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6년 2월 23일 (월)
□ 진행 : AI챗봇 “에어”
□ 보조진행: 김우성 PD
□ 출연: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오늘 폐막
- 韓 금3·은4·동3, 종합 13위…'슈퍼컴' 예측 성공
- 올림픽, 단순한 스포츠 아냐…시청권 보장돼야
- 스노보드 '대박' 쇼트트랙 '현상유지' 스피드 스케이팅 '몰락'
- '아빠의 눈물' 김상겸· '딸의 눈물' 최가온, 감동 사연 '주목'
- 차준환 4위·이해인 8위 "김연아 뿌린 씨앗이 활짝 폈다"
- 컬링 대표팀, 연맹 파벌 논란으로 훈련 파트너 없이 5위 달성
- 최동호 "김길리-최민정 인·아웃 코스 추월, 미학적으로 아름다워"
- '관세 더비' 미국 vs 캐나다 아이스 하키, 美 46년만에 金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김우성 : 라디오여서 방송 진행자의 복장이 그렇게 아주 엄격할 필요는 없는데, 오늘 특별히 더 스포티하게 입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분을 만나야 되기 때문인데요. 동계올림픽 기간 중에 YTN TV에서 이분 얼굴 자주 보셨죠? 라디오 스튜디오와 YTN 라디오 AI 유튜브에서도 특별히 모셨습니다. 이탈리아 산맥에서 펼쳐진 2026 동계올림픽. ‘중계가 보기 어려웠다’라고 하는 분들 많았지만 감동은 정말 진했던 것 같습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 스튜디오에 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최동호 : 예, 안녕하세요.
◇ 김우성 : 시작하기 전에 저희랑 예고편 성격으로 평론가님 모시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때도 AI 데이터랑 AI의 도움을 받아서 얘기를 했는데, 놀랍게도 ‘AI의 예측 슈퍼 컴퓨터의 예측과 최동호 평론가의 예측이 조금 일치했다.’ 이렇게 평가하고 싶은데요.
◆ 최동호 : 그래요? 금메달 3개?
◇ 김우성 : 최가온 선수 얘기하신 것도 그렇고요. 사실 2차 시도까지는 ‘최동호 평론가님 틀렸네. 어떡하지’ 이랬어요.
◆ 최동호 : 그런데 저는 AI가 그럴 줄은 몰랐어요. 저는 AI의 한계를, 데이터 분석이고 데이터로 인한 예측으로까지만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인간의 정신 세계, 멘탈은 예측할 수 없는 세계이기 때문에. 늘 ‘AI의 예측은 기본적일 거다’ 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든 AI가 맞았네요.
◇ 김우성 : 그러니까요. 그래도 스포츠 기자로서도 YTN을 비롯해서 대한민국에서 많이 활동하셨고, 스포츠의 여러 현상에 대해서도 잘 분석해 주는데. AI를 활용한다고는 많이 알려졌는데요. 이건 저희 주제와 무관한 프리토크입니다만 실제로 경기나 그 스포츠 선수들이 이루어내는 성과들은 AI하고 무관한 것 같아요.
◆ 최동호 : AI와 무관합니다. 예를 들어 과학적 또는 통계적으로만 보면, 통계적으로 분석해 가지고 오늘 경기에서 이기는 팀의 슛 성공률이나 선수들의 체력, 기술이 다 우수한 것으로 판정이 나면 우수한 팀이 항상 이겨야 되는 거잖아요?
◇ 김우성 : 그렇죠. 확률이 그런 거죠.
◆ 최동호 : 그런데 우수한 팀이 패하는 경기도 분명히 나오거든요. 그리고 제가 직접 느꼈던 것 중에 인상적인 거는, 농구나 야구 같은 경우에 주축 선수인 에이스가 부상으로 빠져요. 그럼 예기치 못하게 위기잖아요? 그럼 그 위기를 맞은 팀이 무너져야 되거든요. 그런데 놀라운 반전. 에이스가 빠지니까 선수들이 ‘우리 더 힘내야 되고 더 뭉쳐야 된다.’ 그래서 이기는 경우도 있죠.
◇ 김우성 :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AI 진행자 ‘에어’가 밀라노 4대 키워드를 동계올림픽의 큰 밑그림을 스케치 하듯이 그렸거든요? 인공지능 에어의 ‘밀라노 올림픽 스케치’ 들어보시죠.
