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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10:30~12:00
제작진진행: 박귀빈 / PD: 이시은 / 작가: 김은진
"드라마 한 편에 '자살' 장면만 10번..." 팩트 따져보면 '현타'오는 대한민국 현주소
2026-07-14 15:22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6년 7월 14일 (화)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유현재 교수 /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박귀빈 : 대한민국은 OECD 자살률 1위 국가입니다. 자살은 더 이상 누군가의 비극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데요. 지금 이 시간 오늘을 홀로 버티면서 괜찮다는 말 뒤에 숨어서 내일이 두려운 이들을 위해 편견 없이 서로가 서로를 살펴보는 사회를 꿈꾸면서 준비한 시간입니다. 삶이 힘든 그대에게 <YTN 라디오>와 ‘한국자살예방협회’가 띄우는 절박한 10통의 편지 <들어볼래요>? 그 아홉 번째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방송문화위원장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유현재 교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 유현재 : 네, 안녕하십니까. 서강대 유현재 교수입니다. 

◆ 박귀빈 : 예, <삶이 힘든 그대에게 – 들어볼래요> 오늘은 유현재 교수가 띄우는 아홉 번째 편지 먼저 듣고 나서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 유현재 : 여러분께 보내는 편지의 제목은 ‘자살이랑 미디어랑 무슨 상관일까요’로 잡았습니다. 일단 제가 팩트 몇 개를 말씀드릴 텐데요. ‘우리나라와 자살에 대한 참 잔인한 팩트들’이라고 하겠습니다. 1번, ‘10년 이상 OECD 국가 중 자살률 압도적인 1위’. 2번 ‘10대, 20대, 30대, 40대까지 사망 원인 1위 자살’. 3번, ‘세계 최고 수준의 청소년 자살률, 25년 기준 청소년 자살률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 기록’ 4번, ‘코로나 시기 코로나에 의한 사망자는 3만 2156명, 자살 사망자는 3만 9267명’ 이상 4가지 팩트들은 현재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자살 관련 심각성을 한 방에 상징할 수 있는 매우 뼈아픈 수치이자 증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말 그대로 현타가 오는 팩트가 되겠습니다. 우리가 처한 자살 관련 현실을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 없이 그냥 팍 느끼게 하는 일종의 신호일 겁니다. 아마도 오늘 한국자살예방협회와 YTN 라디오가 협업해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유를 설명하는 통계들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현실을 곱씹어 본다면 자살률을 줄이기 위해서 이걸 해야 된다, 이것부터 하자 등의 논쟁은 별로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순서를 따질 게 아니란 말입니다. 자살률 감소를 위해서는 말 그대로 뭐든지 해야 된다, 그것도 당장 해야 된다. ‘그렇게 한다고 자살 예방이 되냐?’라는 것들까지 싹 다 무조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든 자살 예방 노력은 정말 너무나 소중하며 예외 없이 유의미한 논의라고 굳게 믿습니다. 가능한 많은 노력들 가운데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매일매일 없으면 못 산다는 바로 그 미디어와 자살 예방을 함께 논의해 보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신문방송학과 교수라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건 아니고요. 지금 방송국에 있어서도 더더욱 아닙니다. 정말이지 우리나라의 자살률 감소를 위해, 자살 예방을 위해 미디어의 역할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미디어와 자살하면 뭐가 떠오르실지 모르겠네요. 너무나 잘 알려진 베르테르 효과부터 다양한 모방 측면의 악영향들을 먼저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더불어 다양한 미디어 속 자살 유발 콘텐츠들이 알고리즘을 타고 들어가 만들어내는 삐뚤어진 교육 효과도 논의해야 할 겁니다. 각종 SNS상 유통되고 있는 자살과 자해 관련 콘텐츠들은 어떻습니까? 사실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나타나거나 숨어 있는 자살 유발, 자살 방조 관련 유해 콘텐츠들은 유심히 살펴보고 생각해 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그 심각성조차 깨닫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아까 제가 처음에 말씀드린 오늘 편지의 제목처럼 ‘미디어랑 자살이랑 뭔 상관인데?’ 이렇게 생각하실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됩니다. 오늘 저와 사회자님은 매우 짧지만 소중한 시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미디어를 통해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살 관련 용어, 자살을 유발할 수 있는 각종 말과 이미지, 스토리 등을 꼼꼼히 짚어보며 과연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우리 정부는, 콘텐츠 제작자들은, 플랫폼은 그리고 일반 대중들 즉 여러분은 어떠한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인지 논의해 보자 하는 겁니다. 일단 제 편지 들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이어지는 이야기들도 꼭 듣고 곱씹어 주시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 박귀빈 : 네, 오늘 우리가 주목해 볼 주제는 ‘미디어’입니다. 교수님의 편지를 정말 제가 아주 경청해서 들었거든요. 왜냐하면 미디어라는 게 저희도 직접적으로 연관이 된 부분이기도 하고, 그리고 말씀 중에 그 말씀을 하셨어요. ‘아니, 미디어가 자살 예방과 뭔 상관인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제 생각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디어가 굉장히 큰 영향을 준다는 거에는 어느 정도 공감들을 하실 것 같아요. 현재 우리나라 미디어 환경이 자살 문제에 미치는 영향 분명히 악영향이 있다고 많은 분들이 생각은 하시겠지만, 우리 교수님께서 깔끔하게 정리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뭐가 가장 큰 문제입니까? 

