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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일] 20:20~21:00
제작진진행: 이성규 / PD: 박준범 / 작가: 이혜민
[잠시만요] "현장에서 직접 듣는 역사 이야기, 역사해설가 안지영씨와 함께 하면 어떨까요?"
2022-02-21 14:56 작게 크게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날짜 : 2022220(일요일)

진행 : 이성규 교수

대담 : 안지영 해설가(GuideLive)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현장에서 직접 듣는 역사 이야기, 역사해설가 안지영씨와 함께 하면 어떨까요?"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이 있죠. 지금 이 순간도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역사, 여러분은 얼마나 잘 알고 계신가요. 오늘의 주인공. 역사 해설가 안지영 님 모시고 역사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지영 선생님. 반갑습니다.

 

안지영 해설가(GuideLive)(이하 안지영)>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성규>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 직접 한번 인사하시고 또 자기소개해 주시죠.

 

안지영> , 안녕하세요. 저는 역사를 가지고 여러 가지로 이야기하는 일을 하고 있는 역사해설가 안지영입니다.

 

이성규> 역사해설가라고 소개를 해주셨는데 올해 경력이 11년 차 되셨더라고요. 근데 이 역사 해설 말고도 다른 여러 가지 일들을 같이 하시는 것 같아요. 정체가 뭔가요.

 

안지영> 정체라기보다는 기본적으로 다 베이스로 역사라고 하는 걸 깔고 있고요. 그래서 역사라고 하는 걸 테마로 여러 가지 파생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성규> 파생 활동,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죠.

 

안지영> 예를 들면 요새는 박물관 같은 데 가도 그냥 개인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박물관의 전시를 역사적인 교육 활동이랑 같이 보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걸 하는 에듀케이터라는 직업도 하고 있고, 여러 가지로 공무원 연수라든가, 이런 식으로 교양 강의 같은 것도 하고. 기본적으로는 역사 배경이 있는 문화유산이나 박물관에서 해설해 주는 투어, 도슨트 활동 같은 것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성규> 그러니까 도슨트라는 분이 한 번 우리 프로에 나오신 적도 있는데 그 역할하고도 약간 겹치나요.

 

안지영> 겹치죠, 아마 미술 관련된 도슨트셨을 거예요.

 

이성규> 미술 관련이었어요.

 

안지영> 원래는 도슨트라는 호칭은 미술 해설하시는 분한테만 단독으로 쓰이다가 요즘에는 도슨트가 원래 쉽게 뭔가를 전달하는 전달자 역할이다 보니까 역사를 가지고 해설하시는 분들도 요즘에는 도슨트라는 이름을 많이 쓰고요. 다만 저희는 활동 반경이 미술관보다는 좀 넓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이성규> 그렇군요. 대학에서도 역사 공부를 하신 걸로 기록에 나와요. 원래 어렸을 때부터 역사는 좀 좋아하셨나요. 관심도 있었고.

 

안지영> 좋아했죠. 근데 엄청 막 재밌어 하고 그랬던 건 아니었는데 아버지가 역사를 되게 좋아하셔서 집에 역사책이 되게 많았고요. 그래서 그런 다큐도 굉장히 어릴 때부터 많이 본 편이고, 그리고 공부하는 과목에서는 안 외워도 되는 과목이라고 저는 약간 반대로 느꼈던 과목이어서. 역사를 외우지는 않고 어릴 때부터 이걸 책으로 접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스토리로 연결하다 보니까 재미있다고 많이 느끼면서 봤었죠.

 

이성규> 여러 번 읽으셨나 봐요.

 

안지영> , 좀 많이 읽긴 했어요.

 

이성규> 저는 세계사의 그 지명하고 사람 이름이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안 외워졌는지, 너무 힘들었어요.

 

안지영> 외우려고 하면 안 외워지는데 이렇게 말하면 역사 싫어하시는 분들은 이해 못한다고 하시는데 사실 우리가 뭐 2시간, 3시간짜리 영화 같은 거 시리즈로 봐도 그걸 다 외우면서 보진 않잖아요.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해요.