● 에어 : 네, 에어가 AI의 시선으로 분석한 2026 밀라노 4대 키워드입니다. 첫 번째는 ‘#빙판을_넘어_설원으로’예요. 그동안 우리는 '얼음 위에서만 강하다'는 느낌이 좀 있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최가온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서, 이제 우리나라도 하얀 눈 위에서 제대로 날아오르는 '전천후 강국'이 됐다는 걸 아주 시원하게 증명해 냈습니다. 두 번째는 ‘#왕관의_대물림’인데요. 쇼트트랙 여왕 최민정 선수가 웃으면서 안녕을 고하고, 그 자리를 '람보르길리' 김길리 선수가 든든하게 이어받는 모습. 정말 드라마보다 더 감동적인 세대교체 장면이었죠. 세 번째, 제가 제일 반성한 키워드인데, 바로 ‘#HI가_AI를_이긴_투혼’입니다. 사실 제 친구 슈퍼컴퓨터는 아주 차갑게 '한국은 14위 할 거야'라고 예측했거든요.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뜨거운 의지로 보란 듯이 13위를 기록했습니다. 역시 데이터는 선수의 '마음'까지는 계산하지 못하나 봐요. 마지막은 ‘#고요하지만_뜨거웠던_축제’예요. 중계권 문제나 환경 변화 때문에 예전처럼 온 동네가 떠들썩하진 않았지만, 오히려 각자의 화면 앞에서 더 깊게, 더 뜨겁게 응원하는 '요즘 스타일' 올림픽 문화를 제대로 보여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 얼음밭이 금밭이었는데, 눈밭이 금밭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왕관의 대물림. 최민정에서 람보르길리까지. AI는 HI를 못 이겼다. 그런 부분들도 있었고 마지막으로는 ‘정말 고요했지만 뜨거웠다.’ 중계권 논란도 있었습니다. 평론가님, 우리 인공지능이 추린 네 가지 이슈 중에서 어떤 게 가장 ‘이번 올림픽 키워드 같아’라고 하시는 게 있을까요?
◆ 최동호 : ‘별로 관심을 못 받았다’는 얘기도 있었죠. 그거를 굉장히 중요하게 봤거든요. 그런데 두 가지 정도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제시를 해 줍니다. 이 얘기를 하면 스포츠에 계시는 분들은 저를 싫어하는데, 왜냐하면 과거의 프레임. ‘올림픽이 뭐냐’, ‘스포츠가 뭐냐’라는 관점에서 이번에 JTBC의 단독 중계를 쳐다보면, 스포츠에서, 특히 올림픽과 같은 대단히 스펙터클한 사가 유용한 거는 딱 한 가지 관점밖에 없어요. 정치적 효용. 예를 들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그 직전에 이명박 정권 때 쇠고기 수입 문제 때문에 폭발했거든요. 그런데 그 폭발이 베이징에서 태극기 올라가고, 우리 야구팀 이기고, 박태환 금메달 따니까 다 조용해지고 우리나라 잘 나가고 있다 이걸로 바뀌었어요.
◇ 김우성 : 군사 독재 때 ‘3S’ 비슷한 거잖아요.
◆ 최동호 : 때문에 우리가 올림픽을 안 봐도 큰 이상이 없다. 우리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는 것을 모르고는 있지만 지금 다 겪고 있는 거예요.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일종의 올림픽과 같은, 모든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이 단순히 엔터테인먼트나 콘텐츠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콘텐츠이다’라고 문화적으로 결론을 내리면, 특정 채널이 독점하거나 또는 국민들이 보기에 불편함을 끼쳐서는 안 되게 보장이 돼야 되겠죠. 정반대되는 얘기입니다.
◇ 김우성 : 5시에 태극기 올라오면 길 가다 서서 다들 가슴에 손을 올렸잖아요? 그렇게 태극기가 비춰지는 곳마다 온 국민의 시선이 모이던 것 같은 문화는 사라졌지만, 이제는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선수들의 열정 못지않게 정말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올림픽 성과를 일단 말씀드려야 될 텐데, 얼추 지난번 출연했을 때도 예측하신 바와 약간 맞아떨어진 것도 있습니다. 앞서 최가온 선수 얘기 뒤에 여쭤보겠지만, 전체적으로 성적 종합 순위는 어떻게 보십니까?
