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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간[월~금] 07:15~09:00
제작진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내년 최저임금 9,160원 주휴수당 포함 만 원 넘는데 부자들은..."
2021-07-15 10:44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7월 15일 (목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송민화 한국경제TV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이번 시간은 파전, 김치전, 감자전 아니고 경제전! 쩐의 전쟁 경제전! 시간입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이 의결됐습니다.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됐는데요. 경영계와 노동계에선 서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한국경제TV 송민화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송 기자, 안녕하세요?

◆ 송민화 기자(이하 송민화):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먼저 내년도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는 건지 짚어주시죠?

◆ 송민화: 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 시간당 8,720원보다 5.1% 인상된 시간당 9,160원으로 의결됐습니다. 여기에 주휴수당을 같이 살펴봐야하는데요. 주휴수당이 뭐냐 하면 근로자의 쉴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서 1주 동안 규정된 근무일수를 다 채운 근로자에게는 유급으로 하루 휴일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즉, 주 휴일에는 일을 하지 않아도 하루치 임금을 추가로 지급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를 포함하면 실질적인 최저임금은 1만1,003원 수준이 됩니다. 최저임금 위원회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년에 급여가 오르는 근로자는 모두 335만 명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참고로 이 액수를 적용해 월급으로 환산한다면 191만 4천 원가량 되고요. 연봉으로는 2천2백9십7만 원가량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 황보선: 이제 곧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리게 되겠군요. 이번 결정을 바라보는 이해 당사자들의 시각도 궁금한데요. 어떤 반응인가요?

◆ 송민화: 네, 주휴수당을 적용받는다면 최저임금이 사실상 1만 원을 넘기잖아요? 그러면서 자영업자 대부분 큰 타격이 예상된다는 분위기입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이미 매출에 타격을 심각하게 입은 데다 이번 인건비 부담까지 늘게 될 전망이라 자영업자만 죽어나가는 것같다라는 다소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의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면서 주휴수당이 의무화된 것까지 포함하면 현 정부 들어서 50% 이상의 최저임금 인상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추이를 살펴보면 이번 정부가 들어선 2017년도에 최저임금은 6,470원이었는데요. 내년 9,160원과 비교해보면 인상폭이 50%까지는 아니지만 만약 여기에 주휴수당을 반영하면 50%를 넘게 되는 상황입니다.

◇ 황보선: 자영업자 가운데에는 편의점주들이 이번 인상으로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하는데 어떤 상황인가요?

◆ 송민화: 네, 편의점 같은 경우는 대부분 24시간 영업하는 특성상 더 많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야하거든요. 주간조 야간조를 나눠서 운영해야하고 인건비가 특히 많이 나가는 업종입니다. 또 코로나로 사회적인 분위기나 영업에 제약도 많았었던 상황이고요. 그러다보니 일부 편의점주들은 월급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상황이다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서울 마포구에서 7년째 편의점을 운영하는 A 씨의 경우를 좀 살펴보겠습니다. A 씨는 24시간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A 씨도 평일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9시간동안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5평정도 되는 매장에서 점포 수수료와 인건비 등을 모두 주고 나면 A 씨는 매달 220만 원 정도 수익을 챙긴다고 해요. 그런데 내년 인상되는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20일 동안 야간 근무만 하는 아르바이트생이 한 달에 260만 원을 벌어가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편의점주인 A 씨보다 아르바이트생이 40만 원가량 더 많이 벌어가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는 거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A 씨는 편의점을 접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돼서 현재 폐점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A 씨만의 경우가 아니라 대부분의 편의점주들이 처한 현실이라는 점입니다. 한국 편의점주 협의회는 이런 현실을 지적하는 성명을 냈는데요. 협의회는 "지난해 점포당 월평균 매출에서 인건비와 월세 등을 제외하면 점주 순수익은 200만 원 남짓"이라면서 "지금도 최저임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 편의점이 상당수"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 황보선:  편의점은 코로나 상황에도 그나마 잘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 우려들이 나오고 있군요. 그렇다면 다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은 상황이 더 안 좋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송민화: 그렇습니다. 편의점주 같은 경우에는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을 우려하는 수준이라면 다른 자영업자들이나 소상공인들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그나마 빚을 내서 버티던 상황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고 하소연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달 피부관리샵 창업을 앞둔 B 씨의 경우는 1억 원이 넘는 빚을 창업비용으로 끌어 쓴 상황인데요. 제대로 장사를 하기도 전에 빚만 더 늘게 생겼다고 토로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코로나 장기화로 창업 후 예상매출이 줄어든 점도 있지만 내년도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확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B 씨는 여유자금을 2~3천만 원 정도 모아놨다고도 밝혔는데요. 이걸로는 얼마 못 버틸 것 같다면서 영업을 하기 전에 추가대출을 더 받아야할지 고민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02조 원이었습니다. 이는 1년 사이 118조 원 더 늘어난 수준이었습니다. 비율로 보면 20% 가까이(17%) 더 증가한 겁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자연스럽게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불어나게 한 뒤 폐업수순으로 넘어가는 경기 악순환의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 황보선: 자영업자들의 입장을 위주로 들어봤고요. 그렇다면 아르바이트생들의 입장은 어떤지도 궁금한데요. 이들한테는 최저임금 인상이 반가운 소식 아니겠습니까?

