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5년 6월 7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열린라디오 YTN>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열린 라디오 YTN 미디어 비평. 오늘은 유현재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와 전화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이하 유현재) : 예. 안녕하십니까? 유현재입니다.
◆ 최휘 : 21대 대선이 마무리가 됐습니다. 이번 대선 정국에서도 정치인을 향한 여러 혐오 표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번 대선 과정 어떻게 보셨나요?
◇ 유현재 : 예. 일단 축하드리고요. 아무래도 할 일이 많으실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어쨌든 축하 분위기와는 조금 또 다른 얘기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저는 이번에 좀 보면서.. 다른 영역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 이게 참 혐오가 기본이 된 시대가 됐구나"라는 생각을 좀 하게 됐어요. 아까 말씀하셨지만 이제 악플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완전히 기본이고. 이게 정치란 게 뭔가 화합도 있고, 같이 좀 살아가야 되고 이런 얘기를 했으면 좋겠는데. 사실은 미디어에서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상대에 대한 비방이라든가 아니면 지지층에 의한 아주 밑도 끝도 없는 어떤 혐오 이런 것들이 너무 많이 보여서요. 미디어에서는 혐오가 디폴트가 된 사회라고나 할까요? 그런 느낌이 좀 들어서. 저희 영역에서 바라볼 때, 조금 찜찜한 구석도 많이 있었다고 말씀드립니다.
◆ 최휘 : 네. "혐오가 기본이 됐다"라는 말씀해 주셨는데. 사실 이 시기에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뭐, 연예인에게도 시선이 집중이 되는 것 같아요. 연예인이 정치색을 드러내면 악플러들이 몰려오는 사례가 많이 보였어요.
◇ 유현재 : 이게 보면. 근사하게 말하면 이제 팬덤 정치라든가, 아니면 팬에 의한 정치라든가 이렇게 얘기를 할 수가 있겠는데. 조금 나쁘게 얘기하면. 이건 뭐.. 패거리, 양극단 이런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 특정 연예인이 어떤 얘기를 할 수 있는데. 저는 그것부터 좀 이상한 게. 연예인이 정치 얘기하면 안 되나요? 이게 무슨 정치가 너무 뭐, '엄근진' 이런 것도 아니고. 이게 누구든지 얘기할 수 있잖아요? 민주주의 국가에서. 근데 유난히 연예인에 대한. 뭐랄까요. 우리가 갖고 있는 어떤 그런 사고 방식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약간 왜곡돼 있는 느낌이 좀 들어요. 그래서 그러다 보니까 이제 내가 지지층이다 그러면, 그 연예인도 "왜 그런 말을 했어?", "그럴 수 있어." 이런 말이 아니라. "그러면 안 돼",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이러면서 그냥 득달같이 달려가 가지고 힘들게 만들어서 SNS 탈퇴하고 이런 것들이 계속 반복돼서. 이게 과연 2025년 전 세계에서 IT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국가 중의 하나인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가. 그런 생각을 좀 하게 됩니다.
◆ 최휘 : 네. 크게 논란이 됐던 걸그룹 에스파(Aespa)의 카리나. 그 가수가 빨간색으로 숫자가 이 적힌 옷을 입고 굉장히 공격을 많이 받았는데. 왜 유독 이렇게 정치적 표현을 민감하다고 보시나요? 우리 사회는 말씀하신 것처럼 민주주의 정치에 대해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이러는 걸까요?
◇ 유현재 : 저도 카리다 팬으로서 좀 안타깝긴 했고요. 그러니까 이게 보면 그 색깔로 해서 의도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얘기를 했는데. 아니 사실은 의도했다 그래도 그렇게 비난받을 일도 아닌 것 같고요. 그리고 이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무슨 그 색깔인데. "이 색깔이 어떠어떠한 의미가 있니" 막 이러면서 전부 다들 연구자가 되는 것처럼 하더라고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색깔이 우리가 이제 그 거대 양당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럼 거대 양당 역사를 살펴보면. 이쪽이 파란색 했다가 저쪽이 빨간색 하고 그런 일 많아요. 근데 이 색깔은 정치계에서는 왔다 갔다 하면서 쓰면서. 이게 일반인들이 어떤 그 색깔에 의해서 뭔가 이렇게 했을 때, 그렇게 막 민감하게 "어떻게 정치 얘기를 할 수 있어?"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게. 저는 약간 정치 후진의 어떤 양상이 아닐까 생각하고. 아까 말씀드렸습니다만, 정치적이라고 그랬을 때 정치적 표현은 누구나 다 쓸 수 있잖아요? 그리고 그게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고. 그런데 그거는 여러 가지 영향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그러는데. 대표적으로 예를 들면, 정치인들도 약간 뭐랄까요. 군림하려고 하고. 그리고 정치를 약간 진지하게 뭐든지 하려고 하고. 그다음에 본인들이 특권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것들 때문에 누구는 정치 얘기하면 되고, 누구는 하면 안 되고 이런 것들이 구별이 되는 문화인 것 같아서 그게 조금 안타깝습니다. 그럴 필요 없거든요.
