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6년 7월 28일 (화)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이은주 선수 / 대한민국상이군경회 부산지부 총무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박귀빈 : 슬기로운 라디오생활과 상이군경회가 함께하는 기획 시리즈 인빅터스 다섯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키는 여군의 길을 걸으며 국가를 위해 헌신했지만 불의의 사고로 군 생활을 접어야 했던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상이군경 인빅터스 선수 나와 계시는데요. 2023 독일 인빅터스 게임 육상 부문 은메달을 목에 건 이은주 선수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은주 : 안녕하세요. 저는 2023년도 독일 인빅터스 게임에 참석했던 이은주라고 합니다. 지금은 대한민국상이군경회 부산지부에서 총무부장으로서 우리 회원 여러분들의 권익 신장과 복지 향상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요. 또 좋은 기회에 독일에 참석하게 돼서 여자 육상 100m 부문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첫 메달을 획득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오늘은 메달을 딴 이야기뿐만 아니라 여군으로서의 삶과 또 상이군경으로서의 삶, 또 인빅터스가 제 삶에 어떠한 의미로 남아 있는지에 대해서 진솔하게 한번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 박귀빈 : 네 어서 오십시오. 우리 이은주 선수님이십니다. 2023년 독일 인빅터스 게임에서 대한민국 첫 여성 선수로 참가해서 은메달, 무려 은메달 따셨습니다. 사실 메달을 가지고 오셨는데 잠시 후에 제가 보여드릴 거고 대한민국상이군경회 부산지부 총무부장이십니다. 총무부장이시면 돈 관리하시는 분 아니에요, 대단한 분이 나왔습니다. 여러분, 자 본격적인 이야기 시작하기 전에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려고 했냐 하면 사실 여러분 정말 축하할 일이 있습니다. 그동안 슬기로운 라디오생활과 상이군경회가 함께한 인빅터스 지금껏 진행하고 있는데 저희가 늘 말씀드렸잖아요. 2029 인빅터스 게임 대한민국 유치 얼마나 많은 분들이 기원했습니까? 드디어 대전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우리 총무부장님 한 말씀 먼저 하세요.
◇ 이은주 : 정말 기쁜데요. 사실 저는 2023년도에 독일 인빅터스 게임에 참석할 때만 해도 대한민국에서 참석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죠. 그리고 여성 참가자로서 굉장히 부담도 있고 이랬는데 우리가 참가할 뿐만 아니라 개최를 한다고 하니까 너무너무 기쁩니다. 그리고 저는 또 대한민국상이군경회에서 일을 하고 있다 보니까 이 인빅터스 게임 개최가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고 있거든요. 우리 유일상 회장님을 비롯해서 임직원 여러분 얼마나 노력하셨겠어요. 그리고 특히나 복지국 인빅터스 게임을 담당하고 계신 한태호 국장님과 문 과장님 등 담당자분들께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또 보이게 많은 시간과 헌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으셨거든요. 그래서 우리 대한민국에서 개최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박귀빈 : 그러니까요. 너무 기쁘고 저도 저희가 이 시리즈를 하면서 정말 단 1%라도 보탬이 되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마음으로 저도 지금 막 벅차오르는 감정인 데다가 조금 전에 수고하신 분들 몇 명 이렇게 호명하셨잖아요. 혹시 나중에 아쉬워하실 분 안 계세요? 더 하셔도 돼요.
◇ 이은주 : 회장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한태호 국장님 정말 너무 많이 애써 주셨어요. 사실 저 독일에 갔을 때뿐만 아니라 거기에서도 현장 진두지휘하셨지만 또 그 현장에서도 선수들 챙기랴, 그리고 또 인빅터스를 우리 개최하기 위해서 쫓아다니시고 너무너무 많이 고생하셨어요. 이름 다 거론 못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상이군경회 회장님을 비롯해서 임직원 여러분, 그리고 지금 다 시청하고 계신 모든 회원들의 힘이 모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특히 슬기로운 라디오생활도 함께 응원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박귀빈 :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상이군경회에 계신 모든 분들이 다 얼마나 많이 노력하셨을까 생각이 들고, 혹시 오늘 같이 오신 분 계시잖아요. 호명해 드렸나요? 우리 밖에 차장님.