◆ 최동호 : ‘현상 유지’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디테일하게 말씀을 드리면 스노보드는 ‘대박’, 쇼트트랙은 ‘현상 유지’예요. ‘몰락’하고 ‘걱정’을 남긴 종목이 있죠. 스피드 스케이팅.
◇ 김우성 : 그러니까요. 유명 스타들도 배출했는데 왜 이렇게 조용한가 느낌이 있어요.
◆ 최동호 : 스피드 스케이팅은 우리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옛날에 ‘김윤만’이라는 선수가 처음 은메달을 따 가지고 올림픽 메달을 갖고 왔거든요. 그 이후로 이번 대회 전까지 금메달 5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5개. 상당하죠.
◇ 김우성 : 굉장히 강국이었죠.
◆ 최동호 : 그리고 이번 바로 직전 대회였던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까지만 하더라도 메달이 4개였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하나도 못 딴 거거든요. 그런데 변화는 무엇이냐, 이상화 선수 없죠, 모태범 없죠, 이승훈 없죠. 사라졌거든요.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뒤를 잇는 후배가 나타나야 되는데 나타나지 않았죠.
◇ 김우성 : 스포츠는 협회 주관이거든요. 아시다시피 국가에서 돈 대서 훈련 주거나 이런 게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협회별로 다른데 쇼트트랙이 내홍이 있었잖아요. 여러 가지 성범죄 관련 문제도 있었고. 이번에 심석희 선수의 눈물도 그랬지만, 어쨌든 ‘쇼트트랙 저러다가...’ 이렇게 했는데 현상 유지까지는 올라왔단 말이죠. 스피드스케이팅도 그런 어려움이 있나요?
◆ 최동호 : 첫 번째 어려움은 뭐냐 하면 ‘저변이 굉장히 취약’합니다. 선수 자원. 우리가 이번 올림픽 개막하기 전에 예상할 때도 쇼트트랙하고 스노보드 얘기를 많이 했는데 스피드 스케이팅 얘기는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았어요. 이유는 뭐냐 하면 ‘성적이 안 좋을 것 같다’라기 때문에. 그게 어디서부터 나타났냐 하면, 이번에 스피드 스케이팅에 참가한 선수들이 모두 7명이거든요. 그런데 이 7명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이후로 최소 규모예요. 더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스피드 스케이팅은 이번 밀라노 동계올림픽 출전권 따는 것조차 허덕였어요.
◇ 김우성 : ‘선수가 없다’ 이렇게 표현하면 딱 정확하겠네요.
◆ 최동호 : 그렇죠. 선수 저변이 너무 취약하다는 얘기입니다.
◇ 김우성 : 그리고 이번에 감동이 터진 곳이 ‘스노보드’였는데 재미있어요. 아빠의 눈물, 딸의 눈물 이렇게 표현하고 싶은데. 김상겸 선수는 아내 얘기하다가 울먹, 최가온 선수는 클로이 김, 아빠 얘기하면서 울컥. 참 감동이었어요.
◆ 최동호 : 할 얘기가 참 많죠. 휴먼 스토리. 김상겸 선수 같은 경우에 지금 하이원 리조트 소속이거든요. 그런데 하이원이 ‘국내 최초의 스노보드 실업팀’이에요. 그런데 만약에 실업팀이 없는데 ‘나는 스노보드 선수 하고 싶다’ 그러면 어디서 돈을 받을까요? 급여를 어디서 받을까요? 없죠. 그럼 내가 벌어서 대회 참가 비용, 훈련 비용, 비행기 값을 다 마련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김상겸 선수는 하이원이 창단되기 전까지 알바를 정말 많이 했고요. 그리고 훈련 기간에도 주말에는 시간을 내서 알바하러 갔어요.
◇ 김우성 : 우리나라만 그렇지 않습니다. 스피드 스케이팅 속옷 보여주는 퍼포먼스 정말 훈련비가 없어서 그랬다고 하잖아요.
