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6년 2월 28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선정수 팩트체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열린라디오 YTN>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최휘: 사실 확인이 필요한 허위 의심 정보에 대해 짚어보는 팩트체크 시간입니다. 선정수 팩트체커 전화로 만나보죠. 안녕하세요.
선정수: 안녕하세요.
최휘: 오늘 확인해 볼 주제는 <전자파 인체 위해성>입니다. 전자파 막아주는 장치도 많이 팔리고, 전자파에 대해서 불안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요. 과연 이 전자파는 어느 정도 인체에 해를 끼치는지 함께 짚어보도록 하죠.
선정수: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주파수 범위와 세기에 따라 다릅니다.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전자파가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크게 열작용과 비(非)열작용 그리고 자극 작용으로 나뉘는데요. 열작용은 주파수가 높고 강한 세기의 전자파에 인체가 노출되면 체온이 상승하면서 세포나 조직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요. 비열작용은 미약한 전자파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자극 작용이란 주파수가 낮고 강한 전자파에 노출될 때 인체에 유도된 전류가 신경이나 근육을 자극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전자파 인체 영향을 생각하면 떠올리게 되는 건 휴대전화 등 통신장비나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것, 그리고 송전선로 주변의 건강 영향 정도일 텐데요.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는 전자파의 인체 위해 우려를 고려해 규제 기준을 정해놓고 있습니다.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제품이나 시설은 판매되거나 설치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300 GHz 이하의 주파수는 범위에 따라 인체 보호기준이 확립되어 있어서 저주파 대역은 전류밀도로, 고주파 대역은 전자파 인체흡수율(SAR)이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인체보호기준을 초과하는 강한 전자파는 인체에 변화를 유발하고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요. 일상생활에서 노출되는 약한 전자파가 건강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진행 중입니다.
최휘: 전자파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전자파를 막아준다는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런 제품들은 효과가 있는 건가요?
선정수: 금빛 단추 모양 또는 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네모 모양 전자파 차단 스티커가 한 때 유행했는데요. 여러 기관에서 기념품으로 만들어서 나눠주기도 했는데요. 이런 얇은 금속판 형태로 된 전자파 차단 스티커는 전혀 효과가 없다고 이미 검증이 됐습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일부 기념품 업체들은 이런 스티커를 판매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소비자원은 작년부터 전자파 차단 표방 제품을 검증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지난 10일 7개 제품을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자파 차폐 원단 2종, 전자파 차단 담요 2종, 모자 2종, 모니터 블루라이트 차단 필름이 대상이었는데요. 전기장·자기장 차단 성능을 확인한 결과, 자기장 차단율(60㎐ 저주파 대역)은 7개 제품 모두 2~38%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전기장 차단율(5㎓ 고주파 대역)은 5개 제품이 79~93% 수준이었고, 2개 제품은 차단율이 7~13%로 낮았습니다. 작년에도 제품 4종을 대상으로 검증을 했는데 차단 효과가 미미하거나 광고 내용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최휘: 전자파를 차단한다는 선인장이나 숯 이런 제품들도 팔리는데요. 이런 것은 효과가 있나요?
선정수: 국립전파연구원에서 다양한 실험을 했는데요. 숯, 선인장 등은 전자파를 줄이거나 차단하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선인장의 경우 60Hz 등의 전자파를 차단하는 효과는 없다고 밝혀졌고요. 수분으로 이루어진 식물이기 때문에 전자레인지 등에서 방출하는 2.45 GHz의 전자파는 일부 흡수될 수 있지만, 전자레인지에서는 2.45GHz 전자파가 거의 외부로 방출되지 않습니다. 소량이나마 외부로 방출되는 전자파가 걱정되어 선인장을 사용한다 해도 전자레인지 전체를 선인장으로 막아야 하므로 일부분만 막아서는 효과가 없는 거죠. 전자파는 물리적인 특성상 거리에 따라 급격히 감소하게 되므로, 숯이나 선인장보다는 안전거리(약 30 cm)를 준수하는 것이 전자파 영향을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입니다.
최휘: 전자파에 대한 불안을 느끼시는 분들은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건강에 해를 끼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품고 있어요. 어떻습니까?
