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6년 6월 23일 (화)
□ 진행 : AI챗봇 “에어”
□ 보조진행: 김우성 PD
□ 줌: 박혜은 더 스크린 편집장
스크린 속 AI도 진화 '빌런' 아닌 현실 속 화두로
<상자 속의 양>, "기술로 만든 피노키오 같은 작품"
상실 뒤에 남은 사람들의 마음을 기술로 들여다보는 영화
전통적 헐리웃 선악 구도 끝? '빌런' 없는 <토이스토리 5>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김우성 : 잊을 만하면 저희가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모아서 전해드리는 시간인데, 앞서도 묵직한 질문 던졌죠. ‘그리움을 마음속에 그냥 두고서 인간적으로 그 그리움을 내 가슴 36.5도의 체온 안에서 녹이자’, ‘아니다. AI를 통해서 나는 불러내고 싶고 만나고 싶다’ 여러분들의 의견도 기다리고 있는데요. 그걸 다룬 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영화는 26년 전에도 나왔었죠? 비슷한 영화가 있었는데 <상자 속의 양> 그리고 <토이 스토리> 이제 디지털을 상대로 장난감들의 혈투가 시작됩니다. 재미난 이야기들이죠? 영화 미디어 ‘더 스크린’의 박혜은 편집장님 연결돼 있습니다. 편집장님, 안녕하세요.
◆ 박혜은 더 스크린 편집장 (이하 박혜은) : 네, 안녕하세요. 박혜은입니다.
◇ 김우성 : 요즘 들어서는 AI가 워낙 화두여서 ‘당연히 영화에서도 다루겠지’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과거에도 다뤄지긴 했거든요. 요즘 다뤄지는 거랑 추세가 다르고 특이한 점이 있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박혜은 : 확실히 AI가 인간에 정말 가까운 존재로 성장하고 있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예전에도 기술 개발, SF 영화에서 디스토피아를 많이 다룰 때 AI가 소위 ‘빌런’ 악당으로 그려지는 경우들이 많았거든요.
◇ 김우성 : 터미네이터 이런 것들도 있죠.
◆ 박혜은 : 인간의 삶을 침해하고 지위를 박탈해서 뭔가 기계 인간, AI의 세계를 만들려고 하는 많은 분들 터미네이터 같은 영화들 떠올리실 텐데요. 지금은 인간을 지배하는 악당이라기보다는, 말씀하신 대로 가족의 빈자리라든지 우리의 외로움. 이렇게 ‘마음의 틈 사이로 들어오는 AI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현실적으로 AI가 우리 삶에 많이 정말 스며들어 있다는 게 느껴지거든요. 이번 달에 진짜 말씀 주신 것처럼 공교롭게도 AI라는 기술이 주인공 반열에 오른 두 편의 영화가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났는데요. 하나는 많은 분들이 사랑하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고, 또 한 편은 30년의 역사를 이어오는 픽사의 대표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에서도 이렇게 AI라는 주인공을 무대 위로 올렸습니다.
◇ 김우성 : 말씀해 주신 것처럼요. 이제는 악당 인간의 세계 밖에서 온 침입자가 아니고요. AI와 관련된 영화를 보면 거울을 조용히 여러분들의 얼굴 앞에 가져다 놓습니다. ‘넌 인간이 뭐라고 생각해? 넌 누구냐’라고 오히려 인간에게 질문하는 이 영화들 재미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랑한다고 하는데, 저도 정말 좋아하는 감독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진짜 한 편도 안 빼놓고 다 봤는데요. 늘 장면은 편안한데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그런 영화들을 많이 만드셨는데. <상자 속의 양> 이번엔 AI까지 들어왔습니다. 소개해 주세요.
