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5년 11월 13일 (목)
□ 진행 : AI챗봇 “에어”
□ 보조진행: 김우성 PD
□ 출연 : 김세령 PD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 날씨가 추워졌지만 요즘 정말 뭘까요? 러닝 열풍이라고 말해도 부족할 만큼 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희 동네에도 많고요. 신기하게도 서울 한가운데 광화문에 가면 그렇게 뛰는 사람이 많습니다. 광화문 쪽에서 뛰는 경로를 따라 강아지 그림을 GPS로 그리는 강아지 런, ‘댕댕이런’이라는 것도 있잖아요. 이게 저작권에 등록됐네요. 우리나라 GPS 드로잉 관련 최초의 저작권 등록이라고 합니다. 이 정도로 열풍이 있고, 여러 가지 다른 재미들도 있는데요. 왜 이렇게까지 러닝이 갑자기 뜬 것처럼 보일까요?
◇ 에어 : 네, 이건 체감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러닝은 진입장벽이 굉장히 낮은 운동이에요. 헬스장처럼 등록할 필요도 없고, 기구나 PT도 필요 없고, 운동화 한 켤레, 이어폰 하나면 집 앞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죠. 또, 직장인한테 중요한 게 “시간과 장소 구애를 얼마나 덜 받느냐”인데요. 러닝은 출근 전 20분, 퇴근 후 30분, 회사 근처 공원, 집 앞 산책로… 어디든 코스가 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 간편하고 쉬워서 이렇게 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도 하는데, 심리적인 요소도 있다고요?
◇ 에어 : 네, 그렇습니다. 집값, 일자리, 미래는 내 마음대로 안 되는데 러닝은 “내가 한 만큼 바로 눈에 보이는 성장”이거든요. 어제보다 1분만 더 뛰어도, 500m만 더 가도 내가 나를 컨트롤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니까 이쪽으로 에너지가 많이 쏠리는 거죠.
● 김우성 : 저도 저녁에 팔굽혀 펴기나 간단한 운동을 하는데, 한 개만 더 하고 이렇게 딱 해내고 나면, 그때의 기분이 굉장히 좋죠. 뭔가 그런 정서에 맞아 떨어지고, 요즘에 불안감과 여러 가지 박탈감, 아쉬움 같은 것들도 달랠 수 있다니까,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러닝이 유행인데 가만히 보면, 조용히 뛰시는 분들인데, 귀에 하나씩 뭐가 꽂혀 있습니다. 오디오를 듣고 있는 것 같고요. 이런 이유는 어디서 찾아야 될까요?
◇ 에어 : 가장 큰 이유는, 러닝이 귀만 남는 운동이라는 점입니다. 눈은 계속 전방을 봐야 하고, 손은 흔들리고, 몸은 상하좌우로 움직이니까 영상이나 긴 글을 보기는 거의 불가능하죠. 그런데 귀는 완전히 비어 있습니다. 그래서 러닝 시간에는 자연스럽게 음악이나 라디오, 팟캐스트 같은 “듣는 콘텐츠”가 그 빈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특히 30분, 40분 길게 뛰다 보면 3~4분짜리 노래 여러 곡보다 한편짜리 이야기, 인터뷰, 강의 같은 긴 호흡의 오디오가 더 잘 맞아요.
● 김우성 : 저도 라디오나 오디오 관련해서 특강이나 강의를 가면, 늘 자주 쓰는 표현이 ‘이중 시간의 창출’이라는 말인데요. 무언가를 하면서, 귀로도 무언가를 들을 수 있습니다. “즉 ‘두 가지, 정보 습득과 일이 가능하다.’라는 측면에서 라디오와 오디오는 아직도 굉장히 가치 있는 콘텐츠다.” 이렇게 설명을 하는데, 역시 그 얘기군요. 어떻게 보면 오디오가 러닝과 연결된다는 이런 느낌도 드네요.
◇ 에어 : 네, 그래서 요즘 러닝 코스는 운동 공간이면서 동시에 청취 공간이기도 합니다. 한강을 뛰는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 다른 콘텐츠를 귀에 꽂고 있는, 거대한 ‘야외 라디오 스튜디오’가 펼쳐지고 있는 셈이죠.
