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6년 2월 11일 (수)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김미영 /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전화)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박귀빈: 설 명절을 앞두고 벌써부터 명절 스트레스 느끼는 분들 많으실 것 같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차례, 제사 등 상차림 준비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아니,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가족들 간의 갈등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국학진흥원이 차례와 제사를 구분하는 전통 예법을 정리해서 공개를 했는데요. 간소한 차례상 문화를 제시했습니다.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한국국학진흥원 김미영 수석연구위원 전화 연결합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김미영: 네 안녕하세요.
◇박귀빈: 박사님도 명절에 차례상 차리시나요?
◆김미영: 저희들도 차리죠. 그럼요.
◇박귀빈: 그러면 박사님은,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는 간소하게 하십니까?
◆김미영: 사실 저희 아버님하고 어머님이 살아계실 때는, 아무래도 집 안에 제일 어르신이니까 어르신 따라서 저희들도 사실은 차례상이나 제사상이나 거의 버금가게 차렸는데, 그 어르신 분들이 돌아가시고 나서 제가 주도하게 돼서 차례는 대폭 줄였습니다. 음식을.
◇박귀빈: 실제로 그렇게 좀..
◆김미영: 설득을 했죠. 제가.
◇박귀빈: 그러면 지금 가족 간에 굉장히 화목해지셨겠어요?
◆김미영: 속으로는 내심 그렇죠. 그리고 사실은 그게 합리적이고요. 제가 이번에 보도 자료를 냈는데, 그것대로 제가 설득을 하고, 또 예라는 것은 많이 차린다고 해서 예를 잘 지키는 게 아니다 라는 게 있잖아요? ‘과유불급’이 있잖아요?
◇박귀빈: 그렇죠. 오늘은 우리 박사님, 언행일치 하시는 분입니다. 박사님께 이야기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일단 ‘차례와 제사’ 보통 사실은 다 차례상, 제사상을 차리는데, 거의 비슷하게 차리기 때문에 일단 개념부터 정리를 좀 해야 될 것 같아요.
◆김미영: 그렇죠. 우리 그런데 차례, 제사를 거의 아마 우리나라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은 구분을 안 하고 사용하시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이번에 우리 설날 때는 제사 안 지내기로 했어” 이렇게. 그쵸?
◇박귀빈: 맞아요, 맞습니다.
◆김미영: 그런 대화를 많이 하잖아요? 차례는 사실은 제사가 아니라 우리가 의식이라고 하면 돼요. 의식. 해가 바뀌거나 또 계절이 바뀌어서 추석이 왔고, 이번처럼 새해가 되었다 할 때 조상님들께 인사를 고하는 겁니다. 해가 바뀌어 인사를 드리는 거죠. 그런데 제시는 명백히 뭐냐 하면, 어떤 특정 조상이 아버님 할아버님이 돌아가신 날, 그날을 우리가 기일이라고 하잖아요? 그날에 지내는 게 제사예요. 그래서 차례는 전혀 슬프지 않고 즐겁게 지내고, 그러니까 오전에 지내죠? 근데 제사는 슬퍼요. 이날 우리 어머니가,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라 할 때. 그래서 제사 지낼 때는 전날부터 밤에 지내면 낮에 술도 안 먹고, 조금 약간 그걸 재계를 한다고 그래야죠? 경건하게 시간을 보내는 걸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다르죠. 예.
◇박귀빈: 보통 차례상, 제사상을 비슷하게 차리기 때문에 지금 개념이 좀 헷갈릴 수도 있는데, 일단 차례라는 거는 조상에게 새해를 알리는, 그냥 인사드리는 시간인 거고.
◆김미영: 네. 그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박귀빈: 그렇죠. 그러니까 아침 일찍 인사드리는 거고, 제사는 실제 고인이 되신 분에 보통 우리가 이제 혼령이 오신다 해가지고 밤에 하는 거죠?
◆김미영: 그래서 그 혼령이 불편하지 않게. 이동하는데.
◇박귀빈: 맞아요. 그러면 기본적으로 제사상 차리는 거는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푸짐하게 차리는 거는 맞습니까?