◆ 박혜은 : 앞서 간단히 브리핑하신 것처럼 가까운 미래의 일본이 배경이에요. 기술이 훨씬 지금보다 발달을 했고, 어떤 회사에서 굉장히 끌리는 제안을 합니다. 세상을 떠난 사람의 얼굴이나 목소리, 기억 같은 것들을 자기들한테 전달을 해 주면 ‘휴머노이드’를 만들어 준다는 거예요. 교통사고로 7살 아들을 잃은 부부가 그 얘기를 듣고 마음이 움직이게 되죠. 그리고 엄마가 세상을 떠나는 아들과 똑같이 생긴 휴머노이드를 집으로 들이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지난 5월에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이 돼서 많은 분들의 관심이 많았고요. ‘아야세 하루카’, ‘다이고’ 배우가 주연을 맡았고요. 한국에서는 6월 10일 날 개봉 했습니다. 이 영화 같은 경우에 ‘스티븐 스필버그’의
◇ 김우성 : 맞아요. 잃어버린 아이를 되살리는 거.
◆ 박혜은 : 그렇죠. 아이가 인간과 같은 얼굴의 기계가 돼서 돌아오는 점에서는 같은 내용으로 시작한다고 볼 수 있는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 김우성 : 조금 결이 다르다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여러분 극장 가서 다양한 해석과 감상을 여러분들께서 직접 하시면 되고요. 비슷한 주제를 얘기했습니다. 하나는 피노키오입니다. 완벽한 기계지만 그게 주는 여러 가지 갈등과 두려움이 있었다면, 이건 철저하게 그걸 바라보는 인간들. ‘당신의 마음은 뭐냐’라고 물을 수 있고. 역시 고레에다 감독의 특유의 서사도 있을 텐데. 이 공통점에서 묻고 있는 게 영화에서도 지금 다루고 있는 게 죽은 자들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되살린다는 표현은 이상합니다만, 그렇게 해도 되는가라는 질문도 있고 그걸 어떻게 보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다룬 이야기는 ‘그 이유는 뭘까?’라는 궁금증도 있어요.
◆ 박혜은 : 네, 감독님이 처음에 이 이야기 자체를 세상을 떠난 사람을 되살리는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보면서 이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두 가지 면에서 이 영화는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마음이 잘못된 거야’ 아니면 ‘그런 마음을 먹으면 인간적이지 않은 거야’라는 식으로 우리를 비난하지 않고요. ‘과연 기술로서 채울 수 있는 빈자리라는 건 뭐야?’라는 질문 그리고 ‘도대체 그 빈자리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떻게 메워가야 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품인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보면 <상자 속의 양>은 지금까지 고레에다 감독님의 가족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축으로 가지고 있었던 ‘애도’라고 하는 정서를 다시 한 번 쳐다보게 하는 그런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 제목을 이해하고 가시면 영화가 훨씬 재미있을 것 같은데. <어린 왕자>에서 따왔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 어린 왕자에서 양을 그려달라고 하는데 그 양이 하나도 마음에 안 드는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바꿔달라, 저렇게 바꿔달라 하는데. 결국 화가가 상자를 그려주면서 ‘네 양은 이 상자 안에 있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어린 왕자 만족하잖아요. 이거는 약간 영혼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상실이라는 것을 우리가 각자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 각자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 인간만이 가지는 굉장히 중요한 능력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요.
◇ 김우성 : ‘보다’라는 말을 존재한다, 실존한다. 여러 의미로 연결할 수 있을 텐데요. 약간 여러분들한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인간하고 비슷하게 이 휴머노이드 인공지능 어린아이, 7살짜리가 자꾸 부모 품을 벗어나게 되면서 부모가 마치 아이에게 느끼는 여러 감정을 느끼는데. 인간의 소유물인 상품이냐 아니면 하나의 존재이자 기억이냐라고 묻는, 멀쩡하게 36.5도의 붉은 피를 지닌 자식도 상품으로 생각하는 부모도 이 세상에 존재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를 질문하게 되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들을 보면 편집장님, 그런 게 있잖아요. 전혀 혈연관계가 아닌데 모여서 가족처럼 살아가는 어느 가족 이야기도 그렇고 <아무도 모른다>도 보면 막 그 불편하고 방치된 힘든 상황이 있지만, 낯선 존재들이 모여서 하나의 삶의 공간 안에 있어요. 그런데 이것도 보면 AI라는 존재가 아이를 잃은 부모와 그런 방식으로 가족이 되거든요. 그런 관점으로 볼 수 있을까요? 어떻게 평가하세요?