● 김우성 : 그래도요, 너무 큰 소리로 귀에 다른 소리가 안 들리게 하시면 안 됩니다. 외부의 어떤 경적소리이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볼륨으로 즐기셔야 되고요. 그렇게 즐기시기에 YTN 라디오가 제격이죠. 뉴스도 나오고요. 음악도 나오고, AI랑 방송하는 이런 콘텐츠도 나오니까요. 잠시 후, 온마이크 시간에 에어 얘기도 들으면서요. 담당 PD가 러닝 크루에도 속해 있고 러닝을 아주 열심히 하는 사람입니다. 직접 들어봐야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AI는 아직 달리기를 못하거든요. 달릴 수도 없죠. 데이터로 열심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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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성 : 온에어의 메인 토크 시간, 온 마이크 시간입니다. ‘러닝이 왜 이렇게 떴을까’, ‘다들 뛰면서 뭔가를 듣고 있던데.’라는 소개를 앞서 해 드렸죠. 이렇게 인기가 많아진 거, 돈 안 듭니다. 물론 운동화 사려면 돈이 들겠지만 비용이 크지 않고요. 다른 운동에 비해서 시간, 공간이 자유롭고, 인간의 본능 중에 하나가 여행이잖아요. 여기저기 안 가본 곳까지 영역을 확대해서 다니는 거에 대한 만족감도 있을 겁니다. 성취감. “오늘 5키로 뛸 거야.” 뛰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 이런 것들을 짚을 수 있다. 에어가 설명해 줬는데요. 조금 더 러너들의 안쪽을 들여다보고요. 오디오 콘텐츠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저희가 라디오 방송이니까, 그런 것까지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자 일단은 에어의 얘기를 듣기 전에, 실제로 러닝을 열심히 하고 있는, 왜 러닝을 하는지도 궁금한데요. 이 프로그램의 담당 PD입니다. 김세령 PD 나왔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세령 : 안녕하십니까, 김세령 PD입니다.
● 김우성 : 러닝을 하는 이유가 뭔가요?
◎ 김세령 : 이야기는 길긴 한데요. 또 다른 저를 키우는 느낌이 들어요. 저는 아예 잘 뛰지 못하는 사람이었거든요. 근데 하나하나 조금씩 성장하는 저를 보면서, ‘러너로서의 또다른 내가 크고 있다.’ 이런 키우는 재미가 있어서 아주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 PD 김세령 말고, 러너 김세령을 키우고 있다. 뭔가 약간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느낌도 있고 그거 좋잖아요. 운동복 딱 입고 거리에 나왔을 때는, 직장이나 학교나 다른 곳에 있는 내가 아니라 또 다른 나를 만들 수 있다. 이런 매력. 역시 에어보다 사람이 더 직접 뛰고 있는 사람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러닝이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에어에게 데이터를 한번 물어봤거든요. 어느 정도인지 일단 들어보죠.
◇ 에어 : 네, 어느 정도까지는 “데이터로도 보이는 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선 운동화 시장을 보면요. 유로모니터 자료를 인용한 보도들에 따르면, 국내 운동화 시장 규모가 2021년엔 대략 2조 7천억 원대, 2023년에는 3조 4천억 원대, 그리고 2024년에는 4조 원을 넘길 거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 중에서 업계가 따로 보는 러닝화 시장만 1조 원대라고 하거든요. 예전에는 패션 스니커즈 비중이 더 컸다면, 요즘은 “뛰기 위한 신발” 쪽으로 돈이 많이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죠.
● 김우성 : 이 러너들 때문에 제가 운동화 사러 갈 때마다, ‘아니 왜 이렇게 예쁜 게 없어.’, ‘정장에도 어울리는 거 신고 싶은데, 왜 이렇게 전부 다 스포츠 느낌이야.’라고 했는데요. 이게 다 러너들 때문이군요. 저도 집에서 제자리 달리기를 하는데, 김세령 PD한테 궁금한 게 있어요. 요즘 이렇게 시장이 커지는 것만큼 유명 예능 프로그램이죠. 토요일 저녁에 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전현무 씨가 달리기를 했습니다. 이 저작권 등록돼 있다는 GPS 드로잉, ‘댕댕이런’, 멍멍이 강아지 런도 있는데, 본인도 하고 있는 GPS 드로잉이 있나요?
