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앱 소개

YTN 라디오


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7:15~09:00
제작진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10만 전자 삼전 7만원대, 5백만 개미들 어쩌나"
2021-07-22 10:01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7월 22일 (목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송민화 한국경제TV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황보선 앵커(이하 황보선): 경제전! 쩐의 전쟁 경제전 시간입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연중 최저점까지 내려갔습니다. 개인투자자만 무려 500만 명이 넘는 국민주인데요. 실적 부진 이유와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가능성까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 기자 전화로 연결됐습니다. 송 기자, 안녕하십니까?

◆ 송민화 기자(이하 송민화):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먼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 흐름이 어떤 상황인지 짚어주시죠?

◆ 송민화: 삼성전자는 어제죠, 21일 기준으로 종가가 7만 8,500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날에는 한때 7만 8,400원까지 빠지면서 지난해 말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하면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이지 않습니까? 기업실적도 탄탄하고 배당도 안정적으로 지급하면서 국민주로 불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는 주가 흐름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초 사상 최고가인 9만 6,800원을 기록하면서 조만간 10만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주주들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10만 전자’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주가가 하락 전환하면서 7만~8만 원대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반년 넘게 이어진 지지부진한 흐름입니다. 현재 주가는 연초 최고가와 비교하면 약 20% 가까이(19%) 하락한 상태입니다. 

◇ 황보선: 삼성전자는 실적이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가 흐름이 이렇게 지지부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송민화: 네, 실적과 주가가 등을 맞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아홉 분기 연속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어닝서프라이즈는 업계의 실적 전망치보다 실제 실적이 더 좋게 나온 경우를 말하는데요.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2조 원을 넘어서면서 깜짝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벌써 2년 넘게 호재를 쏟아내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 주식을 꾸준히 팔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면서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을 저지하고 있는 원인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동반 매도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2조 5천여 억 원 순매도했고, 기관 투자자들은 14조 3천여억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 매도세가 아직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입니다.

증시 전문가들도 올 들어 삼성전자 주식만 27조 원가량을 팔아치운 기관·외국인의 매도세가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 황보선: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들 움직임은 어떤가요? 500만 명이 넘는 개인이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 송민화: 삼성전자 주가가 계속해서 하방 압력을 받으면서 개인투자자들도 점점 동요하는 모습입니다. 장기 성장성을 보고 주가가 빠질 때마다 추가 매수에 나서던 모습도 차츰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달에 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 밑으로 떨어지자 개인투자자들은 이틀 동안 2조 6천억 원어치를 쓸어 담았습니다. 조만간 다시 오를 거다라는 믿음이 작용했기 때문인데요. 그로부터 몇 달 째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최근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주가가 다시 7만 원대로 주저앉았지만 개인 투자자들 반응은 미지근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추가 매수 대신 주가가 조금만 반등하면 곧바로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를 두고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15일에는 1주일 만에 삼성전자 주가가 8만 원 선을 넘어서자 개인투자자들이 2,700억 원어치를 팔아 치우면서 적극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 황보선: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큰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군요. 한편에서는 기업 총수의 부재를 원인으로 보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송민화: 네, 그렇습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8월 가석방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송 대표는 지난 20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부회장이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법무부 지침상 전체 형기의 3분의 2를 채우거나 형기의 60%를 마치면 가석방 대상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 부회장은 다음 달이 되면 형기의 60%를 마치는 상황입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이 부회장도 8월이면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겁니다. 다만 송 대표는 가석방이 법무부 장관의 소관이고 사면은 청와대 대통령의 권한이라면서 반도체 산업의 요구와 국민 정서, 이 부회장이 60% 형기를 마친 점 등을 두고 법무부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는데요. 사면이 아닌 가석방에 무게를 둔 점도 이런 상황을 반영된 해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날 송 대표와 함께 화성캠퍼스를 방문한 이재명 경기지사도 이 부회장의 가석방 문제에 대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 앞의 평등은 매우 중요한 원칙이자 가치"라고 말하면서 "특별한 존재라고 해서 법 앞에 특별한 혜택을 부여하는 건 옳지 않고, 한편으로는 재벌이라고 해서 가석방 등 제도에서 불이익을 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이  8.15 광복절 가석방 심사 대상자 명단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면서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광복절 가석방 가능성이 다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황보선: 기업 총수의 부재가 어느 정도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절대적인 상황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 송민화: 네, 그렇죠. 기업 총수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미래 사업 방향을 정하는 큰 결정들을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는 ‘총수 부재 리스크’가 커진 상황입니다. 현재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은 사실상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분기 말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유동자산, 그러니까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의 합계치는 모두 209조 1,6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이 부회장 수감 이후 삼성의 시스템반도체나 인수·합병(M&A) 등과 관련한 대형 투자 검토는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한마디로 집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창고에 곡식이 계속 쌓이다 못해 넘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를 두고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 산업은 대형투자에 대한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진다”고 토로한 바 있습니다. 해외 경쟁업체들의 행보를 살펴보면 총수 부재가 더 뼈아픈 상황입니다.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1위 업체이자 삼성과 경쟁 관계에 있는 대만의 TSMC를 살펴보면요.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는 약 114조 원을 투자해 미국에 공장 6곳을 증설하는 등 대대적인 설비 확충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고요. 또 일본 현지 공장 설립도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자연스럽게 휴대폰이나 TV와 같은 비대면 전자기기의 소비가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반도체 쓰임이 굉장히 늘었다는 의미이고요. 실제로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 들어올 때 제대로 노를 젓지 못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기업 총수의 부재가 더 아프게 다가올 수 있는 대목입니다.

◇ 황보선: 경제계 반응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는데 어떻습니까?

◆ 송민화: 경제계에선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 국면에서 삼성의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현장을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에선 환영하는 분위기는 맞습니다. 하지만 가석방으로 풀려날 경우 경영복귀가 불확실하고 또 부회장직 유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제약 사항이 따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이 부회장의 가석방 가능성이 알려지자 경제계 인사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습니다. 대체적으로 “가석방이라도 옥중에 있는 것보단 리더십 공백을 해소하고 주요 의사결정을 적극적으로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LG와 SK 같은 기업들이 자동차 전자장비나 바이오, 배터리와 같은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는 동안 삼성은 이렇다 할 미래 사업을 제시하지 못했지만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면 이런 어려움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나다봤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가석방 심사가 진행된다면 사면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점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는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가석방으로 풀려날 경우 해외로 나갈 때마다 법무부 승인심사를 받는 등 거취에 제한을 받기 때문입니다. 즉, 글로벌 경영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고요. 특히 시민단체와 같이 반기업 정서를 가진 입장에서는 가석방 상태임을 이유로 이 부회장의 퇴진마저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점도 부담스러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황보선: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송민화: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