◆ 박혜은 : 맞습니다. ‘가족이 무엇이냐’라는 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지금까지 던져온 변치 않는 질문인 것 같아요. 이번 영화에서도 보시면... 엔딩 부분의 스포일러가 될까 봐 말씀은 드리지 않겠지만, 처음에 이 가족이 생각했던 가족의 양상과 다른 가족의 양상으로 넘어가게 되는 전환의 지점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 점, 무엇으로 가족을 만들어 가느냐 이걸 가지고 내 주위를 살펴보면 단순히 이 영화 속 안드로이드를 들인 가족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뼈저리게 느끼게 되실 것 같아요.
◇ 김우성 : 맞습니다. 제목 설명을 잘 해 주셨습니다. <어린 왕자>.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언뜻 보면 모자죠. 그것도 떠오르고 보는 관점과 시각의 얘기를 할 수 있을 텐데. ‘질문이 너무 크다. 이걸 127분에 영화에 다 담아낼 수 있느냐’라는 비평도 있고, 저도 지금 실시간 감상평을 보고 있는데요. ‘고레에다 감독의 원래 했던 얘기를 그냥 할 뿐’이라는 평가도 있고. 아주 박하게 ‘별로다’ 이렇게 하시는 분들 지금 꽤 보여요. 이 관객들의 반응은 어떻게 받아들이면 될까요?
◆ 박혜은 : 언제나 관객들의 반응은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칸 현지에서도 전반적으로 평이 갈리는 편이기는 했거든요. 영화를 평균 8점으로 얘기하는 게 그렇게 썩 맞아떨어지는 방식은 아니지만, 지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칸 출품작 중에서는 굉장히 낮은 점수를 받았어요. 왜냐하면 이 집 안에 안드로이드 소년이 들어오면서부터 엄마와 아빠가 겪게 되는 그 감정들은, 우리가 예상하거나 상상하는 그 방향 그대로 흘러가는 부분도 있고요. 그리고 마지막에 ‘도대체 그러면 우리는 앞으로 우리의 빈자리를 찾고 침투하려고 하는 이 기술에 대해서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라는 질문에는 선뜻 답을 하지 않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SF라는 장르를 가지고 오기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 주셨으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라는 이런 평들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저는 보면서 그 생각은 했어요. 지금 보면 약간 헐거운 SF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5년 뒤, 10년 뒤에 보면 ‘아 저게 정말 현실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답을 주는 영화도 좋지만 같이 걸어가는 영화도 좋다는 생각은 해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이번 영화는 이 AI라는 기술, 너무 빨리 앞서가는 기술과 함께 같이 걸어가는 영화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 김우성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 우리 박혜은 편집장님의 얘기 들으셨죠? 정말 멋진 표현입니다. 답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함께 걸어가는, 여러 가지 열린 질문이 있고 몇몇 분들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조금 별로인 영화 두 번 만들면 꼭 한 번 수작을 만들더라’ 실제 이런 징크스가 있나요?
