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6년 8월 15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선정수 팩트 체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 (이하 최휘) : 사실 확인이 필요한 허위 의심 정보에 대해 짚어보는 팩트체크 시간입니다. 선정수 팩트체커 전화로 만나보죠. 안녕하세요.
◇ 선정수 팩트체커 (이하 선정수)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네, 오늘 살펴볼 주제는 '자연으로 폭염을 이긴다'입니다. 역대급 폭염에 도시 속 자연환경의 냉각 효과에 대한 보도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정말일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요새 길을 걷다가 작은 나무 그늘 아래에 들어가 있으면 열기가 훨씬 좀 덜하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실제로 관련된 연구 데이터가 나왔다고요?
◇ 선정수 : 서울의 가로숲 연구에서는 가로수가 없는 도로와 비교해 1열 가로숲이 0.37∼0.56℃, 2열 이상의 가로숲이 0.51∼1.09℃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무의 숫자만 늘리는 것보다 나무 그늘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여러 줄의 수목과 녹지띠가 함께 배치될 때 냉각 효과가 커진다는 의미입니다.
대전과 세종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는 외곽 산림에서 만들어진 찬 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이는 도시바람길숲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산림과 공원에서 찬 공기를 만드는 ‘생성숲’, 찬 공기가 이동하는 ‘연결숲’, 도심으로 확산시키는 ‘확산숲’을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포항은 폐철도 부지를 긴 선형숲인 철길숲으로 전환하고, 도시와 해안·산림의 녹지축을 연결하는 GreenWay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국내에서 선형 녹지를 이용해 단절된 도시공간을 연결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산림과학원의 도시숲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시숲 안이 주변부보다 3~7도 정도 온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최휘 : 가로수가 이정도면 서울숲이나 좀 더 큰 규모의 숲은 도시 전체에 냉각효과가 상당하겠는데요?
◇ 선정수 : 서울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는 서울숲에서도 뚜렷한 국지적 냉각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한국조경학회지에 실린 여름철 미기상 관측 연구에서는 공원 광장과 수변공간의 기온이 주변 도로보다 전체 관측기간 평균 각각 2.7℃와 2.9℃ 낮았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그 차이가 각각 5.5℃와 7.4℃로 커졌습니다. 수목의 그늘과 증발산, 수변공간이 보행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국지적 열환경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옥상에 풀과 나무를 심는 옥상녹화는 지상에 녹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고밀도 지역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20년 6월부터 11월까지 동일 건물의 녹화된 옥상과 녹화되지 않은 부분을 비교한 결과, 녹화 부분의 표면온도가 평균 3.1℃ 낮았다고 밝혔습니다. 건물 에너지 사용량도 평균 12∼1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서울에서는 2024년까지 785개 건물, 약 33만㎡에 옥상녹화가 실시됐는데요. 2015∼2019년 조성된 옥상녹화지 79곳을 조사한 결과, 14%에서는 조류와 곤충이 5종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입니다. 폭염 완화뿐 아니라 서식처와 생태적 징검다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단열시설보다 자연기반해법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최휘 : 도시 속 숲들, 실제 데이터상으로도 열기를 잡아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니, 곳곳에 나무를 더 심어야 되나 싶은데요.
◇ 선정수 : 폭염이 심해질수록 도시의 나무와 하천, 습지의 역할이 커집니다. 나무는 그늘과 증발산을 통해 기온을 낮추고, 하천과 습지는 물과 식생을 이용해 주변 공기를 식힙니다. 포장면을 걷어내고 토양을 되살리면 낮 동안의 열기도 줄어들게 되죠. 도시의 자연은 경관시설을 넘어 폭염을 완화하는 ‘자연 기반시설’로 작동하게 됩니다. 이런 접근을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NbS)이라고 부릅니다. 유엔환경총회가 채택한 정의에 따르면 자연기반해법은 자연 또는 변형된 생태계를 보호·보전·복원하고 지속가능하게 관리함으로써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면서 인간의 복지와 생태계 서비스, 회복력, 생물다양성에 동시에 기여하는 행동양식입니다. 그러니까 인공 그늘막이나 쿨링포그, 햇빛을 반사하는 쿨루프만 설치한 사업은 그 자체로 자연기반해법이라고 보기는 어렵죠다. 수목·토양·물순환·서식처 복원이 결합돼야 자연기반해법의 취지에 가까워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최휘 : 나무 그늘 뿐만 아니라 분수나 쿨링포그 옆을 지나가도 잠시나마 시원해지죠. 수변시설의 폭염 완화 효과도 팩트일까요?
◇ 선정수 : 국내에서 폭염 완화 효과가 가장 많이 인용되는 사례는 서울 청계천 복원입니다. 고가도로와 복개구조물을 철거하고 물길과 수변식생을 복원하면서, 열을 저장하던 포장면이 물과 녹지공간으로 바뀌었는데요. 하천을 따라 바람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도 형성됐고요. 서울연구원의 복원 전후의 청계천 주변 기후 조사에서는 청계4가의 기온이 종로5가보다 1.7∼3.3℃, 청계8가가 왕산로보다 1.1∼2.2℃ 낮게 나타났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청계천 수변 통로가 평행한 도로보다 3.3∼5.9℃ 낮았다고 소개했습니다.
