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6년 6월 5일 (금)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정원숙 창경궁관리소 국가유산해설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박귀빈 :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간이 흐르는 곳, 역사에 머무르던 공간 ‘궁궐’이 젊은 세대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시간을 마주하고 있는데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가장 한국적인 공간. 궁궐 속 특별한 서사를 따라 걸어봅니다. <다시 궁을 걷다> 오늘은 성종의 효심으로 탄생하게 된 효의 궁궐, ‘창경궁’으로 가보겠습니다. 국가유산청 창경궁관리소 정원숙 국가유산해설사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정원숙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박귀빈 : 창경궁에서 오신 건가요?
◇ 정원숙 : 네.
◆ 박귀빈 : 출퇴근을 그곳에서 하시는 거네요. 출퇴근하실 때의 기분이 궁금합니다. 제가 오실 때마다 다 여쭤보거든요?
◇ 정원숙 : 그냥 조금 ‘옛날에 내가 여기 살았던 곳이구나’라는 즐거운 마음으로 옵니다. 추억을 회상하면서 출근하자.
◆ 박귀빈 : 창경궁에 얼마나 오래 계셨어요?
◇ 정원숙 : 숨기고 싶지만 20년 차고요. 올해 퇴직합니다.
◆ 박귀빈 : 정말요? 창경궁에 20년을 계셨어요? 정말 우리 해설사님이 그동안 창경궁에 가셨던 수많은 우리 관광객과 나들이객들 정말 많은 분들 보셨겠네요.
◇ 정원숙 : 그렇죠. 무수히 많은 분들. 아마 전 국민의 2천만 정도는 저를 만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 박귀빈 : 국민의 한 절반 정도가 우리 해설사님을 만나지 않으셨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그러다 보니까 오늘 시간 더 궁금합니다. 창경궁 하면 이분이 꽉 잡고 계신 거예요
◇ 정원숙 : 숨기고 싶었지만...
◆ 박귀빈 : 아까부터 뭘 자꾸 숨기시려고 그러세요?
◇ 정원숙 : 그 시간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크기 때문에 보통은 제가 그 경력을 숨기죠.
◆ 박귀빈 : 그러시구나. 그런데 아마 오늘 하나만 딱 소개해 주시면 그 경력이 바로 드러날 것 같습니다. <다시 궁을 걷다> ‘창경궁’ 오늘 만나볼 텐데요. 어떤 스토리를 품고 있는 궁인가요?
◇ 정원숙 : 먼저 위치는 창덕궁의 동쪽으로 와룡동에 행정상 위치하고 있고요. 알기 쉽게 말씀드리면 현재 서울대 병원 맞은편에 마주하고 있습니다. 창경궁의 역사를 설명드리면 가장 처음 이곳에 궁궐을 세우신 분은 세종대왕이 태종을 위해서 1418년에 세웠고, 그 이후 9대 성종이 대비 세 분 할머니, 친어머니, 작은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서 1484년에 수강궁을 확장하여 창경궁을 창건하게 됩니다. 창경궁 이름에는 ‘창성할 창(昌)’과 ‘경사스러울 경(慶)’자 성종이 대비전에 기쁜 경사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효심이 이름에 담겨져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광해군 때인 1616년에 다시 세우게 되고, 그 후에 23대 순조 때 다시 생활 공간 내전 일부가 불타게 되는데. 4년 뒤인 1834년에 다시 세워서 내전 공간은 순조 때 것이 남아 있고요. 무엇보다도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되는 것은 아까 말씀하신 일제 강점기인데 바로 옆 창덕궁에 유폐된 순종을 위하여 위락 시설이 필요하다는 구실로 1909년부터 동물원, 식물원, 박물관, 놀이기구 등이 들어와서 1911년부터 본격적으로 ‘창경원’으로 불리게 되면서 궁궐의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궁궐을 되찾게 된 것은 88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궁궐 복원 작업을 통해서 창경궁이라는 이름을 되찾았지만 안타깝게도 조선시대에 비하면 불과 20%의 건물이 남아 있지 않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역사적인 건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 박귀빈 : 역시 우리 20년 차 창경궁의 전문 해설사님의 말씀 들어보니까 역사를 정말 너무나 딱딱 일목요연하게 쫙 설명해 주셨잖아요. 위치부터 해서 쭉 여러분 머릿속에 기억이 나실 거고. 무엇보다 그 이름의 의미가 창성할 창의 경사스러울 경이에요. 그리고 임금님이 사셨던 이곳을 일본이 동물원으로 만들었어요. 그런데 그 기간을 아까 제가 들어보니까 꽤 긴 기간이었던데요?
