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2년 11월 15일 (화요일)
□ 진행 : 양소영 변호사
□ 출연자 : 김선영 변호사
- 생활비 일체를 주지 않으면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이혼사유인 ‘부부 일방에게 혼인생활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로 볼 수 있어
- 임료의 경우 공동재산이 기초가 된 것으로 소송 이후에 일방이 취득하는 월세에 대해 그 가액만큼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돼
- 부부재산의 청산은 혼인생활 중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하거나 유지한 재산을 각자의 기여에 따라 재산분할 하는 것이 원칙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오늘 양담소 홈페이지에 청취자분이 사연을 보내주셨어요. 그 사연 만나보고 김선영 변호사님 자세한 상담 기대해볼게요. “결혼 11년차 맞벌이 부부입니다. 남편이 결혼 초부터 생활비를 주지 않고 서로 소득을 모으지 않는다며 갈등이 있어왔습니다. 결혼 5개월 만에 아이가 생겼는데, 남편은 아빠로서 가장으로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남편에게 화를 내는 것도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맞벌이지만 제 직장이 남편 직장보다 좀 더 가깝다는 이유로 아이를 돌보는 일이나 집안 모든 일은 모두 제 일이 되는 게 당연했습니다. 남편이 번 돈은 남편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고 제가 버는 것으로 관리비, 식비, 교육비, 부부 보험료까지 충당해왔고요. 여기에 신혼 초, 투자할 곳이 있다며 제게서 받아간 7천만 원도 아직 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조그만 아파트지만 부부 공동명의로 신혼 때 마련한 아파트는 월세를 놓고 있는데요. 그 월세도 남편 통장으로 들어갑니다. 셋째도 태어났지만 남편은 여전히 변하지 않습니다. 저 혼자 감당하는 이 결혼생활을 이제 그만하고 싶습니다. 남편은 자신은 특별한 유책사유가 없어서 협의 이혼은 안 해 준다고 합니다. 오히려 제가 돈 때문에 이혼 요구를 하는 사람처럼 몰아갑니다. 남편에게 유책사유가 없는 게 맞는 건가요? 그동안 받지 못한 생활비나 자녀 양육비, 투자한다고 가져간 돈이나 부부 공동 수입인 월세는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결혼 11년 차에 아이가 셋이나 있는데요. 남편이 생활비를 전혀 안 줬다는 거네요. 경제적인 부분을 혼자서 감당하기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김선영 변호사님 어떻습니까? 경제적인 도움을 전혀 주지 않는 남편, 유책 사유로 볼 수 있을까요?
◆ 김선영 변호사(이하 김선영): 경우에 따라 정도가 심각하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부부간에는 상호 부양의무를 부담하는데요, 우리 법원은 남편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전업주부에게 자신이 생활비를 주지 않으면, 배우자나 자녀들이 경제적 곤궁에 빠지게 됨을 알고도 장기간 생활비를 주지 않는 경우에는 민법 제840조 제2호가 정하는 ‘악의의 유기’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혼을 받아들인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사연자의 경우에는, 사연자 본인이 경제적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악의의 유기’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민법 제840조 제6호가 정하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어 보입니다. 즉 우리 법원은,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대해서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 양소영: 사연의 경우 어떨까요?
◆ 김선영: 사연의 경우 단순히 가사분담의 불균형이 있다거나,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더라도, 남편의 수입이 공동자산의 증식에 이용돼서 자산이 늘어난 정황이 있다면, 배우자 간의 부양의무를 해태하거나, 신뢰를 파탄시키는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사연자가 말씀하신 대로 생활비 일체를 주지 않는 것은 물론, 배우자인 사연자는 물론 자녀의 생계조차 제대로 돌보지 않고 부부관계가 사실상 단절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 경우 ‘부부 일방에게 혼인생활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양소영: 그런데 지금 사연을 보면, “남편이 번 돈은 남편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른다”고 되어 있어요. 그러면 김선영 변호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남편의 수입이 공동자산의 증식에 이용이 됐다고 보기는 좀 어려운 거 아닐까요?