선정수: 작년엔 소비자원이 19개 품목에 대해 검증을 진행했습니다. 광파오븐, 노트북, 흙침대, 모션베드, 휴대용 넥워머, 건식 사우나기, 온열 안대, 휴대용 USB 손난로 등을 검증했는데요. 광파오븐은 인체 보호 기준의 20% 이하로 나타났고요. 나머지 제품들은 모두 3% 밑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국립전파연구원이 매년 두 차례씩 생활속 전자파를 측정해 공개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하반기에는 전기매트, 전기 히터 등 겨울철 사용이 많은 제품군은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 대비 1.69% 이하로 측정됐고요. 전동칫솔, 무선충전기 등 생활 제품군은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 대비 3.99% 이하로 측정됐습니다. 국민 신청을 통해 선정된 어린이집·병원·공공시설 등 생활시설(6,705곳)과 사물인터넷 및 5G 이동통신망 기반 융복합 시설(518곳)에 대해서도 전자파를 측정했는데요. 학교, 병원, 관공서 등 생활시설의 전자파는 인체 보호 기준 대비 3.31% 이하로 나타났으며, 이음 5G 이동통신을 비롯한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된 지능형(스마트) 공장‧캠퍼스 등 융복합 시설은 전자파 인체 보호 기준 대비 6.93% 이하로 측정됐습니다. 데이터센터(6곳)와 동일한 고압전선(154㎸, 22.9㎸ 등)이 설치된 다중이용시설(4곳) 및 인근 어린이집‧학교에 대해 전자파 세기를 측정한 결과 해당 시설 모두 인체 보호 기준 대비 1% 내외의 낮은 수준의 전자파가 발생하는 것으로 측정됐습니다.
최휘: 기준치를 한참 밑돌고 있다니 일단 안심이 되는데요. 한편으로는 기준치가 어떻게 정해지는 건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선정수: 우리나라는 전자파흡수율 기준과 전자파 강도 기준을 정해놓고 있는데요. 동물실험을 통해 전자파 노출로 인해서 체온이 1도 상승하는 기준값을 구한 뒤에 안전계수를 적용해 기본 한계치를 구하고 여기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실제 환경에서 노출될 수 있는 전기장과 자기장 강도를 기준으로 구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과학적 문헌과 연구 결과를 평가해 국제비전리복사방호 위원회 (ICNIRP)와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에서 설정한 기준치를 국제기준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계와 시민단체들은 현행 기준이 급성 위험에만 집중하고 만성적이고 장기적인 노출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합니다.
최휘: 최근에 휴대전화 머리맡에 놓고 자도 괜찮다는 보도가 많이 나왔어요. 잠시 살펴보죠.
선정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발표한 연구 결과를 많은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장기간 노출이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였는데요. 쥐로 동물실험을 했습니다. 전자파 노출군, 허위 노출군, 케이지 대조군으로 각각 70마리씩을 배정해서 2년 동안 실험실에서 키운 뒤에 뇌, 심장, 부신 등에 종양이 발생했는지, 염색체 이상이 관찰되는지 등을 비교했습니다. 일본 카가와의대 연구진과 함께 똑같은 조건으로 한국에서 한 세트를 실험하고 일본에서 한 세트를 실험했는데요. 휴대전화 전자파가 쥐에서 발암성 또는 유전독성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실험 이전에는 미국 국립보건원 소속의 국립독성프로그램(NTP)이 2018년 6W/kg 수준의 900MHz CDMA 전자파에 평생 노출된 수컷 쥐에서 뇌·심장·부신 종양 증가를 보고했는데요. 이 연구를 검증하기 위해 이번 한일 공동 연구가 진행된 겁니다. 한·일 양국 모두에서 CDMA 휴대전화 전자파의 장기노출과 뇌·심장 및 부신 종양 발생 간의 유의한 관련성은 보이지 않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최휘: 그럼 휴대전화 머리맡에 놓고 자도 안심할 수 있는 건가요?
선정수: 이번 연구는 2년에 걸친 장기 연구이고, 한국과 일본의 서로 다른 연구팀이 동일한 방법으로 검증한 연구 결과이기 때문에 일단 신뢰도는 굉장히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쥐에 쏘인 전자파가 900MHz 대역 CDMA 휴대전화 전자파란 말이죠. 지금 우리가 쓰는 이동통신 서비스는 5G 3.5GHz 대역이라서 '5G 전자파도 안전할 거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과학의 언어가 그렇지 않거든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4G와 5G가 공존하는 복합 전파환경에서도 발암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후속 대규모 연구를 추진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항상 검증하고 규명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니까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머리맡에 꼭 전화기를 놓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가급적 거리를 두는 게 잠재적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자기 직전까지 휴대전화 들여다보고 있으면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으니까. 굳이 잠들 때까지 휴대전화 보다가 머리맡에 두고 잘 이유는 없을 걸로 보입니다.
