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4년 10월 23일 (수요일)
■ 대담 : 공정거래위원회 서비스업감시과 이영희 서기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기자 (이하 조태현) : 이번에는 공정한 경제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카카오T’ 택시 기사분들, 승객분들 모두 다 한 번쯤은 사용해 보셨을 만한 그런 애플리케이션입니다. 공정위가 이번 달에 타 가맹택시에 대한 카카오T 호출을 차단한 행위를 두고 해당 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했는데요. 오늘은 공정거래위원회 서비스업감시과 이영희 서기관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서기관님 나와 계십니까?
◇ 공정거래위원회 서비스업감시과 이영희 서기관 (이하 이영희) : 네 안녕하세요. 이영희 서기관입니다.
◆ 조태현 : 안녕하십니까? 문을 열면서 말씀을 드렸는데요. 카카오T의 호출 차단 행위, 여기에 대해서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했잖아요. 어떤 행위를 했다는 겁니까?
◇ 이영희 : 네 우선 청취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이 사건의 배경이 되는 카카오T가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의 유형을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사용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승객은 카카오T 앱을 통해서 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데, 이때 호출되는 택시에는 그간 카카오T 가맹택시, 카카오T가 아닌 경쟁 가맹택시, 비가맹택시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가맹기사 모집을 확대하고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를 가맹택시 시장에서 배제하기 위해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에게 택시 운행 정보 등 영업 기밀을 요구하고 이를 거절한 경쟁 가맹택시 기사들에게 카카오T 일반 호출을 차단하였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에게 일반 호출을 차단당한 택시 기사 분들의 피해가 컸었는데요. 2021년 7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총 1만 2332개의 기사 아이디가 호출 차단을 당했고, 이로 인해서 기사 분들의 운임 수입도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렇게 호출이 차단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기사 분들 사이에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와 가맹 계약을 유지할 경우 호출을 차단당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택시 기사 분들이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와의 가맹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들이 생겨났고, 결과적으로는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들의 사업 활동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 조태현 : 사실이라면 혼나야 되는 그런 문제 같은데요. 근데 이번에 보니까 카카오모빌리티가 영업 비밀을 요구한 거. 이 부분도 상당히 큰 쟁점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게 왜 문제가 되는 건가요?
◇ 이영희 : 네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반 호출을 소속 기사들에게 제공하는 대가로 요구한 영업 기밀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에게 소속된 가맹기사들의 정보입니다. 차량 번호나 가맹 가입 탈퇴 내역 등을 요구한 것인데요. 이러한 경쟁 가맹기사의 정보를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집, 관리하게 되면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기사를 모집할 때 유리하게 활용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 소속 택시기사 1, 2, 3, 4 이런 분들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실시해서 카카오모빌리티로 가맹을 옮기는 경우에 수수료를 인하해 주는 전략을 선택적으로 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요구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 소속 기사들의 운행 정보입니다. 이 운행 정보는 가맹 호출 운행을 할 때 카카오모빌리티의 내비게이션을 이용하게 되면 운행 주행 정보라든지 아니면 픽업이나 주행별 시작 종료 시간이라든지 출발-도착 좌표 같은 것을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집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운행 정보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사업을 운영하면서 중요한 영업 전략을 수립하는 데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특정 시간대에 특정 지역에서 경쟁 가맹택시들이 승객을 많이 태우고 있다는 정보가 수집이 되면 그 시간대에 그 지역으로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공급을 늘려서 승객들을 빼앗아 올 수 있는 영업 전략을 취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이게 시장의 경쟁을 크게 저해하는 그런 행위라고 밖에 볼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비슷한 사례가 해외에서도 있었다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어떤 사안이 있었습니까?
◇ 이영희 : 네. 해외 경쟁당국도 플랫폼 사업자가 경쟁 사업자의 데이터를 수집해서 자신의 사업에 이용하는 행위를 반경쟁적인 행위로 보고 조사, 조치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EU 경쟁당국이 조치한 사례가 있는데요. 아마존이 오픈마켓에서 입점업체가 아마존에서 상품을 판매하면서 축적된 상품 정보. 즉 상품 판매량이라든지 재고, 구매 취소율, 소비자 노출 수 등 비공개 영업 정보를 아마존 자사 상품 판매 전략에 이용한 행위에 대해서 2022년 12월 동의의결로 시정하게 된 사례가 있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런 상황들 봤을 때 결국에 제일 중요한 게 이런 행위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냐. 이 부분이 아닐까 싶은데요. 어떤 영향이 있었습니까?
◇ 이영희 : 이번 행위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가맹택시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크게 저해되었는데요. 대표적으로는 시장 점유율을 보더라도 카카오모빌리티는 일반 호출 시장에서 점유율 90% 이상을 가진 실질사업자에 해당되는데, 가맹택시 시장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2020년 51%에서 2022년 79%로 크게 증가하였고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들은 사업을 철수하거나, 사실상 철수하게 되면서 가맹택시 시장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유효한 경쟁 사업자가 현재 1개사만이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가맹택시 시장의 경쟁이 제한되면서 사업자들 간의 가격과 품질에 의한 공정한 경쟁이 저해되고 택시 가맹 서비스에 대한 택시 기사 분들이나 소비자분들의 합리적인 선택권이 제한되는 피해도 발생하였습니다.
◆ 조태현 : 그런데 예전에 공정위에서 콜 몰아주기 이 부분으로도 제재를 했었잖아요. 이것과 이것, 비슷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다른 것 같기도 한데 어떤 차이점이 있는 겁니까?
◇ 이영희 : 작년 6월에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배차 알고리즘을 은밀히 조작해서 자신의 가맹택시에게 호출을 몰아준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71억을 부과했었습니다. 이 두 가지 행위가 차이점은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우선 작년에 조치한 호출 몰아주기 건은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가맹택시에 호출을 몰아주어서 자기 가맹기사의 운임 수입이 비가맹기사의 운임 수입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졌고 그 결과 카카오모빌리티 자신의 가맹택시 수가 증대되는 효과로 이어진 행위입니다. 그런데 반면에 이번 호출 차단 건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영업 기밀을 제공하라는 자신의 요구를 거절한 경쟁 가맹택시 기사들에게 호출을 차단함으로써 호출을 차단당한 경쟁 가맹택시 기사들의 운행 수입이 감소하고, 그 결과 경쟁 가맹택시 수가 감소하거나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수가 증대되는 효과로 이어진 행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일정 부분 차이가 있는 것까지 확인을 해봤는데요. 최근에 공정위에서 나온 걸 보면 쿠팡이라든지 유튜브라든지 또 카카오모빌리티라든지 플랫폼 관련된 규제 이런 것들이 많이 나온 것 같거든요. 앞으로의 계획은 이 부분을 계속 보시겠다는 겁니까?
◇ 이영희 : 네 이번 조치를 통해서 플랫폼 사업자들이 시장에서 좀 더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이런 변화된 시장 환경에서 플랫폼에 의존해서 힘들게 영업하고 계시는 택시 기사 분들의 어려움이 조금이라도 덜어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정위는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아서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플랫폼 시장의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위해 반경쟁적인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 행위가 있을 경우에 엄중히 법을 집행할 예정입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은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지금까지 공정거래위원회의 서비스업감시과 이영희 서기관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영희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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