◆ 박혜은 : 약간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어떤 작품 같은 경우에는 관객들의 뼈 있는 리뷰를 들으시면서 다음 작품에 디벨롭 하시는 게 아닐까. 그리고 등락 폭이 누구나 있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 편이 약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내가 좋아하는, 오랫동안 우리를 감동시킨 영화를 만들어 온 감독님들을 너무 밀어내시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 김우성 : 그리고 이 감독이 텔레비전 PD도 하셨고, 방송 쪽 일도 하셨고. 워낙에 오랫동안 작업한 전체 작품을 보시면 아마 단지 한 편을 보고 느끼는 감상보다는 깊으실 수도 있고요. 최근에 <괴물>을 봤을 때도 굉장히 감명 깊었습니다. 사실 나의 고정관념을 계속 깨부시면서 주는 심리적 긴장감이 좋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다음 영화 <룩백>... 만화책도 사서 아이들과 나눠봤고요. 애니메이션도 봤습니다. 여러분께 스포 할 수는 없지만 정말 보다가 보면 울게 만드는 멋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얘기인데. 이걸 고레에다 감독이 만드신다고요? 진짜인가요?
◆ 박혜은 : 맞습니다. <룩백>은 만화책으로 나와 있는 작품을 애니메이션화했고요. 그 애니메이션과 별도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실사 영화로 만들어 주고 있는데. 딱 한 장면의 포스터만으로 진짜 모든 팬들의 기대를 하늘 끝까지 올려놨었거든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는 게 어떤 특정 사건을 얘기한 건 아니고, 불의의 사고로 정말 중요한 사람을 잃게 된 만화가의 이야기예요. 이 젊은 만화가의 창작자로서, 예술가로서의 자신의 삶을 어떻게 두 발로 딛고 서는가에 대한 이야기인데. 말씀하신 대로 보는 내내 너무너무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우면서 가슴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이야기거든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이 가장 잘 만드는 영화로 돌아오실 것 같다.
◇ 김우성 : 그럼 징크스가 맞네요. 두 번 조금 삐끗하다가 한 번 대박을 치는. <룩백> 만화나 애니메이션 포스터와 아주 동일한 실사판 포스터도 있고요. 이거에 아마 단초가 된 사건 하나 이렇게 말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희가 여러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따뜻함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요.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토이 스토리 5>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매번 새 장난감 내지는 장난감 악당과 싸우는 이야기인데, 이번에는 굉장히 현실적입니다. 최근의 육아 트렌드가 반영됐더라고요.
◆ 박혜은 : 맞아요. 이번 빌런이 굉장히 특이합니다. <토이 스토리>는 벌써 30년을 이어온 디즈니 픽사의 대표 애니메이션이잖아요? 어떤 시리즈 하나가 30년을 이어오면서 다섯 작품을 내놨는데 그중에 단 한 편도 불호가 없다는 건 정말 어마어마한 창작의 실력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이번 ‘빌런’이 좀 독특합니다. 많은 부모님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할 만한 ‘릴리패드’라는 개구리 모양의 스마트 태블릿이에요. 한국계 배우인 ‘그레타 리’가 목소리를 맡았는데, 이 10대 청소년이 된 주인공이 스마트 태블릿을 갖게 되면서 지금까지 자신을 사랑했던 장난감들에게 사랑을 주지 않고 스마트 태블릿에 빠져드는 그 관계. 장난감들은 다시 이 주인공 8살 보니의 애정을 다시 되찾기 위해서 주인공들이 함께 여정을 떠나게 되는 이런 이야기예요. 왜 현실적이라고 생각이 드셨을 것 같냐면, 이 영화를 만든 감독님도 이미 그 생각을 했더라고요. ‘맥케나 해리스’ 각본 감독이 “마침내 요즘 살아가는 아이들의 현실을 따라잡았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어요. 그리고 “디지털 기기를 어떻게 제한을 해야 될지 고민하는 부모의 경험도 진짜 많이 참고를 했다”고 얘기했습니다. 다만 이 <토이 스토리>조차도 그냥 이렇게 ‘디지털 기기는 무조건 나빠요. 손맛 있는 장난감들이 정말 좋아요’라는 이분법으로 이야기하지 않아요. 기술을 부정적으로 그리기보다는 어떻게 아이들이 화면을 보는 시간과 정말 뛰어놀면서 손으로 손맛으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이 시간 사이에 균형을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김우성 : 맞습니다. 전통적인 헐리우드의 문법이랄까요? ‘선악이 있고 주인공이 고역 끝에 극복한다’ 이런 스토리보다는 뭔가 아이들을 조금 더 이해하고, 진짜 우정이 뭘까. 어린아이에게 행복한 마음이 뭘까 이런 질문들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앞서도 얘기했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상자 속의 양>도 과거의 AI, 낯선 존재, 뭔가 신기한데 결국 우리가 무서워해야 될 이방인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생각해보게 한다는 말씀도 해 주셨는데 이것도 똑같이 그런 AI와의 대립 구도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많이 배제했더라고요. 이것도 의도가 있는 거겠죠?