 

이성규> 이제부터라도 제가 말씀을 따라보겠습니다. 그런데 그러시다가 역사 해설가, 이쪽에 입문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안지영> 제가 대학을 역사 전공해서 사학과로 가다 보니까 대학생 때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나 대외 활동 같은 거를 하게 됐는데, 기왕이면 두 가지 일을 같이 하는 활동을 하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대학 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도슨트 대학생 해설사를 모집하는 게 있었어요. 그게 지금도 있는데 그거를 1기로 들어가서 그때 처음으로 해설하는 거에 대해서 배우고 해설 경험을 했었죠. 그게 출발인 거죠.

 

이성규> 그게 11년 전에.

 

안지영> 엄청 옛날이죠.

 

이성규> 그러시군요. 지금 후배들은 계속 지금 그 봉사활동을 하고 있군요.

 

안지영> 이름이 조금 바뀌었는데 지금은 대학생에서 조금 더 확장해서 청년 멘토라는 이름으로.

 

이성규> 멘토, 참 멘토 좋아해요. 그래서 그런 일들을 하시다가 본격적으로 아. 나 이걸로 밥 먹고 살아야 되겠다. 나 이거 직업 할래. 이렇게 마음먹은 계기는 어떤 것입니까.

 

안지영> 사실 그때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해설을 하면서 이렇게 누군가에게 설명해 주는 일을 내가 좋아하고 좀 재능이 있구나, 라는 걸 그때 살짝 발견을 했고요, 전혀 어렵지가 않았었어요. 그러니까 약간 떨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은데, 그리고 전공을 버리지 않고 일을 하고 싶어서 아르바이트 같은 걸로 여행 가이드 같은 걸 했어요. 주말에 여행 가이드를 하고 이런 여러 가지 역사 해설을 하는 업체들에서 아르바이트를 여러 번 하다가 이걸로 먹고 살아야겠다고 결심을 한 건 사실 조금 나중이에요. 나중인데 이게 재미있으니까 재미있어서 놓지 않고 계속 가져가다 보면 이걸로만 가지고도 먹고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그걸 좀 오랫동안 여러 가지 직업을 같이 병행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이성규> 유지하기 위해서 딴 것도 이렇게 하시면서.

 

안지영> , 그냥 놓지 않고 있었던 거죠.

 

이성규> 그러다 보니까 어느덧 정상, 전망이 좋아요.

 

안지영> 그것까지는 모르겠고요 이제는. 직업적으로 저는 역사해설가입니다. 이렇게는 말을 할 수가 있게 됐죠.

 

이성규> 겸손하시기까지 하셔서 큰일 났네요. 그래서 그 역사해설가라고 하기까지, 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역사해설가가 되려면 일단 꾸준함 플러스 어떤 요건들이 갖춰져야 할까요.

 

안지영> 기본적인 걸 보면 누군가에게 역사라고 하는, 어떻게 보면 어려울 수도 있는 얘기를 설명을 해야 되기 때문에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재능이라고까지 하기는 좀 그렇네요. 그런 걸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사람을 상대하는 것을 좋아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사람 만나는 거에 대해서 호기심과 즐거움을 느끼는 게 제일 중요한 시작점인 것 같아요.

 

이성규> 역사를 너무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많이 아는데 전달을 못하고 재미가 없으면 역사를 공부하거나 소개 받으러 와서 자는 수가 있잖아요.

 

안지영> 저희가 그걸 조절하는 게 좀 힘든데, 저희가 가르치는 게 아니잖아요. 가르치는 게 아니라 교수님이나 선생님 같은 역할은 아니고요. 정말 전달자거든요. 그 장소나 그 전시를 쉽게 느끼고 최적의 조건으로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보조자 역할이기 때문에 그 선을 조절해야 되는 것 같아요. 지식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니까.

 

이성규> 근데 현장에서 같이 동료들이나 후배들을 보면 역사 전공 안 하신 분들도 좀 계실 거 아니에요.

 

안지영> 사실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요.

 

이성규> , 신방과 안 나온 기자가 많듯이.

 

안지영> 그게 필수 요건은 아닌 것 같고요. 이걸 시작하게 되는 경로가 다 너무 다양하다 보니까 오히려 역사를 전공하고 정말 이걸로 업을 삼는 사람이 오히려 더 적어서 제가 오히려 좀 더 특이하게 여겨지는 케이스 같아요.

 

이성규> 그런데 이걸 하다 보면 우리 안지영 선생님이, 개인적인 생각일 수가 있는데 분명히 이 일이 단점. 장점, 이런 게 있을 것 같아요. 어떠세요.

