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3년 1월 26일 (목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양성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매주 목요일은 식약처와 함께 하는 생활백서 시간입니다. 2023년도 벌써 한달이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새해 결심하신 것들 잘 지키고 있으신가요?매년 새해에 결심한 내용을 알아본 조사에서 상위권 3위 안에서 빠지지 않는 게 있습니다. 바로 ‘다이어트’인데요. 그만큼 신경도 많이 쓰지만, 하기도 어려운 게 다이어트죠. 오늘은 새해 결심 다이어트,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양성준 연구관을 연결했습니다. 연구관님 안녕하세요?
◆ 양성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관(이하 양성준): 안녕하세요.
◇ 이현웅: 새해 다이어트 결심, 왜 이렇게 지키기 힘듭니까?
◆ 양성준: 결심을 지키기 힘든 이유는 다이어트가 인간의 본능을 역행하기 때문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인류 역사에서 풍족하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한 번에 많이 먹고 열량이 높은 음식을 좋아하도록 진화했다고 합니다. 거기다 우리나라 새해는 겨울에 시작됩니다. 겨울에는 추워서 바깥 활동을 피하게 되고 두꺼운 옷을 입어 살찐 것을 잘 알아채기도 어려워 다이어트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연말연시에 모임이 집중되어 있고 기름진 음식을 먹는 설날이 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다이어트 결심에 결정타를 날리게 됩니다.
◇ 이현웅: 다이어트에 대한 몇 가지 속설이 있습니다. 자녀들이 “엄마 아빠 닮아서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불평하곤 하는데 이게 사실입니까?
◆ 양성준: 모든 일이 그렇듯 남 탓만 해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자녀가 비만일 확률이 부모가 정상 체중일 때 9%, 부모 중 한 명이 비만일 경우 41%, 부모 모두 비만이면 73%로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 결과만 보면 내가 비만이 이유가 다 엄마·아빠 탓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보통 부모와 자녀는 한집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식습관이 비슷할 확률이 높습니다. 즉, 환경에 의한 영향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 이현웅: 많이 먹고 운동하면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식단과 운동 중 체중 감량에 어느 쪽이 더 중요합니까?
◆ 양성준: 단연코 식단이 더 중요합니다. 재미있는 연구가 있는데요. 온종일 수렵 활동하며 많이 움직이는 아프리카 하즈다 부족과 종일 가만히 앉아서 일하는 뉴요커의 하루 소모 열량이 비슷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의외로 운동이 체중 조절에 영향을 덜 미친다는 뜻입니다. 체중 감량에는 통상 식단이 80% 이상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이현웅: 이렇게 살 빼는 게 쉽지 않다 보니 시중에 살 빼는 약으로 나비약이 유명합니다. 특히 아이돌을 닮고 싶은 청소년에게도 널리 퍼져 있다고 하는데요. 나비약이 뭔가요?
◆ 양성준: 나비약은 필론폰과 유사한 성분으로 마약류인 향정신성 의약품입니다. 모양이 나비넥타이처럼 생겨 나비약으로 불리며 체질량지수가 매우 높은 비만 환자에게 사용하는 식욕억제제입니다. 필로폰과 유사한 성분이다 보니 성인에게만 단기간 사용하도록 허가되어 청소년은 먹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성인이라 하더라도 기준을 넘어 먹으면 심각한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몇 년 전에 한 영화배우가 방송에서 나비약 때문에 환각과 환청에 시달렸다고 해서 그 부작용이 널리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특히 몸에서 콩알탄 수백 개가 터지는 것 같더라는 말을 해 깊은 인상을 남겼던 약물입니다.
◇ 이현웅: 마지막으로 나비약같은 식욕억제제가 다이어트에 실제 효과가 있는지요?
◆ 양성준: 식욕억제제는 장기적으로 다이어트에 효과가 없습니다. 세계 최고 권위인 네이처라는 학술지가 식욕억제제 효과를 공개했는데요. 식욕억제제를 먹으면 6개월까지는 살이 잘 빠지다가 1년 이후에는 멈춥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식욕을 억누르던 약을 끊었더니 반사작용으로 폭식을 하게 되어 체중이 오히려 급격히 증가했다고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약은 환자가 사용하는 것입니다. 환자가 아닌데도 호기심이나 살을 빼고 싶은 욕심에 기웃거리다 보면 돌이킬 수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이현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양성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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