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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간[월~금] 09:10~10:00
제작진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교전 확대, 그들은 왜 충돌했나”
2020-10-05 13:28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10월 5일 월요일
□ 출연자 : 오종진 한국외대 터키-아제르바이잔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과의 교전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면서 사상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양측은 서로 상대편이 먼저 도발했다며 한 치의 물러날 기색이 없는 가운데 계엄령까지 내려져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인데요.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는 휴전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지만, 터키는 개입하지 말라며 아제르바이잔에 군사적 지원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은 한국외대 터키-아제르바이잔학과 오종진 교수 전화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오종진 한국외대 터키-아제르바이잔학과 교수(이하 오종진):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지금까지도 교전이 계속 진행 중이죠?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 오종진: 생각보다 지난 주말에 아르메니아 민병대가 아제르바이잔의 제2 도시인 간자를 강타하여 미사일 공격을 해서 많은 민간인들이 죽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안타까운 희생자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26년 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게 첫 번째 전쟁이 92년에서 94년에 큰 전쟁이 있었고요. 26년 만에 이루어진 건데 생각보다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돼서 많이 안타깝습니다.

◇ 전진영: 26년 만에 정말 큰 교전이, 충돌이 발생한 겁니다. 이번에 충돌이 벌어진 지역이 사실 우리나라에게는 생소하거든요. 나고르노-카라바흐라는 곳인데, 이곳이 양국 간에 오랜 분쟁의 시발점이 된 굉장히 중요한 지역이죠?

◆ 오종진: 네, 사실 아제르바이잔하고 아르메니아라는 나라 자체도 우리에게는 정말 생소한데요. 성서적으로 살펴보면 재밌는 곳입니다. 에덴동산이라는 거 들어보셨죠?

◇ 전진영: 네.

