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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일] 20:20~21:00
제작진진행: 이성규 / PD: 박준범 / 작가: 이혜민
[잠시만요] "향을 통해 사람을 마주하고 세상과 소통합니다."
2022-04-18 19:57 작게 크게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2년 4월 17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정미순 조향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향을 통해 사람을 마주하고 세상과 소통합니다."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강렬한 눈빛이나 말 한 마디처럼 우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존재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후각을 자극하는 ‘향기’인데요. 신비로운 그 향기의 세계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하겠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다양한 향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국내 1세대 조향사 정미순 님입니다. 정미순 선생님, 안녕하세요.

◆ 정미순 조향사(이하 정미순)> 네, 안녕하세요.

◇ 이성규> 네, 반갑습니다.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 나는 누구다. 직접 소개 한번 해 주시겠어요.

◆ 정미순> 저는 향기를 만드는 사람이고요. 조향사 정미순입니다.

◇ 이성규> 조향사. ‘만들 조’ 자에다가 ‘향기 향’ 자겠죠.
◆ 정미순> 그렇다고 생각을 많이 하시는데 사실은 ‘창조할 조’자는 아니고요 다른 ‘조’자예요. ‘조절할 조’ 예를 들어서 조리사 할 때 쓰는 한자입니다. 
 
◇ 이성규> 아, 자연 속에 향기는 이미 있고 그걸 조절하니까.

◆ 정미순>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조향이라는 의미에서는 ‘조절할 조’를 쓰는 것 같아요.

◇ 이성규> 우리 아까 방송 시작하기 전에 스튜디오에서 ‘만들 조’ 아니겠느냐, 그랬었는데요. 그래서 지금 조향사가 어떤 직업이에요?

◆ 정미순> 일단은 세상에 없는 새로운 향을 만드는 의미에서는 ‘창조할 조’, 조향사고요. 그 외에는 향이 들어가는 모든 제품에 향을 입히는 작업을 해요. 향장, 화장품, 생활용품, 목욕용품,  심지어는 음식. 플레이버라고 얘기하는데 먹는 음식에까지 향을 다루는 직업을 통틀어서 조향사라고 합니다.

◇ 이성규> 네. 지금 향을 다룬다고 하셨는데 찾아보니까 대학에서는 화학을 전공하셨더라고요. 화학이 조향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 하고도 관련이 있나요?

◆ 정미순> 일단은 향료라는 재료를 다루는데 향료가 화학물질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화학 성분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향을 다루는 데 있어서 화학적인 지식이 도움이 되기도 하고 기반이 되기도 해요. 그래서 합성 원료들을 이해하는데 화학적인 배경이 도움이 많이 되죠.

◇ 이성규> 자연 향도 있지 않나요.

◆ 정미순> 네. 천연 향료 같은 경우는 천연에서 오는 것들인데 천연 향료 역시 성분들을 보면 전부 다 화학 성분이고요. 화합물이에요.

◇ 이성규> 그럼 자연에서 채취한 원료가 의약품으로 변하는 거 하고도 비슷한가요.

◆ 정미순> 그렇죠. 의약품이기도 하고 향이 갖고 있는 방향 물질들은 의약품으로도 많이 쓰여요. 예전에는 우리나라 한약재도 마찬가지로 독특한 향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전부 다 향을 갖고 있는 소재들, 그런 것들이 향료로 향수를 만들거나 향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것과 다르지 않죠.

◇ 이성규> 네. 향수 공방도 운영하시던데 얼마나 되셨어요.

◆ 정미순> 향수 공방을 운영한 지는 20년 됐고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향수 공방, 저는 처음에 향수 스튜디오라고 얘기했는데 퍼퓸스튜디오를 처음 운영했습니다.

◇ 이성규> 지엔퍼퓸스튜디오라는 게 그건가요? 그렇게 해서 벌써 한 20년 됐나요. 