◆김미영: 그렇죠. 제사상은 왜냐하면 직접 돌아가신 고인을 모셔와서 정성껏 음식을 접대하기 때문에 우리 뭐 살아있을 때 어르신들이 저희 집에 뭐 한 가지라도 더 대접해 드리려고 하잖아요? 그거하고 똑같은 겁니다. ‘많이 드시고, 저승 다시 돌아가셔라’ 라는. 근데 위치상으로 봤을 때는 차례상에는 한 분만 앉아 계세요? 아니잖아요. 그 집 조상이 여덟 분, 저희 집 같은 경우에는 7분을 모셔놔요. 그래서 떡국을 7그릇 해요. 그분들에게 다 정성을 할 수는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의식이니까 그냥 기본 음식만 차리지만, 제사상은 그 한 분을 위로하기 위해서, 한 분의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서 음식을 차리니까, 정성이 쏟기 마련이죠. 그러니까 풍성해지는 겁니다.
◇박귀빈: 예. 그러면 차례상은 아침에 일찍 우리 조상들께 새해 인사드리는 시간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간소하게 해도 된다. 어떤 것들을 올리면 되는 거예요?
◆김미영: 원래 차례상에는 우리가 ‘주자가례’라고 모든 재래 문화의 지침서가 있거든요? 그 주자가 쓴 ‘주자가례’라는 거기에는 술 한잔, 그다음에 차, 그다음에 제철에 나는 과일 한 바구니.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차를 마시는 습속이 없었기 때문에 생략되고, 원래 사람은 술, 차, 과일입니다.
◇박귀빈: 술, 차, 과일만 놓으면 되는 거네요?
◆김미영: 그렇죠. 우리가 왜 간단히 의식을 하거나, 우리 한국에 고유 고사를 지낸다거나 할 때 그렇게 성대한 상을 차리지 않잖아요? 대신 머리 하나에 술 한잔이에요. 그게 끝이에요. 그렇듯이, 그런 거와 같은 개념이기 때문에 우리가 예를 들어서, 성묘를 간다든지 할 때도 ‘주가포’ 그러잖아요? 그게 기본이에요. 주 술, 과일, 포는 뭐 생선포. 안주 겸 그렇게 하는데, 그러한 기본 음식만 차리면 충분하다고 보여집니다. 차례상은.
◇박귀빈: 그렇군요. 제사상은 그러면 어떤 음식들을 올려야 되는 건가요?
◆김미영: 제사상은 사실은 차례상에 올라가는 것 외에도, 일단은 특정 고인을 대접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선도 여러 종류가 올라가죠? 조기라든지, 우리 여기 안동 지역에는 고등어, 문어, 각종 생선이 올라가고. 고기도 사실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그게 다 올라가고. 그다음에 나물이 또 올라가고, 더 추가가 되는 거죠. 과일도 사실은 정해져 있죠. 네 가지 쓰는 집이 있고, 여섯 가지 쓰는 집이 있고. 그런 것들이 차례상에 올리는 것, 플러스 그런 것들이 더 추가가 되는 거죠.
◇박귀빈: 제사상은 좀 가풍에 따라서, 그 집의 어떤 문화에 따라서 조금 달라질 수 있겠네요? 지방마다 다를 수도 있고.
◆김미영: 그렇죠. 그다음에 돌아가신 고인의 식성에 맞춰서 그것을 올려드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박귀빈: 그렇죠. 그래서 혹시 박사님, 이런 것도 괜찮습니까? 고인께서 살아계실 때 피자를 좋아하셨어, 치킨을 좋아하셨어.
◆김미영: 그럼요. 당연하죠. 그래서 이런 경우가 있어요. 고인이 술을 못 먹어요, 그런데 술은 사실은 의례적으로 올리잖아요? 기본으로 올리고, 근데 뭘 그렇게 좋아하냐 하면 믹스 커피를 그렇게 좋아하셨대요. 제가 그래서 믹스커피를 꼭 성묘를 갈 때도 보온병에 믹스 커피를 타서 갖다 드리고, 그다음에 어떤 집에는 제가 조사를 가면 박카스를 그렇게 좋아하셨답니다. 그래서 늘 박카스를 기본 술 이런 거는 차리되, 옆에 박카스를 첨가해 두는 거죠.