◆ 최휘 : 정치인이나 연예인, 이런 공인을 향한 악플이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분석하시는지요?
◇ 유현재 : 아까도 잠깐 우리가 얘기를 했습니다만. 이게 그 미움이나 혐오가 디폴트가 되면, 굉장히 좀 골치 아픈 사회가 되죠. 그리고 살아가기가 좀 쉽지 않고. 그러니까 뭐랄까요. 사랑이나, 합치나, 협의나, 이해나, 이런 것들이 사실 디폴트가 돼도 분쟁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계속해서 뭔가 편가르려고 하고 이런 것들이 궁극적으로는 그 사회가 절대 건강해질 수 없다는 생각이에요. 그리고 안타까운 것은 그 미디어를 전 세계에서 우리가 제일 많이 쓰고 있잖아요? 그리고 이렇게 많은 Wi-Fi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무제한 데이터를 쓸 정도로 미디어가 참.. 24시간 중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그런 매개체인데. 이거 때문에 사실은 혐오가 조금 더 늘어나고 있다라는 생각도 할 수밖에 없어요. 이게 보면 대중성이 최고인 어떤 미디어 환경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사실 건강한 것보다는 '단짠단짠', 자극적인 것들이 훨씬 더 클릭받기가 쉽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자극, 혐오 등도.. 또 혐오가 돈이 되는 사회예요. 지금 그래서 그런 상황이 기본이 되면, 건강한 사회는 요원해지겠죠. 그게 걱정이 됩니다.
◆ 최휘 : 혐오 정치를 어떻게 보면 부추기는 미디어 환경에 대한 지적도 해 주신 것 같아요. 또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청소년에게까지 정치 회피, 혐오 감정이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점점 더 멀어지는 청년층 문제는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유현재 : 저도 그거 조심해야 된다라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그게 가장 큰 역할은 사실 정치인들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또 젊은 정치인들도 그렇고. 이게 보면 내용에 포커스를 맞춰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사실 뭔가 전략적으로 누군가를 이렇게 부추긴다거나 아니면 뭔가 분열하면.. 사실은 이게 이제 마케팅 원칙에 보면 8 대 2 원칙이라고 있어요. 8 대 2 원칙이 뭐냐면. 80%의 마켓 셰어가 그 20%의 고객에게서 계속 나오고, 나오고, 나오고 그래서, 이제 먹고 사는 데 문제가 없다. 이런 거거든요. 그런데 일부 정치인들이 이제 그거를 깨달은 것 같아요. 그래서 뭐랄까요. 이렇게 편을 가르고 했을 때, 기본적인 어떤 인기 파이는 내가 누릴 수 있겠다라고 생각하면. 그걸 그냥 스스럼없이 하거든요. 그러면 이 젊은 층 입장에서는 "그게 당연한 건가?", "원래 정치는 그런 건가?" 라고 생각을 할 수 있을 거 아닙니까? 많은 경험을 하지는 않았으니까. 만약에 디폴트로 굳어져서, 젊은 층. 지금의 10대, 20대, 30대. 우리가 MZ라고 말하는 그분들이 "정치의 핵심은 이런 거다"라고 만약에 받아들이면 앞으로도 참 난감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치는 무조건 싸우는 거", "정치는 무조건 이쪽 저쪽 가르는 거" 이렇게 되면, "우리가 앞으로 10년, 20년 또 이렇게 지났을 때 얼마나 더 숨 막힐까?"라는 생각을 하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 최휘 : 네. 그렇습니다. 일부 악플러들은 악플을 지적을 하면, "표현의 자유다" 이렇게 항변하곤 하는데요. 표현의 자유와 온라인 폭력에 대한 규제. 이 균형은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 유현재 : 저는 일단은 혐오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완전 다른 영역인데. 그거를 섞는 분들을 제가 혐오하고요. 그러니까 이거는 아니 미워하라고 하는 권리를 누구한테 줬나. 그러니까 혼자서 마음으로 미워할 수는 있지만. 그 미움을.. 뭐랄까요. 온라인 공간에다 표현을 함으로써, 옛날보다 지금 훨씬 더 온라인에서 뭔가 혐오를 받았을 때 그 당사자에게 가해지는 타격감은 어마어마하지 않습니까? 어쩌면 오프라인보다 더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거 그런 행위를 두고 "표현의 자유다"라고 하면, 정확히 말하면 혐오의 자유예요. 미움의 자유고. 방종이죠. 그래서 그 부분에 이제 그 접점이 어디 있을까, 뭔가 그 해결책은 어디 있을까라고 생각을 해보면, 저는 준엄한 법을 만들어야 된다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만 있는 미디어 관련 법들이 있을 거 아닙니까? 그러면 대충 제가 생각을 해봐도 유튜브 특별법이라든가 아니면 혐오에 대한 무한 책임법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이제 다른 나라에는 없을 거 아닙니까?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전 세계에서 유튜브를 가장 많이 쓰는 국가 중에 하나고. IT도 강국이라고 할 정도로. 그렇잖아요? 그러면 정말 촘촘하게 만들어서, 이게 악마에게만 디테일이 있는 게 아니라 천사에게도 디테일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굉장히 자세하게 법을 좀 만들어야지만 그 중간선이 어딘지가 명확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 최휘 : 촘촘한 법망을 만들어야 한다라는 말씀해 주셨습니다.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대선 과정에서 어떤 후보에 대한 기사나 영상이 올라오면 그 반대쪽 지지자들이 몰려와서 악플을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 '큰따옴표 보도'와 같이 특정인의 발언을 직접 인용한 기사가 나왔을 때, 유독 그 혐오 댓글들이 많이 달렸다고요?
