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소연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사랑을 알게 되는 나이에 삐져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사랑니! 사랑니는 인류 진화 과정 중에 우리 몸에 남은 흔적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랑니는 입안에 염증을 유발해서 빼내야 하지만 어떤 사랑니는 그대로 둬도 괜찮다고 하네요. 사람이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대로 갖고 가도 되는 것도 있고, 과감하게 정리해야 하는 것도 있을 겁니다. 오늘도 당신의 편이 되겠습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지금 문을 열겠습니다.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김소연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 김소연 변호사(이하 김소연)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소연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 상담소를 찾은 분은 어떤 고민이 있으신지, 사연으로 먼저 만나보시죠.
□ 사연자 : 남편과 저는 클래식 음악 동호회에서 만났습니다. 남편과 조용히 음악 감상을 하는 순간, 영혼의 교류가 일어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회사 상사가 매일 괴롭혀 마음 고생을 많이 할 때였습니다.그때 저를 사로잡은건 모차르트였는데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그리고 자상한 남편이 제 고민을 들어주면 그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남편과 저는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살았습니다. 삶이 바쁘다보니 음악 듣는 취미도 잊은 채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남편을 보았더니 저만 취미를 잊고 육아에 치이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반년 전 남편은 쉘위댄스라는 영화를 보더니 춤을 배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말도 하지 않고 몇 개월이나 춤을 배우러 다닌 사실을 얼마 전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퇴근이 늦은 편이었고 저한테는 야근을 자주 한다고 해서 전혀 몰랐습니다. 취미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니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했지만 휴대폰에 있는 학원 뒤풀이 사진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남편은 어떤 여자와 다정하게 맥주를 러브샷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 사진을 보고 이 여자는 유부남한테 왜 이러냐고 소리를 질렀더니 돌아온 대답이 더 가관입니다. 자신이 유부남인걸 댄스 학원 사람들은 모른다고 했습니다. 유부남이 총각행세를 한 것입니다. 대화내역을 보니 이미 그 여자와 제법 깊은 사이 같았습니다. 남편은 두 번다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면 전재산을 주겠다며 빌고 있지만, 저는 정말 이혼하고 싶고 그 여자에게도 소송을 걸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은 이혼에 관한 사연이었습니다. 아내 몰래 댄스학원을 다니다 바람난 남편... 이혼사유가 될까요?
◆ 김소연 : 야근한다고 속이고 몰래 취미활동을 했다고 해서 바로 이혼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한 행동이 배우자에게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할 정도여서 혼인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일방에게 큰 고통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도 억울한 면이 있죠. 무엇보다 속였다는 점에 대해서 신뢰가 깨졌을 거예요. 배우자가 야근으로 부재중이니 그 시간 동안 육아도 더 해야하고 가사도 더 돌보셨을거고요. 그만큼 배우자는 가정에 소홀했을테니까요. 사연자분은 그래도 그 부분은 이해를 해보시려고 했던거 같아요. 하지만 그러다가 바람까지 피웠다면 명백한 이혼사유에 해당합니다. 증거로 남편과 상대방의 대화내역을 제출하실 수 있고 남편의 부정행위 자백에 대해서도 따로 녹음을 하셔서 내시는 게 좋겠습니다.
◇ 조인섭 : 남편이 총각행세를 해서 상간녀가 남편이 유부남인 걸 몰랐다고 해도, 위자료 받을 수 있을까요?
◆ 김소연 : 상간녀에 대한 위자료 소송은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하여 그로인해 혼인관계가 침해되었거나 그 유지가 방해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배우자 있는 사람임을 알면서도 부정한 행위를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어떠한 부정한 행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위자료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유부남, 유부녀임을 알고 만났다는 증거는 보통 배우자와 상간자의 대화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적으로 배우자를 언급하는 이야기가 있겠죠. 예를 들어 부인은 어디갔어? 애들 데리고 나갔어 이런 말들입니다. 기혼자임을 전제로 해서 이혼을 하라고 할 수도 있고요. 소셜미디어에 드러난 가족사진처럼 기혼자라는 표시도 간접적으로나마 증거가 될 수 있겠습니다. 사연자분의 경우 상대방 여자가 정말 몰랐던건지 남편의 변명에 불과한지 확인해보실 필요가 있겠어요.
◇ 조인섭 : 그 여자가 오히려 남편에게 소송을 걸 수도 있나요?
◆ 김소연 : 배우자가 다른 이성을 만난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이성이 천하의 나쁜 사람처럼 느껴지시겠지만 실제로 배우자가 기혼자라는 사실을 속이고 만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성적자기결정권이라는 권리가 있어요. 본인이 선택한 인생관 등을 기초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내린 결정에 따라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입니다. 우리 사회의 혼인과 성행위에 대한 인식 등을 생각하면 상대방이 결혼한 사람인지 여부는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을 선택할 때 중요한 기초가 될 수 있죠. 그런데 본인이 기혼자가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속이거나 착오에 빠지게 한다면 이러한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걸로 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연자분도 왜 유부남이 총각행세를 하냐면서 사기아니냐고 하셨잖아요. 실제로 그런 경우라면 그 여자분쪽에서 남편에게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가 있겠습니다.
◇ 조인섭 :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남편이 몰래 댄스학원을 다녔다는 것만으로는 이혼사유가 되지 않지만, 바람을 피웠다면 명백한 이혼사유가 됩니다. 남편이 유부남인 사실을 몰랐다면 상간녀에게 위자료 청구가 어렵고요 이를 정확하게 확인하려면 증거가 필요합니다. 유부남인 것을 속였다면 상간녀는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로 남편에게 소송을 걸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김소연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김소연 : 감사합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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