◎ 김세령 : 저는 새로운 공간에서 달리는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여행하는 느낌이 들어가지고 시도를 해보려고 하는데, 이게 거리가 있다 보니, 제가 해본 거는 ‘고구마 런’이라고요.
● 김우성 : 고구마 런. 생각보다 단순하네요.
◎ 김세령 : 그러니까 여의도를 한 바퀴를 이렇게 돌면, 고구마처럼 생겼거든요. 그래서 GPS를 딱 이렇게 그림을 그려보면 고구마 모양이라서요. 그러면 고구마를 그릴 수 있습니다.
● 김우성 : 그 정도 뛰고 나면 힘들어서 진짜 고구마가 너무 먹고 싶을 것 같습니다. ‘그냥 여의도런 아닌가요?’라고 하시는 청취자도 계실 것 같고요. 보니까 ‘테디베어런’도 있고요. 저는 GPS 아트 중에 제일 충격적이었던 거는, 이게 진짜인지 모르겠어요. 일본 이렇게 열도가 있잖아요. 거기에 ‘메리 미, 나랑 결혼해 줘.’ 이거를 GPS로 그러니까, 거기 사람이 다 간 겁니다. M자 모양으로 그렇게 해서 프러포즈를 했다고 합니다.
◎ 김세령 : 그럼 결혼해야겠는데요.
● 김우성 : 네 너무 무서운데요. 결혼하려고 이 정도로 다양한 재미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생활 체육 쪽에서는 사람들이 걷기, 달리기 제일 많이 할 것 같아요.
◇ 에어 : 네, 두 번째는 생활체육 조사 쪽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진흥공단이 매년 내는 국민생활체육조사를 보면요. 2022년 기준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생활체육 종목 1위가 “걷기·달리기”예요. 비중이 48.8%, 거의 절반 가까이가 걷거나 뛰고 있다는 뜻이죠. 예전에는 축구, 농구, 배드민턴, 헬스가 상위권을 돌려가며 차지했다면, 지금은 “그냥 걷고 뛰는 것”이 국민 생활체육의 1번 메뉴가 된 겁니다.
● 김우성 : 경제 상황도 한몫을 할 것 같아요. 자산 투자가 많으니까, 뭔가 체육관을 빌려야 되고 기구를 사야 되고 하는 운동보다는, 걷고, 달리기를 하는 것 같아요. 이게 여러분 우리 국민 소득과도 밀접합니다. 저희 GDP가 만 달러, 2만 달러, 3만 달러일 때에 선호하는 스포츠들도 달라지고요. 구매하는 물건도 달라집니다. 만 달러에는 자동차를 사요. 2만 달러가 되면 사람들이 주택 구매를 많이 합니다. 3만 달러가 되면, 뭘 사는 줄 아세요? 3만 달러가 되면 가구를 삽니다. 근데 해외 사례인데 왜 그런가 했더니요. 이제는 내실을 기하는 거예요. 좋은 가구, 내 원하는 인테리어. 이런 걸 한다고 합니다. 러닝도 그런 열풍에 맞아 떨어져 있는 측면인데, 2-30대가 많다고 해요. 에어, 분석에 따르면 실제로 2-30대시니까.
◎ 김세령 : 그렇죠, 제가 지난 주말에 대회를 하나 나갔었는데, 그 종목이 다양해요. 달리기 대회를 하면 5km, 10km, 하프 풀코스 이렇게 있는데요. 주로 10km 뛰시는 분들이 연령대는 다양하긴 했지만, 20대, 30대가 정말 많더라고요. 그러니까 저희 친구들이 다 러닝 크루를 가입을 하거나, 아니면 직접 혼자서 뛰지만 대회는 많이 나가는 추세 같더라고요.
● 김우성 : 저희도 YTN 마라톤 대회가 23일 날 열리는데요. 많은 분들이 달리기를 합니다. 저도 마라톤에 대한 조금 슬픈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공부할 때, 석사학위를 받으려면 하프 마라톤을 통과해야 되고요. 저희 지도 교수님이 그러신 분이셨어요. 특이한 분이셨어요. 박사 학위를 받으려면 풀코스를 뛰어야 됩니다. 그래서 공부하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마라톤까지 이러면서 했는데 해보니까 좋아요. 허리에요. 이렇게 책상에만 앉아 있는 사람보다는 좋습니다. 그래서 대회 성적은 어땠나요?