◇ 정원숙 : 70여 년간. 1911년부터니까.
◆ 박귀빈 : 정말 다시 말씀을 들으니까 너무나 안타깝고. 그리고 복원된 것이 원래의 모습에서 20%밖에 안 된다는 게 너무 가슴 아파요. 그러면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말씀 들어보니까 이 창경궁이 굉장히 애틋하고 뭔가 특별하다고 해설사님도 느끼실 것 같아요.
◇ 정원숙 : 네,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해 봤는데 첫 번째 이야기는 정조의 이야기, 두 번째는 창경원 이야기인데. 먼저 정조에 관한 기록을 보면 정조는 창경궁 경춘전에서 영조 28년인 1752년 10월 28일 경춘전에서 탄생을 하였는데, 아버지인 사도 세자가 용꿈을 꾸고 기뻐하면서 ‘나의 아들은 반드시 왕이 되겠다’라고 기뻐하는 마음으로 꿈에서 본 용을 동쪽 벽에 그려놨는데, 훗날 정조가 왕이 되어서 그 아버지가 그린 용 그림을 보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감정이 격해 눈물을 흘리지 않은 적이 없었다”라고 정조가 쓴 경춘전기는 현재 경춘전 안에 있는데 이 내용이 경춘전기에 담겨져 있습니다.
◆ 박귀빈 : 그 용 그림 지금 가도 볼 수 있나요?
◇ 정원숙 : 안타깝게도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순조 때인 1830년에 생활 공간 내전이 불타면서 현재 그 그림은 안타깝게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정조의 가족 이야기를 지금 하고 계신 거예요.
◇ 정원숙 : 조금 더 하자면 정조는 왕이 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이 도로 건너편 현재는 서울대 병원이지만 본래 조선시대에는 창경궁의 작은 동산인 함춘원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그곳에 아버지 사당 ‘경모궁’을 크게 세우고 그게 잘 보이는 양화당 뒤편 계단 그쪽 언덕에 어머니 혜경궁을 위해서 ‘자경전’을 세우게 됩니다. 그리고 정조는 왕이 되어서 후반기를 창경궁에서 10여 년을 보내는데. 아버지 사도 세자가 탄생한 집복헌 바로 옆 영춘원에서 보내면서 경모궁에 자주 참배를 드리고 또 어머니 혜경궁께 자주 효도를 다하였다라고 하는데, 아까 정조가 세워진 자경전에서 혜경궁 홍 씨는 정조 살아있을 때 한중록을 쓰기도 하죠. 그래서 그 한중록의 내용을 보면 사도 세자를 향한 정조의 절절한 그리움도 있고, 또 혜경궁 홍 씨의 애틋한 정조를 향한 모정이 이야기를 통해 창경궁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정조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창경원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해보면, 단순히 궁궐이 동물원과 유원지로 바뀌었다라는 사실에만 있지 않고 창경원으로 조성되면서 아까 잠깐 말씀드렸지만 ‘건물의 80%가 훼손’되었고 ‘역사적 의미와 권위 또한 손상’되었습니다. 이거는 일제가 우리 역사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민족의 자긍심까지 파괴하려고 했음을 엿볼 수가 있고요. 창경원의 역사는 문화유산을 올바르게 보존하고 또 그 가치를 후대에 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줍니다. 또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성찰할 때 비로소 문화유산의 진정한 가치를 되찾을 수 있다는 교훈을 전해준다고 생각합니다.
◆ 박귀빈 : 맞습니다. 여러분 YTN 라디오 유튜브로 지금 오시면 우리 해설사님께서 창경궁에 대해서 설명하실 때 저희가 사진을 지금 띄워 놓고 있거든요? 사진을 보면서 들으시면 훨씬 더 그곳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속으로 들어갈 것 같습니다. 경복궁이라든가 창덕궁이라든가 이런 궁궐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하더라고요. 창경궁에서 놓칠 수 없는 명소나 이곳만의 매력이 있다면 짚어주세요.
