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짜 : 2023년 4월 2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이소현 감독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세월호의 아픔을 웃프게 기록한 다큐멘터리 '장기자랑' 이소현 감독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아픔은 모른 척 꾹 참는다고 아무는 건 아닙니다. 연극을 통해 웃으며 서로를 위로하고 그 때의 그 아픔을 기억하는 어머님들이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세월호 4.16 가족극단 ‘노란 리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장기자랑>을 연출하신 이소현 감독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감독님?
◆ 이소현 감독(이하 이소현)> 안녕하세요.
◇ 이성규> 반갑습니다. 저희 청취자 여러분께 나는 누구다, 자기소개 좀 해 주시죠.
◆ 이소현> 안녕하세요. 저는 다큐멘터리 <장기자랑>을 만든 감독 이소현입니다. 반갑습니다.
◇ 이성규> 다큐멘터리 <장기자랑>, 이게 어떤 내용인지 가늠이 안 돼요. 어떤 영환가요?
◆ 이소현> 다큐멘터리 <장기자랑>은 세월호 참사 후에 아이를 잃거나 생존 학생 어머니께서 함께 우연히 연기를 배우고 극단을 만들어서 전국으로 투어를 다니게 되면서 세 번째 작품으로 장기자랑이라는 작품을 만드는데요. 그 작품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그리고 그 공연을 가지고 전국으로 공연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 이성규> 연극 <장기자랑>도 있었죠? 비슷합니까, 어때요?
◆ 이소현> 연극 <장기자랑>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당연히 저희 다큐멘터리에서는 그 내용이 들어가고요. 연극 <장기자랑>은 아이들이 수학여행 가기 전에 장기자랑을 준비하면서 서로 다투기도 하고 라이벌 관계에 있기도 하지만 열심히 함께 준비를 해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납니다. 그래서 제주도에 도착을 해서 오메기떡도 돌하르방도 보면서, 그리고 장기자랑을 함께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는 연극이에요. 그런데 이 내용이 단원고나 이런 것들을 특정하지는 않지만 어머니들께서 단원고 교복을 입고 직접 자기 아이의 꿈과 생전에 했던 이야기들을 담아서 연극으로 만들어서 공연을 올리셨습니다.
◇ 이성규> 연극의 분위기는 좀 어둡고 거룩한가요, 아니면 밝은가요?
◆ 이소현> 밝고 코미디예요. 슬픈 장면은 하나도 없습니다.
◇ 이성규> '노란 리본'의 이야기를 어떻게 관심 갖고 담게 되셨나요? 계기가 있어요?
◆ 이소현> 제가 학교에서 전공을 사운드를 했어요. 그런데 일본에서 NHK에서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한국에 와서 세월호 다큐멘터리를 찍었었어요. 그런데 그 당시에 제가 유일한 한국인 사운드 팀이었던 거예요. 그 당시에 동시 녹음을 하게 되면서 이렇게 굉장히 많은 유가족분들을 만나게 됐었는데, 제가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이렇게 쉬는 시간에 자꾸 저한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근데 저한테 다 이 다큐멘터리를 찍기 싫다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왜요?’ 그랬더니 너무 고통스럽다고. 그래서 그러면 지금이라도 찍지 않겠다고 말씀하시라고. 그런데 ‘그럼 잊혀지면 어떻게 하냐’ 이런 말씀을 하셨고. 근데 제가 이렇게 찍는 거를 가만히 봤더니, 질문이나 이런 것들이 너무 고통스러운 질문들을 좀 많이 한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그렇게 이제 그 다큐멘터리 작업을 동시 녹음을 하면서, 이런 참사 피해에 대한 다큐멘터리들이 굉장히 많은데 출연자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하면서 기억하는 것이 맞는 방법일까? 이런 생각을 좀 하게 됐는데. 그렇게 어떻게 인연이 되어서 4.16 가족극단 노란 리본의 홍보 영상을 제가 자원봉사로 찍게 되었어요. 그런데 저는 질문을 두 가지를 준비해가지고 갔는데, ‘이번에 준비하는 연극은 어떤 내용인가요?’, ‘어머니께서 맡으신 역할은 뭔가요?’ 이 질문 두 가지이기 때문에 사실 5분에서 10분이면 끝날 인터뷰죠. 그런데 저를 붙잡고 2~3시간 동안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으신 거예요. 그래서 우리 어머니들이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굉장히 자연스럽게, 그런데 저는 그 모습이 또 귀여워 보였거든요. 그래서 이런 관객들에게도 굉장히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게 되어서 다큐멘터리를 찍게 되었습니다.