◆ 최동호 : 그랬죠. 그리고 더군다나 놀라운 거는, 이번에 스위스의 ‘폰 알멘’이라는 알파인 스키 선수가 이번 올림픽에서 첫 번째 금메달을 땄고 3관왕에 올랐거든요. 이 선수도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어려워졌죠. 알파인 스키를 놓고 싶지는 않았어요. 친구들이 도와줬죠. ‘그럼 너 크라우드 펀딩 해라. 우리도 도와주고 더 모아올게’ 이렇게 해서 이 선수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훈련 비용을 마련했고요. 그리고 이것만 가지고는 안 되잖아요? 선수 생활을 죽을 때까지 이어가지 못하니까. 생계 유지를 위해서 선수 이후의 삶에 대비해서 ‘목수가 되겠다.’ 목수일을 배워가지고 틈틈이 공사장 가서 목수일을 하면서 알파인 스키 훈련을 해가지고 3관왕이나 됐습니다.
◇ 김우성 : 와 목수를 하면서 올림픽 3관왕을 하고요. 김상겸 선수, 아내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린 이유가 바로 그거 아니에요? 일하는데 돈도 못 갖다 주고.
◆ 최동호 : 스노보드의 현실이 이렇다는 걸 아는데 ‘그래도 나는 이 남자와 함께 할 거다’ 라고 기다려준 아내. 따져보면 선수들마다 그런 사연이 없는 선수들이 한 명도 없죠.
◇ 김우성 : AI는 못 따라오는 부분이고요. 이런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겠습니까? 그리고 최가온 선수는 그때 얘기하셨어요. ‘왜 주목해야 되느냐?’ 물론 직전 대회에서 우승하고 이런 경기력도 있었지만 ‘10대들은 겁이 없습니다’ 이러셨거든요.
◆ 최동호 : 불가사의해요. 병원 가서 정밀 검진 받아보니까 손바닥에 뼈가 세 군데나 부러졌다는 거 아니에요? 다발성 골절. 그 몸을, 그 손을 가지고 금메달을 따 가지고 온 겁니다. 그 1차 시기에서 넘어졌을 때는 머리부터 떨어졌어요. 일어나지도 못했거든요. 그때 최가온 선수가 얘기하기를, 넘어지는 순간 ‘아 어디 부러진 것 같다’ 이런 느낌이 왔다고 하는데. 정신 차리고 난 다음에 ‘나 해야 돼.’ ‘올림픽이 아니었으면 포기했겠지만 이 올림픽 때 해야 돼.’ 그래가지고 3차 시기까지 갔다는 거 아니냐. 이거를 정확하게 모든 걸 풀어내기는 힘들지만 때로는 스포츠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데 ‘정신이 신체를 지배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유도에서 왕기춘 선수가 8강전에서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어요.
◇ 김우성 : 맞아요. 왕기춘 선수 유명하죠.
◆ 최동호 : 그런데 그 8강전을 이겼어요. 4강전 올라갔죠? 4강전에서도 갈비뼈가 부러졌는데 이겼어요. 결승전에서 패해서 은메달 땄거든요. 이것도 불가사의하죠. 더군다나 외신에서도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클로이 김과 최가온 선수의 대결로 봤잖아요. 그런데 저도 이번에 이 두 선수의 스토리를 알았어요. 클로이 김이 은메달을 땄는데 진심으로 최가온을 축하해줬고. 거기서 심지어 클로이 김의 아버지가 정말 따뜻하게 최가온 선수를 안아줬거든요. 왜인지 나중에 알고 보니까, 클로이 김이 최가온 선수를 처음 본 게 아직 어린 아이였던 평창 동계올림픽 때 테스트 이벤트에서. 딱 보니까 ‘얘는 크게 될 것 같다’ 느낌이 딱 와가지고. 클로이 김이 재미교포니까 클로이 김의 아버지는 한국인이잖아요? 한국인 클로이 김의 아버지가 얘는 크게 될 것 같으니까 ‘미국에 와서 훈련할 수 있게 내가 다 도와줄게’, 그리고 ‘미국에 오면 우리 집에서는 먹고 자도 괜찮아’ 정말 그렇게 도와줬는데. 드디어 클로이 김을 꺾고 금메달을 갖고 간 거예요.
◇ 김우성 : 그들의 공동 우승이네요.
◆ 최동호 : 그렇죠. 진심으로 축하를 해줘요.