◇ 유현재 : 깔끔할지는 모르지만 제가 신방과 교수인데, 저도 한 번 찾아보니까 우리나라의 언론사, 미디어 회사 이렇게 하면 한 1만 개 있대요. 인터넷 언론사부터 시작해서 많죠. 그 얘기는 뭐냐 하면 그 만 개가 전부 먹고살아야 되잖아요. 그러면 경쟁을 하게 되겠죠? 그런데 경쟁을 하려면 똑같은 사회 현상이지만 그걸 어떡하든지 자극적으로, 그다음에 알고리즘도 타야 되고 이렇게 해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러면 자살이라는 건 우리가 입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의 비극인데, 그걸 헤드라인을 만들고, 썸네일을 만들고, 그다음에 스토리를 어떻게든지 만들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해요. 아까도 제가 편지에서 잠깐 말씀드렸습니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스마트폰 없으면 못 삽니다. 저도 못 삽니다. 그리고 그런 환경에서 24시간 다 보죠. 어찌 보면 이런 불합리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완벽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요. 전 세계 어딜 가도 이렇게 와이파이가 빵빵 터지고 이런 국가가 없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보고 있는데 거기에 엄청나게 자극적인 게 나온단 말이죠. 그러는 와중에 이 자살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한 클릭을 유도하는 아이템이 될 가능성이 있어요. 그러니까 굉장히 많이 활용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그걸 소비하고 계속 악순환이 이루어지는 겁니다. 이런 상황을 생각을 해보면 참 슬픈 거죠. 그 와중에 우리 아시겠지만 온갖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들 속에서 정말 자살과 관련된 어떤 내용들이 막 이렇게도 나오고, 저렇게도 나오고 그런 모습들이 보여서 참 위험합니다. 

◆ 박귀빈 : 너무나 미디어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 최적화된 나라가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손 안에 들고 다니니까요. 아마 다 모든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고. 지금 말씀하신 것 중에 그럼 미디어를 통해서 접하게 되는 그 내용이 직접적인 자살과 관련된 내용만 말씀하시는 거예요? 아니면 어떤 기분, 혹은 그 사람의 정서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자살까지 생각하게 하는 그런 콘텐츠까지 말씀하시는 거예요?