◇ 정원숙 : 창경궁은 창덕궁에 연결된 동궐 권역,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보조 궁궐’이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는데 조선 왕실 여성들의 생활 공간으로 만들어진 만큼 ‘소박하면서도 아늑한 건축물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창경궁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창경궁에는 사계절마다 다양한 꽃이 피고 지고, 또 아름드리 우거진 소나무 숲에는 산책로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창경궁에 제가 생각하는 8경 중 오늘 특별히 3곳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제1경 ‘자경전’. 아까 잠깐 말씀드렸는데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을 위해서 경모궁이 잘 보이는 언덕이 있는데 현재 양화당 계단 위를 올라가면 창경궁에서 가장 높은 위치로 창경궁의 전망대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여기는 마음이 갑갑하다, 답답하다 할 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풍경을 바라보면 남산 타워를 중심으로 서울을 감싸는 산 능선이 양옆으로 시원하게 뻗어 있고. 창경궁의 기와지붕 너머로 도심의 빌딩 숲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고요. 특히 이를 즐길 수 있도록 주변에 많은 벤치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껏 풍경을 즐기실 수가 있습니다.
◆ 박귀빈 : 네, 일단 우리 해설사님께서 창경궁에 8경이 있으시대요. 그중에 3곳을 지금 픽하신 거잖아요.
◇ 정원숙 : 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8경입니다.
◆ 박귀빈 : 그런데 우리 20년 차 해설사님이시기 때문에 여러분 귀담아들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창경궁을 가시면 오늘 짚어주신 이곳은 반드시 꼼꼼히 둘러보시면 좋겠는데, 지금 말씀해 주신 곳이 자경전터입니다. 제1경 마음이 답답할 때 추천한다고 하셨는데, 창경궁의 전망대 정도 되는 곳인데. 해설사님도 일하시다가 답답하면 이곳으로 가시는 거예요?
◇ 정원숙 : 물론이죠.
◆ 박귀빈 : 근무 공간이랑 거리가 어떻게 돼요?
◇ 정원숙 : 저희가 해설 코스에 들어 있어요. 그래서 이쪽을 갈 때도 있고 안 갈 때도 있지만, 점심 먹고 나서 산책을 할 때는 반드시 여기 들러서 확 트인 전망을 보면서 힐링을 할 수가 있죠.
◆ 박귀빈 : 자경전터, 여러분 마음이 답답할 때 그럴 때 가시면 좋겠습니다. 마음 답답할 때 추천드리는 곳, 제1경 ‘자경전터’였습니다. 제2경 뭔가요?
◇ 정원숙 : ‘춘당지’인데요. ‘도심 속에서 작은 자연의 쉼터를 만나고 싶은 분께 추천’드리고 싶고요. 춘당지 연못에는 작은 섬 속에 원앙과 흰뺨검둥오리, 왜가리, 해오라기 등의 다양한 새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합니다. 춘당지 둘레에는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 벚꽃나무가 화사한 봄빛을 더하고 특히 푸른 수양버들이 바람에 살랑이는 모습은 살랑이는 모습과 또 백송의 새하얀 가지 눈부심도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그래서 연못 따라 조성된 길을 느긋하게 걸으며 주변 풍경을 감상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박귀빈 : 궁궐마다 가면 다 연못이 있잖아요. 연못이 있고 연못 위에 이렇게 구름다리 모양으로 이렇게 다리가 놓여져 있잖아요? 나무로 보통 그렇게 돼 있는데, 지금 이 춘당지는 뭐가 기억나냐면 사진을 보면서 제가 감탄했던 게 뭐냐 하면 여기 ‘미디어 아트’가 있는데 물빛 연화였던 것 같아요. 저 그 사진 보고 깜짝 놀랐거든요. 아, 여기를 못 가보는구나 이거 보기 힘들잖아요.
◇ 정원숙 : 네, 이거 같은 경우에는 저희 궁궐 문화 축전의 일환으로서 4월달에 궁중 축전 기간 중에 했고 지금 현재는 끝난 상태입니다.
◆ 박귀빈 : 그러니까요. 끝난 상태여도 지금 춘당지 자체가 기본적으로 너무나 아름다운 연못이잖아요. 여기는 다리는 없죠?