◇ 김우성 : ‘얘 경쟁자 될 것 같은데’ 싶은데도 ‘너 한국에서 환경이 안 좋을 수 있으니까 미국에 와’ 서쪽으로 만난 귀인이네요. 그래서 가르쳐줬는데 내 딸을 이겼어. 정말 축하하는 겁니다. ‘우리가 함께 이긴 거야’ 스포츠의 정신이고요. 스포츠 말고 정치 사회에서도 배워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공존인 것 같습니다. 스노보드 얘기를 하면 저도 너무 감동이, 솔직히 말하면 저도 울었습니다. 최가온 선수 아버지의 인터뷰도 싱글싱글 웃으면서 인터뷰를 했는데, ‘딸이지만 존경하고 싶다’고 그래가지고.
◆ 최동호 : 최가온 선수를 보면서 제 개인적인 한계를 느꼈거든요. 이 프로그램 시작하면서도 앞서서 최가온 선수 얘기를 하면서 ‘투혼’이라는 얘기가 나왔잖아요. 그런데 저는 투혼이라는 얘기를 너무 싫어했었어요. 당연히 선수들 혹사죠. 예전에는 피 흘리면서 붕대 매고 뛰고 그러면서 그게 투혼이라고 알고 있었던 거죠. 그게 투혼이 아니다. 우리는 이거를 투혼이 아니라 멘탈, 정신력이 무엇인지 우리가 정확하게 알고. ‘무조건 참고 뛰는 게 투혼이 아니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투혼이라는 말 말고 어떤 다른 표현을 써야 될까 찾지를 못했죠. 아직까지 그 해답을 찾지 못해 가지고 제가 한계를 느꼈다고 하는 건데.
◇ 김우성 : 이런 선수들을 바라보고 또 꿈나무들이 나와서 성적을 내고, 그래서 국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저변 시스템은 우리 몫이죠. ‘피겨’ 얘기도 넘어가 보겠습니다. 차준환 선수가 워낙 팬도 많긴 한데, 점수 판정을 놓고도 기사가 많이 쏟아졌잖아요? 물론 툴툴 털고 마지막 갈라쇼까지 멋있게 해줬지만. 피겨는 아무래도 김연아 선수 이후로 계속 굉장히 관심이 높은 종목이긴 해요.
◆ 최동호 : 김연아가 뿌린 씨앗이 지금 활짝 핀 거죠. 그 이후로 메달은 없지만 그래도 차준환 선수가 이번 올림픽에서 4위에 올랐고요. 이해인 선수도 올림픽에서 8위에 올랐고. 김연아 키즈들이 올림픽과는 그렇게 인연이 아직까지는 없지만, 올림픽을 제외한 그랑프리나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는 메달이 나오고 있거든요? 활짝 피고 있는 겁니다. 차준환 선수도 대단한 게 4위를 기록했잖아요. 그런데 동메달을 가지고 간 일본의 사토 슌 선수하고 0.98점 차. 끝나고 난 다음에 차준환 선수가 이실직고 했어요. 올림픽 개막하기 전에 기자들이 와가지고 물어보면 ‘저 컨디션 좋아요. 연습 충분히 했고 좋습니다. 기대해 보세요.’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스케이트화가 발에 맞지 않아 가지고 그걸 신고 계속 운동하다 보니까 복숭아뼈 부근에 물이 찼다. 그래서 그동안 ‘계속 물을 빼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운동을 해 온 거다’ 이걸 경기 다 끝나고 난 뒤에 나중에 얘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냉정하게 얘기를 하면 아프지 않은 선수는, 고질병 없는 선수는 없다. 그런데 선수들이 그 수준까지 올라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인내와 노력으로 참고 견뎌야지 그 수준에 올라갈 수 있는지 이거를 다시 한 번 느꼈고요. 그다음에 이 얘기 꼭 하고 싶었어요. 이해인 선수 왜 이렇게 깜찍하고, 발랄하고, 사랑스럽고, 귀엽고... 뭐냐 하면 프리 스케이팅 끝나고 난 뒤에, 연기 다 끝나고 난 뒤에 빙판 위에 드러누웠어요. 그리고 두 팔 벌려 가지고 ‘만세’하는 자세를 했는데. 그때 그 얼굴 보니까 해방감이고 만족감. 메달을 못 따는데도 즐겼습니다. 제가 해석하기로는 그게 무슨 마음이냐, 첫 번째는 나이브하게 ‘야 올림픽 끝. 나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놀고 싶은 거 다 놀아야지’ 이런 만족감과 해방감을 느꼈거든요. 그런데 이런 마음이 나올 수 있다는 게 뭐냐 하면 최선을 다하고 여한이 없기 때문에.