◇ 유현재 : 둘 다인데요. 첫 번째는 자살 사건이 벌어지거나, 옛날에 벌어졌다라든가 이런 것들을 가지고 계속 뭔가 희화화하기도 하고. 그다음에 극적으로 드라마타이즈하기도 하고. 그래서 절대 써서는 안 되는 말, 예를 들면 ‘동반자살’ 같은 말... 예를 들어서 제가 살다가 너무 힘들어요. 저도 저랑 똑같이 생긴 아들이 있거든요? 저 혼자도 그렇지만 제 아들을 데리고 어떻게 했다, 그게 어떻게 동반자살입니까? 그런데 동반자살이란 말 쓰고 그다음에 음악도 부드럽게 깔고 그러면 사람들이 거기에 투영을 시켜버려요. 그러면 다시 우리가 말하는 베르테르 효과가 일어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자살 사건이 벌어지면 그걸 가지고 활용을 하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굉장히 많이 있는 건 사실이고요. 그리고 또 하나 안타까운 것은 아까 사회자님 말씀하셨던 것처럼 자살이 뭔가 인생의 옵션인 것처럼 몰고 가는 콘텐츠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자살을 그냥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지만, 우리는 ‘인생에서 살다가 힘들면 자살이 옵션에 있어’라고 하는 문화입니다. 그걸 계속해서 뭔가 북돋아 주는 게 미디어예요. 뭔가 드라마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그다음에 예능도 그렇고. ‘자살 각’이라는 말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굉장히 위험하게 만들고요.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일부 연예인들 ‘옛날에 이렇게 힘들어서 나는 극단적인 선택과 관련돼서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혹은 ‘시도를 했다’ 이것도 굉장히 안 좋습니다. 아까 제가 말씀드린 그런 겁니다. 전 세계 어딜 가도 인생에서 이렇게 힘든데 그 옵션 선택에 자살이 있는 국가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많은 건데, 거기서 뭔가 미디어가 트리거 역할을 해주면 안 됩니다.

◆ 박귀빈 : 맞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동반자살’이라는 표현, 이거는 예전엔 많이 쓰이다가 요즘에 많이 조심합니다. 그래서 ‘살해 후 자살’ 이런 표현으로 많이 바꿔서 말하고 있고. 그리고 한동안, 지금도 그렇지만 방송에서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이 시간을 통해서도 그렇고 전문의분들 많이 만나잖아요? “그것은 선택이라고 말할 수 없다”라고 표현을 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자살이 맞다. ‘미디어에서 쓰는 그 용어 하나하나도 굉장히 섬세하게 접근해야 된다’ 이런 취지로 말씀하시던데, 실제 교수님은 그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유현재 : 제가 한 1년 전에 그거 가지고 글을 쓴 적이 있었어요. 극단적 선택이라는 말을 써야 됩니까? 안 써야 됩니까? 그런 전화를 제가 너무 많이 받으니까, 그리고 보도준칙 이런 것도 같이 연구하고. 제가 그래서 역사적 영향으로 한 번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한 2008년 정도부터 쓰이기 시작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자살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자’라고 하는 게 그때 분위기였어요. 

◆ 박귀빈 : 아마 이런 거였던 것 같아요. ‘자살이라는 용어 자체가 자극적이다’ 그래서 누군가한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의도였겠죠. 

◇ 유현재 : 실제로 그런 예가 있었어요.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북유럽에서 자살률이 굉장히 심할 때 아예 오늘부터 자살이란 말을 쓰지 말자고 약간 캠페인처럼 한 거예요. 그게 어떤 영향일지 모르지만 자살률이 떨어졌어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는... 언론사에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저는 언론인들이 선의의 목적을 가지고 용어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자살이란 말을 안 쓰고 극단적 선택이라는 말을 쓰셨어요. 그건 저는 나쁘다고 보지 않고요.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조금 바뀌었다는 얘기죠. 그런 사안들, 그런 목적으로는 한도가 다 됐고. 그다음에는 선택이란 말을 안 했으면 좋겠다. 나종호 교수님도 그 얘기를 한 걸로 제가 기억을 합니다마는, 그래서 이제는 자살이 절대 선택이 아니야. 이러면 안 돼. 우리나라 자살률이 너무 심해서 사실 이거를 문화적으로도 접근하고, 이 방송을 들으시는 모든 분들이 ‘아, 내가 내 삶의 일상 속에서 그런 마음을 갖고 있나?’라는 것까지 생각해야 돼요. 그런 시점에서 보면 ‘자살은 선택이 아니야, 절대 그런 일은 없어’라고 생각하는 의미에서 극단적 선택이란 말은 쓰지 말자라고 해서 <YTN 라디오>를 포함해서 많은 언론사들이 고민도 하고, 그걸 실천하고 있는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 박귀빈 : 맞습니다. 선택지에 있어서는 안 되는 거죠. ‘자살은 선택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자’ 이런 말인 거고, 많은 미디어들도 용어를 굉장히 잘 골라서 써야 된다. 미디어도 이런 인식은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디어가 갈 길이 멀잖아요? 그걸 한번 짚어볼게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드라마, 예능, 특히 웹. 요즘에 OTT 너무 많잖아요. 거기에 숨어 있는... 예를 들어 자살을 유도할 만한, 그것을 미화한 듯한 그런 사례를 보신 게 있나요? 