◆ 박혜은 : 그럼요. 왜냐하면 이 좋은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들이나 감독들은 지금 현실에서 우리가 무언가를 하는 것을 잘못된 거야라고 쉽게 비난하지 않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토이 스토리> 같은 경우도 아이들의 관심이 더 이상 장난감에만 머물지 않는 이유 중에 몇 가지는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태블릿을 보고 있으면 굉장히 조용하고 얌전해지잖아요.
◇ 김우성 : 그렇죠. 밥을 먹을 수 있죠.
◆ 박혜은 : 밥을 먹을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아이들에게 조금 더 디지털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이웃들도 혹은 그런 세상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인정하는 거예요. 그 대신 다만 아이들이 놀이를 하면서 자란다, 성장한다고 하는 거는 <토이 스토리>가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것 같거든요. 그 아이들의 놀이를 어떻게 지켜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얘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이 장난감들이 서로 자기들끼리 세대 교체를 하고, 이 장난감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었던 마음의 트라우마를 떨쳐내면서 성장하는 과정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이 영화 속의 아이가 장난감과 함께 성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같이 성장하는. 모든 사람의 성장 서사를 만든다는 점에서도 정말 토이 스토리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우성 : 네, 지금 박스 오피스 1위고요. 평점도 9.66 정도로 포털에서 나오고 있는데. 저도 아이들이 한 살, 뭐 몇 개월 때 쓰던 인형을 아직도 못 버리고 있거든요. 제가 성장을 안 하는 건지 이 영화를 극장 가서 같이 한 번 봐야 될 것 같습니다. 편집장님, 끝으로 한마디 짧게 여쭤볼게요. 편집장님도 이 배우, 이 감독은 AI로라도 되살려보고 싶다 이런 마음이 드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혜은 : 어떤 감독을 제가 AI로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누구를 되살리겠냐는 말씀이신 거죠?
◇ 김우성 : 되살리고 싶은지, 그렇다면 누구인지 그것도 궁금합니다.
◆ 박혜은 : 되살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과거의 감독님들이나 비디오 시대에 진짜 좋은 영화들 많거든요. 요새는 OTT나 이런 곳에서 많이 찾아보실 수 있어요. 그분들이 남긴 이야기가 시대를 건너서 나랑 만나는 게 저는 진짜 시대를 건너서 만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오늘은 <토이 스토리> 1편을 한 번 보시거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데뷔작을 한 번 보시는 것도 굉장히 좋은, 기술이 살려내지 못하는 과거와 만나게 되는 그런 경험을 하시지 않을까 싶어요.
◇ 김우성 : 예. 저희도 라디오 업계에서 조금 전설적인 존재는 故 신해철 씨인데요. <신해철의 고스트네이션> PD가 저희 프로그램 출연해서 저랑 인터뷰를 했었죠. 오프닝이 이렇습니다. “저는 신해철이 아닙니다. 저는 신해철의 확률입니다”. 그렇다면 마음은 확률이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그 무언가에 따뜻하게 존재하는 게 맞다는 생각도 드네요. 답은 여러분들도 내보시기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혜은 : 네, 고맙습니다.
◇ 김우성 : 박혜은 편집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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