 

안지영> 장점은 좀 자유롭다는 거고요. 그리고 이 일을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이걸 억지로 하시는 분들은 없어요. 좋아하고 재미있으니까 이걸 계속 하는 거고, 사실 일을 하는 회사를 다니는 게 반드시 그 회사 일을 너무 사랑해서 하지는 않잖아요. 다들 일을 해야 되니까 하는 의무감에 하는 경우가 많지만, 제가 하고 있는 역사 해설가 쪽은 자기가 이걸 하는 게 너무 좋아서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건 어떻게 보면 굉장히 큰 축복 중에 하나잖아요. 그게 최고 장점인 것 같고요. 그리고 역사해설을 하면서 특정한 것만 딱 알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것도 공부를 되게 많이 해야 되는 일이어서 저절로 자기 개발 같은 걸 많이 하게 돼요. 이게 장점인 것 같아요. 끊임없이 자기 개발을 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산다는 게 최대의 장점 같고요. 단점은 모든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역사해설가라는 일이 지금 일반적인 직업군으로 떠오르진 않잖아요. 자리 잡기까지의 시간이 개인차가 너무 크다는 거, 경제적인 거나 인지도적인 면에서. 그런 게 좀 힘든 것 같아요.

 

이성규> 길을 막 열어 가야 되시는.

 

안지영> 만들어야 되는 입장이다 보니.

 

이성규> 그렇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1년 동안 하셨으니까 잘 길을 만들어 오셨는데 나 진짜 이 길을 만들어 오길 잘했다. 그런 생각 드실 때가 있었죠.

 

안지영> 두 가지 정도로 종류가 좀 나뉘는데, 일을 하면서 만나는 여행자분들이나 고객 분들이 있잖아요. 역사에 관심이 진짜 하나도 없었는데 너무 재미있게 들었고 관심이 생겼다. 너무 즐겁다. 이런 평가를 받을 때 굉장히 기쁘고 또 하나는 이게 이제 업으로 만들기 위해서 제가 정말 부단한 노력을 했는데 이제는 제가 지나왔었던 길이 정석이 아니지만 그래도 저를 약간 등불 삼아서 이걸 하고 싶다, 라는 사람들이 이제 생겨나기 시작을 했어요. 그럴 때 좀 뿌듯함을 느끼죠.

 

이성규> 근데 이 질문은 와주시는 분들에게 드리는 질문인데 코로나19. 이 부분하고 역사 해설가의 활동하고 관계가 있죠.

 

안지영> 엄청 관계가 있었죠. 사실 여행 관광업에 속하다 보니까 처음에 코로나가 발발했을 때에는 거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관광업이니까요. 아예 불가하게 막힌 장소들이 굉장히 많았고 여행 인원 수 제한도 있고, 지금도 여전하죠. 굉장히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코로나 전에 비해서는 확실히 예약 건수라든가 그냥 운영할 수 있는 상품의 개수 자체가 제한이 많이 걸리게 됐고요. 아무래도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투어 같은 것들은 거의 운영하기가 조금 어렵고 뭐든지 하기가 되게 조심스럽죠.

 

이성규> 그러니까 이제 활성화 부분이 상당히 둔중화 됐다. , .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역사 해설가 안지영 님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안지영 님. 안지영 선생님이라고 불러야죠. 우리가 이쯤에 꼭 노래 한 곡을 당부 드립니다. 직접 부르시라는 건 아니고요.

 

안지영> 그러면 안 되는데.

 

이성규>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안지영> 제가 최근에 전시를 하나 보러 갔다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하는 역병, 일상이라는 전시를 봤는데, 시국에 딱 맞는 전시죠. 여태까지 역병들을 쭉 돌아보면서 그 전시를 한 바퀴 쭉 보고 나오는데 맨 마지막 부분에서 어떤 영상 화면이랑 같이 이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어요. 거기서 그 노래가 여러 번 반복될 때까지 한참 서 있었거든요. 저 말고도 다른 분들이 다 서 계셨었는데 가수 이적 님의 당연한 것들이라는 노래가 있었어요. 가사가 정말 우리가 코로나 이전에는,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것들인데 일상이 이렇게 소중했구나, 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노래여서 전혀 들어본 노래가 아니었는데도 계속 듣게 됐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노래도 있고 이런 가사가 있고, 여기서 제가 많이 위안을 느낀 것들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걸 좀 공유를 해보고 싶습니다.