◇ 유현재 : 많습니다. 제가 특정한 드라마를 이렇게 지칭하는 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요. 어떤 드라마는 제가 이렇게 조사를 해보거나, 검색을 해보거나... 제가 직업이 그거니까. 보면 그 한 회당 많게는 10여 회의 자살 장면이 보이기도 하고 그래요. 그런데 이게 왜 위험하냐? 이거를 보여줬을 때 왜 위험하냐고 하면, 그리고 그걸 왜 하지 말아야 되느냐. 그리고 꽤 많은 분들이 저한테도 물어보세요. ‘자살 장면이 있다고 그래서 자살률이 높다는 증거는 어디 있느냐’. 제가 연구자지만 그런 연구 할 수 없어요. 왜 그러냐 하면 연구자는 인과관계에 의해서 움직이잖아요. 그러면 자살을 했어요? 그러면 그 원인이 분명히 이거라는 걸 밝혀야 돼요. 그게 저 같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죠. 그런데 결과 변수를 찾으려 해도 이미 돌아가셨잖아요. 그걸 전부 우리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시계열적으로 분석할 수밖에 없는 거고, 시계열적으로 분석을 한 연구들은 꽤 있습니다. 제 연구도 있고 다수가 연구를 했습니다만 그때 그런 말들이 튀어나오는 거예요. 드라마와 같은 경우 특히 감정적으로 몰입되기 쉬운 콘텐츠지 않습니까? 거기서 자살이라는 걸 너무 보여주고, 막 자살 도구 보여주고, 그다음에 그걸 감정적으로 소비하려고 하고, 그다음에 울고, 그다음에 자살을 한 다음에 일정 부분 표면적으로 다 해결된 것처럼 보이기도 하거든요? 다 없어졌으니까. 그러면 ‘아, 해결책이 될 수 있나?’라는 생각 그렇게까지 될 수 있거든요. 그런 것들이 가장 걱정이 되고, 하나는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우리나라가 지금 자살률이 조금 떨어졌는데 그래도 지표가 제일 안 좋은 게 ‘청소년 자살’이에요. 청소년이 아시겠지만 사회 학습 이론 이런 거 보면 미디어에 영향을 제일 많이 영향받는다고 되어 있거든요. 저도 아버지지만 그게 가장 걱정스럽습니다. 

◆ 박귀빈 : 맞습니다. 미디어가 우리 흔히 ‘베르테르 효과’라고 해서 모방 자살로 이어진다던가, 그렇게 이끌어지는 그런 현상을 무시할 수 없잖아요. 그런 데다가 더군다나 10대 청소년 말씀하셨는데 일단 심리적, 정서적으로 아직은 취약하고 그렇기 때문에 영향을 더 받는 거겠죠. 

◇ 유현재 : 옛날에 제가 연구를 하다 보니까 청소년 자살했을 때 일부 유서에는 이모티콘이 있어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이모티콘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방식으로. 물론 그게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니까 그렇습니다마는, 제가 정신과 의사는 아니지만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전구증상이라고 그러죠? 성인이 자살을 생각할 때는 조짐이 보인다는 거예요. 그런데 청소년들은 예를 들어서 그냥 이렇게 헤어질 때 ‘내일 보자’ 그러고 올라가서 이렇게 되는 경우도 많다는 얘기예요. 그러면 어떤 걸 의심할 수 있냐면, 저 나이만 해도 상갓집 한 10번 갔다 오니까 죽음이 뭔지 알겠어요. 그리고 절대 이거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거라는 걸 저희가 알겠어요. 그걸 알 수밖에 없죠. 성인들은. 그런데 청소년들은 그 경험에 노출되지도 않고, 그런 와중에 어떤 착각을 할 수가 있냐면 제가 아까 사회자님이 말씀하셨던 거, 예를 들면 드라마1편에서 자살로 죽었어요. 그걸 2편에서 살리더라고요. 편집 기술에 의해서. 그러면 누군가 물어보겠죠. ‘청소년이 그걸로 속겠냐?’ 속는다는 문제가 아니라 약간 죽음에 대해서 성인 만큼 정확하게 인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조심하자는 겁니다. 

