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03월 16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송영훈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다음 팩트체크는 무엇인가요?
◆ 송영훈 기자(이하 송영훈)> 네, 이번 의사파업은 파업이 아니라 ‘수업거부’다 이런 우스개 소리가 나와서 찾아봤습니다. 이번 집단진료거부가 사회적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는 건, 전공의들이 대거 참여했기 때문인데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은 지난 2월 19일 시작됐습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의료 공백은 주요 수련병원인 국내 대형병원들의 운영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병원들은 환자 진료를 축소하며 인력 공백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빅5’병원의 하루 수술 건수는 평소의 절반 정도로 떨어졌고, 외래진료도 20% 이상 축소됐습니다. 병원별로 기존에 예정됐던 진료와 수술 일정을 조정하느라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수술을 무기한 연기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 최휘>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 송영훈> 네. 2020년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을 무산시킨 것도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당시 의협 중추인 ‘개원의’들의 집단휴진 참여율은 10%가 되지 않았지만, 전공의들은 80% 이상이 참여해 병원 운영에 큰 차질을 초래했습니다. 대통령령인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전문의수련규정)에 따르면, ‘전공의’란 수련병원이나 수련기관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하여 수련을 받는 인턴 및 레지던트를 말합니다. 전공의의 수련기간은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가정의학과의 경우 인턴과정 없이 레지던트 3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국내 수련병원 221곳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는 인턴 3137명, 레지던트 9637명으로 1만2774명입니다. 전체 의사의 11.4%입니다. 수련병원에는 흔히 ‘빅5’로 부르는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 등 전국 주요 상급 종합병원들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 최휘> 인턴과 레지던트라면 의술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요?
◆ 송영훈> 네, 인턴과 레지던트 법적으로 ‘전공의’는 근로자이면서 피교육생, 즉 수련의입니다. 선진국에서는 피교육생 신분이 더 강한데, 유독 한국에서는 근로자의 비중이 높습니다. 전공의들은 주로 24시간 관리가 필요한 입원과 수술 환자 관리 등의 업무를 맡습니다. 회진을 함께 하며 환자의 상태를 관리하고 병동 내 응급상황에 대응하거나 야간 당직 등을 합니다. 입퇴원과 치료기록을 챙기고, 수술 동의서를 받거나 수술 전 준비과정과 수술도 보조합니다. 응급환자의 1차 진료를 맡는 것도 전공의입니다. 이 때문에 대형병원에서 환자나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만나는 의사는 전공의일 확률이 높습니다. 대형병원들이 전공의에게 의존하는 이유는 전공의가 상대적으로 ‘값싼’ 인력이기 때문입니다. 병원 입장에서는 전문의보다 전공의를 현장에 배치하는 것이 비용이 덜 듭니다. 전임의나 전문의 채용 비용의 20~30%대 정도면 가능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대병원의 전공의 비율은 전체 소속 의사의 46.2%,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40.2%, 삼성서울병원 38%, 서울아산병원 34.5%, 서울성모병원은 33.8%에 이릅니다. 다른 대형병원들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업무량으로 보면 70% 정도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최휘> 대형병원들의 업무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겠군요.
◆ 송영훈> 네. 대한전공의협의회, 대전협의 ‘2022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 1명당 배정되는 입원 환자 수는 대략 15~30여 명 수준입니다. 전공의의 45.9%가 11~30명의 입원환자를 담당했고, 30명대와 40명대의 입원환자를 담당한 전공의 비율도 각각 4.4%와 3.9%였습니다. 특히 당직일 때는 36.7%가 하루 평균 50명 이상의 입원환자를 맡았습니다. 3.3%의 전공의가 하루 201명 이상의 환자를 돌본 경우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77.7시간이었는데, 법정준수시간인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한다는 전공의 비율(4주 평균)은 52.0%에 달했고, 최대 160시간 이상을 근무한 전공의도 2명 있었습니다. 의료계에서 흔히 언급되는 “한국의 큰 병원들은 전공의와 간호사들을 갈아 넣어서 운영한다.”는 속설이 허투루 들리지 않습니다. 대형병원들은 의료보험 저수가 탓을 하지만 최근 엄청난 재정이 소요되는 분원 건립 추진 현황을 보면 동의가 쉽지 않습니다.
◇ 최휘> 파업이 아니라 수업거부다 라는 말이 우습게만 들리지 않는 게 현실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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