◇ 이성규> 많은 시간이 걸렸겠어요. 언제부터 그 극단을 담으시려고 하셨습니까?
◆ 이소현> 네, 그렇죠. 2019년부터 촬영을 시작을 했고요. 2022년 5월까지 촬영을 했던 것 같아요. 한 3년 반 정도 촬영을 했습니다.
◇ 이성규> 그러셨군요. 처음에 그렇게 해서 ‘다큐를 찍자’ 그렇게 말씀을 드리니까 어머님들은 어떠셨어요?
◆ 이소현> 이제 개별적으로 인터뷰할 때는 다 괜찮을 것 같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전에도 저희 어머니들을 찍고 간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KBS에서도 찍었었고 MBC에서도 찍었고 EBS에서도 찍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분들은 오셔서 한 이틀 찍으면 60분 분량 쫙 뽑아서 방송을 하시잖아요. 그런데 소속도 불분명한 사람이 와서 몇 달째 가지 않고 있으니까 어머니가 ‘쟤는 왜 안 가는 거야’ 이런 의심도 있고, 그리고 이제 그 당시만 해도 세월호 참사 피해자분들을 도청하기도 하고 미행하기도 하는 일들이 빈번했었어요. 그래서 ‘우리 감시하러 온 애 아닌가’ 이런 의심도 있었어서, 그거를 좀 풀고 신뢰를 드리기 위해서 설명하는 시간이 좀 길게 있었었던 것 같아요.
◇ 이성규> 그래서 찍다가 보니까 부모님들을 보는 생각이 또 바뀌었을 수도 있겠네요, 감독님이?
◆ 이소현> 바뀐 부분은 그런 것 같아요. 우리가 참사 피해자분들을 생각했을 때 참사 피해자라는 어떤 뭉텅이로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근데 나도 그렇고 선생님도 마찬가지고, 우리는 다 개별적인 어떤 존재로서 존재할 수 있는데 내가 그분들을 참사 피해자라는 부분에 굉장히 집중하고 있었었구나, 이런 부분들을 좀 생각하게 됐고. 그래서 굉장히 다 다른 분들이기 때문에 그 각자의 욕망과 그리고 그분이 가지고 계신 어떤 캐릭터들을 분명히 좀 보여드리려고 노력을 했었던 것 같아요.
◇ 이성규> 사실 미디어의 장점도 있지만 미디어의 영향이 상당히 단일 포장을 해서 알려내는 그런 오류들이 가끔 있다고 그러는데, 그 부분을 많이 보충해 주신 것 같네요. 근데 아까 영화 사운드가 전공이라고 그러셨어요. 근데 그게 뭐 하는 거예요?
◆ 이소현> 가장 쉽게 얘기해서는 녹음을 하는 부분이 있고 또 사운드 디자인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 영화에서 공룡이 등장을 하면 사실 세상에 공룡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CG로 만들어 내잖아요. 그런데 공룡이 내는 소리도 만들어 내야 되는데 그런 소리를 디자인하는 사람. 혹은 괴물이 나온다던가 아니면 배우들이 액션 영화에서 실제로 총을 쏘지 않지만 총을 쐈을 때 이 분위기에 어떤 총소리가 더 어울릴지 만들어내는 사람. 이런 것들을 하는 전공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이성규> 영화 전체에 드러나는 온갖 소리들을 디자인하고 만들어내시는 그런 영역이군요?
◆ 이소현> 네, 맞아요.
◇ 이성규> 이런 걸 전공하신 게 이번에 다큐 촬영하시면서 뭔가 도움이 됐거나 그랬나요?
◆ 이소현> 사실 제가 가장 지양했었던 부분이, 이런 세월호 다큐멘터리를 보면 노란 리본이 굉장히 자주 등장해요. 근데 이게 시각적인 피로감을 좀 관객들에게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하지만 그래도 한 번은 나와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희 어머니들이 이 장기자랑 공연을 단원고등학교에 가서 하는 장면이 있어요. 근데 그 장면에서 아이들이 제주도에 도착하는 순간에 제가 그 부분에서 보여주거든요. 그런데 이 어머니들의 이 마음. 살아서 제주도에 도착하는 그 순간을 마음을 보여주고 싶은데 이 마음을 어떻게 보여줄까 했을 때 그 마음이 바람을 타고 가서 팽목항을 지나는데, 그 팽목항에서 휘날리는 노란 리본을 보여주는데, 그 바람이 안산을 떠나 팽목항을 지나 제주도까지 도착하는 사운드 디자인을 디자이너랑 굉장히 많이 의논을 해서 했었던 것 같아요. 이 바람 소리는 어떤 느낌일까. 정말 유리창에 잠깐 스치는 바람 소리일까, 아니면 바닷가에서 태풍이 불 때 울리는 그런 바닷가일까. 이런 것들을 굉장히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본 다음에 디자인해서 집어넣었었어요.