◆ 정미순> 정확히 얘기하면 제가 처음 퍼퓸스튜디오를 오픈한 건 프랑스에 갈리마드라는 회사에서 시스템을 들여와서 했던 거니까, 20년 전에 갈리마드 퍼퓸스튜디오를 시작해서 10년을 하고 제 자체 브랜드인 지엔퍼퓸은 10년. 지금 총합해서 향수 스튜디오는 20년을 한 거죠.

◇ 이성규> 거기서 비즈니스도 좀 되나요.

◆ 정미순> 초창기에는 비즈니스가 약했는데 지금은 향 산업이 많이 대중화되고 알려지게 돼서 비즈니스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됐다고 볼 수 있어요.

◇ 이성규> 안정이 되었다. 근데 안정이 됐다고 하면 향수 개발도 많이 하셨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렇게 묻는 게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개발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중요한 건지. 근데 고객들한테 돌아가고 선택받고 이런 향을 몇 개 정도나 개발하셨나요.

◆ 정미순> 시판 향수 말씀하시는 거죠. 시판 향수는 제가 직접 디자인해서 개발한 거는 20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 이성규> 네. 시판하려면 표준화 작업, 이런 것도 참 중요하겠어요.

◆ 정미순> 저는 향수를 만드는 조향사다 보니까 향수를 제작하는 걸 생산 활동이라고 표현한다면 저는 조향 파트하고 생산 작업을 조금 분리시키는 편인데, 조향은 어떤 스토리라든가 창작 작업이 주가 되고 어떻게 보면    예술가로서, 아티스트로서의 작업에 가깝고 그 이후 생산해서 제품화시키는 건 기획이라든가 개발이라든가 비즈니스의 영역. 이 양쪽을 다 아우르고 있는 분야죠.

◇ 이성규> 말씀 듣다 보니까 저도 영화를 봤는데요. 프랑스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라는 분이 쓴 소설 중에 ‘향수’라는 제목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게 있는데 거기서 보면 사람한테서도 향기를 뽑아내고 그러더라고요. 

◆ 정미순> 향료를 채취하는 과정인데 이론적으로는 사람한테서도 향을 채취한다는 게 가능하거든요. 왜냐하면 천연 향료를 처음 추출할 때 동물성 향료, 식물성 향료. 그런 소재에서 향을 뽑아내는 게 맞거든요. 그래서 쥐스킨트라는 천재적인 소설가 작가님은 그런 것에서 착안을 해서 사람한테서 사람 냄새를 채취하는 부분을 소설에서 언급한 것 같아요.

◇ 이성규> 근데 그때 사람이 많이 죽었던 것 같아요.

◆ 정미순> 네. 사람을 죽여서 향을 뽑아냈죠. 그만큼 향이라는 것이 사람한테서 생명하고 직결돼 있는 부분이라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진을 뽑는다고 그러잖아요. 우리나라 말에 진을 뽑는다, 그 정도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고 빠져나가는 작업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 이성규> 향을 뽑는다는 작업이요. 조향사 공방 유지하시고 하셨는데 처음에 이 일을 시작하시기는 시대적인 상황이 지금처럼 조향사라는 직업이 알려져 있는 것과 다른 상황이 아니었나요.

◆ 정미순> 그냥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조향사라고 하면 저도 생소했었고 주변의 사람들이 조향사를 아무도 모를 때 향 공부를 시작했죠. 계기는 미국의 유명한 화장품 업계의 대모라고 할 수 있는 에스티로더 여사, 그분의 책을 읽었어요. 전기를 읽었는데 그분이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나 이런 스토리를 쭉 읽다가 저도 그러면 이 사람처럼 화학을 공부해서 조향사가 돼야 되겠다. 그때 처음 생각을 했어요. 그게 중학교 때였으니까 지금으로부터 한 40년 전 정도 될 것 같은데요.

◇ 이성규> 그래서 화학과 가신 거 아니에요.