◆ 김선영: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부관계가 신뢰가 파탄이 되었기 때문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사유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양소영: 그러게요. 그리고 받아간 7천만 원도 돌려주지 않고요. 일단 남편은 협의이혼은 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인데, 이게 이혼을 안 하려고 하니 앞으로 잘하겠다는 말인 건지 아니면 편하게 이혼은 해줄 수 없다는 말인지 애매하군요. 만약 사연자분이 이혼을 원한다면 소송으로 가는 수밖에 없는 겁니까?
◆ 김선영: 그렇습니다. 협의이혼이 되지 않는 경우는 결국 소송상 이혼을 선택하실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이고요. 다만 같이 생활하시는 경우는 두 분의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에 제기를 하시면 되고. 이 경우는 그렇지 않을 것 같은데 만약 별거를 하고 있는 경우는 부부가 마지막으로 같이 살았던 최후 공동주소지 관할 가정법원에 제기를 하시면 됩니다.
◇ 양소영: 이 사안에서 우리 사연자분이 결심을 하셔서 이혼 소송을 한다면 결국 재산 분할이 쟁점이 될 것 같은데요. 지금 질문에 이런 내용이 있어요. 그동안 받지 못한 생활비, 자녀 양육비 투자한다고 가져간 돈 그다음에 부부 공동 수입인 월세, 이것들을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셨거든요. 이런 부분은 어떨까요?
◆ 김선영: 이혼을 하는 경우, 부부재산의 청산은 기본적으로 혼인생활 중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하거나, 유지한 재산을 각자의 기여에 따라 재산분할 하는 것이 원칙이고, 과거 지급받지 못한 생활비 자체를 돌려받을 수는 없습니다. 즉 생활비를 받지 못한 부분만큼 어느 정도 재산분할에 사연자의 기여도로 반영을 받으실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또한 양육비의 경에도 양육친이 자녀를 양육하지 않은 비양육친을 상대로 구하는 것이 원칙이고, 함께 생활하는 경우에는 과거 양육비를 구하기는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미성년자 자녀가 있는 경우, 이혼소송을 하시면서 별거 또는 소송 이후 장래양육비를 지급받으실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 양소영: 김선영 변호사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그러면 따로 빌려간 7천만 원에 대해서 그리고 못 받은 월세에 대해서 별도로 청구는 어렵겠다, 이런 얘기인가요?
◆ 김선영: 그렇습니다. 부부 간에도 대여관계 성립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명시적인 차용증이나 약정서 등이 없는 경우에는 사실상 대여관계가 인정되기 어렵기 때문에 차용금으로 돌려받기는 어렵고, 재산형성의 기여에 있어서 그 기여가 크다고 봐서 그 부분이 고려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양소영: 결국에는 기여도의 문제로 본다는 거군요?
◆ 김선영: 그렇습니다.
◇ 양소영: 소송을 하더라도 월세도 계속 들어올 거 아닙니까? 그러면 그 소송 중에 들어오는 월세는 어떻습니까, 똑같습니까?
◆ 김선영: 월세 같은 경우에 우리 법원이 재산분할 대상으로 보고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공동 재산인 건물에 관한 임료도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하면서, ‘건물에 관한 임료 및 그 곳에서 운영해온 속옷 도소매점의 영업수입금도 분할 대상이 된다’고 하면서, ‘그 액수를 대략적으로라도 특정하여 분할 비율 및 방법을 정하여야 하고, 단순힌 참작사유로만 평가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한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다만 실무적으로는 소송 전 배우자 일방이 혼인기간 동안 월세를 관리한 경우, 그간의 월세 가액 자체가 재산분할이 대상이 된다기 보다는 월세가 일정 부분 예금으로 남아있다면, 그 예금이 또는 그 자금을 기초로 자산이 형성되었다면, 그 일방 명의 자산이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것이 원칙이고요. 다만 재산분할 소송에서 재산분을 대상을 정함에 있어서, 부부가 각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예금은 파탄시점, 즉 이혼소송 및 별거를 시작할 무렵 각각이 보유한 금액만이 재산분할 대상이 되고 그 이후 수입은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데, 위 법원 판례에 따라 임료의 경우는 공동재산이 기초가 된 것으로 보여서 소송 이후에 남편 일방이 취득하는 월세에 대해서는 그 가액만큼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 양소영: 오늘 어려운 사연이었는데요. 김선영 변호사님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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