◇ 이은주 : 차장님 감사합니다.
◆ 박귀빈 : 김영희 차장님도 많이 애쓰셨습니다.
◇ 이은주 : 맞아요.
◆ 박귀빈 : 정말 고생 많으셨고 여러분 너무나 축하할 일입니다. 2029 인빅터스 게임 대한민국 대전에서 열립니다. 그 소식은 앞으로도 저희가 계속 전해드릴 테니까, 그렇다면 오늘은 인빅터스 게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우리 선수님께서 2023년 독일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셨단 말이죠. 오늘 여러분 은메달을 보여드릴게요. 가지고 나오셨습니다. 보이는 라디오, YTN 라디오 유튜브 채널로 봐주시면 보이는 라디오를 시청하실 수 있거든요. 저희가 늘 얘기했죠, 이 시간에 메달리스트 다 나오셨어요. 그런데 메달은 처음 보여드리는 것 같아요. 오늘 마침 가지고 오셔서 메달 좀 보여주세요. 너무 멋집니다. 은메달이고요. 보기에는 I AM이라고 써 있어요.
◇ 이은주 : 이거에 살짝 덮어주시면, 여기에 인빅터스 게임스라고 되어 있어요. 그래서 여기에 I AM.
◆ 박귀빈 : 정 가운데 그 알파벳이 I AM이 됩니다. 아까 이 의미 잠깐 말씀해 주셨잖아요.
◇ 이은주 : "나는 내 삶의, 내 운명의 주인이다"라는 뜻이고요. 인빅터스 자체가 불굴의 의지, 꺾이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어떠한 상처를 입고도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신 거잖아요. 그 어떠한 희생도, 상처도 그 어떤 것으로 막을 수 없다.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다, 불굴의 의지로 꺾이지 않겠다 이런 뜻이 있습니다.
◆ 박귀빈 : 너무 멋지십니다. 정말 은메달리스트 너무 멋지시고, 거기 갖고 온 태극기 있는 건 뭔가요? 그건 뭐예요?
◇ 이은주 : 제가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건데요.
◆ 박귀빈 : 은주라고 써 있어요.
◇ 이은주 : 네, 대한민국 마크를 달고 제가 결승전까지 뛰었던 그 등번호입니다.
◆ 박귀빈 : 멋집니다. 우리 이은주 선수 은메달 따실 때 그 등번호도 가지고 나오셨어요. 이거 실제 제가 보니까 더 가슴이 벅차오르는데, 사실 2029 인빅터스 게임 대한민국 대전 유치 성공 소식과 함께 우리 선수님의 은메달 획득 당시 이야기하느라고 지금 너무 기분 좋게 시작을 했는데, 그렇다면 이 시간에 항상 우리가 하는 이야기가, 우리 선수님들이 대한민국상이군경회 회원으로서 활동하고 계시다는 건 나라를 지키다가 다치셨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어요. 그럼 여군이셨네요?
◇ 이은주 : 네 그렇습니다.
◆ 박귀빈 : 언제 여군 시작하신 거예요?
◇ 이은주 : 사실 어릴 때부터 꿈이 '저는 장군이 되겠습니다, 군대 가겠습니다'라는 건 아니었고.
◆ 박귀빈 : 장군감이신데.