◇박귀빈: 제사상에는 실제 고인이 즐겨 드셨던, 좋아하는 것들을 올리는 것도 굉장히 어찌 보면 의미 있는 거예요. 실제 그걸 드리는 게 맞네요.
◆김미영: 합리적인 거에요. 그게 조선시대에도 우리 국학진흥원의 일기 자료에 있습니다. ‘강정일당’ 그러는 여성이 일기를 썼는데, 그 일기를 보면 시집와서 제일 먼저 한 게 시 할머니로부터 무슨 교육을 받았나? 제사상에 놓아야 될 것. 예를 들어, ‘시조부님은 평소에 홍어를 좋아하셔서, 꼭 홍어를 넣으라고 하셨다’ 이런 메모들이 발견되곤 해요.
◇박귀빈: 그렇군요. 그러니까 제사상에 고인이 ‘두쫀쿠’를 좋아하셨으면, ‘두쫀쿠’를 올려드리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가 차례상과 제사상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한 거고.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사실 이렇게 차례 지내는 의식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제사도 지내는 순서가 있지 않습니까?
◆김미영: 예.
◇박귀빈: 그것도 그럼 같지 않겠네요?
◆김미영: 원래 차례는 간단합니다. 제사는 세 번 올리지만, 차례는 한 번 올리고. 그 다음에 ‘축문’이라고 왜 읽는 게 있잖아요? 유세차하고. 그거는 제사에는 있지만 차례에는 그게 생략이 되고, 그러면 절차에 걸리는 시간이 훨씬 짧아지겠죠. 그런데 오히려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이게 이제 예법이에요. 제가 지금 말씀드린 게. 그러나 오히려 저는 음식은 줄이고, 명절 음식으로 대체를 하되, 오히려 절차는 조금 더 길게 해서 수를 올린다는 거는, 절을 하는 그런 순서죠. 그거는 오히려 확장시켜 전 가족이 다 할 수 있도록. 그래야 참여 의식이 높아지는 거예요.
◇박귀빈: 그렇죠.
◆김미영: 예. 그러니까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너도 와서 특히 어른이 되면, 생전에 뵌 적이 있는 분이면 할아버지가 너 많이 업어줬다라고 할아버지한테 “오늘 저분이 할아버지다, 차례상이다. 인사드려라” 이런 식으로 교육의 효과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격식을 풀어놓고, 그렇게 하는 게 지속성이 더 있다 라는 거죠. 전통 문화에 있어서.
◇박귀빈: 그러니까 차례상과 제사상 모두, 물론 제사상에는 앞서 쭉 설명을 해 주셨기 때문에 어떤 음식을 올리는지를 아실 것 같고. 차례상은 간소하게 하되, 중요한 건 음식보다는, 상차림보다는 실질적으로 예를 차리는 절차에 오히려 마음을 쓰는 게 더 낫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김미영: 그렇죠. 그리고 모두가 참여 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죠. 우리 조상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면서.
◇박귀빈: 그렇죠. 그러니까 예법이라는 것이 더 강조되는 것이 맞다. 이런 의미이신 것 같고요. 그리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명절에는 가족들 먹을 음식 원래 다 준비들 하잖아요? 차례상에 그냥 같이 올리면 되네요? 차례상 따로 준비할 필요 없이?
◆김미영: 그렇죠. 의례용. 그래서 이제부터는 배추라든지, 밤이라든지 우리 지금 먹나요? 그런 과일은 안 먹잖아요.
◇박귀빈: 밤을, 또 일일이 껍질을 까서 했잖아요.
◆김미영: 그렇죠. 그러다가 손 베고, 상처 입은 그거. 꼭 붕대, 데일밴드 감은 사람들이 한두
명 있어요. 가보면. 그렇죠? 남자 중에.
◇박귀빈: 괜히 이미 깐 거 마트에서 사가면 정성이 안 들어가는 것 같아서, 괜히 마음이 무겁고 하니까 직접 까잖아요?
◆김미영: 눈치 보이죠. 며느리들이 그걸 어떻게 사 가요? 어르신들이 있으면. 어르신들이 없으면 몰라도. 그다음에 대구포라든지 북어포. 지금은 집에서 소비를 할 수도 없어요. 부녀자들이. 그걸 언제 방망이로 두드려서 그렇게 만드나요? 반찬을 다 찢어놓은 걸 만들죠. 그래서 탕이라든지, 지금 젊은 사람들 탕 안 먹고 우리 예전에 집으로 가는 길인가? 그 영화에도 나왔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삶은 닭 안 먹어요. 튀김 닭 먹지. 그렇죠?