◇ 정원숙 : 다리는 없고요. 지금 춘당지 자체가 와보시면 여기가 도심이 아니라 한 서울에서 1시간 달려 나가서 본 듯한 느낌이 드실 겁니다.
◆ 박귀빈 : 여러분 지금 사진 나가고 있습니다. 유튜브로 보시면 사진이 나가고 있는데, 너무 아름다워 사진 자체가 너무 아름답고. 여기에 지금 미디어 아트가 심야에 된다는 거예요. 그 사진이 너무나 아름다웠는데 도심 속에서 자연의 쉼터 연못을 만나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2경입니다. ‘춘당지’ 꼭 가서 그 길을 천천히 산책하시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제3경은 어딘가요?
◇ 정원숙 : 대온실 바로 옆에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가면 단풍나무 숲에 숨겨진 자그마한 정자를 발견할 수 있는데 여기가 바로 ‘관덕정’입니다. 관덕정은 옛날에 정조가 활을 많이 쐈던 곳인데, 숙종이나 정조 때부터 단풍 숲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한 곳인데요. 이 관덕정 마루에 앉아서 단풍철에 사방을 둘러보면 붉고 노란 단풍의 장관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단풍 병풍을 마주하실 수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또 조용한 곳에 숨겨져 있기 때문에 혼자서 조용히 사색하고 싶을 때는 이른 아침 문을 열자마자 가서 조용히 무언가를 생각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 박귀빈 : 창경궁 보통 몇 시에 열죠?
◇ 정원숙 :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문을 열고요. 마지막 입장은 오후 8시까지입니다.
◆ 박귀빈 : 아침 9시에 딱 갔어요. 아침 9시에 가서 지금 소개해 주신 3경의 위치가 처음 입구서부터 거리가 어떻게 되나요?
◇ 정원숙 : 입구서부터 ‘자경전터’는 대략 한 200미터쯤 걸어 올라가면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그 너럭바위 계단 위로 바로 가시면 되고. 이 3경이 다 비슷비슷한 위치에 있고요. 그다음에 2경 ‘춘당지’ 같은 경우에는 창경궁 홍화문을 들어오셔서 곧장 200m쯤 가시면 왼쪽에 ‘춘당지’가 보이고, 또 그 춘당지에서 다시 200m쯤 가시면 ‘관덕정’을 만나실 수가 있습니다.
◆ 박귀빈 : 지금 관덕정 사진 나가고 있습니다. 정말 보기만 해도 굉장히 조용하게 사색하기에 딱 좋은 장소이고. 처음 입구 홍화문에서부터 다 400미터 거리 안에 있네요?
◇ 정원숙 : 그래서 아무리 걸어도 10분 이내에 가실 수 있습니다.
◆ 박귀빈 : 가서 천천히 걸으면서 혼자 즐기셔도 좋고. 이렇게 해설사님이 해설을 해주면서 쭉 돌아보게 하시면 훨씬 더 그 시간이 의미가 있게 다가오잖아요? 내용을 알면서 보니까. 그 해설하시는 시간은 정해져 있죠?
◇ 정원숙 : 네, 시간이 주 요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세한 건 저희 창경궁 궁능유적본부 홈페이지에 들어가셔서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 박귀빈 : 제1경 ‘자경전터’, 제2경 ‘춘당지’, 제3경 ‘관덕정’ 골라주셨습니다. 창경군의 정전 ‘명정전’이라고 하는데요. 이곳은 중요한 국가 행사가 치러졌던 곳인가요?
◇ 정원숙 : 여기서 있었던 행사로는 몇 가지 소개해 드리면 즉위식으로는 12대 인종의 즉위식이 있었고요. 또 영조 35년 1759년에는 15세 신부 계비 정순왕후가 66세 영조와 명정전에서 결혼식을 치르기도 했고, 또 영조 35년인 1759년에는 정조의 왕세손 책봉식이 거행된 곳이기도 합니다.
◆ 박귀빈 : 중요한 건 다 여기서 다 열렸네요.
