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5년 11월 17일 (월)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안나 릴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박귀빈 : 대한민국 서울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글로벌 도시인데요. 서울특별시가 이제는 세계를 무대로 세계인들이 머무는 도시, 머물고 싶은 도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이 서울에 머물고 있는 세계인들의 목소리를 담아 리얼 서울 라이프를 소개합니다. <월드 오브 스울파> 오늘은 독일에서 오신 안나 릴만 님 모셨습니다. 어서오세요.
◇ 안나 릴만 : 안녕하세요.
◆ 박귀빈 : 반갑습니다. 청취자분들께 인사 한 말씀 먼저 해 주시겠어요?
◇ 안나 릴만 : 여러분 안녕하세요. 전 독일에서 온 윤안나, 안나 릴만이라고 합니다. 제가 지금 서울에서 11년 넘게 살고 있는데, 여기서 배우, 연출,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 박귀빈 : 어서 오세요. 우리 이름으로 윤안나시네요? 안나 릴만 님이셔서 윤안나신데, 왜 윤 씨이신 거예요?
◇ 안나 릴만 : 제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 가족이랑 같이 홈스테이처럼 시작했는데요. 점점 친해져서 진짜 가족으로 생활하면서 윤씨가 되었습니다.
◆ 박귀빈 : 홈스테이 했던 집에 계신 분들이 윤 씨셨군요. 그러면 지금 부를 때 그분들 아버님, 어머님 이렇게 부르셨어요? 홈스테이 몇 년 정도 하셨는데요?
◇ 안나 릴만 : 저는 10년 넘었어요.
◆ 박귀빈 : 그분들 집에서 10년을 같이 살았어요?
◇ 안나 릴만 : 작년에 독립했는데 추석이나 설날 때도 같이 모이고요.
◆ 박귀빈 : 사실 제가 뭘 여쭤보려고 했냐면 서울시와 인연을 어떻게 맺었나요? 이걸 여쭤보고 싶은데, 그전에 가족하고는 어떻게 인연을 그 집에서 하시게 된 거예요?
◇ 안나 릴만 : 제가 사실 얼마 전에 서울에서 제작하고 있는 ‘홈서윗홈’ 영상에서도 이야기가 간단하게 나왔는데, 제가 한국학과 출신이고, 통일 관심 많아 가지고 통일연구원에서 인턴십을 하게 됐어요. 근데 통일연구원은 수유 쪽에 있고, 제가 한 달 동안 호텔이나 이런 데서 살 수 없으니까, 교회를 통해서 만나게 되고 거기 홈스테이처럼 원래 한 달 살기로 했어요. 10년이나 됐네요.
◆ 박귀빈 : 그 집이 원래 몇 식구가 몇 명이었는데요?
◇ 안나 릴만 : 오빠 2명이에요.
◆ 박귀빈 : 오빠 2명도 생겼네요?
◇ 안나 릴만 : 네 완전 가족 부자예요.
◆ 박귀빈 : 10년을 같이 사셨대요.
◇ 안나 릴만 : 그래서 쌍문동에서 지내면서 제가 서울에서 굉장히 좋아하는 동네예요.
◆ 박귀빈 : 안나 씨 같은 경우는 보통 인복이 있다는 표현을 하거든요. 한국말도 너무 잘 하시니까 우리 문화도 너무 잘 아실 것 같은데, 처음 독일에서 오시자마자 인복이 터지셨네요.
◇ 안나 릴만 : 그러네요. 맨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 박귀빈 : 우리 엄마, 아빠, 오빠들께 짧게 편지 한 번 보내주실래요?
◇ 안나 릴만 : 아빠, 엄마 아마 보고 계실 것 같은데 아까 링크 보내드려서 제가 이렇게 인복 많은 걸 맨날 감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오래오래 같이 지냈으면 좋겠어요. 사랑해요.
◆ 박귀빈 : 너무 자랑스럽게 생각하실 것 같아요. ‘우리 딸 너무 멋진데?’ 이러실 것 같아요. 곧 있으면 연말 되고 하면 또 집에 가시겠네요.
◇ 안나 릴만 : 그리고 특히 다음 주 26일에 서울 명예시민 선정되어서 임명식 있는데, 그날 아빠, 엄마도 오셔서 축하해 주시고 가족들 다 만나요.
◆ 박귀빈 : 그렇습니다. 거의 서울 시민이세요. 한국인이신 것 같아요. 독일에서 오신 윤안나 씨 안나 릴만 씨인데요. 앞서 서울에서 인연을 여쭤봤어야 되는데 가족과 인연이 더 궁금해서 그 얘기를 더 많이 했어요. 그럼 서울시하고는 어떻게 인연을 맺으신 거예요?