◇박귀빈: 삼계탕 먹잖아요.
◆김미영: 삼계탕하고 삶아서 그렇게 다 말라버린 그 닭하고는 다르죠.
◇박귀빈: 다르죠, 맞습니다.
◆김미영: 그래서 그걸 우리가 의례용 음식이에요. 그래서 의례용 음식은 될 수 있으면 다 좀 합리적으로 걷어내고, 우리가 뒤에 올리지 못한 거, 제가 이래 보니까 집집마다 LA 갈비는 늘 가족용 명절 음식으로 해요. 어머니들이. 잡채 해요. 그렇지만 차례상에 안 올리는 거야. 그래서 모두 함께 먹을 수 있는 명절 음식으로 먼저 맛보이고, 어르신들께. 그다음에 그걸 물려서, 그대로 먹는 거예요.
◇박귀빈: 그렇군요. 차례상 그렇게 하시면 되네요. 박사님, 저 그것도 여쭤볼게요. 보통 제사 끝나고 나서 음복하지 않습니까? 차례 지내고 나서도 그렇습니까?
◆김미영: 차례도 마찬가지죠. 그럼요. 차례는 더욱더 의미가 있는 게, 우리가 왜냐면 복주(福酒)라고 해서 어린 애들까지 저는 뭐 술을 전혀 못 하거든요. 그래서 늘 뭐 성인이 되어서도 지금 나이가 훨씬 들었지만, 그냥 입술만 적시더라도 늘 의례적으로 합니다. 1년을 복을 내리는 술이라고 그렇게 믿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오히려 새해 차례상에는 그런 습속들을 재미있게 돌려가면서 한다든지, 어린아이들이라도 저처럼 입술만 적시면 되는 거예요. 그다음에 또 하나 뭐가 있냐면, 올려놓은 차례상에 올린 떡국이나, 혹은 밥을 올리는 집은 꼭 그걸 한 숟가락씩 먹도록 했어요.
◇박귀빈: 그게 어떤 의미입니까?
◆김미영: 한 해를 잘 지켜준다는 수호신과 같은 의미죠. 우리가 예를 들어 일본인들이 새해에 진좌 가서 안녕을 빌고, 또 절에 가서 빌고. 우리 새해라는 건 첫 스타트라는 건 상당히 시작이 좋아야 하잖아요? 우리가 그래서 새해의 꿈은 참 소중하게 생각하잖아요. 늘 좋은 꿈 꿔야지 하는데 아무 꿈도 안 꾸고 그러지만, 그래서 새해의 시작에 차례를 앞으로는 형식적으로 여기에 대추 넣고, 포 넣고 이런 것보다는 그러한 우리 현실 세계, 현실적 삶과 관련한 아이템들을 뽑아내서 후손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게끔. 그리고 예를 들어 우리 조상님들이 우리를 지켜주는 그게 더 강하지, 예수님이나 부처님이나 보다. 그래서 어르신들께 올린 상을 물려받아 먹는 전통이 예전부터 있었으니까, 차례상에 올린 음식을 그대로 먹는 게 제사상보다도 오히려 더 의미 있다고 할 수 있죠.
◇박귀빈: 그렇군요. 그러니까 종교하고 별개로 이거는 또 우리의 문화니까, 예전부터 내려온 전통 문화와 예법이니까. 우리 생활 속에서도 지금 말씀하신 대로 실천을 하면 될 것 같고, 그러니까 지금 박사님의 말씀은 과도한 차례상은 명절 스트레스의 원인이기 때문에, 설 차례상 준비할 때는 앞서 말씀하신 밤, 탕, 포. 이런 거는 생략해도 된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냥 우리 명절 음식으로.
