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4년 10월 30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이수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원화변호사 (이하 이원화): 2019년 어느 날이었습니다. 여성 A씨 집에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약혼자의 후배 B씨가 찾아왔죠. 새벽 6시가 다 된 시간이었는데 B씨는 무슨 일이라도 벌어진 듯 아주 다급해 보였습니다. A씨가 문을 열자 갑자기 돌변한 B씨. B씨는 A씨의 목을 조른 뒤 성폭행을 시도했습니다. 놀란 A씨가 즉각 저항했지만 역부족이었죠. 이에 A씨는 베란다 난간을 통해 밖으로 뛰어내렸습니다.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치명적 부상을 입고 만 A 씨. B씨는 그런 A씨를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아파트로 끌고 올라왔습니다. 폭행은 계속됐죠. 그리고 B 씨는 당시 전자발찌를 부착한 성폭행 전과자였습니다. 이 사건으로 전자발찌의 실효성 논란이 일기도 했고 그 논란은 지금까지도 현재 진행형이죠. 사건 X파일 지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이수현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이수현 변호사(이하 이수현):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이수현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저희가 다루는 많은 사건들이 그렇습니다만 이 사건 역시 막을 수 있었던 그런 사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수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운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총 3명의 인물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2명은 직장 선후배 사이로 선배를C 씨, 그리고 후배를 B씨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선배인 C씨의 약혼녀 A씨까지 세 사람이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는데요. 그런데 어느 날 새벽 5시 50분경에 후배 B씨가 혼자 A 씨의 집에 찾아가면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원화: 말씀해 주신 시간대가 누군가의 집을 방문하기에는 썩 상식적이지는 않은 그런 시간대이긴 한데 무슨 일 때문에 찾아갔던 거죠?
◆이수현: B씨가 A씨의 집에서 선배에게 급한 일이 생겼다라고 말하면서 초인종을 마구 눌러댔다고 합니다.
◇이원화: 새벽같이 와서 자신의 약혼자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라고 하니 저라도 깜짝 놀라서 문을 열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떤 일이 있었던 거죠?
◆이수현: 이제 A 씨는 평소에 B 씨와 안면이 있기도 했고, 약혼자인 C씨가 걱정이 되니까 문을 열어주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B 씨가 술을 마신 티를 내면서 횡설수설하기만 하고 C씨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요. A씨는 술이라도 깨라고 B씨한테 커피를 권한 다음에 집에 가라고 내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때 B씨가 갑자기 A씨의 목을 세게 쥐면서 성폭행을 시도했습니다. A씨는 격렬히 저항을 하기는 했지만 결국 이기지 못하고 기절을 했고, B씨는 기절한 A씨를 소파에 뉘어놓은 다음에 잠깐 물을 마시러 갔는데요. 이때 기절했던 A씨가 깨어나서 달아나기 위해서 창문을 통해서 6층 아래로 뛰어내리면서 크게 다치고 말았습니다.
◇이원화: 6층이면요. 이거 올라가서 내려다보신 분들 계시겠지만 상당히 높은 위치입니다. 그런데 거기서 뛰어내렸다는 거 당시에 얼마나 긴박한 상황이었는지 그런 걸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무엇보다 A 씨가 많이 다치지는 않았습니까?
◆이수현: 다행히 화단으로 떨어져서 피투성이가 되기는 했지만 살아는 있었다고 합니다. 이제 CCTV의 영상을 보니까 A 씨가 말을 하려던 장면이 포착되어서 살아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 B씨가 A씨가 떨어진 것을 알았으면 119에 신고를 했어야 됐는데 오히려 1층으로 내려가서 A씨를 다시 끌고 집으로 올라온 다음 심지어 집으로 데리고 와서 눕혀놓은 것도 아니고 다시 성폭행을 시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성폭행이 잘 되지 않으니까 목을 졸라서 결국에는 A씨가 사망까지 하게 된 사건입니다. 근데 이게 놀라운게 또 B씨가 떨어진 A 씨를 다시 끌고 올라왔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이때 CCTV에 자신의 얼굴이 찍혀서 용의자로 지목될까 봐 집에 있는 그 약혼자 C씨의 옷으로 갈아입고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1층으로 내려갔다고 합니다.