◆ 오종진: 그 에덴동산이 오늘날의 아제르바이잔하고 조지아, 아르메니아 그 사이에 있고요. 또 노아의 방주라는 곳도 터키와 아르메이나 사이에 있습니다. 카프카스 지역은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는 조금 멀리 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와는 상당히 또 가까운 지역인데요. 이번에 발생한 나고르노-카라바흐라는 지역은 이 아제르바이잔 안에 있는 영토의 일부분입니다. 사실은 우리가 이 부분을 조금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러시아와 터키어로 이루어진 뜻이고요. 나고르노는 러시아어로 산악 지역이라는 것이고, 카라바흐는 터키어로 검은 정원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아제르바이잔이 불의 나라라든가, 석유의 나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실제로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의 영토라고 이미 유엔 결정에 의해서 명시되어 있고요. 국제법상 지금 아제르바이잔의 일부입니다. 그런데 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이 이게 1988년으로 올라가는데요. 소련 시대죠. 소련 시대 때도 아르메이나 소비에트 공화국과 아제르바이잔 소비에트 공화국이 있었는데요. 이때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아제르바이잔 소비에트 공화국의 일부였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 주민들의 구성을 보면 한 70%가 아르메니아인이고, 30%가 아제르바이젠인들이었습니다. 그래서 88년도만 해도 소련이 막 붕괴되고 하는 어지러운 시기인데, 이때 나고르노-카라바흐에 있는 아르메니아인들이 우리를 아르메니아 소비에트 공화국으로 편입시켜 달라고 해서 그 당시 소련 중앙 정부에 요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도 이미 소련 중앙정부도 이것을 거부했고요. 이것은 아니다, 원래는 영토적으로 아제르바이잔에 일부이기 때문에 이것은 아니라고 해서 거절했습니다. 그러다가 독립이 이루어졌죠. 91년도에 소련이 무너지면서 아르메니아 소비에트 공화국은 아르메니아로, 아제르바이잔 소비에트 공화국은 아제르바이잔 공화국으로 각각 독립적인 민족 국가가 출발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당연히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있는 아르메니아인들은 자신은 과거에 주장했던 것처럼 우리는 아르메니아로 편입할 거다, 라고 주장을 하면서 이때 아제르바이잔 마을들을 공격하면서 제1차 전쟁이 92년도에     발생했습니다. 이때 92년도에 발생하면서 94년까지 전쟁이 계속 이어졌는데요. 이때만 해도 소련이 붕괴되고 독립한 지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사실은 너무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전쟁이 치러졌고요. 그 당시만 해도 약 3만 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현재 사상자 집계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약간의 지금 정확한 정보가 없고, 지금은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하는데요. 1차 전쟁 때는 약 3만 명의 사상자가 났다고 통계에는 나와 있고, 이때 나고르노-카라바흐 인구의 70%가 아르메니아, 30%가 아제르바이잔인데, 이때 당시 인구가 88년 기준으로는 약 14만 명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전쟁이 일어나고 약 30%인 아제르바이잔인들은 아제르바이잔 안쪽으로 들어오게 됐고, 그리고 아르메니아와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까 많은 사람이 떠났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인구는 10만 미만으로 보고 있습니다. 약 8만에서 9만 정도로 보고 있고요. 8만과 10만 정도가 있는 나고르노-카라바흐라는 지역에 있는 아르메니아 민병대와 그다음에 아제르바이잔 공화국의 정규군이 대치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군사적 판세라든가, 이런 것은 정규군과 민병대 수준이기 때문에 사실은 이게 군사력이라든가, 이런 면에서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인구가 아제르바이잔은 독립 당시 800만이었다가 현재 1000만입니다. 1000만 대 대략 많이 잡아도 10만의 싸움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그다음에 아제르바이잔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영토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자기 내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 예를 들면 터키 개입설이라든가, 최근에는 F-16 터키 전투기가 출연했다가 격추됐다든가, 이런 이야기도 있는데요. 이게 사실 다 오보고요. 저도 터키라든가, 아제르바이잔 쪽에 있는 지인이라든가, 아는 교수들하고도 통화를 해봤는데 이게 사실 그렇지 않더라고요. 이게 아르메니아 입장에서는 이것을 더 확대해서 국가 간 대결, 또는 최근에 종교 간 대결, 이슬람과 기독교 간의 대결로 몰고 가려고 하는 그런 것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정확히 말하면 이것은 민족 분쟁이고요. 그다음에 아제르바이잔 영토 내에 있는 그런 아르메니아인들의 자신의 자치권과 독립을 요구하는 하나의 그런 반란군의 역습이라고 볼 수 있고요. 이게 그래서 1차 전쟁 이후에 지난 9월 27일 6시에 아르메니아인들이 갑작스럽게 지난 1차전처럼 아제르바이잔의 마을을 공격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앞서 놓친 부분이 있는데, 나고르노-카라바흐라는 지역이 지금 아제르바이잔 영토의 20%나 됩니다. 상당히 넓은 지역입니다. 인구는 10만 미만이라고 보지만, 아제르바이잔 영토의 20%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요. 그러면 아마 많은 분들은 청취자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그러면 지금까지 26년 동안 뭐했느냐, 아제르바이잔은. 자기네 영토가 아르메니아인 일부인 소수민족에 의해서 어떻게 보면 유린되고, 자기네가 통제할 수 없었는데, 결국 정규군이라면서 왜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이렇게 됐느냐는 의문을 아마 가지실 거예요. 사실 94년 이후에 지속적으로 소규모의 국지전과 전투는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38선에서 휴전선에서 가끔 남북 간 대치가 이루어진 것처럼 그런 소규모의 국지전이 있어 왔습니다. 이번에 94년 이후에 대규모 전쟁이 발생한 건데요. 지난 26년간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 국제정치학적인 입장이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도 독립한 지 얼마 안 됐고, 그다음에 경제개발이라든가, 여러 가지 다른 현안들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 국가발전이라든가, 석유개발, 경제발전, 이런 쪽으로 치중을 했고요. 그다음에 카프카스 지역에는 유일하게 러시아군이 주둔하는 곳이 아르메니아입니다. 그래서 아르메니아에는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고, 어떻게 보면 미국과 서방과 러시아 간의 그런 균형. 대치가 이루어진 지점이라고 볼 수 있고요. 