◆김미영: 그렇죠.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소비가 되지 않는 음식을 하면서 차례상에 올리기 위해서 장만을 하는, 그게 틀림없이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조금 합리적으로 바꿔 가고, 그다음에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차례상이 가장 우리가 앞으로 모델로 삼아야 되는가에 대해 보면, 오신 조상들도 뭐 일곱 분이 오실지 집집마다 다르잖아요? 그 역사가 다르기 때문에. 오시면 그 며느리 같은 사람들이 부담을 갖고 괴로워하면서 차리는 음식을 누가 먹겠어요?
◇박귀빈: 미안하셔가지고, 내년에 안 오실지도 몰라요.
◆김미영: 그렇죠.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거는 합리적 방안을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수 없고 집집마다 달라요. 그래서 그 방법을 각자의 사정이 있습니다. 거기에 따라서 가야 되는 건데, 제가 마지막으로 말씀드리면 예라는 거에서 가장 중시하는 거는 적식도 아니고 사실은 그 법도만이 아니에요. 뭐냐 하면, 시의성 그러는 게 있습니다. 시의(時宜), 때에 맞음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현재 처한 상황이라는 의미죠. 그걸 옛날에 공자부터 주자, 퇴계 선생까지도 가장 중요하게 여겼어요. 그러나 그 한계와 제한도 상당히 중요해요. 지금 처한 상황이 후손들의 나의 안위와, 나의 편의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 이걸로 인해서 분란이 일어날 것 같고, 갈등을 초래할 것 같은 상황. 그것도 상황이에요. 그다음에 우리 세상의 하나의 세태, 흐름. 이런 것들을 보고 다 판단을 합니다. 그래서 크게는 우리 사회, 작게는 그 한 가정. 그러한 상황에 맞게 맞춰서 합리적으로 나아가는 게, 저는 늘 지속적 전승을 할 수 있다라는 겁니다.
◇박귀빈: 네. 앞서 박사님께서도 원래 좀 거하게 차례상도 차리고 그랬었는데, 다 설득을 해서 지금은 간소하게 한다고 하셨잖아요? 근데 그런 집이 지금도 굉장히 많을 거예요. 하지만 또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안 된다, 계속해야 된다’라고 하실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 박사님의 비법을 좀 전수해 주시죠. 어떻게 좀 합의를 하고, 설득을 해 나가야 될까요?
◆김미영: 근데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사실 제가 지금 안동에 살고 있잖아요? 직장도 안동에 있어서. 그리고 또 종손 어르신들을 많이 만나고, 어르신들을 주로 만나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제가 봤을 때 그런 선입견을 갖고 있을 수도 있는데, 오히려 이런 것을 어르신들이 요즘 4대 봉사를 2대 봉사를 줄인다든지, 추석에는 차례를 지내지 않고 성묘로 대체한다든지. 이런 거를 어르신들이 후세에 앞장서서, 그래서 제가 여쭤보면 현실적으로 가야 된다라는 거죠. 그래서 쟤들한테 이런 식으로 물려주면, 여러 가지로 문제가 있으니까 내가 내 손으로 다 정리를 해서 물려준다라고 하시는 거죠. 오히려 그것도 종가에서 4대 봉사하는 집이 별로 없어요.
◇박귀빈: 예 그렇군요. 그러니까 증조, 고조 쭉 올라가서 4대 봉사까지 하는 집안이 별로 없어지고 있군요?
◆김미영: 시골에서는 오히려 그렇게 합리적으로 바꿔 가는데, 제가 봤을 때 서울에, 강남에 있는 분들이 막 그런 걸 지키려고 그런 집들이 보이는데, 옛날에 조선 후기에요. 양반들보다 오히려 상민들이 돈으로 왜 족보를 사거나 이런 일이, 우리가 박지원 양반전 소설이라든지 보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오히려 격식을 더 지키려고 그래요. 이런 아이러니가 있어요.
◇박귀빈: 아, 맞네요. 맞는 말씀이네요.
◆김미영: 퇴계 선생 집에서도 4대 봉사를 안 해요.
◇박귀빈: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요즘에 어르신들도 오히려 더 깨어 있으시고, 현대적이실 수 있기 때문에 일단 한번 말씀드려보면 바로 해결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아요.
◆김미영: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일 거라는 거죠.
◇박귀빈: 알겠습니다. 박사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미영: 감사합니다.
◇박귀빈: 지금까지 한국국학진흥원 김미영 수석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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