 

이성규> 오늘 역사해설가 안지영 님께서 들고 오신 노래입니다. 이적의 당연한 것들’, 듣고 오겠습니다. , 이적의 당연한 것들듣고 오셨습니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역사해설가 안지영 님입니다. 안지영 선생님. 근데 지금까지 이 일을 쭉 하면서 여기저기 역사소개 많이 하셨을 거 아니에요. 제일 반응이 좋았던 때가 언제입니까.

 

안지영> 제일 반응이 좋았던, 이거는 고르기가 좀 힘든데요. 사람들이 기대를 안 하고 왔다가 나갈 때 반응이 제일 드라마틱한 장소가 사실 기억에 좀 남잖아요. 제가 궁궐 투어를 많이 하는 편인데요. 궁 투어를 많이 하는데 보통 궁궐 하면 경복궁, 창덕궁, 이런 메인 궁궐들을 많이 생각을 하는데 제가 처음으로 궁 투어를 개발해서 가장 많이 운영했었던 궁궐은 덕수궁이거든요. 크게 기대하지 않고 오세요. 제가 덕수궁을 밤에 투어하는 걸 했었는데 조그마하고 여기 옛날 궁궐이라고 생각을 잘 안 하시기 때문에 그냥 가볍게 오셨다가 가장 좋아하는 궁궐이 이제 덕수궁이다. 이렇게 느끼고 가시는 경우들이 많이 있으셨어요. 그럴 때는 이 장소의 가치를 제가 다시 이제 살린 것 같아서 기분이 되게 좋기도 하고 실제로 반응이 굉장히 좋아서 원래는 궁 투어도 야외니까 봄, 가을만 하는데 밤이다 보니까 여름에도 괜찮아요. 그래서 아주 추운 계절만 빼면 거의 1년 내내 사람들이 오는 장소가 또 바로 덕수궁이에요.

 

이성규> 덕수궁이 그런 의미가 또 있군요. 근데 이렇게 덕수궁에 대해서도 새로운 느낌을 주셨듯이 또 다른 분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몰랐는데 알고 보면 진짜 스토리가 알짜배기고 숨어있는 명소다, 할 만한 데도 있을 것 같은데요.

 

안지영> 이런 장소 추천에 대한 문의를 제가 많이 받는데 이럴 때마다 하나만 얘기해야 되는 게 너무 괴로워요. 여러 가지 장소들이 있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제가 역사적인 장소만 그렇게 추천을 해드리는 건 아니고, 서울권만 해도 역사뿐만이 아니라 어떤 인물과 관련된 장소들이 있어요. 그 인물과 역사 장소가 같이 엮여 있는 경우가 있는데 최근에 영화도 나오고 해서 유명하기도 했지만 윤동주와 관련된 장소가 있어요. 윤동주 문학관이라는 장소가 있는데 인왕산 자락으로 올라가야 하는 길인데 많이 가파르다 보니까 사람들이 잘 모르거든요. 한양도성 문 중에서도 창의문 옆에 있는데 바로 가는 버스도 있어요. 가서 보시면 옛날에 거기가 더 이상 안 쓰는 수도 가압장을 리모델링 해가지고 윤동주 문학관을 만든 거예요.

 

이성규> 가압장이 뭐예요.

 

안지영> 물살이 흐려졌을 때 그거를 다시 압력을 넣어서 세게 흐를 수 있게 해주는. 더 이상 안 쓰는 건데 그래서 거기를 부를 때 우리의 지친 영혼에 숨을 불어넣어주는 윤동주의 시에 본 따서 영혼의 가압장이다. 이렇게 부르기도 하거든요. 되게 느낌을 세게 받은 곳이었고 문학관이다, 그러면 역사 장소보다 더 고리타분하게 생각하거든요. 너무 서면 자료들만 있다 보니까 별 거 없겠지,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전시 구성이 되게 잘 돼 있고요. 그 장소가 주는 느낌이 굉장히 남달라요. 그 장소에도 꼭 가서 보셨으면 좋겠고 윤동주 시인이 직접 걸으면서 시상을 떠올렸다는 시인의 언덕이 뒤에 조성이 되어 있어요. 거의 인왕산 자락 꼭대기 부근에 해당하기 때문에 서울 경치도 한 번에 보이는 여러 가지의 이점이 있는 장소입니다.