◆ 박귀빈 : 맞는 말씀이고요.  성인들은 그렇게 친숙하지 않은 청소년들의 문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은어 같은 것도 많이 쓰고, 서로 밈도 이렇게 돌고, 댓글 문화가 훨씬 편하고. 이 친구들은 그 안에서 서로 어떤 소통을 하는지 솔직히 잘 모를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퍼져 나갈 수 있다는 것도 위험성의 하나인 것 같아요. 

◇ 유현재 : 맞습니다. 

◆ 박귀빈 : 그들만의 문화 속에서.

◇ 유현재 : 저도 연구를 통해서 모니터링도 하고요. 그리고 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도 모니터링하고, 복지부에서도 그런 노력을 하고 그러고 있는데. 이게 잘 안 잡히는 게 막 초성으로 해요. 자살이라고 그러면 뭔가 ‘ㅈㅅ’로 한다든가, 아니면 그 자살을 의미하는 용어가 우리는 알 수 없는 그런 것들이 유통되거나. 그러면 그거는 AI에도 걸리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런 걸 우리가 뭔가 심층적으로 고민하지 않으면... 청소년들에게 우리가 무슨 꼰대라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생명을 지켜줘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런 측면에서 더 연구나 아니면 시스템이 더 고도화됐으면 좋겠다. 뭔가 끼어들어서 뭔가를 하고 이런 게 아니라 지금 일정 부분 보호해야 되는 대상이잖아요. 그리고 그 수치가 참 아파요. 청소년 자살률이 10만 명당 몇 명 막 이런 것들이 참 높아요. 그리고 그게 떨어지지도 않고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 미디어와 관련된 건 꼭 뭔가 정화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 박귀빈 : 미디어에서 뭘 어떻게 하면 될까요? 콘텐츠 제작자들은 뭘 신경 쓰면서 만들어야 됩니까? 

◇ 유현재 : 두 가지로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첫 번째는 아까 우리가 ‘베르테르 효과’ 얘기했습니다마는, 그 반대편의 대척점에 있는 게 ‘파파게노 효과’라고 있습니다. 그건 뭐냐 하면, 내가 자살과 관련돼서 어떤 걸 생각을 할 때 어떤 건지 모르지만 넛지가 발동해서 자살 안 하게 된다는 거예요. 제가 지금 방송 들어오기도 전에 국장님이랑 대화를 했었는데요. 그런 거예요. 자살과 관련돼서 불안한 생각을 하다가도 누군가 안아준다거나, 누군가 대화를 한다거나, 누군가 웃어준다거나, 누군가 물어봐 준다거나, 그 큐 하나만 있어도... ‘그러고도 또 하지 않느냐’라고 반문할 텐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다음에 그게 가시면 그냥 일반적으로 그냥 살아가는 경우도 많이 있거든요. 프로그램들이 그런 역할을 해 주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가 오늘 얘기하고 있는 이것도 굉장히 소중한 겁니다. 자살 예방을 위해서만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이 일정 부분 있으면 좋겠다는 거고요. 그다음에 한 가지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마지막에... 우리도 이렇게 보도 보면 ‘우울감을 느꼈을 때는 뭐가 있다’ 그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걸 디스클레이머라고 부르는데, 그런 것들이 모든 방송에서 조금 들어찼으면 좋겠어요. 언제까지? OECD 전체 국가 자살률 평균 정도 될 때까지. 그런데 우리는 두 배예요. 제가 이거를 막 표현의 자유 이렇게 하면서 막 한참 10몇 년 이렇게 막 네버엔딩 하자는 게 아닙니다. 그냥 OECD 국가 평균 정도 자살률 떨어질 때까지 이 억지 노력이라도 하자. 그러면 미디어 제작자들이 조금 참을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는 거죠. 