◎ 김세령 : 이번이 두 번째 대회인데요. 지난번이랑 똑같은 기록이어 가지고, 전현무 씨가 했던 ‘펀 런’ 있잖아요. 그냥 펀런 했다고 생각하면서 합니다.
● 김우성 : 순위 기록이 중요한가요? 마라톤 대회가 많이 열리고 참가자들도 늘었습니다. 에어가 분석해 왔네요.
◇ 에어 : 주말마다 서울 곳곳에서 마라톤대회 많이 열리죠. 실제로 서울마라톤 조직위 집계 등을 보면, 20·30대 참가자 비율이 2016년 대비 2021년에 약 30% 정도 늘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예전엔 “마라톤은 40·50대 아저씨들 운동”이란 이미지가 있었다면, 요즘은 2030이 러닝 크루로 입문하고, 바로 하프·풀코스 도전까지 가는 흐름이 눈에 띄게 늘어난 거죠.
● 김우성 : 아저씨들 운동이 따로 있나요? 그런 건 없습니다. 그런데 앞서 사례로 등장했잖아요. 운동 어떻게 가이드 해주는지. 저희가 꿀팁 드렸는데요. 농구를 하다가 다쳐서 운동을 멈춘 40대, 제 얘기하는 줄 알았습니다. 햄스트링이 한 번 찢어진 적이 있었는데, 격한 운동보다는 더 나은 것 같고, 김세영 PD한테 궁금한 게 있어요. 달리면서 라디오 PD잖아요. 습관적으로 저희는 항상 뭘 들으려고 하는 사람들이긴 한데, 주변을 봐도 많이들 듣나요?
◎ 김세령 : 정말 많이 듣고요. 원래 그냥 같이 뛰는 사람들끼리도 서로 대화하면서 잘 뛸 것 같은데, 각자 음악을 듣는 경우들이 되게 많더라고요. 뛰는 시간은 온전히 자기를 위한 시간이라고들 다들 생각을 하고, 각자를 위해 투자를 하는 것 같더라고요.
● 김우성 : 여러분 오디오 콘텐츠를 들으면서 앞서 ‘이중 시간’ 말했는데요. 근데 저는 이런 생각도 들어요. 20-30대 크루들 달리는 사람들 많이 모인다고 했잖아요. 거기서 새로운 사랑도 싹 트고 K-콘텐츠가 그렇습니다. 전쟁하다가 연애하고, 의사들 환자 치료하다 연애하고, 귀신 잡다가 연애하고, 저희 드라마에는 연애가 없으면 안 되잖아요. 러닝 하다가 이렇게 커플이 되신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 김세령 : 그럴 것 같아요. 근데 저는 아니고요. 저는 ‘솔로런’을 되게 좋아해요.
● 김우성 : 유튜브 청취자분들, 라디오 청취자분들 우리 김세령 PD가 여의도에서 고구마 모양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달리면서, 말 한 번 건네주십시오. “김세령 피디님이시네요?”라고 하면 친해지실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여러분 마트에 가도요, 컵 하나 끼워주면 그 물건 사고요. 무슨 상자 하나 주면 삽니다. 남자들이 그런 편인데요. 달리기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람 만나야지. 이런 것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러닝을 귀로 한다. 앞서 많이 듣고 있다고 했잖아요. 에어도 관련해서 ‘왜 오디오 콘텐츠가 좋은지.’ 에어의 분석이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 에어 : 네. 러닝을 할 때를 생각해보면요. 눈은 계속 앞을 봐야 하고, 손은 흔들리고, 몸 전체는 상하좌우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영상 보기, 긴 글 읽기는 거의 불가능하고요. 반대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남는 감각이 바로 귀, 듣는 거죠. 그래서 러닝을 하면 자연스럽게 그 빈자리를 채운 존재가 나타납니다. 음악, 라디오, 팟캐스트 콘텐츠까지. 특히 러닝 시간이 30분, 40분, 1시간으로 길어질수록 3분짜리 노래 여러 곡보다 한편짜리 이야기, 한편짜리 인터뷰, 한 편짜리 강의가 훨씬 잘 맞게 됩니다. 러닝 한 번에 오디오 한 편.이렇게 세트가 되기 좋은 거죠.
