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진형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 (이하 조인섭) : 바둑을 둘 때 한발 떨어진 거리에서 구경하던 훈수꾼이 묘수를 짚어낼 때가 종종 있죠. 구경꾼의 눈에 기막힌 수가 보이는 건 승패에 대한 부담없이 한 발 떨어져서 바둑판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복잡한 일도, 한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면 어떨까요?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지금 문을 열겠습니다.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김진형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김진형 변호사 (이하 김진형)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진형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 상담소를 찾은 분은 어떤 고민이 있으신지, 사연으로 먼저 만나보겠습니다.
□ 사연자 : 저와 남편은 두 번 결혼했습니다. 첫 번째 결혼은 90년대 후반에 했고, 5년 뒤에 협의이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3년 뒤에 다시 남편과 재결합을 했습니다. 저와 남편 사이에는 대학생 딸이 하나 있죠.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저와 남편은 성격 차이로 자주 다퉜습니다. 그럴 때마다 남편과 아무렇지도 않게 한 집안에 있는 게 너무나도 괴로웠고, 저는 몇 달씩 집을 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두 번이나 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저는 남편과 별거 중인 상태입니다. 2012년에 딸을 데리고 집을 나왔습니다. 남편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와 막 재결합을 했을 때 시작했죠. 2012년에 제가 딸을 데리고 집을 나왔을 때만 해도, 사업은 적자투성이였지만, 현재는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 꾸준히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남편은 별거하는 중에도 사업에서 번 돈으로 저와 딸의 생활비를 줬고 자신 명의의 아파트에서 저와 딸이 살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이대로는 안 되겠는지 2020년에 남편이 합의서를 쓰자고 하더라고요. 각자의 재산을 2012년... 별거 생활을 시작했던 때를 기준으로 갖고 있고 이혼은 누구라도 원할 때 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남편은 합의서를 받은 이후에도 저와 딸이 아파트에서 계속 살게 해줬지만 생활비는 더 이상 주지 않았습니다. 딸도 이미 성인이 됐기 때문에 앞으로 생활비는 못 받을 것 같습니다. 그럴 바엔 이혼을 하고 싶은데요, 재산분할을 하고 싶습니다. 남편을 상대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재산분할에 관한 사연이었습니다. 사연자분은 남편과 별거를 시작한 2012년이 아닌 현재를 기준으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나요?
◆ 김진형 : 네, 판례는 재판상 이혼에서의 재산분할은 분할대상이 되는 재산과 그 액수를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하여 정한다는 원칙 아래 혼인관계가 파탄된 이후 변론종결일 사이에 생긴 재산관계의 변동이 부부 중 일방에 의한 후발적 사정에 의한 것으로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와 무관하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그 변동된 재산을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기에 사연자 분께서는 이러한 원칙에 따라 사연자 분이 이혼소송을 제기한 이후 진행된 재판의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시겠습니다.
◇ 조인섭 : 남편이 2012년부터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며 그 이후의 재산변동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과 무관하다고 주장할 경우, 사연자분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 김진형 : 네, 사연자 분의 남편께서는 사연자 분과 별거를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자신의 재산이 변변치 않다가 지금에 와서야 상당한 재산을 축적하게 되었으니 말씀하신 바와 같은 주장을 하게 될 텐데요, 그 경우에 사연자 분께서는 별거 중에도 남편과 사이에 생활비 등을 포함한 금전거래가 빈번했던 점, 남편이 주거 등을 계속해서 지원한 점, 사연자 분이 남편의 집안 행사에 배우자로서 참석한 점, 사연자 분이 남편과 별거하면서도 사이가 원만할 때에는 일반적인 부부와 같이 교류하였고, 자녀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해 긴밀하게 협조한 점 등을 충분히 입증하셔서 단순히 별거를 시작한 사실만으로 사연자 분과 남편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력히 주장하셔야 되겠습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의 남편이 받아간 합의서의 존재가 재산분할상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나요?
◆ 김진형 : 사연자 분과 남편이 미리 작성해 둔 재산분할에 대한 합의서가 있다고 하더라도, 두 분이 결국 재판상 이혼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는 그 합의서의 존재만으로 남편이 사연자 분의 재산분할 청구를 막기는 어려워 보이고요, 다만 해당 합의서상 2020년경 이후로는 서로 재산권을 각자에게 귀속시킨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으니 이 부분이 사연자 분에 대한 재산분할의 비율을 정하는 데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는 있겠습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이 이혼소송을 하지 않는 대신 현재 살던 아파트에서 지내면서 생활비를 계속 받는다는 합의서를 남편에게 받는다면, 법적 효력이 있을까요?
◆ 김진형 : 네, 사연자 분과 남편이 말씀하신 것처럼 혼인관계는 지금처럼 유지하고, 사연자 분과 따님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남편 명의 아파트에서 거주하면서 생활비도 지급받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소송 외적으로 작성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할 텐데요, 다만 사연자 분 입장에서는 이전에 남편이 한 번 합의서를 작성받은 이후 생활비를 끊은 전력이 있으니 당연히 이에 대해 법적인 효력을 부여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기존에 제기한 이혼소송 절차에 해당 합의서를 제출하면서 재판부에 남편과의 조정을 요청해서 조정 절차를 통해 작성한 합의서의 내용을 조정조항으로 남겨 조정을 성립시킨 뒤 이혼 소송을 종결하시는 방향으로 진행하시면, 그 조정조항에 대해 법적인 효력을 부여해서 합의의 효력을 어느 정도 강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사연자분은 이혼소송을 제기한 현재를 기준으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편이 혼인 파탄 이후 재산관계 변동을 주장할 경우 사연자분은 별거 중에도 생활비 거래, 주거 지원 등으로 혼인관계가 유지됐음을 입증하여 남편 주장을 반박해야 합니다. 사연자분이 작성한 합의서는 이혼 시 재산분할 청구를 막지는 못하지만 2020년 이후 재산권 귀속 내용이 있기 때문에 재산분할의 비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보입니다.
◆ 김진형 : 네 감사합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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