최휘: 에너지 고속도로 이야기도 나오고, 원전 신규 건설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대규모 송전선로가 건설돼야 한다고 하는데, 이 송전선로가 들어서는 지역의 반발이 거세다면서요?
선정수: 전국 여러 곳에 송전선로 건설이 예정돼 있는데요. 송전선로가 들어서는 곳에선 항상 반대 시위가 일어납니다. 잠재적인 사고 위험, 경관을 해친다. 집값 또는 땅값이 떨어진다. 이런 것들이 주요 반대 이유로 꼽히는데요. 빠지지 않는 게 전자파 건강 위해 우려입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송전선로 주변에서 발생하는 극저주파를 발암물질 2B군으로 정했는데요. 인체에서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제한적'이고, 동물실험에서도 증거가 '불충분'할 때 부여되는 등급입니다. 고압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0.3~0.4μT(마이크로테슬라) 이상의 전자파에 어린이가 장기간 노출될 경우 소아백혈병 발병률이 2배 높아질 수 있다는 역학 연구 결과에 근거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겁니다. 이런 결정을 근거로 스위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의 나라는 전력선 및 관련 설비에서 발생하는 50Hz 자기장의 경우, 어린이집, 학교와 같은 환경 민감 장소에서 10mG, 4 mG로 기준을 강화해 적용하고 있습니다. 취약 계층인 어린이들을 혹시 있을지 모를 피해로부터 보호한다는 취지인데요. 우리도 배울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최휘: 가전제품이든, 휴대전화든, 송전선로든 전자파로 인한 가시적이고 즉각적인 건강 피해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군요. 그렇지만 장기적인 피해에 대해선 아직 덜 규명됐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고요. 그렇다면 찜찜한 분들을 위해 일상 속 전자파 노출을 줄이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선정수: 앞서도 잠깐 말씀드렸듯이 전자파의 세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합니다. 그러니까 거리가 2만큼 늘어나면 강도는 1/4로 줄어들고 거리가 10만큼 늘어나면 강도는 1/100로 줄어드는 건데요. 전자파가 찜찜하신 분들은 가전제품 사용할 때 거리를 두는 게 좋습니다. 특히 전자레인지 동작 중에 창문으로 들여다보고 서있는다든지, 헤어드라이어를 머리에 가까이 붙여서 사용한다든지 이런 동작을 피하는 게 전자파 노출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뽑아두면 대기전력 줄여서 전기요금도 아끼고 전자파도 줄일 수 있죠. 맨발 걷기를 하거나 특정 음료를 마시면 몸속에 쌓였던 전자파가 방출된다느니 하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전자파는 몸속에 쌓이지 않으니 현혹되지 마시기 바랍니다.
최휘: 아파트 등 고층 건물 옥상에 보면 휴대전화 기지국이나 중계기가 많이 설치돼 있는 걸 볼 수 있는데요. 휴대전화 기지국은 근처에서 오래 사는 분들의 건강에 피해를 주지는 않을까요?
선정수: 휴대전화나 기지국에서 사용하는 전자파는 RF 대역의 전자파입니다. RF 대역 전자파는 인체에 누적된다거나 생체 매커니즘을 변화시키지 않는다고 보고돼 있습니다. RF 전자파는 휴대전화처럼 인체에 근접하여 사용하는 경우 전자파가 흡수되는 정도(SAR)로 평가하고, 기지국처럼 멀리 있는 경우 전자파 강도로 평가하는데요, 기지국 전자파의 경우,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및 한국전파진흥협회에서 전자파 노출량을 측정하여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볼 때 기준치의 10% 이내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미약한 전자파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의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발표된 바가 없으며, 암, 백혈병 및 다른 질병(두통, 현기증, 기억력 감퇴 등)을 발병시키거나 촉진한다는 증거도 아직 없다고 합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11년 5월에 휴대전화와 암 발생 가능성에 대해 매우 제한적이고 약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발표하였고, 이는 사전주의 차원에서 조치가 요구되며 과학적인 근거 마련을 위한 추가적인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지국에서 200 m 떨어진 곳에서 전자파의 강도는 기준의 1/1,000 수준입니다. 최근에 나오고 있는 RF 전자기장의 건강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확실한 결론이 날 때까지는 사전주의 원칙에 따라 최대한 노출을 피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휘: 사실 아직은 막연한 불안감이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조금 더 확실한 결론이 나와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선정수 팩트체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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