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6:47~06:57, 12:47~12:57, 19:47~19:57)

■ 진행 : 이승우 변호사

■ 방송일 : 2023년 1월 6일 (금요일)

■ 대담 : 박다솜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故이예람 중사 대법 판결 달라진 것은...

#이예람 중사 #성추행 #성범죄 #인권 #인격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故 이예람 중사’ 사건입니다. 오늘은 작년에 일어난 ‘故이예람 중사’ 사건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성범죄 사건도 문제이지만, 그 성범죄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한 개인의 인권과 인격을 말살하는 범죄가 절대로 사회에서 반복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관련 사건 법무법인 법승의 박다솜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박다솜 변호사(이하 박다솜)>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최근 공군 성추행 사망 사건 피해자인 故 이예람 중사에게 2차 가해를 한 상관에게 처벌을 확정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죠?

◆ 박다솜> 네, 최근 대법원은 공군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故 이예람 중사에 대한 특가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상관에게 징역 2년의 형을 확정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검사가 임명되었고 공군본부 법무실장을 비롯한 다수의 군 관계자들이 재판을 받게 되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건과 관련한 법률적 논의들을 해보고자 합니다.

◇ 이승우> 사건 내용을 되짚어보죠. 이 사건이 발생하고 한참 뒤에 언론에 알려졌었죠?

◆ 박다솜> 그렇습니다. 국방부가 사건을 수사한 지 약 4개월이 지난 때에 이 중사의 부친이 딸의 실명과 사진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사건의 내용을 살펴보면, 2021년 3월경 당시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공군 전 부대에 전면적으로 회식이 금지되었는데요. 이 중사는 선임인 장 중사로부터 “회식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술자리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후임 부사관이 운전 중인 차 뒷자리에서 이 중사는 장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이후 이 중사는 곧바로 상관에게 신고하였으나 가해자는 전혀 반성하지 않았고, 다른 선임들 역시 입막음을 시도했습니다. 특히 부대에서는 이 중사를 조롱하면서 관심간부 취급을 하였습니다. 결국 불안장애 등으로 치료를 받던 이 중사는 5월 21일 혼인신고를 한 날,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중사의 사망 이후 군 수사당국은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려고 시도하였고, 결국 2022년 4월 15일 이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습니다. 그리고 성추행한 가해자인 장 중사는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보복협박 혐의로 재판을 받아 징역 7년의 형이 확정되었습니다.

◇ 이승우> 앞서, 대법원의 판결을 말씀드렸는데요. 2차 가해를 한 노 준위에게 징역 2년 형이 나온 것에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 판결은 어떻게 봐야하는 겁니까?

◆ 박다솜> 노 준위는 이 중사가 성범죄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못하도록 직접적으로 회유와 압박을 가했던 인물입니다. 대법원은 노 준위에 대하여는 면담강요 혐의만을 유죄로 보고 강제추행 혐의와 보복협박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여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부서장인 피고인 노 준위에게 신고하면 성범죄 사건이 절차대로 처리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던 피해자는 피고인의 회유와 압박으로 상당한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꼈던 걸로 보이고, 결국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며 “피고인은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의식 없이 시대착오적이고 잘못된 믿음에 근거해 사건을 음성적으로 처리하고자 했고, 군내 성범죄는 신고해도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줌으로써 부대원들과 국민에게 커다란 불신을 야기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아울러 “피해사실 신고로 부서원들이 겪을 어려움과 부서장으로서 난처한 사정을 부각해 신고하지 말 것을 간접적으로 요구해 피해자로 하여금 신고에 대한 죄책감, 부담감이 들게 해 신고를 체념하거나 주저하게 만들어 피해사실 신고 등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하기 충분한 위력으로 평가된다”고도 설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노 준위가 “이 중사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징계처분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취지로 하였던 발언에는 ‘이 중사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보복협박죄의 구성요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해당 혐의에 대하여는 무죄 판단을 하였습니다.

◇ 이승우> “이 내용이 모든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어떤 조직에 속해있는 사람에게 이 말처럼 무서운 말이 없잖아요.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은 아마 앞으로 좀 더 고민이 필요하지 않은가 싶은데요. 이 사건에서 전익수 법무실장이 ‘부실 수사’ 혐의를 받았는데, 특검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을 적용했습니다. 왜 이렇게 달라진 건가요?

◆ 박다솜> 처음에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은 이 중사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직후 군 검찰의 초동 수사가 부실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였다는 이유로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를 받았습니다. 즉, 전 실장의 부실한 수사 지휘로 인하여 2차 피해가 발생하였고 결국 이로 인해 이 중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특검팀은 전 실장에게 군검사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은 없었다고 판단하여 직권남용이 아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면담 강요 등)를 적용하였습니다. 이 적용 법조인 특가법 제5조의9 ④항에서는‘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또는 그 친족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면담을 강요하거나 위력을 행사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전 실장은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해당 법률은 보복 범죄를 가중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것이지, 수사 주체인 검사를 보호하는 법안이 아니다”는 주장을 하였으며, 위력의 행사가 없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한편 형법 123조에서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서 그 상대방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할 때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직권남용 범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저지른 행위가 피고인에게 주어진 직무상 권한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권한도 없는 행위를 해서 불법적인 일을 행할 경우에는 직권남용으로 처벌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전 실장이 군검사에게 연락해 “범죄 혐의자의 구속영장이 잘못되었다”고 추궁하는 등의 위력을 행사해서 실제 군검사가 이로 인해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던 것으로 조사되기는 했지만, 공군법무실장에게는 수사를 지휘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 이승우> 사실 직무상 권한에 해당이 안 된다는 것만 갖고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업무상 그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느냐에 대한 판단으로 넓혀야할 문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직권남용·직무유기 문제가 사회 전반을 강타하고 있는 형사법적인 구속요건인 것 같습니다. 네, 그러면 오늘 사건에 담긴 ‘법적 포인트’를 한 줄로 정리하고, 실제 법적 대응과 자문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성범죄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를 은폐하는 것, 이는 조직을 보호하는 행동이 아닙니다. 그것은 말 그대로 법원이 밝히는 바와 같이 ‘시대착오적’인 행동이 됩니다.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가 성범죄 사건으로 표면화 되었다고 생각하고 조직의 책임자는 이를 해결하고 이와 같은 문제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못한다고 한다면 공적 조직에서는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의 혐의를 받게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故 이예람 중사’ 사건에 대해 법적으로 얘기 나눠봤는데요. 마지막으로, 관련해서 법적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 박다솜> 군대 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생활 중에도 사내 성폭력 범죄는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범죄 피해를 신고를 받은 사업주는 법적 절차에 따라 피해자를 보호하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조치해야 하며, 지체 없이 관련 사실을 확인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입니다. 만일 이 과정에서 해당 피해사실을 은폐하고 피해자를 회유하려고 한다면 관련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꼭 유념하셔야 합니다.

◇ 이승우> 대내외적인 불신을 한 몸에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박다솜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박다솜>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사건 파일에서 여러분의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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