 

이성규>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 오늘 좋은 팁을 하나 얻으셨습니다. 근데 아까 또 코로나19, 이것 때문에 아마 전 국민이 그러실 거예요. 비행기 뜨면 아련한 마음으로 쳐다보실 텐데 해외 못 가고 답답한 마음을 풀 수 있는 우리나라만의 명소, 한 번 소개시켜 주실래요.

 

안지영> 이것도 마찬가지로 하나만 꼽기 너무 괴로운 건데, 왜냐하면 사람들이 옛날에는 해외여행만 여행이다, 라고 생각했던 게 있어요.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해외로 못 나가게 되면서 오히려 국내로 내려가서 보는 경우는 굉장히 많아졌거든요. 국내 여행지도 상당히 많은 곳들이 있어요. 그래서 추천을 해드리고 싶은 곳은 여러 장소가 있지만 코로나 때문에 가보지 못했던 지역을 한번 가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지금 제가 여러 가지를 고민을 해봤었는데 제가 최근에 갔던 장소들 중에서 진짜 멀리 여행 온 느낌이다, 라고 했던 곳이 남해가 있었습니다.

 

이성규> 그러니까 남쪽에 있는 바다가 아니라 지명 남해.

 

안지영> 지명으로 그 밑으로 내려가면 가장 최남단이죠. 굉장히 여러 가지 장소들이 있었는데 한국 아닌 것 같은 느낌이 굉장히 많이 들더라고요. 유럽 섬 같은 느낌도 들고 저는 주로 역사 또 해설가다 보니까 거기를 역사적인 장소를 골라서 여행하는 답사 여행이었는데 그래도 굉장히 좋더라고요. 그래서 산도 있고 바다도 있고 산과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었고, 기암절벽 같은데 사찰들이 막 들어가 있어요. 금왕사, 뭐 이런 사찰에 갔었는데 하늘에 닿고 싶을 때 가보면 좋은 절입니다. 정말 그런 느낌을 받은 사찰이 없었는데 오히려 좀 유명한 보리암보다는 금왕사라는 사찰이 그 엄청난 높이와 하늘에 바짝 붙어 있는 느낌이 굉장히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줬어요.

 

이성규> 남해, 저도 한번 가봐야 되겠습니다. 근데 이제 역사와 관련된 사극이라든가, 연극이라든가, 소설, 이런 쪽에 보면 콘텐츠하고 역사적 사실들이 막 어우러지는 그런 경우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중에서 역사를 전공한 분들이 보면 이게 고증이 잘 됐느냐, 안 됐느냐, 이런 얘기들도 있고 그런데 이런 쪽에서 조금 의미 있게 느꼈던 적은 있으세요.

 

안지영> 요즘에 워낙에 드라마나 영화나 콘텐츠 장르물이 굉장히 많은데 논란이 많은 인물이기는 하나 제가 여태까지 이 인물을 소재로 한 콘텐츠 중에서 가장 역사적인 고증이 다방면으로 잘 됐다고 느낀 건, 이제 조금 됐어요. 이거는 영화인데요. ‘사도라는 영화가 있어요. 이준익 감독의 사도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이거는 사도세자라는 인물이 상당히 미스터리하고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에 좀 더 극화가 많이 되는 인물인데요. 시대에 따라서 이 사도세자를 묘사하는 미디어의 시선이 계속 달라지고 있어요. 옛날에는 이 사람이 정말로 미쳤느냐, 안 미쳤느냐, 이거를 가지고도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는데 자료가 지금 자세한 것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도 논란이 많이 있기는 하거든요. 그런데 사도라는 이 영화는 사도세자의 부인, 혜경궁 홍 씨라는 분이 한중록이라는 개인 기록을 남긴 게 있어요. 이 기록이 사실 거의, 가장 많이 크게 남아 있는 기록인데 이걸 거의 그대로 가져다가 만든 영화예요. 거의 똑같이. 보면서 저렇게 기록을 그대로 가져다가 만들었는데도 저렇게 흥미롭고 고증이 착실하게 잘 된 영화가 나올 수 있구나. 굉장히 재미있게 본 영화고요. 창경궁이 사도세자가 죽임을 당한 장소인데 창경궁에 해설할 때 제가 그 영화에 빗대 가지고 얘기를 많이 해드리고 있어요.