◆ 정미순> 정말 정보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그 책에 있는 한 줄의 화학공부를 했고 삼촌이 화학자였고, 그런 배경적인 것만 보고 화학을 선택하게 됐어요.

◇ 이성규> 그러시다가 외국으로 공부하러 가셨죠. 

◆ 정미순> 우리나라에는 그 당시에 교육기관이 없었고 전문적으로 조향 교육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그래서 주변에 찾았더니 프랑스가 있었고 일본이 있었는데 저는 프랑스를 가고 싶었으나 여건상 가까운 일본을 선택했어요.

◇ 이성규> 공부는 일본에서 하셨네요. 근데 프랑스 말씀 자주 하시는데 그쪽 분들하고 무슨 교류 없으셨나요?

◆ 정미순> 공부는 일본에서 조향 공부를 했고요. 그리고 나서 화장품 쪽 회사에 처음 들어갔는데 그 회사의 유럽 쪽에서 일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향수의 본고장이라고 하는 그라스 지역을 가고 갈리마드라는 향수 회사를 알게 됐어요. 남프랑스 쪽에 있는데 니스 가까운 곳이거든요. 오래된 전통적인 향수 마을 같은 느낌이었는데 거기서 향을 본격적으로 접하게 됐고 그때 향수 스튜디오, 퍼퓸스튜디오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국내에서 처음 향수 공방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이성규> 근데 요즘 조향사, 그러면 자격증을 어디서 받나요?

◆ 정미순> 조향사라고 하면 공인 자격증은 아닌데 민간 자격증으로 조향사 시험을 응시하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어요.

◇ 이성규> 몇 군데 되나 보네요.

◆ 정미순> 처음에는 제가 시작을 했는데 요즘은 몇 군데 더 느는 것 같아요.

◇ 이성규> 우리 정미순 선생님이 만드신, 조절하신 향수, 그런 향수와 비교하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 정미순> 제가 처음 이쪽에 관심을 가질 때 수입 향수들을 많이 접했었고 수입 향수들을 보면서 아, 저런 향수들을 만들면 참 좋겠다. 이런 생각을 갖고 시작을 하게 됐는데 막상 조향을 하면서 조향이라는 작업이 어렵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그래서 향수를 많이 만들었는데 향수를 만들면서 느낀 건 일단 수입 향수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우리는 우리한테 맞는 향을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요즘은 향 자체가 대중화되고 사람들이 향에 대한 안목이 많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꼭 유명 브랜드가 아니어도 본인이 좋아하는 향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겼죠. 그런 감각이 좋은 대중들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제가 만든 향수도 수입 향수에 비해서 사람들한테 선택되어지는 부분이 많이 좋아졌다. 이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 이성규> 그 선택되어지는 장소가 주로 공방이에요. 아니면 다른 데 많이 퍼져 있나요.

◆ 정미순> 공방도 있고요. 의외의 것이 있는데 그게 뭐냐하면 온라인 마켓이에요. 온라인 마켓은 향을 보지도 않고 그 향에 대한 설명, 향에 대한 해석, 스토리를 보고 선택해서 구매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으세요.

◇ 이성규> 한 20년 동안 하시게 됐는데요. 조향사가 되시려면 어떤 과정들이 필요한 것 같습니까.

◆ 정미순> 일단은 본인이 처음 이제 조향을 하겠다, 라고 했을 때 향에 대한 감각, 그리고 후각이 정상적이어야 되고, 그리고 향에 대한 관심. 그러니까 일상적인 관심에서 일단 차지하는 부분이 크고요. 평상시에 향을 좋아하고 향에 관심이 있고 꽃을 좋아하고 식물에 관심이 있고 냄새에 민감하고,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되고요. 그다음에는 어떤 크리에이티브한 영역인데 예술가들의 창조적인 자질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고요. 조향사 역시 그런 자질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 이성규> 네. 아무리 창조를 하고 창작을 해도 어디선가 영감을 받으셔야 될 것 같은데, 우리 정미순 선생님은 어떤 방식으로 영감을 받아서 창작을 하시나요.