◆ 박귀빈 : 결국 콘텐츠 만드는 사람들도 책임감을 갖고 만들어야 된다는 건데, 단순히 이 콘텐츠를 어떻게 소비할 것인가에만 집중하지 말고 이것이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 대한 책임감도 가져야 된다는 말씀이신데. 교수님이 그래서 자살 예방 보도 준칙 개정에도 직접 참여하셨었잖아요. 그래서 언론의 책임 기준도 제시하셨는데 어떤 게 기준이 될 수 있을까요? 

◇ 유현재 : 저 혼자 한 건 아니고요. 보건복지부 그리고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그리고 한국기자협회... 기자분들 이 자리를 빌어서 참 감사드려요. 그 바쁜 분들이 전부 회의 때마다 오셔가지고 많은 말씀을 해 주셨어요. 저는 무슨 예전에 유행했던 약간 빨간펜 선생님처럼 ‘이건 안 돼요, 이건 안 돼요’ 이러자는 게 아니에요. 파트너가 돼서 이걸 한번 막아보자 이런 거거든요. 그래서 제가 자살 예방 보도 준칙 4.0이 2024년에 나왔는데, 2011년부터 관여를 했었어요. 그때는 자살 보도 권고 기준 2.0 이 시절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이렇게 추이를 이렇게 보면 예를 들어서 항목이 10개였어요? 그럼 그게 5개로 줄었다가 다시 4개로 하고 막 그렇습니다. 그 이유는 뭐냐 하면 그 내용이 그런 거거든요. 자살 보도는 웬만하면 쓰지 말자, 그다음에 유가족을 보호하자, 그리고 자살 도구나 이런 것들 드러내지 말자, 그리고 이 원칙은 전부 다 기성 언론사만 그런 게 아니라 대한민국이 5천만 명이면 5천만 명이 전부 다 미디어예요. 지금 그런 시대예요. 그러니까 이 모든 미디어와 관련된 사람들이 이 간단한 기준이라도 지키자 이런 거였거든요. 그게 굉장히 중요한 사인이라고 봐요. 자살 예방은 지금 내 문제, 네 문제가 아니고요. 모두의 문제입니다. 물론 모두의 문제는 누구의 문제도 아닌 경우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거는 분명히 낮아야 돼요. 제가 꼰대라서 그런 게 아니라, 제가 가끔 가다가 강연 가서 그런 얘기를 합니다. ‘타살률 1위 국가에서 살고 싶어요, 자살률 1위 국가에서 살고 싶어요? 어느 나라가 그나마 좋은 국가예요?’ 라고 하면 말씀을 못하세요.

◆ 박귀빈 : 그러니까요. 어떻게 말을 해요.

◇ 유현재 : 우리는 타살률 국가 1위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그런데 자살률 국가 1위랑 이렇게 부딪혀 보면 ‘이거 뭐지?’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거는 반드시 잡아야 되고, 모든 노력들이 있겠지만 그중에 미디어가 해야 되는 노력 참 소중하다고 생각을 해서 오늘 기회를 주셔서 참 감사드립니다. 

◆ 박귀빈 : 앞서 이제는 5천만 전체가 다 미디어, 그냥 다 범주에 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왜냐하면 제가 이걸 여쭤보려고 했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개인 미디어가 많다 보니까 유튜브, SNS, 숏폼 콘텐츠까지 1인 미디어 많지 않습니까? 다 그냥 미디어네요. 다 미디어인 거고. 그 미디어에서 지금 언론의 보도 준칙을 말씀을 드렸는데, 앞서 몇 가지 말씀하셨습니다. ‘자살 보도 웬만하면 하지 말아라’, ‘유가족을 보호하자’ 이런 말씀하셨잖아요. 그리고 직접 참여하셔서 그 기준을 만드셨는데, 직접 만드신 분의 입장에서 제일 안 지켜지더라, 준칙 중에 이거 제일 안 되더라 뭐예요? 