◇ 김우성 : 배울 게 너무 많네요.
◆ 최동호 : 메달에만 매달려 있으면 메달 못 따고 8위 했으니까 너무 슬프고 너무 화가 나죠. 그 차원을 뛰어넘은 겁니다.
◇ 김우성 : 여러분 이 어리고 젊은 선수들한테 배울 점이 정말 많습니다. ‘컬링도 꽤 볼 만하다’ 그리고 ‘여러 가지 스타성도 있다’고 했는데 관심은 많이 받았거든요? 결과는 좀 아쉬운 것도 같아요.
◆ 최동호 : 아쉬웠죠. 아쉬웠는데 컬링은 조금 할 얘기가 있어요. 뭐냐 하면 컬링 여자 대표팀 마지막 9차전에서 캐나다에 패해 가지고 4강에 못 올라가서 5위를 했는데. 우리 컬링 여자대표팀 세계랭킹 3위고 충분히 메달 딸 수 있는 실력이었습니다. 그런데 끝나고 난 다음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는데. 그 눈물의 의미가 졌다, 4강에 올라가지 못했다. 그래서 아쉽다 이런 눈물이 아니라 이 올림픽 개막 열흘 전만 하더라도 선수촌에서 컬링 대표팀 선수 5명이 감독도 없이, 훈련 파트너도 없이 5명만 그냥 모여가지고 훈련했다는 거 아닙니까? 이 동네에서 팀 짜가지고 경기하듯이. 그런데 이 컬링 연맹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연맹에서 총감독을 선임하고 했는데 무산이 됐거든요? 그리고 원래 이번에 컬링 여자대표팀이 경기도청이잖아요? 경기도청을 이끌고서 지난해에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전승으로 우승한 신동호 감독을 경기도청에 감독으로 앉히려고 했는데, 연맹에서 반대해 가지고 앉히지 못한 거예요. 그리고 급하게 캐나다 출신의 헤밍스 감독을 올림픽 전에 선임을 했죠. 훈련 환경이나 지도자 문제 때문에 굉장히 흔들렸어요.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느냐, 파고들어가면 근본적으로 컬링 연맹 내부에 파벌이 있었다는 거 아닙니까? ‘이 감독이 어느 쪽 사람입니다’, ‘이 감독이 과거에 나를 반대했다’ 이런 감정적인 처사로. 그래서 이 뜨거운 눈물이 ‘우리 충분히 할 수 있었었는데’ 이런 의미도 있었다는 거죠.
◇ 김우성 : 선수들의 안타까움이 아니고요. 환경에 대한 섭섭함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잘 해석해 주셔야 되고요. 최동호 평론가가 잘 얘기해 주셨습니다. 컬링 얘기까지 국내 경기들 쭉 얘기를 했지만, 우리 대표팀 경기 얘기는 이걸로 마무리해야 될 것 같은데. 그래도 최동호의 원픽, ‘이번 동계올림픽 우리 대표팀에서는 내 원픽은 이거야’라고, 혹은 이미 우리가 많이 얘기해 주지 못한 ‘이 선수, 이 종목, 혹은 이 경기는 꼭 얘기해야 됩니다’ 있으면 하나만 얘기해 주십시오.