◆ 정미순> 저는 제일 큰 건 자연에서 영감을 받는 게 제일 크고요. 꽃이라든가 어떤 장소라든가, 그래서 제가 지금 제주도에 살고 있는데 제주도로 간 이유 중에 하나가 제주도의 자연이 너무 좋잖아요. 산도 좋고 바다도 좋고 사시사철 꽃이 피고. 그리고 저는 귤 밭 한가운데 집이 있는데 눈을 뜨면 자연이 저한테 주는 영감이 도움이 많이 되고요. 그리고 주변에 접하는 모든 대상들.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스토리, 이야기, 소설, 문학, 음악, 모든 예술 분야가 다 영감의 대상이 되는 것 같아요.

◇ 이성규> 제주도 사시면서 귤밭 말씀하셨는데 그런 향 나는 향수도 만드신 적 있나요.

◆ 정미순> 네. 귤밭에서 귤 냄새를 하나의 소재로 해서 만든 향수가 있어요.

◇ 이성규> 네.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국내 1세대 조향사 정미순 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정미순 선생님. 우리가 이쯤에서 노래를 한 곡 듣거든요. 어떤 노래 하나 들으시겠어요.

◆ 정미순> 조용필의 ‘꿈’이라는 노래를 추천했는데요. 제가 이 노래를 되게 좋아해요.

◇ 이성규> 꿈하고 향수하고도 관련이 되나요.

◆ 정미순> 그렇지는 않은 것 같은데 제가 그냥 용기를 얻는다고 그럴까요. 약간 이 노래 들었을 때는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나 자신한테 꿈을 더 일깨워주는, 그런 게 이 노래에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 이성규> 그 꿈에 대한 촉매제네요. 

◆ 정미순> 꿈이 꿈에 대한 촉매제, 맞습니다. 

◇ 이성규> 그럼 그 노래 듣고 오겠습니다. 조용필의 ‘꿈’ 듣겠습니다. 조용필의 ‘꿈’ 듣고 오셨습니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국내 1세대 조향사 정미순 님입니다. 정미순 선생님. 요즘 보면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는데, 향초도 많고 디퓨저도 많고 제 사무실에도 몇 개 있거든요. 이런 걸 보면 우리의 조향 산업이 발전된 건지, 아니면 남발이 되고 있는 건지, 이거 어떤 거예요?

◆ 정미순> 보통 향산업이 대중화 된다, 라고 하는 것은 확산이 됐을 때 경제적인 수준. 우리나라가 그만큼 경제적인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향을 즐길 수 있는 레벨이 됐다, 라고 보여지거든요. 거기에 발맞춰서 사람들이 향을 많이 찾게 되고 향을 즐길 수 있는 문화적인 코드가 형성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 이성규> 근데 어떤 경우는 디퓨저를 갖다 놓으면 재채기도 많이 나고 눈물도 나고 이러는데 그런 건 좋은 거예요. 나쁜 거예요.

◆ 정미순> 일단은 퀄리티 면에서는 조금 저렴한 것도 있고 가격도 높으면서 향이 아주 멋있는 향이 있고 굉장히 다양해진 거는 사실인 것 같아요.

◇ 이성규> 마케팅 기법, 아까 잠깐 우리가 얘기하다 말았는데 우리나라는 향 쪽 마케팅이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 정미순> 일단 예전보다는 향기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일반적인 회사라든가 이런 데서 저한테도 의뢰가 많이 들어와요. 향 개발에 대한 의뢰, 그리고 최근에 교보문고라든가 이런 서점에서도 향기 마케팅으로 고객들한테 좋은 인상을 주기도 하고 기업 이미지에도 좋은 인상을 주는 향기 마케팅이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성규> 기업 이미지와 연관된 브랜드 향 개발하는 데도 있고 그런가요? 대기업 중에서? 그럼 전체 직원들이 그 향을 뿌리고 다니나요.