◇ 유현재 : 저도 그 결과 봤는데요. 이게 참 걱정이 되는 게. "우리나라 언론사가 몇 개냐?"라고 제가 어디 가서 물어보면 잘 모르세요. 다들 그런데 우리나라 언론사만 10,000개가 넘습니다. 10,000개.
◆ 최휘 : 10,000개요?
◇ 유현재 : 네. 그러니까 이게 보면. 그런데 그 만개가 어쨌든 살아남기 위해서는 굉장히 다양한 역할을 해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언론의 본연적인 역할도 해야 되고. 그다음에 그 외의 역할도 조금 해야 되는데. 거기서 자칫.. 그러니까 일부 언론인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은. 예를 들면, 유튜브에서 뭔가 떠도는 글을 갖고 와서 거기다 따옴표를 쳐서 방송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렇게 되면 뭔가 날개를 달게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당연히 아까 이제 그 많은 사람들이 몰려온다고 하는데. 뭔가 따옴표가 이렇게 되면, 이게 약간 발화를 촉진시키는 어떤 그런 역할을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뭔가.. 출처나 이런 것들이 명확치 않은 경우도 꽤 있어요. 그러니까 여기 보면 약간 선전, 선동 비슷하게.. 뭔가 기사 형태가 바뀌는 거죠. 이렇게 되면.. 저도 예상을 했습니다만, 이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어서. 이러면.. "그게 건강한 어떤 언론의 모습일까?"라는 생각이 좀 들어서. 그쪽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조금 안타깝죠. 이런 양상은 좀 지양되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 최휘 : 언론과 미디어 차원에서도 고민이 필요한 지점일 것 같습니다. 교수님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을 하셔서 악플과 미디어 관련해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법이 생겼으면 좋겠다", 조금 전 앞서 말씀해 주시기도 한 부분인데. 관련해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끝으로 한 말씀 해 주시죠.
◇ 유현재 : 저는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습니다만. 혐오가 돈이 돼요. 지금. 이게 그 혐오가 돈이 되는데, 그걸 바꿔주는 게 미디어예요. 그리고 뭐 한 플랫폼을 제가 비난할 근거도 없고, 이유도 없습니다만. 유튜브가 큰 역할을 하죠. 제가 어디서 그런 얘기 합니다. 유튜브는 일종의 세계에서 가장 큰 환전소 같다. 그러니까 이 콘텐츠에 대해서 뭐, 많이 따지지 않고. 그러니까 사람들을 많이 이렇게 몰려오면, "아. 잘했어" 그러고. 실버 버튼 주고, 골드 버튼 주고 그렇잖아요? 뭐랄까요. 앞으로도 유튜브는 계속 써야 되죠. 순기능이 많으니까. 그런데 같이 우리 사회에 어우러져서. 유튜브를 세상에서 가장 많이 쓰는 국가 중에 하나라면. 그 유튜브 특별법 정도 하나 있어서 이게 뭔가 공생을 우리가 어떻게 도모해야 되는지가 좀 방향이 보일 거 아닙니까? 그래서 그런 법들이 조금 촘촘하게 됐으면 좋겠고요. 이제 새 정부가 나왔으니까. 저는 미디어가 민생이라고 생각해요.
◆ 최휘 : 미디어가 민생이다.
◇ 유현재 : 그러니까 이제 정치인들이 뭐, 민생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민생이 따로 있겠습니까만, 미디어도 엄청나게 중요한 민생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법이 좀 촘촘하게 그리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그래서 독일이나, 프랑스나 이런 국가에서 "한국에 이런 법이 있대"라고 해서 좀 따라하는 그런 상황이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최휘 :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도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현재 : 네. 감사합니다.
◆ 최휘 : 지금까지 유현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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