◇ 이은주 : 아 그랬나요? 제가 대학에 가던 시절에 사실 IMF 외환 위기가 크게 왔죠. 저희 집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고 그때 국가가 이렇게 흔들리니까 국민들의 가정이 너무 많이 힘들구나 이런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역사적으로 이렇게 되돌아보더라도 나라의 존립에 따라서, 존폐에 따라서 국민들의 삶이 너무너무 힘들어지니까 나라를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그런 걸 고민하게 됐던 것 같아요. 물론 저희 고모, 고모부께서 현역에 계시기는 해서 군 생활이라는 게 자연스럽게 습득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죠. 그래서 저도 '아, 나라를 지킴에 있어서는 남녀 구분은 없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여군의 길로 접어들게 된 것 같아요.
◆ 박귀빈 : 여군에서 활동을 하시다가 군 생활 중에 다치셨나 봐요. 사고가 있으셨던 건가요?
◇ 이은주 : 제가 군에 가서는 장군의 꿈을 한번 꾸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열심히 또 훈련을 하다가 중대장 때 세 번의 큰 사고가 있었어요. 그중 하나는, 그때부터 달리기가 뛰어났는지는 모르겠는데 또 체육대회 하다가 헹가래 쳐서 하반신 마비가 왔고, 또 수송 작전을 나갔다가 민간인하고 교통사고가 나면서 뺑소니에 또 그분이 음주운전을 하셔서,
◆ 박귀빈 : 작전 중에 사고를 당하셨네요.
◇ 이은주 : 신호 위반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뛰어내려서 1톤 트럭을 잡고 그때도 한 100m를 쫓아간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좀 큰 부상을 당하면서 원치 않던 전역을 하게 됐습니다.
◆ 박귀빈 : 그때 심정이 어떠셨을지 제가 감히 가늠할 수가 없어요. 그렇죠? 그럼 군 생활 몇 년 정도 하시고 나오셨나요?
◇ 이은주 : 8년에서.. 좀 더..
◆ 박귀빈 : 꽤 오래 하셨는데,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가 장애를 얻게 되신 건데, 그런데 우리 선수님 방송 보시면서 알겠지만 굉장히 멋지세요. 지금도 여전히 여군 같으시고 장군님 같은 느낌이 들어요. 사실 굉장히 당당하게 그 이후에도 삶을 살아오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물론 당연히 힘든 점이 있으셨겠죠. 그 이야기 좀 해 주세요.
◇ 이은주 : 사실 쉽지는 않았죠. 군대는 항상 목표를 가지고 이렇게 움직이는 집단이다 보니까, 아까 말씀드렸지만 장군에 도전을 하고 있었는데 제 모든 것이 다 무너져 버리는 느낌이더라고요. 길을 잃은 어린 양 같은 느낌. 또 재활을 하는 과정에서 빈 병실에, 군병원은 여군이 소수다 보니까 큰 병실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러니까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그런데 그런 와중에 저를 살린 거는 책과 사람인 것 같아요. 책에 있는 현인들을 만나면서 저를 바로잡고, 그리고 주변에 물론 가족을 포함해서 상이군경 동료들, 선배들 보면서 저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 또 베트남전이나 6.25를 겪으면서도 더 당당하게 자기의 삶을 살아가고 계신 선배님들 보니까 '저도 할 수 있겠구나, 또 이분들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뭘까' 고민하면서 마음을 다시 바로잡게 되더라고요.
◆ 박귀빈 : 지금 말씀을 너무 담담하게 해 주시는데 장군 정말 준비하시다가 그런 몇 번의 사고를 당하면서 장애를 얻고 결국 군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돼서 나오시게 된 건데, 그 마음이 어떠셨을까 많이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또 하지만 지금은 국가대표 선수로서 메달리스트가 되셨단 말이에요. 그 과정은 어땠을지도 궁금해요.