◆ 정미순> 아니죠. 공간에 들어갔을 때 자연스럽게 그 향이 나고 그 향으로 인해서 기업 이미지가 참신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런 심리적인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죠.

◇ 이성규> 근데 요즘 코로나19. 아까 후각 그때 여쭈려고 그랬는데 요즘 어땠어요.

◆ 정미순> 사실 코로나 때문에 다들 힘들잖아요. 근데 저 역시 코로나의 영향을 받은 부분들이 있는데 향수 공방이 몇 군데 있었어요. 이태원하고 명동하고 방배동에도 있고 그랬는데, 아무래도 좀 어렵죠. 사람들이 오프라인에 와서 뭘 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에 두 군데는 정리를 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축소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어요.

◇ 이성규> 그럼 이후에 다시 또 확장하실 계획도 있겠네요.

◆ 정미순> 그거는 코로나 끝나봐야 알 것 같습니다.

◇ 이성규> 힘든 와중에도 나 이 일 하기 참 잘했다, 라는 순간도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 정미순> 향에 대한 부분은 워낙 제 하나의 전 일생을 거쳐서 해야 되는 일이고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계속 끝까지 갈 것 같습니다.

◇ 이성규> 중학교 때부터 준비하신 거니까요.

◆ 정미순> 그렇죠, 오래됐죠.

◇ 이성규> 그런데 저는 아직도 가끔 남들에게 내 체취가 좋을까, 나쁠까. 그런 두려움도 있고 제가 또 향을 고를 때도 있고 그런데 아직도 제 향을 제대로 못 골랐거든요. 청취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면 하나씩 고를 수 있을까요.

◆ 정미순> 향기라는 건 그 사람하고 잘 맞았을 때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극대화시키는 역할도 하거든요. 그래서 자신한테 어울리는 향, 맞는 향 고르는 게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라고 느끼고요. 제일 중요한 건 본인이 그 향을 맡았을 때나 뿌렸을 때 컨디션을 살펴보는 게 좋아요. 내가 그 향을 뿌렸을 때 기분이 좋은가. 또는 몸의 컨디션이 다운되진 않았나, 어땠나. 이런 부분들은 의식해서 관찰하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실제로도 어떤 특정한 향은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뭔가 활기 있어지고, 그런 것들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바로 향만 맡고 선택하지 마시고 관찰을 한 다음에 나하고 잘 맞는지, 그거를 한 번 살펴보고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성규> 말씀 듣다 보니까 퍼스널 컬러 진단하는 생각이 나요. 그런 거 잘 걸치고 다니라는 말도 들었는데 많은 분을 뵙다 보면 많은 동일한 생각도 들고 그래요. 앞으로 조향사, 이거 어떨 것 같습니까.

◆ 정미순> 사실 조향사라는 직업이 앞으로 전망이 어떤가.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저는 계속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할 수 있는 일이 기계나 다른 쪽이 대체할 수 있는 그런 거라면 어느 순간 기술적인 부분에서 필요가 없어지는 직업도 있겠지만, 저희 같은 경우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그 부분이 조향 부분에 분명히 있다, 라고 느끼거든요. 그래서 조향사의 역할은 앞으로도 계속 필요한 직업이다, 라고 생각이 듭니다.

◇ 이성규> 그런 꿈을 가진 분들은 어떤 말씀을 들으면 촉매가 될까요.

◆ 정미순> 조향이라는 작업은 일단 본인이 좋아서 향을 선택하신 분들 같은 경우는 일생을 두고 그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 이성규> 마지막으로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 꼭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시죠.

◆ 정미순> 일단은 향이 주는 풍요로움, 마음의 여유, 이런 것들을 통해서 코로나의 힘든 상황을 잘 극복해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성규> 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국내 1세대 조향사 정미순 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정미순 선생님, 좋은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

◆ 정미순> 네, 감사합니다.

◇ 이성규> 예,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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