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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간[월-금] 9:00, 14:35, 20:40
제작진진행: 양소영 / PD: 장정우 / 작가: 황순명
"아내 물건까지 몰래 팔아버리는 짠돌이남편, 이혼사유 될까요?"
2022-11-04 11:10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2년 11월 4일 (금요일)
□ 진행 : 양소영 변호사
□ 출연자 : 안미현 변호사

- ‘친족상도례’란 친족 사이에서 재산죄가 저질러진 경우, 친족이라는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여 형을 면제하는 등 처벌에서 특별취급을 하는 규정
- 친족상도례 조항이 유지 중에 있어 부부 간 범행도 형이 면제돼
- 처가 내조를 해 온 경우에도 특유재산에 대한 재산분할을 인정해
- 가족 간 물건을 함부로 절취하여 이득을 취할 경우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또는 물건 판 돈 상당액의 반환을 구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가 가능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결혼 8년차, 6살 아들과 돌 지난 딸이 있습니다. 가정형편이 좋지 않았던 남편은 어려서부터 아르바이트도 여러 개 하고 아끼고 아껴 돈을 모았습니다. 그 결과, 결혼 전에 작은 상가도 사놓고 전셋집도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런 남편의 알뜰함이 결혼생활을 힘들게 했습니다. 남편은 반찬을 3개 이상 차리지 못하게 했고, 집안에 조명을 한 개 이상 켜지 못하게 했습니다. 명절에 선물이라도 들어오면, 포장도 뜯지 않고 통째로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고. 아이가 밥을 먹다 흘려도 아까운 줄 모른다며 크게 혼을 내고요. 외식은 물론, 밖에서 커피 한 잔 마음 편히 먹지 못하게 했습니다. 짠돌이 남편의 취미는 중고거래였는데요. 집안에 온갖 물건을 죄다 갖다 팔았습니다. 몇 달 전에는, 아이를 낳고 당장 못 입는 옷을 장롱 한 쪽에 따로 챙겨놨는데, 묻지도 않고 제 옷까지 팔았습니다. 몇 번 들지 않고 일부러 아껴둔 제 가방을 중고거래 사이트에 매물로 올려두기까지 했습니다. 왜 남의 물건을 함부로 파냐고 화를 냈더니, 부부 사이가 왜 남이냐고, 당장에 안 쓰는 거면 앞으로도 안 쓴다며 당당하게 나옵니다. 남편의 막무가내 행동에 이제 지칠 대로 지쳐 같이 살고 싶지 않습니다. 제 물건 함부로 팔아버린 남편을 벌 받게 하고 싶습니다. 남편은 이혼이 쉽냐며 큰소리치는데요. 아이들과 8년 동안, 남편 때문에 힘들게 살았던 시간을 정당하게 보상받고 싶습니다.” 오늘 정말 어려운 사연인데요. 남편의 마음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는데, 좀 과하다 보니까. 요즘 ‘짠테크’란 말도 하고 있는데, 경기가 어렵다 보니까 ‘짠테크’가 대세이기는 한데 아내 입장에서는 굉장히 힘들 것 같군요. 또 더군다나 본인의 물건을 마음대로 팔아버렸잖아요. 이걸 법적으로 어떻게 볼지 설명해주시겠어요?

◆ 안미현 변호사(이하 안미현): 부부 일방이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명의자의 특유재산입니다. 그리고 남편이 팔아버린 아내의 옷 그리고 매물로 내놓은 아내 가방은 온전히 아내 소유이고 남편은 사실 여기에 처분할 권한이 없습니다. 근데 남편은 아내 소유 물건인데도 이거를 팔아서 현금화하려는 의도로 가져갔거든요. 절도입니다. 아내 옷에 대해서는 이미 절도죄 기수가 됐고요. 중고 매물로 내놓은 아내 가방에 대해서는 이미 실행에 착수가 됐기 때문에 형사범으로 되면 경합범이거든요. 그래서 절도죄로 고소를 하면 사실 크게 처벌받을 행위인데 남편은 사실 처벌을 받지 않죠.

◇ 양소영: 왜 그런가요?

◆ 안미현: 요즘 화제인 형법 제328조 친족상도례 규정 때문입니다. 

◇ 양소영: 그러게요. 최근에 친족상도례에 대한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 안미현: 친족상도례가 뭔지 먼저 말씀을 드리자면, 친족 간의 재산 범죄가 저질러진 경우, 예를 들어서 아까 말씀드린 절도 행위가 제일 기본적인데 친족이라는 특수한 관계를 고려해서 처벌을 받지 않게끔 형을 면제하거나 아니면 그 피해자가 고소를 해야지만 처벌받게 하는 등 처벌에 있어서 특별 취급을 하는 게 바로 친족상도례입니다.

◇ 양소영: 요즘 박수홍 씨 일 때문에 친족상도의 규정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더 알게 되시고, ‘이것이 맞느냐’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 안미현: 옛날에 친족상도례 규정을 뒀을 때는 사실 가족 간에 있는 범죄를 어떻게 형사처벌을 하고 그 공권력이 개입을 하느냐, 이 의식이 굉장히 컸기 때문이었어요. 근데 지금은 대가족 체제도 아니고 친족간 유대도 매우 옅어진 상태라서 친족상도례 규정 자체가 지금 시대와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상당히 많았고, 오히려 이 조항을 악용한 범죄도 많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입법론들이 대두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또 이걸 완전히 폐지해 버렸을 때의 문제점도 있고 시대 상황을 반영해서 이거를 아예 친고죄로만 하자, 아니면 반의사불벌죄 즉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서는 처벌할 수 없다는 조항으로만 두자는 결정안 논의 여러 가지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지금 친족상도례 조항이 유지 중에 있거든요. 그래서 남편은 절도범행에 이른 것은 맞지만 부부 간 범행에 해당하기 때문에 형은 면제될 거고, 결국 처벌은 안 받는 거죠.