◇ 안나 릴만 : 옛날에 제가 한국에 관심이 되게 많아서 독립 영화를 많이 봤었어요. 독일에 있을 때, 그래서 한국학이랑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어요. 그때 교환 학생으로 한국으로 오고, 연세대에서 어학당도 다니고, 점점 그 기간이 길어졌는데, 사실 서울에서 꼭 하고 싶은 일이 하나 있었어요. 잠깐 한국에 방문했었는데 서울시청 바로 앞에 SG워너비가 야외 공연을 했었어요. 그때 서울 시민들을 위해서 공짜로 야외에서 공연도 하고, 문화 생활을 늘 즐길 수 있는 이 도시가 서울이구나 느껴서 서울을 제2의 고향으로 만들었어요.
◆ 박귀빈 : 그렇게 해서 지금 서울 시민이 되신 거고, 아까 11년 서울에 사신 거라고 했잖아요. 서울에 대해서 너무 잘 아실 것 같습니다. 이렇게 서울에서 오랫동안 생활하신 외국인분들이 막 서울에 오신 외국인분들에게 정말 큰 힘이 되어 드리고 계시더라고요. 안나 씨도 그럴 것 같아요.
◇ 안나 릴만 : 그랬으면 좋겠어요. 근데 서울의 매력을 하나 뽑는다면 제가 얼마 전에 처음으로 하늘공원에 갔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 문화비축기지도 처음으로 갔어요. 그래서 서울은 오랫동안 살아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재밌는 곳들이 있으니까 서울에 살고 계신 외국인들이 매일매일 서울의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 박귀빈 : 안나 씨가 서울시청에서 근무하신 건 아니죠? 서울시청에서 나오신 분인 줄 알았어요. 서울시에 대해서 틈만 나면 자랑을 하고 계셔 가지고, 세계에 진짜 많은 나라와 도시가 있는데, 한국에 관심이 대학 때부터 있었기 때문에 전공도 관련해서 하신 거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한국이어야 했던 이유, 또 그중에서도 서울이어야 했던 이유가 있으실까요?
◇ 안나 릴만 : 한국이어야 했던 이유가 여기 처음에 왔을 때 편안함을 느꼈었어요. 그리고 안전, 생활 퀄리티에 되게 많은 영향을 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밤에 돌아다녀도 무섭지 않고, 24시간 문화 같은 것들을 많은 세계인들이 아마 이런 얘기를 많이 하겠지만, 서울의 이런 안정감, 24시간 문화 되게 좋고, 그리고 서울은 큰 도시지만 산도 있고, 강도 있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 되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 박귀빈 : 그리고 고궁도 있잖아요. 조선 왕들이 실제 머물렀던 그 공간을 지금도 우리는 가서 볼 수 있으니까 그것도 많은 분들이 매력으로 꼽으시더라고요.
◇ 안나 릴만 : 특히 전통과 현대가 같이 공존하는 도시에 매력이 있고, 그런데 그중에 조금 아쉬운 점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동네들도 있어요. 개발한다거나 아파트들 들어가고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쉬워요.
◆ 박귀빈 : 아쉬운 점 말씀하셨으니까 서울시 관계자분들은 귀담아 들어주셨으면 좋겠고, 안나 씨 같은 경우는 직업이 배우, 감독이신 거예요? 관련해서 이야기 듣고 싶어요. 어떻게 배우가 되신 거예요?
◇ 안나 릴만 : 라디오에서 시작했습니다. 조연출로 EBS 라디오에서 일을 잠깐 했을 때 라디오 진행자 분이 연극 배우였어요. 그래서 국립극단에서 당시 초대권을 받아서 공연을 보러 갔는데, 연극 무대 보면서 연극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어서 그 극단 소속이 되었어요. 2014년 한국에 오자마자 연극 데뷔를 하고 무대에 서면서 생각보다 어렵다. 조금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2014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입학 시험을 보고 2015년 첫 외국인으로 연기과를 들어갔습니다.
◆ 박귀빈 : 한국예술종합학교 말씀해 주시는 거죠? 거기 아무나 못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어요.
◇ 안나 릴만 : 힘들었어요.
◆ 박귀빈 : 내로라하는 연기자분들이 거기 출신이 많으시거든요. 혹시 동기 누구 있나요?
◇ 안나 릴만 : 동기 중에 그렇게 유명한 사람 없는데, 제 후배로 ‘오징어 게임’에서 나왔던 아누팜 트리파티가 있어요. 그분과 공연도 같이 많이 했었어요.
◆ 박귀빈 : 안나 씨가 한예종의 첫 외국인 학생이고 그분이 두 번째 외국인인 거예요?
◇ 안나 릴만 : 석사 과정에서는 제가 첫 학생이었고. 학부에는 외국인들이 조금 계셨어요.
◆ 박귀빈 : 원래 연출 감독 일은 하셨나 봐요?