● 김우성 : 각자 다른 걸 듣고 있습니다. 각자 개개인마다 선택한 콘텐츠는 다르겠지만, 오디오는 다르겠지만, 어쨌든 모두가 듣는 행위를 한다는 거죠. 저는 ‘듣는 행위’, ‘듣는 능력’을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대화가 잘될 때는요. 말을 잘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 말을 잘 듣는 사람이 대화를 잘 하거든요. ‘허더빌리티 (Heardability)’라는 개념도 정치학에서는 만들었습니다. 많이 들어주는 사회가 민주주의가 높다. 이런 분석인데요. 어쨌든 사람들이 듣는 행위를 한다는 건 반가운 일이고요. 물론 저희가 라디오 PD여서 그렇습니다. 먹고 살아야 되니까요. 그러면 김세령 PD는 뭘 들었습니까? 콘텐츠 궁금해요.
◎ 김세령 : 저도 러너의 입장에서는 달리는 시간이 되게 소중하거든요. 그래서 ‘이 퀄리티 타임을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나’를 고민을 하게 돼요. 그래서 그냥 재미있는 콘텐츠를 듣기보다는, 저한테 유익한 내용을 알려주는 팟캐스트들을 찾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의 알고리즘을 살짝 공개를 해드리자면, ‘머니그라피’라는 채널이 있어요. 그 채널에서 ‘토킹 헤즈’라고 하나의 유행하는 테마들을 가지고, 예를 들어서 패션이라든가, 아니면 젠지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든가,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깊이 있게 30분에서 40분 정도 전문가랑 이야기하는 그런 콘텐츠들이 듣기에도 좋고요. 내가 몸에도 좋은 일을 하는데, 머리에도 좋은 일을 하고 있다 생각해요.
● 김우성 : 이중 시간이 아니라 이중 이득이네요.
◎ 김세령 : 그래서 더 까다롭게 알고리즘이나 이런 콘텐츠들을 고르게 되는 것 같아요.
● 김우성 : 마치 나갈 때, ‘오늘 무슨 옷 입지?’ 하는 것처럼, ‘오늘 어떤 콘텐츠 듣지?’ 이렇게 하는데, 김세령 PD가 간과한 게 있습니다. YTN 라디오 온에어는 금요일마다 여러분 읽기 어려운 고전과 두꺼운 책을 30분 길이로 아주 짧게 재미있게 만들어 드리거든요. 그것 미리 듣고 가시면 ‘아 이거 엘빈 토플러 여기까지 들었는데, 내일 달리기 하면서 꼭 들어야지.’ 이렇게 해서 달리기도 챙길 수 있고, 두 가지입니다. 그런데 출퇴근할 때, 저도 오디오 많이 듣거든요. 지금 제 입장에서는 YTN 라디오 전체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이 있으니까, 타사 방송들도 많이 듣습니다. ‘여긴 이렇게 하는구나.’ 이렇게 듣는데요. ‘달리기 할 때 듣는 거랑 무슨 차이가 있지?’ 이런 생각도 갖고 있거든요. 에어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 에어 : 되게 재미있는 게요, 출퇴근 시간에 이어폰 끼고 가는 사람들과 러닝할 때 이어폰 끼고 뛰는 사람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청취 환경이 완전히 다릅니다. 출퇴근 시간은 지하철 알림, 환승, 목적지 도착알람 때문에 중간중간 몰입이 계속 깨지는데, 러닝 시간은 오히려 중간에 끊길 일이 거의 없습니다. 30분, 40분 동안 방해 없이 쭉 청취가 이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더 최적화된 시간이 되는 거죠.
● 김우성 : 이거 새로운 이야기네요. ‘여러분 그냥 들어라.’와 ‘오늘 30분 뛰는데. 들을 거야.’는 앞서 말씀해 주신 동기부여도 다르고, 아마 더 잘 들리겠죠.
