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6년 3월 30일 월요일
■ 전화 :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
- 쉐브론 CEO "원유 수급 훨씬 더 빠듯..유가도 공급차질 반영 못해"
- JP모건, 원유공급 차질 장기화시 브렌트유 배럴당 120달러까지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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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태현 : 네, 주말 사이에 쌓여 있는 경제 뉴스들 살펴보겠습니다. 취재부터 뉴스까지 한 큐에 전해 드리는 경제 브리핑 시간이고요. 이번 주도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기자님 나와 계십니까?
◇ 허란 : 네, 안녕하세요.
◆ 조태현 : 네, 안녕하십니까. 역시 가장 중요한 뉴스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아닐까 싶어요. 이 전쟁이 시작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는데요. 지금은 지상전 준비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 겁니까?
◇ 허란 : 네, 한마디로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쓰는 전략입니다. 이번 전쟁은 올해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핵 협상 도중에 이란을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됐는데요, 당시 공격으로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고위 인사들이 사망했고 전면전 양상이 됐습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4월 6일을 데드라인으로 이란의 에너지 시설 공격을 유예하면서 협상을 시도하는 동시에, 해군·해병대 병력 3,500명 추가 배치에 이어 최대 1만 명 지상군 파병까지 검토 중입니다. 랜드연구소는 이를 "지금 합의하든지, 더 강한 결과에 직면하든지 선택하라는 강압 외교"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이란이 과거 협상 중 두 차례나 기습을 당한 전례가 있는 데다, 미 의회에서도 여야 모두 "전략도 출구 계획도 공유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어 협상 타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 조태현 : 말씀하신 것처럼 이란이 지금 벌써 두 차례나 뒤통수를 맞았단 말이죠. 여기에 따라서 별로 그렇게 좋은 반응은 안 나올 것 같아요. 이란 쪽은 뭐라고 얘기하고 있습니까?
◇ 허란 :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란은 강대강 대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 내에 있는 미군 기지, 프린스술탄 공군기지를 직접 공습했습니다. 이란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으로 미군의 KC-135 공중급유기 1대가 완전히 파괴됐고, 3대는 운용 불가능한 수준의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AP통신은 이번 공격에 탄도미사일 6기와 드론 29대가 동원됐고, 미군 15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이 중 5명은 중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란은 불리한 조건의 협상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서, 단기간에 전쟁이 마무리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입니다.
◆ 조태현 : 참 여러모로 복잡한 상황인데요. 이 전쟁의 장기화를 점치는 배경 가운데 하나가 소위 말하는 ‘저항의 축’들의 참전이 아닌가 싶어요. 후티 반군까지 참전을 했네요.
◇ 허란 : 네, 맞습니다. 이게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대목입니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한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며 공식적으로 전쟁 참전을 선언했습니다. 후티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레바논 헤즈볼라 등 친이란 세력에 대한 공격을 멈추기 전까지 홍해에서 선박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두 개의 핵심 해상 공급로가 동시에 막힐 위기에 처했다는 겁니다. 홍해는 연간 약 1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509조 원 규모의 물류가 오가는 핵심 통로입니다. 블룸버그는 이미 선박 회항과 운항 감소 등으로 물류 병목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공급망 리스크가 유가를 강하게 밀어 올리고 있는 거죠. 실제로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전날 4.2% 급등해 배럴당 112달러 57센트까지 치솟았습니다. 2022년 7월 이후 약 3년 8개월 만의 최고치입니다.
◆ 조태현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수준까지 지금 올라선 건데요. 조금 전에 들어온 속보 하나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트럼프가 파키스탄을 통한 이란과의 간접 대화 순조롭다, 이란 국회의장이 추가 유조선 통과를 승인했다라면서도 미군이 이란 석유의 수출 허브인 하르그 섬을 점령할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또 밝혔어요. 강온 양면 전략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JP모건 쪽에서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 이런 부정적인 전망도 냈네요.
◇ 허란 : JP모건은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면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심각한 경우 걸프 지역 산유국들이 약 25일 정도만 생산을 유지할 수 있고, 그 이후에는 생산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쉐브론 CEO 마이크 워스도 "원유의 실제 공급이 선물시장 가격이 시사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듯하다"며 현재 유가도 공급 차질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조태현 : 말씀하신 것처럼 유가 120달러 이렇게 위협을 받고 있는데요. 정부도 일단 차량 5부제, 민간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다라는 뜻을 내비쳤어요.
◇ 허란 : 네, 맞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제 KBS 라디오에 출연해 정부 대응 방향을 밝혔습니다. 구 부총리는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서 130달러 선으로 오르면, 현재 공공기관에만 적용하는 차량 5부제, 즉 요일제를 민간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2단계 '주의' 수준인데, 유가가 그 수준까지 오르면 3단계 '경계'로 상향하겠다는 겁니다. 유류세 추가 인하 카드도 아직 남겨두고 있다고 했고요. 중동산 나프타 수입이 막히자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 조태현 : 또 다른 문제점이 하나 있습니다. 역시 환율 문제인데요. 3월 한 달 동안을 보니까 원화가 주요국 가운데에서 가장 크게 하락을 했다라고 이야기를 해요. 상황이 어떤 겁니까?
◇ 허란 : 이달 들어 지난 28일까지 원화 가치 하락폭은 약 4.72%로, 주요국 통화 중 가장 컸습니다. 유로, 엔화, 파운드, 스위스 프랑 등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6개 주요 통화는 물론, 아시아에서 호주 달러, 대만 달러, 위안화도 원화보다는 선방했습니다. 이달 평균 환율은 1,489원 수준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월 이후 월간 기준 역대 네 번째로 높습니다. 지난주에는 한때 1,517원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끝나도 원화 약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거라 보고 있습니다. NH농협은행 이낙원 FX파생전문위원은 올해 하반기까지 환율이 1,450원에서 1,510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만약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하고 전쟁이 확산할 경우에는 단기간에 1,550원도 뚫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우리은행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120달러에서 130달러대에서 유지된다면 환율의 균형점 자체가 1,500원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이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고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큰 구조인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런 구조적 취약점을 우려해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원화를 끌어내리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액이 29조 8,000억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기록도 갈아치운 건데요, 두 달 합산으로는 50조 원을 넘는 규모입니다. 그나마 다음 달 1일 한국 국채가 세계국채지수, WGBI에 편입되면서 약 70조에서 90조 원의 해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환당국은 전쟁이 단기간에 끝난다면 환율이 1,400원대 중반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전쟁 장기화 여부가 가장 큰 변수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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