복원된 청계천 주변의 기온은 인접 도로보다 낮게 관측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청계천 복원 당시 자연하천으로 복원하자는 이야기가 많았는데요. 결국 친수공간 중심의 인공하천으로 복원되긴했죠.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만, 혼합형 자연기반해법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심의 폭염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 최휘 : 해외에서도 자연의 폭염 완화 효과에 대한 분석들이 있을까요?
◇ 선정수 : 해외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는 콜롬비아 메데인의 ‘녹색회랑(Green Corridors)’ 사업입니다. 메데인은 주요 도로와 하천을 따라 나무와 토착식물을 심어 서로 단절된 녹지를 선형으로 연결했는데요. 녹지가 부족하고 열에 취약한 지역을 우선 대상으로 삼았고, 지역주민을 식재와 유지관리 인력으로 고용했다고 합니다. UNEP는 녹색회랑이 조성된 일부 지역의 기온이 최대 약 4℃ 낮아졌다고 소개했습니다.
싱가포르의 Bishan–Ang Mo Kio Park는 콘크리트 배수로를 자연형 하천과 범람원으로 되돌린 사례입니다. 직선 배수로를 굽이치는 물길로 바꾸고 습지식물과 토양을 이용한 생태공학 기법을 적용했는데요. 평상시에는 시민이 이용하는 공원이지만 폭우 때는 물을 일시적으로 받아들이는 범람원으로 작동합니다.
2022년 센서 관측자료를 분석해 2025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이 공원이 주변 시가지보다 주간 평균 2.21℃, 야간 평균 1.69℃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수조절과 생물다양성 증진, 폭염 완화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점에서 자연기반해법의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 최휘 :
학교 운동장을 기후쉼터로 쓰는 나라도 있다고요?
여름철 학교 운동장하면 뙤약볕이 떠오르는데, 어떻게 가능한 일이죠?
◇ 선정수 : 프랑스 파리의 OASIS Schoolyards 사업은 아스팔트로 덮인 학교 운동장을 나무와 정원, 투수성 토양, 물공간이 있는 녹색 운동장으로 전환했습니다. 초기 10개 학교에서 시작해 2022년까지 75개 학교로 확대됐는데요. 폭염 때에는 운동장을 지역주민에게 개방해 기후쉼터로 활용합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도 2020년 11개 학교를 ‘기후쉼터’로 전환했습니다. 콘크리트 약 1000㎡를 자연성 재료로 교체하고, 그늘 2213㎡, 나무 74그루, 수경시설 26개를 조성했습니다. 나무와 자연토양뿐 아니라 음수대, 차양, 건물 단열과 환기가 함께 적용됐습니다. 두 사업 모두 학생과 주민의 열쾌적성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미국 뉴욕은 2017년 1억600만 달러 규모의 ‘Cool Neighborhoods NYC’를 시작했습니다. 도시 전체에 나무를 균등하게 심는 대신 열취약성지수를 이용해 사우스브롱크스와 북부 맨해튼, 중부 브루클린 등 고온·취약지역에 가로수와 공원 투자를 집중했습니다. 뉴욕 사업에는 가로수와 공원뿐 아니라 쿨루프, 냉방기 지원, 폭염 건강관리도 포함됐는데요. 사업 전체가 자연기반해법인 것은 아니지만, 자연기반해법을 응급 냉방과 보건정책에 결합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됩니다.
◆ 최휘 : 도시에 나무도 늘리고 폭염도 완화하고, 야생동물 서식지도 늘어나니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해법이네요.
◇ 선정수 : 자연기반해법은 폭염 때 당장 필요한 무더위쉼터와 폭염경보, 취약계층 방문관리, 실내 냉방 지원 등을 1대1로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도시의 토지이용과 물순환, 녹지와 생태계를 장기적으로 바꿔 폭염에 덜 취약한 도시를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 자연기반해법이 많이 적용되면 폭염 강도를 낮출 수 있고, 나무가 자라면서 그늘이 커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비용이 투입되는 구조가 아니라 날이 갈수록 편익이 커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녹색이 많아지면 시민들의 정서도 순화되고, 자연이 풍부해지고, 생물다양성이 증진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죠. 정치권과 행정이 좀 더 큰 그림을 보고 자연기반해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 좋겠습니다.
◆ 최휘 : 네, 극심한 더위가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지고 있는데요. 자연 기반 해법에 기반한, 우리나라에서도 좀 관련 정책들이 다양하게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선정수 : 네, 고맙습니다.
◆ 최휘 : 지금까지 선정수 팩트체커와 함께했습니다.
YTN 라디오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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