 

이성규> 근데 또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이 아까 남해 말씀하셨는데 하나만 더, 지금 국내에 다닐 곳이 하도 많으니까 관광이 됐든, 여행이 됐든, 역사가 깃든 명소를 하나만 더 소개시켜 주세요.

 

안지영> 하나만 얘기해도 너무 아쉽네요. 너무 아쉬운데 사람들이 널리 알지는 못하는데 최근에 오픈된, 여기도 전시관인데요. 서울에 있는 곳이고요. 딜쿠샤라는 곳이 있어요.

 

이성규> 딜쿠샤, 무슨 의미예요.

 

안지영> 딜쿠샤는 인도 말인데, 힌두어인데요. 이상향, 행복의 집, 뭐 이런 뜻이에요. 우리나라의 3.1운동을 처음으로 기사화해서 알린 외국인 신문 기자가 있어요. 특파원이고 사업가이기도 했었던 사람인데 앨버트 테일러라는 분이 부인이랑 같이 살았던 집이에요. 옛날에 권율 장군 집이 있었던 자리이기도 하고 그래서 큰 은행나무가 있는 곳인데, 거기가 그 장소인지 모르다가 우연히 주춧돌에 새겨진 글자가 발견이 되면서 실제로 딜쿠샤라는 집이 존재했다는 게 비교적 최근에 밝혀져서 그 유품들을 후손분이 다 기증을 하셔서 앨버트 테일러의 유품 전시관으로 바뀌었거든요. 지금 구경을 하실 수가 있어요. 무료로 운영이 되고 있고 건물과 역사, 그리고 그 인물, 그 시대 상황 같은 거를 볼 수 있는 장소로 되게 이색적인 코스입니다.

 

이성규> 어디로 가면 되죠.

 

안지영> 행촌동인데요.

 

이성규> , 서울 행촌동, 한 번 또 가보시죠. 11년째 역사해설가 하시는데 그거 하시면서 우리 사회를 보는 눈도 좀 바뀌셨나요.

 

안지영> 거창하게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까지 제가 아직 갖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요. 개인적으로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점은 역사를 계속 공부하고 얘기를 하다 보면 역사가 반복된다는 건 이런 것 때문에 그렇구나, 라는 게 있어요. 웬만한 상황들은 거의 역사에 비교해서 말할 수 있는 상황이 반드시 존재를 하더라고요

 

이성규> 그렇군요. 그리고 역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역사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안지영> 저는 어쨌거나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역사라고 하는 것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조금 더 오늘보다는 내일이 좀 나아야 되잖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게 조금 더 개선된 우리 미래를 위해서는 필요하지 않을까.

 

이성규> . 앞으로 새롭게 꿈꾸는 일이라든가 역사해설가 안지영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거나 하는 마무리 말씀 한번 해주시죠.

 

안지영> 제가 어떤 사람으로 불린다기보다는 역사해설가, 역사를 가지고 뭔가 이야기하는 이 일을 떠올렸을 때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고요. 역사를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기록됐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고.

 

이성규> 마지막으로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께 인사해 주시죠.

 

안지영> 제가 역사해설가로 10년 넘게 일을 하면서 이 일이 직업적으로 정착되지 않은 거가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고, 이게 제가 이 일을 하면서 제일 이루고 싶은 목표이기도 했거든요. 이걸 업으로 정착시키고 제가 갔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이정표가 되고 싶다, 라는 생각을 늘 해왔는데 제가 지금 몸을 담고 있는 회사에서 올해부터 그 일을 하게 됐고요. 그래서 역사해설가, 또는 역사로 이야기하는 활동을 꿈꾸시는 분들을 발굴하고 그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상품이나 투어들을 만들어주는 일을 이제 하게 됐어요. 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쌓이고 나면 하려고 했었던 일인데, 그래서 10년 정도 이 일이 앞당겨졌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그런 일을 하고 있으니까 혹시 그런 일을 꿈꾸고 있으시거나 이걸 하고 싶은 분들이 있으시면 혼자서 했을 때는 굉장히 깨지고 구르는 게 많을 거예요. 적어도 제가 조금 덜 다치게 그 기간을 줄여줄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여러분들이 관심이 있으시면 이걸 찾아보고 연락을 주셨으면 좋겠고요. 같이 새로운 길을 좀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성규> 새로운 길에 많은 분들이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역사해설가 안지영 님과 함께 역사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안지영 선생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안지영> 감사합니다.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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