◇ 정원숙 : 네. 특히 영조, 정조는 이 창경궁을 굉장히 애용하신 두 분이시고요. 정치적 활동도 가장 많이 하신 두 분인데 창덕궁에 화려하고 좋은 건물도 많았지만 두 분이 생각하시는 게 유교의 검약 정신을 굉장히 중요시 생각하셨어요. 그래서 특히 영조 같은 경우에는 ‘사치는 백성의 피와 땀이다’ 이렇게 생각하셨어요. 그래서 창경궁에 자그마하고 소박한 건물은 다 영조, 정조와 연관된 건축물로서 둘러보시면 곳곳에 영·정조의 애민 정신을 찾아보실 수가 있겠습니다.
◆ 박귀빈 : ‘문정전’도 또 영조에게는 굉장히 가슴 아픈 곳이라고.
◇ 정원숙 : 그렇죠. 문정전에 관한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영조 38년 윤 5월 13일, 영조는 세자에게 관을 벗고 맨발로 머리를 조아리게 하고 전교를 내려 목숨을 끊을 것을 재촉하였는데. 신하들의 만류로 실패하게 되자 이번에는 세자를 서인으로 삼고 쌀을 담는 궤를 가져오게 해서 그 안에 가두도록 명하였습니다. 그 결과 8일이 지나 세자가 죽게 되자 영조는 ‘슬프게 생각한다’라고 해서 ‘생각 사’ 자에 ‘슬플 도’ 자를 써서 우리가 아는 ‘사도 세자’로 불리게 됩니다. 그래서 사도 세자의 죽음에 관한 거는 실록에는 세자는 원래 자질이 탁월하여 영조의 사랑을 매우 많이 받았는데, 10세 이후에 점차 학문에 태만하게 되었고 대리청정, 임금 수업을 한 후부터 질병이 생겨 천성을 잃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이 병이 발작을 하게 되면 내시와 궁녀를 죽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혜경궁 홍씨가 쓴 ‘한중록’에 의하면 영조와 사도 세자가 죽인 내시와 궁녀가 100여 명에 이르렀는데, 혜경궁 홍씨가 생각할 때 사도 세자의 죽음은 영조의 강박증과 자녀에 대한 치우친 호불호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그래서 애증 관계에 의한 사도 세자의 소심증과 옷 갈아입기를 두려워하는 의대증이 사도 세자의 죽음의 큰 원인으로 혜경궁 홍씨는 한중록에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 박귀빈 :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도 세자 이야기 많이 들었잖아요. 뒤주에 갇혀서 죽음을 맞이했다. 이렇게 많이들 알고 계실 텐데 지금 유튜브 채널에 YTN 라디오 유튜브 채널로 오시면 문정전이 나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일어난 비극이라는 거잖아요. 그리고 이 문정전이라는 것이 앞서 창경궁의 정전이었던 중요 국가 행사가 이루어졌던 명정전 옆에 있군요?
◇ 정원숙 : 네, 바로 옆에 있죠.
◆ 박귀빈 : 그것도 너무 아이러니하네요. 옆에서 아까 결혼식도 있고 막 그랬었다면서요. 원래는 그런 장소였다는데. 문정전에서 일어났던 비극적인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해 주셨고요. 이 궁의 사진을 제가 봐가면서 우리 해설사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뭔가 드라마에서 그런 서사를 느끼면서 재미있게 보잖아요. 드라마는 그런데 이렇게 말씀을 들으면서 약간 그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이 오네요.
◇ 정원숙 : 그리고 또 실질적으로 그분들이 생활하셨던 공간을 보시면 더욱더 피부로 와닿겠죠. 그 아픔이나 슬픔 또 역사적 비극에 대해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겠죠. 궁궐을 방문하신다면
◆ 박귀빈 :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도 우리 역사를 접하는 것도 좋은 계기라고 해요. 물론 각색이 되긴 하지만 관심을 일단 가게 되고 알아보게 되니까. 그리고 자녀나 누구와 함께 데리고 이런 궁궐을 실제 방문해 보시면 너무나 좋은 교육이 될 것 같고, 경험이 될 것 같고요. 그런 생각을 제가 지금 해설사님과 이야기 나누면서 하게 됐고요. 앞서 우리가 항상 다른 궁궐 이야기할 때도 꼭 제가 빼놓지 않고 여쭤봤던 건 ‘야간 프로그램’이에요. 앞서도 미디어 아트 물빛 연화 프로그램은 지금 종료됐다고 말씀하셨지만, 보니까 다른 곳에서는 종종 이렇게 야간 행사를 하던데. 창경궁은 어떤가요?