◆ 송민화: 시급이 올라간다면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힘들어질 수 있어도 알바생들 입장에서는 좋을 수 있을 거라고 예측해볼 수 있을 텐데요. 그런데 상황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알바생들은 이른바 쪼개기 알바로 오히려 소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달 청년유니온이 발표한 '청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가 주당 15시간미만으로 일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0시간미만으로 일한다는 응답도 20%나 됐습니다. 무슨 의미냐 하면 주휴수당에 부담을 느낀 자영업자들이 주휴수당 지급전 까지만 아르바이트생을 운영한다는 건데요. 이를 뒷받침하듯이 전체 응답자 가운데 주휴수당을 지급 받는 경우는 14%에 불과했습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대학생 C 씨의 경우를 한번 살펴보면요. C 씨는 최저임금 인상에만 관심이 있었지 주휴수당이 있다는 건 전혀 몰랐다라고 밝히기도 했고요. 당연히 주휴수당을 받은 적도 없었습니다. 카페에서 근무하는 D 씨는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면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오히려 이 제도 때문에 알바생들은 안정적으로 돈 벌기가 쉽지 않고, 주휴수당 때문에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다른 알바도 병행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최저임금인상으로 고용주나 고용원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었습니다.

◇ 황보선: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웃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어째든 최저임금 인상은 결정이 됐습니다. 앞으로 업계의 변화도 불가피해 보이는데, 어떻게 변할 것으로 예측하십니까?

◆ 송민화: 네,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최저임금이 인상된다는 점은 노사관계에 엇박자만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생계를 위해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용주가 늘면서, 정작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구해야하는 고용 취약계층은 더욱 사지로 몰리고 있었습니다. 지난달 경우를 살펴보면요.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과 같은 직원을 두고 영업하는 자영업자 수가 31년 만에 최저치로 줄어든 반면에 직원을 두지 않은 1인 자영업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통계청은 지난달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최근 고용동향에서 눈에 띄는 건 직원을 둔 자영업자 수의 감소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128만 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8만4천 명이 줄었다고 설명했는데요. 특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가 128만 명으로 떨어진 건 지난 1990년 이후 31년 만에 최저치라고 지적했고요.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결국 경영과 노동계의 취약층들끼리 제살 깎아먹는 식의 정책보다는 임대수입을 낮춰준다던가 인구밀도를 고려해서 수도권과 지역을 차등해서 최저임금을 반영한다던가 하는 보다 현실적인 정책들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황보선: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송민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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