◇ 이은주 : 사실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육상을 15년 정도 했는데, 이게 다치고는 전혀 뛸 수 없는 상황이었죠. 제가 아까 감사의 말씀 중에 한태호 국장님을 말씀드렸는데, 아마 저를 보내주신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을 수도 있어요. 제가 운동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고 뛰어보지도 못했는데 제 가능성 하나를 보고 이렇게 보내주신 거예요. 인빅터스 게임 말씀하시는 거라면 제대로 훈련도 못 했는데, 저희가 한 달이라는 합숙 훈련을 통해서 그래도 제가 이렇게 메달까지 딸 수 있었던 것은 상이군경회에서 제 운동 경험, 그리고 어떤 식으로 종목별로 준비를 하면 될지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안내를 해 주시더라고요. 특히 저 같은 경우는 육상은 저 혼자였기 때문에 필요한 장비라든지, 또 중간에 감독님도 한번 바꿔주셨어요. 그래서 훈련 전, 훈련 간, 심지어 독일 가서까지 그렇게 전문적으로 체계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게끔 지원을 해 주셨기 때문에 제가 메달을 따고, 또 그냥 메달을 딴 것뿐만 아니라 제 속에 숨어 있던 그런 도전 의식과 용기까지 끌어올릴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 박귀빈 : 원래 운동신경이 좀 남다르셨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육상에 소질이 있으셨고 육상 선수로도 활동을 하시다가 군 생활을 하셨다는 이야기는 얼마나 체력적으로 건강하셨을까 머릿속에 그려져요. 정말 활동력이 엄청나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여러 번 사고를 당하고 수술도 여러 번 하셨겠네요, 그러면 몸 상태가 막 열심히 달리시던 분이 전역하실 때쯤에는 거의 달리지 못하는 상태로 전역하신 거예요?
◇ 이은주 : 네, 헹가래 쳐서 땅에 낙상을 했으니까 일시적으로 하반신 마비가 와서 걸을 수도 없고 근육도 다 빠지고... 지금은 사실 목에 핀을 박은 상황이어 가지고, 이렇게 겉으로 보기에는
◆ 박귀빈 : 저희가 알 수 없지만,
◇ 이은주 : 진통제로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박귀빈 : 지금도요? 그러면 그런 상태로 인빅터스 게임을 준비를 하신 거잖아요. 어떻게 훈련을 하셨어요?
◇ 이은주 :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저는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까 욕심이 먼저 앞서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부상도 심했는데 옆에서 체계적으로 도와주셨죠.
◆ 박귀빈 : 아무리 체계적으로 해 주셔도 선수는 나 자신이잖아요. 내가 뛰어야 되는 사람인데 그걸 물론 체계적인 시스템하에 훈련을 하셨겠지만, 그 훈련을 따라가는 것 자체가 저는 너무 대단하셨던 것 같아서요.
참석자 4 : 저한테는 새로운 도전이니까요.
◇ 이은주 : 그리고 저를 믿고 보내주셨고... 이게 독일에서 하다 보니까 많은 인원이 참석을 못 했어요. 저는 어떻게 보면 첫 여성 선수로서 혜택을 받은 거잖아요. 제가 제대로 하지 못하면 또 다른 분들에게 기회가 못 갈 거라 제가 좀 더 열심히 하자, 최선을 다해 보자 스스로를 다독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훈련 기간 동안 사실 100m 완주를 한 번도 못 했거든요. 부상을 당해서 제발 독일에서는 완주만 하자, 그게 목표이기도 했어요.
◆ 박귀빈 : 그런데 은메달을 따신 거예요? 그러면 '인빅터스 게임 나갑시다'라고 결정되고 나서 얼마 만에 나가신 거예요? 한 서너 달요? 그 서너 달 동안 아까 말씀하신 그 훈련을 하신 거예요. 훈련 중에 제일 힘드셨던 건 뭐가 있으셨어요?
◇ 이은주 : 마음대로 몸이 안 움직이더라고요. 사실 하루 종일 훈련을 하고 저녁에는 유튜브를 또 봤어요. 이제 달리는 육상 선수들 영상이나 중간에 훈련하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이거는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는데, 유명한 육상 선수가 신었다는 운동화까지 샀습니다.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서요.