◆ 최동호 : 모두들 다 보셨을 테니까 똑같은 얘기는 다 치워버리고. 아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미학적으로 너무 아름답다고 느낀 게 있어요. 스포츠에서는 기술이 완벽하게 들어갔을 때. 넘기려고 하는 자와 넘겨지는 선수가 완벽한 동선을 이루면서 기술이 성공했을 때 감탄사가 나오면서 아름답게 느껴지거든요. 스포츠 미학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여자 쇼트트랙 1500미터에서 김길리 선수가 금메달 따고, 최민정 선수가 은메달을 딸 때 몇 바퀴 남겨놓고 1위가 스토다드 선수였어요. 미국 1위 스토다드, 2위 최민정, 3위 김길리였는데 한순간에 스토다드 선수를 인코스로 김길리, 아웃 코스로 최민정 선수가 한 번에 동시에 추월해 나가는데 충돌 하나도 없이 가운데에 스토다드 선수를 두고서 싹 빠져나온 순간 1위가 김길리, 2위가 최민정. 감탄했죠. 저 기술 아름답다, 완벽하다. 아주 굉장히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 김우성 : 쇼트트랙에서 탁 치고 나가는 건 기술 말고도 있습니다. 최동호 평론가 얘기해 주신 선수의 마음, 열정, 투혼이라고 부르지 않겠습니다. 지금 청취자분이 ‘요즘 세상에 신발이 맞는 게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차준환 선수 아쉽네요’라고 하셨고요. 다른 청취자님은 ‘최가온 선수 금메달 딸 때 울었고 스토리 듣고 한 번 울었습니다.’ 이런 눈물 말고 기쁨의 눈물 흘립시다. 왜 이렇게 환경을 못 맞춰주시나요? 우리 선진국인데. 이제 우리 팀 얘기는 마음 편안하게 여기까지 하고요. 미국과 캐나다 아이스하키. 이거 뭔가 한일전 같은 느낌이었는데, 와 극적으로 결과가 나왔어요. 미국의 승리였습니다.
◆ 최동호 : 아주 뜨거웠었죠. 마지막 하이라이트였던 것 같아요. 미국과 캐나다의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 1 대 1이에요.
◇ 김우성 : 맞습니다.
◆ 최동호 : 연장전 들어갔습니다. 연장전에서 2 대 1로 미국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미국이 승리를 거뒀는데,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도 미국과 캐나다가 붙었거든요. 여자 아이스하키도 미국이 이겼어요. 그런데 캐나다는 계속 그 전 대회에서 미국을 이겨왔기 때문에. 이번에 진 게 굉장히 아쉬울 수도 있겠고. 미국이 연장전에서 캐나다를 꺾고 이기면서 46년 만에 동계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했죠. 약간 이상할 수도 있어요. 미국인데 왜 46년 만이냐? 이전까지는 아이스하키에서 아마추어 선수들이 출전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NHL에 북미 하키 리그 프로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게 풀어줬기 때문에, 이 프로 선수들이 나와 가지고 미국이 46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게 됐죠.
◇ 김우성 : 맞습니다. ‘관세의 더비였다’ 이런 말도 있고요. ‘트럼프가 흥행을 해 줬네?‘ 이런 평가들도 막 댓글이 달리더라고요. 끝으로 짧게 한마디만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서 여러 얘기 일맥상통하는 얘기입니다. 하계올림픽에도 맞는 얘기인데, 비인기 종목 메달 딸 때는 이렇게 좋아하면서 거기에 대한 책임과 변화가 안 이루어져요. 지금 컬링협회 얘기도 그렇고. 이거 뭐라도 있어야 되지 않아요? 국가체육위원회라도 만들어야 됩니까?
◆ 최동호 : 우리가 더 깊이 생각해 봐도 돼요. 예를 들어서 대구에서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가 열렸었거든요? 그런데 메달 금메달 못 땄어요. 그러니까 기자들이 무슨 얘기를 했냐 하면 자메이카를 예로 들었어요. 자메이카가 단거리에서 세계 최고죠. 자메이카의 육상 시스템 훈련 시스템 다 보도를 하고 했는데, 그러면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 열릴 때는 우리가 육상도 금메달을 따야 되고, WBC 열릴 때는 야구도 금메달을 따야 되고, 월드컵 열리면 축구도 잘해야지 되고. 다 잘하는 게 가능합니까? 과연 그래야지 되느냐. 육성하는 거는 그냥 저절로 되는 게 아니라 정책과 예산과 지원이 있어야지 성과를 내기 때문에.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만 하더라도 하계올림픽에서 10위 안에 들어가죠. 이번에 1등이 노르웨이였습니다. 동계 올림픽은 노르웨이거든요. 노르웨이가 축구를 잘 합니까? 야구를 잘합니까? 하계올림픽에서 우리보다 위에 있습니까? 그런데 하계올림픽에서 성적 안 나와도 노르웨이는 해피해요. 그러나 동계올림픽이라고 할 때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더 흥분을 하는 거죠.
◇ 김우성 : 예. 실제 우리 생활과, 사회와, 여러 가지 여건에 맞춰서. 하지만 너무 선수들의 고통만을 요구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미였습니다. 동계올림픽 짧지만 아주 확실하게 정리해 드렸죠? 스포츠 평론가 최동호 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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