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16년 7월 11일(월요일)
□ 출연자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 광화문, 강남역, 대치아파트, 사당사거리, 목동 등 침수 취약지역
- 침수지역은 무리해서 건너지 말고 감전 주의해야
- 태풍시 이동식 입간판 철수 의무규정 필요
- 연안 지역은 해수면 상승 대비 해 어구 등 지붕에 올려 고정
- 아파트 등 강풍대비 유리창에 신문지, 랩 등 붙이면 효과적
◇ 정병진 아나운서(이하 정병진): 지난 주말 정말 더웠죠. 오늘도 폭염이 이어진다고 하는데요. 폭염 후에 찾아올 여름 불청객, 태풍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1호 태풍 네파탁은 8일 대만을 거쳐서 9일 중국을 지나 굉장히 큰 피해를 줬습니다. 대만에서는 5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다는 소식이 전해지고요. 중국에서는 2명 사망, 17명이 사망했다는 공식 발표까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태풍의 영향이 있는 상황인데요. 이 내용 자세히 살펴보고, 우리가 여름의 불청객, 태풍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자세하게 알아보죠.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전화연결 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이하 조원철): 네, 안녕하세요.
◇ 정병진: 우선 태풍 네파탁의 경우에는 소멸된 거죠? 어떻게 된 겁니까?
◆ 조원철: 네, 태풍이라는 것은 바다에서는 계속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물을 빨아올리거든요. 그러다가 육지로 가면 물을 빨아올릴 수 없기 때문에 태풍의 질량이 줄어들면서 굉장히 약화됩니다. 그리고 저기압으로 되어서 많은 구름만 생성하는 거죠. 그런데 이 태풍이 중국 쪽으로 들어가면, 중국에서는 항상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어오는 편서풍이 있습니다. 이 바람을 타고 우리 남해 쪽으로 구름대가 접근하게 되죠.
◇ 정병진: 그래서 이 태풍 네파탁이 만들었던 구름대가 지금 제주 쪽부터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요.
◆ 조원철: 네, 그런 것 같습니다.
◇ 정병진: 제주에서는 오늘 30~80mm 가량의 비가 예상되고요. 내일까지는 돌풍을 동반한 강력한 비가 예상됩니다. 이번 뉴스를 보면 네파탁의 경우 초속 57m의 강풍과 함께 대만을 강타했거든요. 초속 57m면 이게 어느 정도입니까? 그리고 풍속에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거죠?
◆ 조원철: 우리가 태풍이라고 하면 통상 초속 17m 이상을 태풍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50m가 넘어가면 이건 진짜 대단한 거죠. 그러면 교량이 흔들려서 무너질 수가 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옛날 팔당대표를 처음 만드는 과정에 그게 무너진 적이 있고요. 그래서 지금 우리도 큰 교량들은 60~70m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만, 어쨌든 굉장한 위력이고, 초속 50m면 시속으로 하면 180km가 되거든요. 시속 180km의 자동차가 달리는 것을 생각하시면 엄청난 속도죠.
◇ 정병진: 그렇군요. 이렇게 바람이 강하게 불면 어떻게 대비해야 합니까?
◆ 조원철: 우선 첫 번째가 강풍이 오면 모든 시설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특히 농경지에서는 요즘 비닐하우스 재배를 많이 하는데 그 하우스가 무너질 수 있고요. 그 다음에 도시지역에서는 간판들, 간판하고 전깃줄이 끊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도시민들에게는 전깃줄이 끊어지는 데에 따른 감전 문제라든지, 또는 간판이나 도로에 놓여 있는 입간판 같은 것이 전부 다 날아다니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이때는 가능한 외출을 안 해주시는 게 최상의 방법입니다.
◇ 정병진: 이번 네파탁의 영향으로 돌풍과 벼락을 동반한 비가 예상되는데요. 내일부터 제주 쪽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이렇게 되면 간판이 날아다닐 수 있고, 이런 피해가 예상된다면 지자체와 연계해서 미리 시설점검을 하는 것도 방법이겠네요?
◆ 조원철: 네, 시설 점검은 지자체도 그렇고 우리도 많이 하고 있는 편인데요. 그러나 지자체 공무원들이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이 각자 조심하고 해야 할 영역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비바람이 불고 돌풍이 불 때는 가능하면 시내에 나가는 것을 자제해주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정병진: 가게나 상가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간판을 아예 떼어 놓는 것도 방법입니까?
◆ 조원철: 떼어 놓을 수도 있겠고요. 이동식 간판들은 빨리 안쪽으로 철수를 해줘야 하는데, 실제 현장에서 보면 그게 철수가 잘 안 됩니다. 비가 오고 돌풍이 불더라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벽에 붙어있는 간판들을 간판 제작하시는 분들이 조금 더 튼튼하게 부착시켜야 하는데, 아직도 부족해서 서울 시내에서도 사고가 많이 나거든요. 많이 떨어집니다. 인명사고는 안 나더라도 떨어져서 자동차와 부딪친다든가 하는 사고가 발생하는데요. 앞으로 간판제작, 부착방법도 강화시켜야 하겠고, 그 다음에 돌풍이 불 때는 이동식 입간판은 빨리 철수하는 의무규정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규정이 없으면 통하지 않아요.