◇ 안나 릴만 : 원래 연기에 관심이 있어 가지고 연기를 시작했는데 주변에도 안나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한국에서 너무 제한적이다. 그런 이야기를 맨날 들으니까 자존심이 상한 거예요. 저를 위해서 누군가 쓰지 않으면 제가 만들어야겠다. 그래서 한 2년 전에 제가 <서울 푸드>라는 단편 영화도 만들었는데
◆ 박귀빈 : 음식이 주제예요?
◇ 안나 릴만 : 죽 관련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외국인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사실 저를 위해서 이 작품을 썼는데 나중에 연출 욕심이 더 생겨서 훌륭한 배우를 섭외해서 작품을 만들었어요.
◆ 박귀빈 : 그렇군요. 굉장히 열심히 사시는 분이고, 실제로 지금 서울시에서 하고 있는 유학생들,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계신 거잖아요. 그거는 어떻게 하시게 된 거예요?
◇ 안나 릴만 : 제가 서울 외국인 대표자 회의 인권 문화 다양성 분과에서 외국인 대표자로 활동을 했었는데, 그 기간이 딱 2년 밖에 없었어요. 그게 조금 아쉬웠는데 그때 만났던 다른 외국인 대표자들이랑 계속 소통하고, 서울 이주민 예술제가 있어요. 거기도 기획단에 들어가서 얼마 전에 예술제를 했었는, 매년 9월, 10월 진행을 합니다. 이런 기획단 회의도 참여하면서 올해는 어떤 작품들 들어갈 수 있는지, 예술인 단체, 공연,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지 그런 활동을 계속하고 있어요.
◆ 박귀빈 : 많이 보람을 느끼세요?
◇ 안나 릴만 : 처음으로 해야 했던 부분들이 많으니까, ‘아 이런 정보를 알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같은 부분들이 많으니까, 좋은 사업이나 이런 거 있으면 주변에는 외국인들한테 계속 알려줘요. 예를 들자면 외국인 친구들도 들으면 좋을 것 같으니까 서울 글로벌 센터에서 공짜로 하는 수업이나 상담 프로그램 같은 걸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는 사업들이 있어요. 친구들한테 이런 걸 알려주면 되게 고마워하고요.
◆ 박귀빈 : 거기서 보람을 느끼시고 계속 서울시를 알리는 활동도 하고 계십니다. 앞서 서울에 대해서 자랑을 정말 많이 해 주셨고, 그중에 아쉬운 점, 오히려 우리의 전통을 좀 지켰으면 하는데 이런 부분들이 조금 퇴색되는 부분이 있더라. 그 부분을 아쉬운 점으로 꼽으셨고. 장점 같은 경우는 치안, 굉장히 안전한 나라라는 것과 많은 분들이 교통이 진짜 편리하다고 꼽아주시거든요.
◇ 안나 릴만 : 맞아요. 교통은 24시간 동안 뭔가 막 이동할 수 있으니까 안전하기도 하고. 그리고 아까 버스 타면서 왔는데 공공 와이파이가 진짜 잘 되어 있어요.
◆ 박귀빈 : 대중교통 다 돼 있을 거예요. 지하철에서도.
◇ 안나 릴만 : 독일은 집에서도 와이파이가 가끔씩 안 터질 때가 많은데, 서울에서 이동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도 편리하게 와이파이 쓸 수 있는 부분이 좋아요.
◆ 박귀빈 : ‘손목닥터 9988’ 이용하세요? 이거 말씀하시는 외국인들도 있어요.
◇ 안나 릴만 : 제가 게임을 잘 안 하지만 걷기 중독자예요. 이런 것도 좋고, 또 되게 좋은 점은 ‘120 다산콜센터’에 전화를 하면 너무 좋아요. 수돗물을 잘 마시는 편인데 집에서 수돗물 퀄리티를 체크할 수 있는 120번 다산콜센터가 정말 좋습니다.
◆ 박귀빈 : 120번 120 다산콜센터 하면은 수돗물 체크할 수 있대요. 역시 서울 시민 다 되셨고 우리 윤안나 씨입니다. 안나 씨 얘기가 너무 재미있어 가지고 듣다 보니까 시간이 훌쩍 가서 얼마 없어요. 많은 분들이 서울시에서 생활하고 싶은 꿈을 꾸는 외국인들 계실 텐데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 안나 릴만 : 한국에서 정착하고 싶으면 준비할 게 되게 많으니까, 우리한테 항상 중요한 게 비자 문제죠. 그래서 미리미리 사회통합 프로그램이나 봉사활동이나 이런 부분들도 미리미리 잘 준비해서 서울에서 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준비를 꼭 했으면 좋겠어요.
◆ 박귀빈 : 네 지금까지 서울살이 12년 차 배우이자 연출가로 활동 중인 분이죠. 안나 릴만 씨. 윤안나 씨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나 릴만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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