◆ 박귀빈 : 중요합니다. 그런 거 중요해요. 말씀 안 하셔도 그 열정과 의욕이 어떠하셨을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네요. 그렇게 해서 인빅터스 게임에 나갔습니다. 2023년 독일에 나갔습니다. 여성분이 별로 없으셨다고 했잖아요. 다른 나라에서 참가한 선수들 중에는 여성이 없었나요?
◇ 이은주 : 다른 나라는 그래도 더러 있긴 하더라고요.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저를 포함해서 이제 3명만 참석을 한 상황이었고요.
◆ 박귀빈 : 결승선을 통과하던 순간 생각나세요? 당연히 생각나시겠죠? 어떠셨어요?
◇ 이은주 : 육상 100m는 찰나잖아요.
◆ 박귀빈 : 맞아요, 찰나예요.
◇ 이은주 : 10초 남짓이죠. 그런데 그 짧은 시간 동안에 제가 군 생활 하던 순간, 다치던 순간, 그리고 회복하던 과정까지 다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리고 그날이 제 생일이었어 가지고.
◆ 박귀빈 : 메달 딴 날이요? 결승전 한 날이요?
◇ 이은주 : 사실 예선 때는 '완주만 하자' 이게 목표였거든요. 그런데 '제발 생일날 한번 결승을 뛰어보고 싶다, 이것도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뛰었는데 저 끝에 저희 감독님이 보이더라고요. '감독님한테까지만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뛰어보자' 하고 열심히 뛰어갔습니다.
◆ 박귀빈 : 감독님이 계시는 저곳까지 내가 최선을 다해서 달려보자 이 마음으로 달리셨어요.
◇ 이은주 : 그랬는데 한 50m 더 갔다고 그러더라고요. 이럴 거면 200m를 더 할 걸 그랬어요.
◆ 박귀빈 : 50m를 더 가신 거예요? 결승선 통과했는데 은메달이라는 결과가 딱 결정되고 나서 어떤 마음이셨어요?
◇ 이은주 : 결승전을 통과한 게 저는 그냥 메달을 획득했다는 것보다는 제 스스로 마음속에 있던 절망의 선을 넘은 것 같아요.
◆ 박귀빈 : 완주했다는 것 자체가요.
◇ 이은주 : 사실 결승전 출발선에 서는 것도 저한테는 큰 도전이었거든요. 늘 무언가를 하기 전에 너무 소심해지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런 마음이 앞섰다면, 그 결승전을 통과하고 태극기를 들고 감독님의 품에 제가 확 안기는데 제 스스로 마음에 닫았던 문이 확 열리는 느낌이었어요. '나도 할 수 있구나. 그리고 이 광경을 보는 우리나라의 더 힘드신 분들도 같이 이겨낼 수 있구나' 이런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 박귀빈 : 정말 어떤 마음이셨을까 저도 같이 그 당시를 제 일이 아님에도 떠올리게 돼요. 감정을 이입해 보게 되는데, 인빅터스 게임은 승패보다 회복과 재활, 용기와 연대 의식이 더 중요하다는 말씀을 들었거든요. 실제 참가한 선수로서 그 의미는 어떤 겁니까?
◇ 이은주 : 사실 전혀 경쟁이 없다고는 볼 수 없지만, 옆에 있는 사람과의 경쟁이 아니고 어제의 나와 함께하는 경쟁인 것 같아요. 어제 나 스스로를 누르던 그 상처로부터의 회복, 그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그 선을 넘어서는 경쟁인 것 같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 함께한다는 것들이 큰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여자들끼리 모여서 달리기를 하다 보니까 여러 여성 군인들을 많이 보게 되더라고요. 보면 다리가 없으신 분도 계시고 휠체어에 의탁하신 분도 계신데, 공통점은 나라를 위해서 헌신했다는 것, 그리고 나이에 상관이 없다는 거였어요. 자기의 상처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이 상처는 우리나라를 위해서 내가 헌신해서 다친 거'라고 자랑스럽게 여기더라고요. 거기서 '아, 혼자가 아니구나. 우리 함께 이겨나갈 수 있구나' 하는 걸 느꼈고, 그게 인빅터스 정신인 것 같아요. 같이 손잡고 연대해서 오늘의 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거, 그게 가장 큰 의미인 것 같습니다.