◇이원화: 정말 안타깝다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것 같은데 범행이 어떻게 알려지게 됐습니까?
◆이수현: 이제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A씨 가족이 아파트에 찾아갔다가 사망해 있는 A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알려지게 됐습니다. 경찰은 곧바로 현장 인근의 CCTV를 확인을 했는데요. 처음에는 A씨를 끌고 온 사람을 A씨의 약혼자인 C 씨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곧바로 B 씨가 옷을 바꿔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B씨를 추적한 지 2시간 만에 순천의 한 원룸에 숨어 있는 A씨를 체포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경찰은 A 씨가 추락사 떨어져서 죽은 것으로 판단을 해서 B 씨한테 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해서 구속을 했지만 국과수 부검을 해보니 A 씨의 사인이 경부 압박 질식사, 즉 목이 졸려 살해당했다라는 점이 확인해서 강간 살인으로 혐의가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B 씨가 결국 살인 혐의에 대해서 자백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원화: 저는 이 사건을 살피면서 가장 문제다 싶었던 부분이, B씨라는 사람이 관련 범죄로 두 번이나 형을 살고 나온 전과자였고 심지어 전자발찌를 찬 상태였다면서요?
◆이수현: 네 그렇습니다. B 씨가 범행 당시에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서 굉장히 충격을 안겨주었는데요. B 씨가 관련 범죄로 두 번은 형을 살고 나왔고요. 그전에 한 번은 집행유예를 받은 전과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세 번의 성폭행 전과가 있었던 전과자였던 거죠.
◇이원화: 성폭행만 네 번째인 거네요?
◆이수현: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성폭행을 18살 때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18살 때에는 성폭행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그리고 집유가 끝난 지 6개월 만인 2007년에 두 번째 성폭행을 저질러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되었고요. 만기 출소한 다음에는 또다시 술집의 여종업원을 성폭행해서 다시 5년간 수감됐습니다. 이게 그리고 더 이제 B씨가 좀 파렴치한 것이 1차, 2차 3차 성폭행 모두 이전 범행의 집유 기간이라든지 수감 기간이 끝난 뒤에 5개월 6개월 만에 재범했던 것이기 때문에 더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이 사건도 세 번째 성폭행으로 수감되어서 출소한 지 7개월 만에 벌인 범행입니다. 이제 전자발찌는 착용을 하게 되면 거주지에서 먼 거리를 외출하지 못하게 되는 외출 제한이나 주거 제한 같은 제한이 걸려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B 씨가 자신의 거주지와 가까운 피해자 A씨의 아파트를 찾아가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원화: 전자발찌를 차고 돌아다닐 수 있는 반경이나 이런 게 있나요? 아니면 시간이라든지?
◆이수현: 이제 반경 같은 경우에는 특별히 법에 규정되어 있는 반경은 없고 특정 장소에 출입을 제한하거나 특정 시간대에 외출 제한이 있습니다. 그리고 반경 같은 경우에는 법에 몇 미터 이렇게 규정된 거는 없는데 법원이 사안별로 각각 다른 특별 준수사항이라고 하는데요. 이 특별 준수사항을 함께 부과를 합니다. 보통은 야간이라든지 아니면 어린이들이 많이 다니는 시간대 있죠. 통학시간 같은 때의 외출을 제한 하게 되고요. 또 어린이 보호구역 학교라든가 학원가 특정 지역 그리고 장소에 출입 금지 접근 금지 제한이 있습니다. 그리고 주거 지역도 사안에 따라서 제한을 할 수가 있고요. 아동이 많이 사는 곳 되는 주거를 이제 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 피해자가 특정인인 경우에는 접근 금지 제한을 함께 부과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야간 외출은 허용이 되는데 재범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만 법원이 사안별로 야간 외출 제한 특별 준수사항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고요.음주 후에 재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음주를 금지하는 특별준수사항이 부과되기도 합니다. 이 전자발찌에 대해서 조금 다소 우스운 억제 효과가 있는데요. 전자발찌가 수시로 충전을 해줘야 되고 충전을 하지 못해서 전자발찌가 꺼지면 도주한 것으로 판단을 합니다. 근데 이 충전 장치가 특수한 핀을 이용해서만 충전이 가능해서 집에 가지 않으면 충전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강제적으로 집 근처에서 멀리 떠나지 못하고 오래 떠나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원화: 직전 재판에서 검찰이 화학적 거세 청구도 했던 모양인데 이건 안 됐던 건가요?