◇ 이성규> 근데 그게 평가를 어떻게 받았어요?
◆ 이소현> 그 장면에서 관객분들이 가장 감동적이었다고, 마음이 이렇게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걸 해냈구나’ 이런 기쁨이 있었습니다.
◇ 이성규> 그리고 그 이외에 다큐 촬영하시면서는 어떤 부분에 특별히 유의하세요?
◆ 이소현> 세월호 참사 가족분들이기 때문에 미디어에 노출됐을 때 하시는 이야기가, 굉장히 어떻게 보면 포맷화되어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질문은 절대 하지 않았죠. 제가 오늘 여기 와서 제가 사운드 전공한 이야기를 할 거라 상상하지 못했듯이, 오히려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예진이 어머니 같은 경우는 혼전 임신을 하셨는데 어디서 어떻게 생겼냐, 이런 얘기를 이렇게 굉장히 로맨틱하고 행복한 순간에 대해서 저에게 수다 떨듯이 말씀해 주시는 그런 부분을 조금 더 집중해서 인터뷰를 했었던 것 같아요.
◇ 이성규>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영화 <장기자랑>을 연출한 이소현 감독님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쯤에서 노래를 꼭 하나 듣습니다. 근데 우리 이소현 감독님 어떤 노래 하나 추천하시겠어요?
◆ 이소현> 저는 BTS의 <봄날>을 듣고 싶습니다.
◇ 이성규> 지금 이미 봄날 같은데. 이 노래를 추천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 이소현> 이 노래에는 세월호 관련된 언급이 전혀 없지만 BTS분들이 우리 아이들을 그리워하면서 만들었다는 거를 ‘아미’ 분들은 적어도 다 아실 것 같고. 제가 편집 기간이 한 1년 반 정도 걸렸어요. 촬영 기간이 너무 길다 보니까. 그런데 이 곡을 들으면서 나도 세월호에 관한 이야기를 한 편은 꼭 만들고 싶다, 이런 마음을 다졌기 때문에 청취자분들과 듣고 싶습니다.
방탄소년단 / <봄날> Play
◇ 이성규> 방탄소년단의 <봄날> 듣고 오셨습니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세월호 4.16 가족극단 ‘노란 리본’을 담은 다큐멘터리, <장기자랑>을 연출한 이소현 감독입니다. 감독님, 어머님들이 연극을 한다는 그 도전 자체가 저는 궁금하고 또 어느 면에서는 대단하다, 이런 생각을 시작을 했는데 이분들 노력도 대단하셨을 거예요, 그렇죠?
◆ 이소현> 네, 그렇습니다. 저희 어머니 중에 예진 어머니라는 분은 장기자랑에서 교복을 입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한 달 동안 15kg까지 감량을 하시고, 세 달 지났을 때는 최종적으로 30kg를 뺐어요. 어머니께서 술을 참사 이후에 정말 많이 드셨대요. 그러신데 ‘장기자랑’ 대본을 받으시고 주연을 맡게 되면서, 우리 예진이 모습 그대로 보여주는 게 너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예진이와 똑같은 사이즈의 그 복을 입고 싶으셨대요. 그래서 이제 살을 그렇게 빼셨다고 들었습니다.
◇ 이성규> 그렇게 노력을 하셨군요. 그러니까 애정, 열정, 그분들의 관심, 이게 되게 대단했던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좀 염려되는 부분이, 창작극 ‘장기자랑’이 아이들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머님들이 아까 말씀하셨듯이 아이의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노력을 하셨다. 그런 말씀 들었는데, 이게 머릿속에 잘 안 와 닿아요.
◆ 이소현> 저도 그렇게 와 닿지 않았었고, 오히려 좀 걱정이 됐었던 것 같아요. 이게 오히려 트라우마를 자극해서 조금 어떤 공황장애나 우울증을 더 유발하는 작용을 하게 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좀 했었었는데, 세월호 참사 시간이 조금씩 조금씩 지나가면서 어머니들은 어디 가서 아이들 이야기를 할 공간이 없다는 게 가장 힘드셨다고 해요. ‘우리는 이런 애였어요. 이런 꿈을 꿨어요’라는 말을 너무 하고 싶은데 그런 얘기 자체를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어머니들께는 애들이 정말 사라져 버렸구나,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구나. 이런 거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연극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자기 아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다는 거가 어머니들은 오히려 더 행복하고 치유의 순간이 됐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그런 걱정할 부분은 제가 3년 반 동안 지켜보면서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 이성규> 그런데 아까 그 내용 중에 상당히 코믹한 부분도 있고 그런데, 코믹하면서 뭔가 울림을 주는 그런 한 소절 좀 소개해 주실 수 있어요?
