까 일단 협박이 있긴 했지만 아이가 직접 자신이 동영상을 찍어서 보낸 거예요. 이런 부분은 어떻습니까? 범죄 성립에 방해가 되거나 하진 않습니까?

◆ 배수진: 과거 성폭력처벌법에는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타인의 신체를 촬영한 경우만을 처벌하고 있었기 때문에 만약에 현재도 그 법이 시행이 되고 있다면, 아이가 직접 자신의 알몸을 촬영하였다면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죄로 처벌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경우에도 형법의 간접정범이라는 법리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처벌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할 수는 있는데요. 다행히 법이 개정이 되어서 현재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게 되어서, 자신이 직접 촬영한 경우에도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것이라면 성폭력 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죄로 처벌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요, 이와 별도로 청소년성보호법에는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제작하는 경우에 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에서 가해자가 아동·청소년으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음란물을 촬영하게 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그 사건에서 피고인이 자기가 직접 촬영한 것은 아니지만 그 촬영물을 만들려고 기획도 하고 촬영하게 하고 또 구체적으로 지시를 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한 것에 해당이 된다고 판단을 해서 자신이 어쩔 수 없이 촬영한 경우에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죄로 처벌할 수 있게 됩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죄는 법정형이 굉장히 높습니다. 벌금형도 없고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성폭력 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와는 비교할 수 없이 매우 중한 처벌을 하고 있습니다.

◇ 양소영: 그렇군요. 지금 사연을 보면 어머님이 굉장히 걱정이 크신 것 같아요. 이렇게 아동·청소년이 온라인 그루밍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경우에 부모는 어떻게 대처를 하면 좋을까요?

◆ 배수진: 증거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일단 아이가 어떻게 그런 현상에 그렇게 대화를 하게 되었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요, 일단은 증거를 먼저 확보하는 게 되게 중요하기 때문에 일단 아이를 통해서 남길 수 있는 모든 증거를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부모들은 잘 모르겠지만 이런 아이들에게 덫을 놓는 어른들은 매우 친절하고 아이에게 전혀 화를 낼 줄 모르는 어른처럼 다가오기 때문에, 또한 아이의 마음을 사기 위해서 매우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대꾸해주고 우리 어른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친절을 베풀면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사건을 보면 아이들이 과연 이러한 덫을 알아보고 스스로 알아서 피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특히 대화방에서 수시로 방을 나가라고 지시합니다. 방을 나가면 증거가 남지 않는다는 걸 이들도 알고 있기 때문에, 오늘 대화를 하고 방을 나갔다가 다음 날 다시 또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이 특별하게 이런 대화도 기록해 두는 그런 앱을 깔지 않는다고 하면 결국 대화창은 날아가 버리거든요. 그리고 또 수시로 ‘비밀로 해라’, ‘나 너네 엄마 아빠가 알면 좀 곤란해지지 않겠느냐’라는 말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계속 비밀로 할 것을 요구하고요. 그리고 또 우리들이 보기에는 별거 아니지만 문화 상품권을 준다고 하면서 계속 아이들을 옭아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아이들은 처음에는 친절한 사람이기 때문에 시키는 대로 방을 나가고 비밀을 유지해 줍니다. 그러다 보니까 나중에 신고를 할 때가 되면 방을 나가서 그 개개의 대화들이 다 없어졌기 때문에 아이들의 잔상에는 ‘나에게 친절하게 대했던 좋은 사람이었는데 이 사람이 정말 나쁜 사람인가’라는 의심을 끊임없이 하기 때문에 사건이 실체보다도 축소되는 경우도 되게 많습니다. 그런 것들을 이제 차차 알아가면 되는 것이니까요. 무엇보다도 아이가 어떤 대화를 나눴고 무엇을 했는지 여러 가지 SNS를 통해서 가급적 모든 거를 다 모아두시고, 아이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으시거나 즉시 경찰에 신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양소영: 오늘 굉장히 어려운 내용이었는데요. 배수진 변호사님 도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