◇ 전진영: 그러니까 지금 충돌이 벌어진 나고르노-카라바흐라는 지역이 오랫동안 두 나라 간 충돌이 있었던 곳이고, 현재 국제법상으로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임이 분명하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 오종진: 아르메니아인이 실효 지배를 하는 거죠.

◇ 전진영: 아까 그리고 터키 이야기를 잠깐 해주셔서 그것을 제가 여쭤보고 싶었는데요. 왜냐하면 최근에 이곳에 무력충돌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 바로 터키 개입 여부였거든요. 아까 교수님께서는 오보라고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터키가 개입을 안 한 것이다. 그쪽에서는 그렇게 소식이 들려오는 겁니까?

◆ 오종진: 네, 실제로 아직까지 터키의 군이 움직이지 않았고요. 지금 터키에 있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에서 정치적 메시지는 보냈습니다. 예를 들면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적 주권이라든가, 국가의 일체성이 훼손되었을 때는 터키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거고요. 이때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은 군사개입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건데요. 실질적으로 지금까지 이루어지지는 않았고요.

◇ 전진영: 그런데 그런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이번 충돌에 이미 지금 중동 지역에 있는 친 터키계 전투원들이 들어가 있다는 주장을 아르메니아 측에서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 오종진: 네, 맞습니다. 아르메니아 민병들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대결구도를 확대하고, 일부 중동에 있는 이슬람 전투원이 오면서 종교 간 갈등 구조로 비화하려는 게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을 우리가 하나 놓치면 안 되는데요. 이번 사건이 사실은 지난 26년 동안 가만히 있다가 이런 전쟁으로 확대되었잖아요. 이게 된 게 사실 러시아가 지금 침묵을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공식적인 입장이, 그러니까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것은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 주지한 러시아와 러시아의 그런 눈치를 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자기네 영토가 어떻게 보면 불법 침탈되었음에도 러시아에 대한 입장이라든가, 그런 것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 있다가 최근 러시아 정부도 각자 이것에 영토의 문제는 각자 알아서 해라. 단 어느 선이 넘었을 때, 예를 들면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를 공격한다거나 이랬을 때는 분명히 문제가 바뀔 거고요. 지금 엄밀히 말하면 아제르바이잔 영토 내에서 이런 전쟁이 일어나는 거니까 그 부분에서는 우리는 묵인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러시아가 중요하게 그런 것을 묵인해줬기 때문에 아제르바이잔 정규군이 반격해서 나름의 다시 많은 마을들을 되찾고 있는 현실인데요. 그러다 보니까 급한 아르메니아 민병대는 주말에 아제르바이잔의 제2 도시라고 할 수 있는 간자의 민간 지역까지도 로켓포를 발사해서 민간인이 죽은 상태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민병대의 입장에서는 급한 입장인데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주변에 있는 큰 나라들, 터키랑 아제르바이잔은 어떻게 보면 약간 관망하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고요. 

◇ 전진영: 그러면 터키도 공식적으로 군사개입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교수님께서는 예상하시는 거네요?

◆ 오종진: 네, 사실은 이게 만약에 실질적으로 10만과 1000만의 싸움이거든요. 이게 지금 아제르바이잔의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가 없는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불리했을 때는 터키가 개입한다는 건데,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게까지 불리하게 가지 않을 거기 때문에 터키의 개입이 힘들 거고요. 그리고 터키도 어쨌든 그런 정치학적으로 이미 아제르바이잔의 영토 주권과 일체성이 훼손되었을 때 우리는 개입한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요. 그리고 지금 러시아 같은 경우도 어떻게 보면 만약에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을 너머 아르메니아까지 공격하는 이때는 러시아도 가만히 안 있겠죠. 그런데 현 상황과 같은 경우에는 러시아도 관망하는 자세를 유지할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오종진: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한국외대 터키-아제르바이잔학과 오종진 교수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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