◇ 정원숙 : 창경궁에 아까 각광을 받았던 ‘물빛 연화’ 프로그램은 궁중문화축전 기간인 4월 24일부터 5월 3일까지 진행되었고 현재는 끝난 상태이고요. 창경궁은 조명으로 굉장히 고즈넉하고 또 조용한 궁궐을 보실 수가 있고요. 또 창경궁 야간 관람의 특징은 ‘천 원으로 가성비 최고의 야경을 즐길 수 있다’라는 특징이 있겠죠. 그래서 창경궁은 와 보시면 조명과 어우러진 소박한 창경궁의 건축물들과 조명과 더불어 풍경이 비춰지는 춘당지 연못과 또 그 길을 따라서 쭉 200미터쯤 가면 식물원이 있는데, 그 식물원인 대온실 같은 경우에는 은은한 조명 빛을 통해서 대온실의 윤곽도 볼 수 있고요. 또 내부에 있는 야생화, 자생화, 녹색 빛이 또 빚어내는 이색적인 것을 보실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그런 다른 어떤 행사 못지않게 눈으로 시각적으로 얼마든지 더 많은 궁궐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창경궁의 야간 관람이라고 생각한다.
◆ 박귀빈 : 아까 물빛 연화 같은 거는 축제 기간에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서 아예 그건 신청받고 하는 거지만, 평소에 그냥 야간에 가시면 야간 프로그램 못지않은 그런 감상이 된다는 이야기네요. ‘천 원’이면 된다고요?
◇ 정원숙 : 네. 그래서 저희 창경궁은 야간 입장에 예매 제도가 별도 필요 없으시고요. 정문 홍화문에서 오시면 바로 표 사서 입장하실 수가 있고, 반드시 ‘오후 8시 이전까지 입장’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 박귀빈 : 시간이 한 1분가량밖에 안 남았는데 앞서 말씀하셨던 대온실 아주 간략하게만 소개 부탁드려요. 이거는 서양식이라면서요?
◇ 정원숙 : 네, 창경궁 대온실은 대한제국 말기인 1909년에 건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로써 일본인이 설계하고 프랑스 회사가 시공했고, 철골 구조의 목재와 유리를 결합한 당시 유럽 최첨단의 건축 양식을 도입했습니다. 또 온실 앞에는 ‘프랑스식 정원’을 조성하고 ‘분수’도 설치하였는데 대한제국의 근대 건축물로 역사적 건축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4년에는 ‘등록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대온실에는 잠깐 말씀드렸지만 우리나라의 야생화, 자생화, 분재류 중심의 전시를 하고 있고. 일제 강점기의 역사적 배경 속에서 세워졌지만 동시에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근대 문화가 근대 문화의 변화가 함께 담긴 공간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 박귀빈 : 대온실 지금 화면 나가고 있습니다. YTN 라디오 유튜브 채널로 오시면 진짜 ‘궁궐에 있을 만한 공간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약간 서양적인 느낌이 나면서 굉장히 멋있네요. 약간 프랑스식 정원이라고 앞서 말씀을 해 주셨는데, 창경궁을 가면 다 관람하실 수 있다는 것 기억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족 단위로 많이 가실 것도 같고 끝으로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창경궁을 찾는 많은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 정원숙 : 저희 창경궁은 ‘도심의 바쁜 일상을 벗어나 여유로움을 즐기고 싶은 분들께 추천’을 드리고요. 녹지가 많아 공원으로 생각하시고 맨발로 걸으시거나 운동을 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고, 돗자리와 도시락을 가져오시는 분들도 가끔 있으십니다. 창경궁에는 500년 역사가 깃들어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고 후손에게 전해야 할 자산이기도 하죠. 우리 모두 함께 잘 지켜서 후손들에게 전해주고, 창경궁을 찾아주시는 국내외 방문객 여러분께서도 관람 예절을 지켜주시면서 아름다운 추억 만들어 가시길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 박귀빈 : 네, 효심으로 지은 창경궁. 조용하고 밤이 더 아름다운 궁궐. 오늘 국가유산청 창경궁관리소 정원숙 국가유산해설사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원숙 : 감사합니다.
YTN 라디오 이시은 [sieun080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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