◎ 김세령 : 그럼요. 잘 들리기도 하고요. 다른 걸 하지 않고서, 딱 몸만 뛰고 있고 귀는 이렇게 열려 있는 상태니까, 평소에 여러 가지 소음이 섞이지 않는 상태에서 듣는 거니까, 훨씬 더 몰입감 있게 듣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 김우성 : 몰입감이 있습니다. 달리는 행위를 통해서 목적성을 갖고 뛸 때, 듣는 오디오 달릴 때 YTN에도 들어달라는 얘기를 벌써 세 번째 하고 있습니다. 너무 이렇게 얘기하면 구걸하는 것 같아서, 하지 말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요. 어쩔 수 없습니다. 저희는 홍보해야 됩니다. ‘달리는 루틴이 청취하는 루틴이 된다.’ 이거 정말 반갑고 새로운 이야기인데, 루틴을 만드는 게 어려워요. 그럼 ‘작심 3일’이라는 말이 나온 이유가 3일 동안 그 루틴이 안착이 안 되기 때문에, 4일째 안 하는 거거든요. 그리고 ‘에이 어차피 실패한 거, 하지 말자. 내년에 해야지.’ 이러는 경우가 있는데, 세령 PD는 어떻게 루틴을 만들었나요?
◎ 김세령 : 저도 포기를 정말 잘하는 사람이에요. 정말 쉽게 질리고 쉽게 다른 거에 눈을 많이 돌리는 사람이라서요. 그래서 저는 그런 장치들을 많이 만들려고 노력을 하거든요. 일단은 초보자들이 조금 러닝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끔 하는 어플들이 꽤 많이 있어요. ‘8주 러너 플랜’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들도 있고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지인들이랑 같이 러닝 크루를 만들었는데요.
● 김우성 : 같이 뛰는 사람이요?
◎ 김세령 : 네, 그래서 팀별 미션이라고 해 가지고, 1년 동안 1800킬로 같이 뛰기 이런 거, 합산해서 4명에서 1800킬로 같이 뛰기. 이런 목표를 삼는다던가, 아니면 한 달 동안 뛴 거리를 마일리지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한 달 마일리지를 100킬로로 삼자.’ 이렇게 각자 목표를 정해 놓고 그 목표를 이루어가는 성취감을 자꾸 그런 장치들을 마련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덜 지루하게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 김우성 : 네, 육체 노동을 하는 한 아버지가 있어요. 배움이 많은 분도 아니시거든요. 이 아버지가 두 아들을 키웠는데, 말 그대로 게임 중독에 빠져서 20시간씩 게임을 하고 이랬는데요. 두 아들 다 대입을 서울대 법대도 가고 잘 갔습니다. 실제 사례예요. 근데 그분이 처음부터 애들 붙잡고 “공부해라,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 하신 게 아니라 아이들과 달렸다고 합니다. 걷고 달리기를 계속한 뒤에 공부를 했어요. 그러니까 이게 “달리기는 달리기야.” 제가 이렇게 말하니까 꼭 전도사 같네요. ‘달리기를 하는 건, 달리기일 뿐이야.’라고 생각하지 마시고요. 달리기라는 하나의 루틴과 내 목표가 만들어지면, 달리기 자리에다가 공부, 어학, 다이어트, 착해지기 안 될 게 있습니까? 다 되는 거죠. 저는 이 기본을 만들어 주는 게, 달리기에 굉장히 큰 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에어가 준비한 내용 중에요. 러닝 붐이 이니까, 앞서 말했다시피, 귀에다 하나씩 꽂고 있다고 했잖아요. 근데 ‘그때를 위한 콘텐츠도 저도 지금 만들자’는 얘기를 저희 팀이 같이 하고 있는데, 이미 KBS가 하나 만든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뭔가요?
◇ 에어 : 네, 러닝 붐이 시작되던 때, KBS에서 〈러너스 하이〉라는 팟캐스트를 방송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홍보 문구부터 “달리면서 듣는 오디오 콘텐츠”입니다. 워밍업 스트레칭, 본격 러닝, 쿨다운 스트레칭까지, 러닝 한 세션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그대로 따라가도록 오디오가 짜여 있어요. 실제로 이 프로그램 제작PD도 지금은 “달리기 인구 800만 명 시대”라면서 러너와 러닝 입문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익적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거든요. 그러니까 단순히 “러닝 얘기 한 번 해볼까?”가 아니라, “러닝 인구가 이렇게 많으니 이들을 위한 전용 오디오를 만들겠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거죠.