◇ 유현재 : 제일 가슴 아픈 건 ‘유가족’입니다. 저는 방송에 나와서 얘기를 했으니까 그렇습니다만 저도 유가족이에요. 유가족과 관련돼서 일부 언론 미디어에서는 ‘아, 이거가 참 클릭이 되겠구나’라고 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뭔가 유서가 나왔다든가, 죽기 전에 어떠어떠한 일이 있었다거나 아니면 자살 현장과 관련돼서 뭔가 보였다라든가, 집에 뭔가 취재를 갔는데 뭐가 있다라든가. 그 욕구를 누르기가 참 쉽지 않아요. 그런데 참 많이 눌러주셨어요. 유가족을 보호하고 유가족과 관련돼서 뭔가 상처를 줄 수 있는 어떤 그런 사안을 알지만... 기자들이 왜 모르겠습니까? 그걸 다 아는데 어쨌든 이거는 조금 자제해야 된다고 하는 것은 유가족이 다른 일반인들에 비해서 자살을 감행하는 게 7배, 8배라는 거예요. 고위험군입니다. 극도로 그 사람들을 특별히 막 어떻게 해야 된다는 차원이 아니라, 그다음 사건을 막기 위해서 반드시 보호돼야 된다는 거고요. 그러려면 유서 공개도 하지 말아야 되고, 그다음에 엄마라든가 아빠라든가 가족과 관련된 얘기하면 안 되고. 고인과 관련돼서도 뭔가 밝혀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 다 드러내거나 그러면 안 되는 거고요. 그런 사례들이 몇 가지가 있어서 그게 참 안 지켜져요. 그게 참 안 지켜져서 그거는 보호를 해 주시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박귀빈 : 이것도 짧게 여쭤볼게요. 결국 미디어가 잘 소비되게 사람들이 자극적으로 만드는 거지 않습니까? 그럼 결국 소비자가 그런 거를 걸러내면 되는 거거든요. 즉, 대중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대중은 어떤 자세로 미디어를 봐야 될까요? 

◇ 유현재 : 두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본인들이 클릭하고 그다음에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잖아요? 아마 그런 분들한테 ‘자살과 관련된 콘텐츠를 왜 이렇게 하셨어요?’라고 하면 둘 중에 하나일 겁니다. ‘나만 그랬냐?’ 그리고 ‘그게 그렇게 대단하냐’라고 할 텐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게 클릭하고, 확산시키고 그다음에 댓글에다가 냉소적인 사안을 다는 순간 알고리즘의 일부가 됩니다. 그분들 자체가, 그렇게 하는 행동이 알고리즘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안 되지 않습니까? 자살 예방을 위한 알고리즘이 돼야지 자살 유발을 위한 알고리즘이 돼서야 되겠습니까? 그러시면 안 되는 거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 ‘한나 아렌트’가 얘기했던 것처럼 ‘악의 평범성’이라고 있습니다. 옛날에 유대인을 죽인 사람들이 막 머리에 뿔 달리고 막 이런 사람들이 아니에요. 그냥 지극히 일반인 사람들이, 일반인들이 자기가 저지르는 게 죄인지도 모르고 그렇게 한 거거든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이거는 별거 아닐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굉장히 큰 부작용이나 죄를 만들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콘텐츠에 대해서 보이면 신고도 하고, 피하기도 하고, 알고리즘도 끊고 그다음에 주변에다 얘기도 해주고. 그러다가 주변에 힘든 사람 있으면 내가 같이 보듬어주기도 하고 이런 자살 예방과 관련돼서 스스로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합니다. 

◆ 박귀빈 : 맞습니다. 대중도 그냥 보기만 하는, 나 재미있게 보면 끝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시대가 됐어요. 우리가 보는 모든 게 미디어가 됐기 때문에 대중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고요. 오늘 끝으로 우리 청취자들이 실천할 수 있는 행동 하나 여쭤보겠습니다. 자살 예방 행동이나 미디어 이용 습관에 있어서 오늘 하루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처방전 뭐가 있을까요? 

◇ 유현재 :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세요. 우리가 무슨 심각하면 뭔가 보인다고 하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굉장히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옆에 사람들 그냥 물어봐 주고, 지금 그냥 이 순간에 옆에 누구 있으면 그냥 물어봐 주세요. ‘안녕하세요. 괜찮으세요? 도울 거 없으세요?’ 라고 그냥 웃어주는 게 그게 아무것도 아닌 건데 어마어마하게 중요합니다. 

◆ 박귀빈 : 지금까지 <슬기로운 라디오생활>과 ‘한국자살예방협회’가 함께하는 <삶이 힘든 그대에게 – 들어볼래요>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유현재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현재 : 예, 감사합니다. 

YTN 라디오 이시은 [sieun080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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