◇ 정병진: 알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비의 양도 관건입니다. 최근에 장맛비가 내렸잖아요. 그리고 장마가 아직 끝난 게 아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지반이 약해졌는데 만약 집중호우가 내리고, 특히 게릴라성으로 한 지역에 엄청나게 쏟아 붓게 된다면 이런 지역에 침수나 붕괴 예상이 되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 조원철: 충분히 예상이 됩니다. 서울시에서 침수 경험을 했던 것이, 가까이에는 광화문이 침수되어서 큰 피해를 당했지 않습니까? 강남역 부근은 금년에도 침수가 되었고, 전에 대치아파트 쪽도 침수가 되었고, 사당 4거리도 침수가 되었고, 목동도 침수가 되었고, 이런 취약 침수지역이 많이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시민들은 침수 상황에 따라서, 특히 겁을 내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시민들은 겁이 없어요. 특히 젊은 분들은 겁이 없어서 침수 지역을 그냥 건너는 장면을 여러 번 봤습니다. 그건 굉장히 위험한 겁니다. 물이 20cm 이상만 되면, 물은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힘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만약 20cm 물에 넘어지게 되면 당황하면서 익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30cm 깊이에서, 실제로 있었거든요. 그런 것을 겁을 내주시고, 그 다음에 또 문제가 되는 것이, 바람과 함께 오기 때문에 전깃줄이 끊어져서 감전위험이 상당히 높습니다.
◇ 정병진: 미리 비 소식을 알고 침수지역에 가야 한다거나, 이런 상황에서는 구두가 아니라 장화 같은 것을 신을 수도 있겠지만, 비가 갑자기 내렸는데 내가 하이힐을 신고 있다든가, 이런 상황에서는 이동하기가 힘들지 않습니까?
◆ 조원철: 그러면 안 들어가야죠. 웬만큼 바쁜 일, 생사를 가늠하는 일이 아니라고 한다면 물길 속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고요. 또 물은 갈 길을 찾아 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갈 길을 열어줘야 해요.
◇ 정병진: 알겠습니다. 해안가 같은 경우에는 해수면이 높아졌을 때 해안가의 침수 피해, 또 어구 등에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 조원철: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서 태풍 매미가 와서 마산 시내를 덮쳤는데요. 우리 남해안이나 서해안은 굴곡이 아주 심한 해안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기압에 의해서 해수면이 상승되고 바람이 불고하면 해수면이 훨씬 높아집니다. 여기에 파도가 타게 되면 연안 침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가 올 때는 낮은 곳에 있는 것은 높은 곳에 올려놓고, 더 더욱이 지붕 같은 곳에 올리면서 단단하게 부착을 하면 그 무게 때문에 지붕도 안전해지고, 어구 같은 것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우리 어민들은 그런 것을 다 경험했어요. 그런데 설마 하고 그런 것을 또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정병진: 오히려 이런 자연재해에 대해서는 조금 과잉해서 걱정하고, 조금 더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조원철: 그건 과잉이 아닙니다. 과잉이라고 표현하시는데 과잉이 아닙니다.
◇ 정병진: 이건 꼭 필요한 거다?
◆ 조원철: 네, 그리고 방금 앵커께서 태풍을 불청객이라고 표현하셨는데요. 태풍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좋은 점도 많거든요.
◇ 정병진: 그렇죠. 바다 생태계를 순환시키는 영향도 있죠?
◆ 조원철: 그렇죠. 태풍이라는 것이 적도 지방에서 발생한 열을 극지방으로 분산시켜주는 기능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물을 공급해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 댐의 오래된 물을 순환시켜주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태풍의 순기능을 이야기하는 시기는 아닙니다만, 순기능도 있다는 것을 인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병진: 맞습니다. 지구의 열도 시켜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어찌되었건 태풍이 오게 되면 사람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지 않습니까? 특히 2012년 볼라벤이 왔을 때도 상당했는데요. 운전을 하다가 태풍의 비구름이나 바람을 맞닥뜨리게 되면 굉장히 당황스럽거든요. 운전할 때 주의할 것은 없을까요?
◆ 조원철: 우선 태풍이 오면 바람하고 비가 오지 않습니까? 도로면에 빗물이 고이게 되면 바퀴하고 도로 사이에 수막이 생기거든요. 미끄러워지는 겁니다. 기름 발라놓은 것과 마찬가지예요. 거기다가 옆으로 바람이 불게 되면 한 쪽으로 쏠리게 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불 때에는 무조건 속도를 낮춰야 합니다. 속도를 낮추고 앞 차하고 거리를 충분하게 둬야 제동거리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속도 줄이고, 앞 차와의 거리를 늘려주는 것을 기본 상식으로 가져야 합니다.
◇ 정병진: 네, 그리고 고층 아파트나 반지하, 이렇게 비바람이 오거나 태풍이 왔을 때 강풍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조심해야 할지, 그리고 아파트 주민들 같은 경우에는 강풍 불 때 창문에 테이프 붙이잖아요? 박스 테이프 같은 것을 붙이는데, 이런 것은 효과가 있는지 짚어주시죠.
◆ 조원철: 제가 한 10여 년 전부터 테이프 붙이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테이프가 없으면 신문지를 창문에 대고 물을 뿌려주면 붙습니다. 신문지에 창가에 대고 물을 뿌려주면 붙거든요. 그러면 바람이 불 때 창문 자체의 진동이 줄어들고, 진폭도 줄어듭니다. 그러면 파손될 위험이 그만큼 줄어들고요. 그리고 혹시 파손이 되더라도 신문지 같은 것에 의해서 파편이 멀리 날아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 범위를 줄일 수 있어요. 가장 좋은 것은 가정에서 식품 포장하는 랩 있지 않습니까? 그 랩을 붙여놓으면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저희들이 실험을 해보니까 그런 효과가 나타나요. 그게 없으면 테이프라든지, 신문지라든지, 그런 것을 붙여주면 유리의 진동수와 진동 폭을 줄여서 여러 가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실험 기록들이 많이 있습니다.
◇ 정병진: 알겠습니다. 이렇게 태풍이나 비 피해,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최선이겠죠.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조원철: 네, 감사합니다.
◇ 정병진: 지금까지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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