● 김우성 : 이렇게 오디오 콘텐츠도 러닝 열풍과 함께 많이 많아지고 있고 인구도 늘었고, 콘텐츠 시장뿐만 아니라 여러 장비, 장비라고 하면 그럴까요? 옷, 신발 이쪽으로 많이 늘었고요. 무엇보다 이렇게 뛰는 인구가 많아지면, 아픈 분들이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어떤 생각이세요?
◎ 김세령 : 인과관계와 상관관계가 다르다고는 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생각했을 때, 러닝을 재미를 붙이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러닝을 하면서 건강해지면 좋긴 하겠지만, ‘아 이게 정말 러닝 때문에, 다들 건강해지는 걸까?’ 이런 생각은 들기는 하더라고요.
● 김우성 : 심리적인 게 궁금해요. 실제로 루틴을 만들어서 일상적인 반복 행태를 만들어서 달리기를 하잖아요. 김세령 PD는 그전과 ‘지금 달릴 때와의 마음’ 혹은 ‘나의 고질적인 어떤 심리 상태가 바뀌었다.’ 이런 부분이 있나요?
◎ 김세령 : 가장 제가 크게 느끼는 거는 일상에서의 어려움을 견디는 힘이 조금 생긴 것 같습니다.
● 김우성 : 맞아요. ‘뭔가 이거 안 될 것 같아.’, 나중에 힘들 때, ‘이거 어렵네.’라는데, 그걸 조금 잘 버텨낼 수 있어요.
◎ 김세령 : 그럼요. 예를 들자면 10킬로라는 게, 1시간 동안 쉬지 않고 계속 쭉 뛰어야만 완주를 할 수 있는 레이스예요. 근데 뛰다 보면 한 20분 정도 되었을 때, ‘그만두고 싶다. 너무 힘들다. 집에 가고 싶다.’, ‘이걸 왜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시작이 되거든요.
● 김우성 : 달리다 갑자기 치킨집과 맥주가 먹고싶다. 그냥 오늘은 나를 즐겁게 해주고 말까 그런 분들 있죠.
◎ 김세령 : 그리고 다리가 타들어가는 순간들이 있어요. 근육이 너무 타는 것 같아서 ‘그만 뛰고 걸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유혹이 있을 때 한 번씩 참아내는 거죠. 한 번 참으면 한 10분 정도는 뛸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거를 버티는 힘이 생겼다. 근데 이게 뛰는 데에서만 멈추지 않고, 일상생활에서도 자기 본인이 힘든 순간이 올 때, 그럴 때 ‘한 번만 버텨보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게 저의 정신적인 체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 김우성 : ‘정신적인 체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저는 이 멘트, 우리 김세령 PD가 준비해 왔나요? 너무 괜찮은 말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 육체적인 체력을 기르다 보면, 정신적인 체력도 길러진다는 거고요. 저도 제자리 달리기를 저녁에 하거든요. 왜냐하면 집에 가서 아이들 밥 챙겨 먹이고 저녁 가사 노동은 제가 하는 편인데, 다 해놓고 나면 뛰러 나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어요. 그럴 때 요가 매트를 깔아놓고 제자리에서 무릎을 올리면서 달리기를 하는데, 처음에 이게 운동이 될까 했는데 됩니다. 상당히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하나 둘 셋 네 번, 다리를 구를 때 1을 카운트 하거든요. 그래서 보통 100, 150 이렇게 가는데요. 달리기를 제가 1m씩 뛴다고 하면, 한 1km밖에 안 되는 거리지만, 제자리에서 해 보십시오. 그러니까 당장 내 두 발을 떼시기 바랍니다. 어제 우리 황윤옥 작가님 인터뷰 할 때 그랬잖아요. “어떻게 용기 있게 AI로 동화를 그릴 생각을 하셨어요?”라고 했더니 “여러분 발을 떼십시오.” 그랬잖아요. 여러분 발을 떼십시오. 운동하시면 됩니다. 지금 발을 떼시면 몸의 체력, 정신의 체력도 좋아질 거고요. 달리기라는 매력에 푹 빠지고 싶으신 분들, 여의도에 가시면 귀에 이어폰을 꽂고, 고구마 모양으로 뛰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요. 코스가 궁금합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김세령 PD 만날 수 있습니다. 요일과 시간은 알려드리지 않습니다. 개인 정보니까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세령 :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 김세령 피디와 에어의 설명 들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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