◇ 양소영: 근데 만약에 이혼을 하게 되면 처벌이 됩니까?

◆ 안미현: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시점은 범행 시점입니다. 그래서 범행 당시에 혼인 상태였다면 이혼을 하더라도 결론은 달라지지가 않는데요. 이미 부부 관계가 유지 중일 때 절도범행이 일어났기 때문에 이혼을 한다 하더라도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은 달라질 수는 없습니다.

◇ 양소영: 형사처벌은 안 된다면, 그래도 내 물건을 남편이 갖다 팔아버리고 또 그 대금도 본인이 가져갔잖아요. 여기에 대해서 다른 법적 조치는 어렵습니까?

◆ 안미현: 민사적으로는 다퉈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형사처벌은 받지 않아도 아내의 물건을 함부로 가져가서 이득을 취했기 때문에 남편을 상대로 절도행위라는 불법 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또는 물건을 판 돈 상당액을 원인 없이 가져갔으니까 ‘다시 돌려다오’라는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양소영: 사실 저도 어려운 사연인 것 같은데요. 안미현 변호사님 보시기에 이런 남편의 행동, 재판상 이혼 사유라고 볼 수 있을까요?

◆ 안미현: 사실 상담 받으러 오시면, 저도 그렇게 확실하게 ‘재판상 이혼 사유입니다’라고 단언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기는 있지만, 아내분이 지금 신뢰가 많이 깨지신 상태거든요. 그리고 지금 남편분은 이혼이 쉽냐면서 반성은 전혀 안 하고 계시고 계속 도발하는 행동을 반복하시다 보면 이게 분명히 ‘기타 혼인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에도 충족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남편분이 이혼 원하지 않으시면 지금이라도 반성을 하셔야 되는데, 사실 아내가 이혼까지 결심하게 된 데는, 8년 동안 되게 힘들게 사신 것 같더라고요. 남편에게 맞춰서 지나칠 정도로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감수해 왔지만 남편은 아내의 물건도 내 소유처럼 치부하고 함부로 팔아치우고, 팔고도 미안하다거나 이런 반성은 없이 두 번째 절도범행에 이르러서 아내의 가방을 다시 매물로 내놨거든요. 그래서 고통을 호소하는 아내를 무시하고 자신이 깨뜨린 신뢰 회복을 다시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남편의 잘못은 재판상 이혼 사유로도 주장해봄직은 합니다.

◇ 양소영: 지금 이 사연에서 조금 걱정이 되는 게, 아이가 밥을 먹다 흘렸는데 그거를 가지고 혼을 내는 부분이에요. 이 부분은 어쨌든 아이의 정서적 아동학대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이혼 사유로 볼 수는 없을까요?

◆ 안미현: 아이에 대한 부분으로 인해서 다툼이 심해지고 그 문제로 갈등이 빚어져서 계속 증폭이 된다고 하면 이 부분도 주장은 당연히 가능하겠죠.

◇ 양소영: 이런 상태에서 아버지가 계속 아이를 키운다면, 아이가 정서적으로도 굉장히 힘든 상황에 부딪히지 않을까 싶어서. 아빠의 취지는 처음에는 이해는 가지만 이건 너무 과하니까 아이를 위해서라도 일단은 자제할 것을 요청하시고, 그에 대한 근거로 남편의 대응이 어땠는지에 대한 것을 남겨 놓으시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이혼 소송을 하게 되면 이 남편이 팔아버린 물건값, 청구할 수 있겠습니까?

◆ 안미현: 이혼 소송하고 남편의 절취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나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은 사실 별개예요. 이혼 소송은 가사 소송이고 손해배상 청구 등의 소송은 민사소송이기 때문에, 물론 이론상은 유지는 가능합니다. 근데 소송 두 개를 진행하시는 게 사실상 굉장히 힘드실 거예요. 두 사건에 다 대응을 하셔야 돼서. 그래서 남편이 팔아치운 물건의 가치가 생각보다 비교적 그렇게 크지 않다면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을 때 이런 사정을 재산분할이나 아니면 위자료 액수 산정할 때 ‘참작해 주세요’라고 주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겠습니다.

◇ 양소영: 만약에 정말로 이혼을 하게 된다면, 그래도 짠돌이 남편이 이뤄놓은 재산은 있을 테니까 재산 분할을 받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어떻습니까? 남편이 혼인 전에 매입한 상가가 있다고 했고 전셋집이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재산 분할이 어떻게 될까요?

◆ 안미현: 남편분은 ‘부부 사이가 왜 남이냐’라고 하고 내 물건 팔았을 때 정당화하셨는데 그 논리를 사실 여기도 조명해 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남편분이 혼인 전에 매입한 상가 전셋집도 남편분 특유재산은 맞아요. 그런데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해서 가치 감소를 방지했거나 아니면 증식될 수 있게 협력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재산 분할의 대상으로 될 수 있고요. 이때의 협력과 감소 방지의 노력은 가사 노동을 분담하는 등으로 내조를 해 온 경우에도 인정이 됩니다. 그래서 지금 혼인 기간 8년에 두 자녀 양육을 해오고 남편 요구에 따라서 근검절약하면서 알뜰히 가계를 돌봐오고, 그리고 남편이 혼전 매입한 상가나 전셋집을 처분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이러한 아내의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남편 명의 상가와 전셋집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이 되겠습니다.

◇ 양소영: 그러게요. 외식도 못하고 밖에서 커피 한 잔 마음 편히 못 먹었는데 재산분할, 기여도라도 충분히 인정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어려운 사연이었는데요. 안미현 변호사님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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