◆ 박귀빈 : 다른 나라 상이군경분들과도 같이 대화할 시간이 있죠?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시나요?
◇ 이.은주 : 이런 이야기 많이 나눴어요. "어떻게 해서 다쳤니?", "군 생활은 얼마나 했니?" 그리고 오히려 저 같은 경우는 많이 다니면서 이야기를 나눴거든요. 대한민국에 대해서도 사절단처럼 홍보를 하기도 하고 같이 사진도 많이 찍고 대화도 나누고요. 또 인스타그램 친구 하면서 "꼭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개최할 거니까 그때 꼭 와" 이런 얘기도 했는데 그걸 이룰 수 있게 됐습니다.
◆ 박귀빈 : 그렇네요. 그때도 혹시 총무부장이셨어요? 역시 가서 이렇게 홍보부터 하셔서... 그러면 그렇게 나누었던 대화 중에 가장 마음을 울렸던, 기억에 남는 대화가 있으세요?
◇ 이은주 : 아까 말씀드렸던 그 멘트인 것 같아요. 남녀를 떠나서 우리나라를 위해서 이렇게 헌신했다는 것, 가슴에 품은 상처가 상처가 아니라 다들 훈장이더라고요.
◆ 박귀빈 : 맞아요. 사실 우리 선수님 같은 경우는 최초의 여성 상이군경 선수라는 타이틀이 있으신 거잖아요. 이것만으로도 굉장히 상징성이 있고 무게감도 느끼실 것 같아요. 어떠세요?
◇ 이은주 : 정말 무겁습니다. 그래서 메달이라도 따서 나와서 너무 감사하고, 보내주셔서 감사하고 그랬기 때문에 제가 이 큰 역할을 해야 될 것 같아요. 누구나 처음은 두렵기 마련이거든요. 아나운서님 말씀하신 것처럼 '첫 여성 선수'라는, 어디든 '첫'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너무 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이 있어야 두 번째도 있고 세 번째도 있는 거니까요. 저는 그 두려웠던 출발선에서 딱 한 걸음 더 내디뎠을 뿐입니다. 그래서 저를 보고 누군가는 또 용기를 내셨으면 좋겠어요. 각자만의 걸음에서 딱 한 걸음만 더 걸을 용기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 박귀빈 : 그러실 것 같습니다. 사실 상이군경뿐만 아니라 이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 중에서 장애를 갖고 새로운 삶을 또 꿈꾸면서 오늘 하루하루 노력하며 살아가는 분들도 많이 계실 거예요. 그런 분들도 오늘 우리 선수님의 말씀 듣고 많은 힘을 얻으셨을 것 같고... 아니, 우리 총무부장님, 많은 분들이 유튜브로 지금 인사를 남겨주고 계십니다. "2029 인빅터스 대전 유치 축하축하! 부장님 예쁘게 나와요. 부산지부 응원합니다"라고 해 주셨고요. 진짜 너무 아름다우세요. 그리고 "대전에서 개최하니 너무 벅찹니다" 이런 말씀해 주셨고, '에에에' 이렇게 시작하는 아이디로 찾아와 주신 분은 "힘드셨겠네요.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장군은 못 되셨어도 우리 상이군경을 위해서 노력하고 계신 모습 너무나 멋지시고 감사합니다"라고 남겨주셨습니다.
◇ 이은주 : 제가 더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할게요.
◆ 박귀빈 : 많은 분들이 이야기 들으면서 다 같은 마음으로 지금 이 시간을 함께해 주고 계신 것 같아요. 지금은 부산지부 총무부장으로 회원 복지 증진을 위해서 업무를 하고 계신 거죠? 인빅터스 대회에 출전했던 그 경험이 지금 회원들을 돕는 일에도 많이 영향을 줄 것 같아요. 어떤 영향을 받고 계세요?
