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앱 소개

YTN 라디오


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10:15~11:30
제작진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내 똥이 항암제라고? "건강한 똥 기증받습니다"
2023-09-14 16:13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3년 9월 14일 (목요일)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 양성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귀빈 아나운서(이하 박귀빈):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흔한 것도 쓸려고 하면 찾기 어렵다는 말인데요. 그런데 옛날에는 개똥을 실제로 약으로 쓴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사람 똥에 관한 연구가 항암제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이용한 신약 개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양성준 연구관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양성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관(이하 양성준): 네 안녕하세요.

◇ 박귀빈: 실제로 옛날에 개똥을 약으로 썼습니까?

◆양성준: 허준이 지은 동의보감에 백구시라는 약이 나옵니다. 흰색 개의 똥을 한자로 백구시라고 하는데요. 허리가 삐끗하거나 멍들었을 때 썼다고 합니다. 이뿐 아니라 동의보감에는 말똥을 약으로 쓴 기록도 있는데요. 더위를 먹었을 때 썼다고 합니다.

◇ 박귀빈: 그럼, 사람의 똥도 약으로 쓴 기록이 있습니까?

◆양성준: 사람의 변은 현대에 와서 치료법으로 쓰고 있습니다. 바로 대변 이식술인데요. 디피실이라는 세균이 있습니다. 이 세균에 감염되면 죽을 때까지 복통과 메스꺼움에 시달리며 설사하는데요. 이 세균은 무척 강해서 최신 약도 거뜬히 이겨내 약물로도 죽일 수가 없습니다. 최신 치료법은 바로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아픈 사람에게 이식해 주는 것인데요. 건강한 사람의 대변에는 우리 몸에 좋은 유익균이 많아서 아픈 사람의 장에 넣어 주면 이 유익균이 나쁜 세균을 이겨내는 것이죠. 대변이식이라고 해서 바로 대변을 넣어 주는 것은 아니고요. 대변을 물에 섞은 다음 필터로 걸러서 액 상태로 넣어 주게 됩니다.

◇ 박귀빈: 유산균을 많이 먹는 것과 비슷해 보이는데요. 대변은행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요?

◆양성준: 대변이식은 기증자 관리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기증자 선별 과정이 까다롭고, 기증자의 건강도 이식할 때까지 계속 관찰해야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을 기증받아 보관하고 필요한 환자에게 분양하는 기관을 대변 은행이라고 합니다.

◇ 박귀빈: 기증자 관리가 어렵군요. 그럼 우리 몸에 좋은 균만 뽑아서 약을 만들면 편리할 것 같은데요. 약물로 개발할 수는 없는 건가요?

◆양성준: 좋은 지적을 해주셨는데요. 실제로 말씀하신 개념을 적용한 약물이 개발되고 있고, 미국에서는 신약으로 허가도 받았습니다. 이런 약물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라고 부르는데요. 마이크로는 작다는 뜻이고 바이옴은 생태계를 의미합니다. 우리 장 속에는 아주 작아서 눈으로 볼 순 없지만 몸에 좋은 균과 나쁜 균이 어울려서 살고 있는데요. 즉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거죠. 이 어울림이 깨지면 병에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병에 걸린 사람과 건강한 사람의 장 속 미생물 차이를 분석해 그 차이가 나는 미생물을 약으로 만들어 넣어 주는 것이 바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입니다.

◇ 박귀빈: 미생물을 이용해 암 치료제도 만들고 있다는데 사실입니까?

◆양성준: 네. 암뿐만 아니라 비만, 당뇨, 자폐, 우울증같은 많은 병이 장 속 미생물 즉 마이크로바이옴과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가 있어, 치료제 개발에 세계 각국이 앞다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염증성 장염과 대장암과 같은 장 질환뿐 아니라 건선,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이나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관련 시장이 ‘23년 약 3,600억원에서 ‘29년에는 1조 8천억원으로 연평균 31.3%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우리 기업이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국민께 새로운 치료제를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 박귀빈: 지금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 양성준 연구관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