◆이수현: 네 그렇습니다. 이 직전 재판까지만 해도 세 번째 성범죄지 않았습니까? 그때 검찰이 화학적 거세를 청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법원이 화학적 거세는 인권과 관계 있는 만큼 신중해야 되고 성도착증 환자로 볼 수 없다 라는 이유에 기각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법원은 성충동을 이기지 못해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보다는 변태 성욕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인데요. 이게 화학적 거세를 하는 경우에는 성폭행으로 끝날 수 있는 사건이 살인까지 이어지는 오히려 더 피해자에게 안 좋은 결과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원화: 사이코패스 검사도 했던 모양인데..
◆이수현: B씨가 굉장히 높은 사이코패스 점수를 받았습니다. 40점 만점에 29점을 받았는데요. 이게 얼마나 높은 점수냐면 아동 성범죄자인 조두순이 29점입니다. 29점 조두순과 똑같은 점수죠. 그리고 이제 또래 여성을 살해했던 정유정이 28점이고요. 강호순이 27점, 어금니 아빠로 알려진 이영학이 25점을 받았습니다. 매우 높은 점수죠.
◇이원화: 굉장히 높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여러 면에서 막을 수 있었던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그런 사건이 아니었나 싶은데 검찰은 B씨에 대해서 사형 구형했죠
◆이수현: 네 그렇습니다. 검찰은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강간 살인 혐의로 기소를 했습니다. 강간 살인죄의 경우에는 사형이나 무기징역형만 처할 수 있습니다. 근데 그중에서도 사형을 선택한 것은 검찰이 매우 중한 범죄로 판단했던 모양입니다. 검찰의 구형에 대해서 피고인 쪽은 B 씨죠. 성폭행을 시도했지만 죽이지는 않았다. A씨가 뛰어내렸을 뿐이다라면서 처음에는 살해 혐의를 부인을 했는데요. 검찰 조사 이후에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우발적이면서 사전에 계획된 범행이 아니므로 감형해달라라는 주장을 했다고 합니다.
◇이원화: 당시 피해 여성 A씨의 아버님께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서 정말 많은 분들이 분노하고 아버님의 의견에 공감했던 그런 게 아직도 기억이 나거든요.
◆이수현: 네 사건 직후에 피해자의 아버님께서 국민청원 게시판에 우리 딸을 성폭행한 후 잔인하게 목 졸라 죽인 극악무도한 살인마를 사형시켜달라라면서 글을 올렸고요. 이 청원이 개시 3일 만에 청원 참여 인원이 11만 명 넘길 정도로 많은 공분을 샀던 상황입니다. 아버지께서는 피해자가 얼마나 바르게 살아왔는지 얼마나 효녀였는지 이런 것들을 말씀하시면서 아버지께서 이 사건의 내용을 너무 자세하게 잘 알고 계셔서 청원에다 기재를 해 주셨더라고요. 다시 끌고 올라갔던 사건들 이런 것들까지 다 기재를 해 주시면서 청원을 올리셨습니다.
◇이원화: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이수현: 1심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B 씨가 또 여기에 형이 무겁다면서 항소를 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2심 재판부도 원심인 무기징역형을 유지를 했습니다. 특히 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 반인륜적인 범행이다, 누범 기간에 범행을 저질러서 범행 과정에서 숨졌다 라고 하면서 항소 기각 이유를 상세하게 기재를 해주기도 했습니다.
◇이원화: 사건 X파일 오늘은 선배의 약혼녀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순천 아파트 강간 살인 사건 살펴봤습니다. B 씨는 범행 당시 전자발찌까지 착용한 성범죄 전과 2범 아니 3범이었습니다. 출소 7개월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고 이번엔 살인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놀라운 건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된다는 겁니다. 그러니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거죠. 과연 재범률이 높은 성폭행범에 대한 법과 제도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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