◇ 이은주 : 사실 그전에는 총무부장으로서 행정적 절차나 회계 부분, 좀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해서 회원들을 위해 노력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물론 지금도 그것을 합니다만 늘 저희 지부장님께서도 말씀하시는 게 "회원들을 혼자 두지 마라, 다양한 행사를 만들어서 나올 수 있게 해드려라" 하세요. 결국 제가 인빅터스에서 배운 그 정신이거든요. '혼자 있지 마라, 우리가 함께 연대해서 손잡고 갈 수 있고 당신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국가를 위한 헌신과 희생이라는 어제의 상처를 우리가 함께 손잡고 이겨 나가 보자' 하는 정신인데, 그것을 지부장님께서 추진하시는 방향과 함께 맞춰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제도가 됐든 복지 시스템이 됐든 회원분들을 혼자 두지 않고 함께 손잡고 나갈 수 있게끔 추진하고 있습니다.
◆ 박귀빈 : 말 그대로 진짜 인빅터스의 정신 그대로 업무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문자로도 사연이 많이 오고 있는데요. "감동의 박수", "대전에서의 개최가 확정된 건 대한민국상이군경회, 대전시 등 많은 곳에서 수고하셨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우리 총무부장님 목소리는 진정 장군님이십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의 실제 주인공이시네요. 너무 대단하십니다. 각고의 노력으로 이룬 성과가 너무 대단하시네요." 보내주셨고, "오늘 이렇게 대한민국이 건강한 국가가 된 것이 우리 장군님과 같은 분이 계셨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라고 벌써 장군님이라고 많은 분들이 호칭하고 계십니다. 2029년 대전에서 전 세계 상이군인들이 대한민국을 찾아오게 됩니다. 그때 우리 대한민국이 어떤 모습으로 이 인빅터스 게임을 펼칠지 굉장히 기대하고 계실 것 같거든요. 미래에 참가할 선수들에게, 또 대회를 함께할 국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이은주 : 정말 2023년도 독일 인빅터스 게임에 참석할 때만 해도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개최하게 되어서 너무너무 기쁩니다. 저는 2029년도 대전에서 개최되는 인빅터스 게임이 정말 따뜻한 대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26개국 3천여 명이 참석을 할 텐데요. 그분들이 그냥 대회만 치르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고 희생한 것에 대해서, 또 새로운 도전에 대해서 대한민국이 정말 응원해 주고 있구나' 하는 걸 느끼고 갔으면 좋겠거든요. 미래에 참가하실 선수 여러분, 특히 여성 상이군경분들도 많이 나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두려우시잖아요. 상처를 가슴에만 묻고 계시지 마시고 나와 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했거든요. 그 한 발짝을 떼기가 힘들지만, 그 한 발짝이면 할 수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시고 나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국가보훈부와 YTN에서 이렇게 노력해 주셔서 좋은 성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보훈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저조하지 않나 싶거든요. 인빅터스 게임이라는 건 사실 그저 단순한 국제대회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여러 번 말씀을 드렸지만 단순히 개최하는 국제대회가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 희생하신 분들의 새로운 도전이고 그 헌신을 기억하기 위한 자리니까요. 국가에서도 세계의 상이군인들이 제가 느꼈던 결코 포기하지 않는 정신에서 더 나아가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어갈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고, 오늘 함께하시는 국민 여러분께서도 우리 상이군인들이 나라를 위해 헌신하시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길에 함께 응원을 해 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 박귀빈 : 네, 지금까지 인빅터스, 인빛터스 제5화 이은주 선수와 함께 했습니다. 인빅터스, 인빛터스는 국가보훈부와 대한민국상이군경회가 함께합니다.
◇ 이은주 : 고맙습니다.
YTN 라디오 이시은 [sieun080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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