◆ 이소현> 너무 어려운 것 같은데, 근데 가장 코믹한 거는 그런 부분이에요. 아이들 모습을 보여주는데 ‘섹시하고 가장 예쁜 여학생’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굉장히 너무 부끄러워하면서 등장하는 모습, 이런 것들. 그런 게 굉장히 코믹했었던 것 같고. 근데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그거죠. 애들이 ‘엄마 다녀올게요’, ‘가서 도착해서 카톡 할게요’ 인사를 하고 제주도로 떠나거든요. 그리고 이제 무대가 암전이 되는데, 이제 그 순간 모두 다 관객들은 다시는 볼 수 없겠구나, 이 아이들을. 이런 것들을 다 연상을 하는데 갑자기 파도 소리랑 갈매기 소리가 들려오면서 ‘그렇게 우리는 제주도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 순간이 굉장히 저한테 또 감동적이고 다른 관객분들도 그 부분에서 너무 행복해 하셨던 것 같아요.
◇ 이성규> 연극을 200회 이상 올렸다면서요?
◆ 이소현> 네. ‘장기자랑’은 코로나 시기랑 겹쳐서 한 70회 정도 올렸었고요. 그 전에 올렸던 연극 두 편이 합쳐서 총 한 200회 되고, 이제 현재까지 올린 연극 공연 횟수는 한 300회가 좀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 이성규> 되게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 이소현> 촬영을 하면서 굉장히 행복한 순간들이 훨씬 많았는데 그 이유는 뭐냐면, 어머니도 공연을 전국 투어를 다니시면 거의 공연장이 만석이세요. 그리고 끝나고 시민분들이 너무 좋아하시고, 관객과의 대화할 때도 ‘우리 함께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말씀해 주시는 것도 너무 감동적이었는데. 저는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어머니들께서 국회에서 공연했던 순간이었어요. 그래서 그때 국회의원분들이 초대를 하셨고 실제로 굉장히 많은 정치인들, 보좌관님들, 국회의원님들 이렇게 보셨는데, 보다가 다 나가시는 거예요. 본인 볼 일이 있으신지 공연 중에 핸드폰도 받으시고. 우리 일반 시민분들보다 공연을 보는 수준이 참 많이 떨어지는구나, 그런 생각도 너무 많이 들었고. 보면서 아, 이게 우리나라 국회에서 우리 어머니들을 생각하는 수준이다. 이게 저한테 되게 힘들었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 이성규> 근데 그런 것도 담았어야 되니까?
◆ 이소현> 네, 그런데 영화에서는 뺐어요. 기분이 안 좋아서 어머니들 아름다운 모습만 담고 싶어서 그거는 넣지는 않았습니다.
◇ 이성규> 어떤 분들은 ‘이제 좀 그만하지’라는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이 영화는 그분들에게 어떤 얘기를 할 수 있을까요?
◆ 이소현> 저도 원래 그분들이랑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당연히 세월호 진실 규명을 원하고 있고 함께 애도하지만, 이제 좀 그만하시고 빨리 잊고 이제 본인 자신을 찾고 그런 거에 집중하는 게 더 트라우마를 회복하거나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었는데, 자식을 잃은 슬픔을 치유한다는 거는 일단 말 자체가 되지 않고. 오히려 참사 피해자분들이 그 시간을 충분히 애도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리는 것이 그리고 함께 애도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뿐만 아니라 다른 참사들도 함께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그렇게 하게 됐고. 다큐멘터리에 제 생각도 바뀐 부분들을 많이 담았기 때문에 관객분들이 그런 부분들 함께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성규> 여러 가지 이런저런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마지막으로 <장기자랑>은 어떤 영화다, 종합해서 마무리 말씀해 주시죠?
◆ 이소현> 세월호 관련된 다큐멘터리는 너무 슬프고 어둡지만, 저희 다큐멘터리는 너무너무 재미있는 해피엔딩이고요. 그리고 우리 세월호 가족분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그 궁금하신 분들에게 반가운 안부를 전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합니다.
◇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영화 <장기자랑> 감독 이소현 감독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이소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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