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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10:30~11:30
제작진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화성에 착륙한 스위스 '란츠게마인데'
2021-09-17 12:21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서철모 화성시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고대 그리스에서 시행했던 직접 민주주의, 국민들이 모두가 직접 의결권을 가지고 나라의 중대사를 결정했죠. 하지만 인구가 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부분의 나라가 국민의 대표를 선발하는 간접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위스에서는 1년에 한 번 모든 주민들이 모여 의제에 대해 직접 거수로 표결하는 주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는데요. 세계를 돌아 화성 속으로, 오늘은 스위스의 민주주의 제도, '란츠게마인데'를 만나봅니다. 함께 여행을 떠날 서철모 화성시장 화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서철모 화성시장(이하 서철모):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진짜 스위스에선 투표를 위해 국민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는 건가요?

◆ 서철모: 네, 스위스에서는 1년에 한 번 광장에 모여서 첨예한 사안들을 주민들의 거수투표로 진행합니다. 그걸 란츠게마인데라고 하는데 스위스 직접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제도로 지금 직접민주주의에 의한 최고의결구도로 되어 있습니다. 1년에 한 번씩 광장에 쭉 모여서 대중교통 요금 문제라든가 예산안 심의라든가 지역에 다리를 놓거나 이런 삶에 직결된 문제를 직접 거수로 결정합니다. 

◇ 최형진: 그럼 시장님 투표권을 가진 주민이라면 누구나 안건도 내고 토론에 손들고 참여할 수 있는 거예요?

◆ 서철모: 네, 누구나 자기가 여기서 토론할 걸 준비해서 본인이 여기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발의하듯이 시민들이 안건을 제안합니다. 또한 여기서는 연방정부차원의 투표 연령 제한은 만 18세이지만, 2007년 글라루스 주민들은 란츠게마인데에서 투표 연령 제한을 만 16세로 낮추는데 찬성한 경우도 있습니다. 

◇ 최형진: 그러면 굉장히 다양한 연령대에서 본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건데요. 고대에는 인구가 그렇게 많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다들 모일 수 있었다고 해도, 지금은 인구가 증가하는 등 상황이 예전과 많이 다른데, 지금도 시민들이 모두 모여 투표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 있는 겁니까? 

◆ 서철모: 스위스는 크게 23개 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인구가 많다보니까 사회자님 말씀처럼 그런 어려움이 있지만, 지금 23개 주 중 2개 주, 글라루스와 아펜펠에서 지금 아직도 5월 첫째 주에 시행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2주는 스위스 연방제에서 작은 주에 속합니다. 

◇ 최형진: 아무래도 시대가 변해도 내 손으로 정치를 만들어가겠다는 열망은 계속되고 있는 것 같아요. 

◆ 서철모: 네, 그렇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위스에서 란츠게마인데가 진행됐었는데 작년에 유독 코로나로 인해서 취소가 됐습니다. 시민들이 이거 너무 중요한데, 해야 된다고 해서 지난 9월 5일에 다시 시행된 경우도 있고, 이걸 직접민주제의 매우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시장님 그런 어떤 안건에 대해서 이렇게 토론하는 겁니까? 예를 들어주신다면요. 

◆ 서철모: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우리 지역에 다리를 놓아야 되는데, 예산 우선순위에서 다리를 놓는 게 맞습니까, 아이들에 대한 교육복지를 올리는 게 맞습니까, 이랬을 경우에 사안이 갈립니다. 그럼 많은 분들이 참여해서 그 자리에서 거수해서 정해진다면 보다 합리적이고 예산이 어떻게 쓰이냐의 문제가 아니고 누구에 의해서 결정되는가를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혹시 시장님께서도 이 현장에 다녀오신 적이 있으세요?

◆ 서철모: 제가 스위스는 두 번을 방문했는데, 이게 5월 첫째 주 일요일이라는 특정한 시기에만 열립니다. 그래서 현장을 못 봤고, 원래 작년 5월 첫째 주에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못 갔습니다. 코로나가 진정되면 꼭 화성시민들하고 함께 가서 이 상황을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혹시 스위스 가서 이 현장을 목격하신 후에 우리 화성시에 도입,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은 접목하시겠네요?

◆ 서철모: 저희가 2018년부터 시민들에게 설명을 많이 했고 영상을 편집해서 시민들에게 많이 보여드렸습니다. 그래서 화성시에서 이와 유사한 형태를 만들자, 그래서 화성시 지역회의라는 걸 만들어서 지금 유사한 형태로 진행 연습을 해가고 있습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우리의 직접민주주의 사례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날이 빨리 찾아오길 바라겠는데요. 잘 소개하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직접민주주의 실현에서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가 인구의 증가예요, 스위스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다는데, 그래도 해당지역은 인구가 4만 명 정도인데, 화성은 인구가 그 스무 배쯤은 되지 않습니까? 어떻게 진행됩니까? 

◆ 서철모: 화성시에서는 인구가 많아서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화성을 6개 권역으로 나눴습니다. 6개의 권역으로 나누고, 아파트면 300세대 당 제비뽑기로 뽑았습니다. 그래서 위원을 뽑아서 6개 권역에서 진행하고 있고요. 작년부터는 6개 권역 말고, 28개 읍면동에서 시범실시지역을 정해서 우리가 10개가 넘는 읍면동에서 총회라는 형태를 통해서 이걸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최형진: 회의주재나 안건도 위원들이 스스로 판단해서 토론하는 겁니까?

◆ 서철모: 맨 처음 시민들이 혼란스러웠던 게 이 안건을 누가 뽑는지였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스위스 사례나 이런 것들을 영상으로 계속 보여주면서 시민들한테 설명을 드려서, 이 안건 자체는 시에서 내는 게 아니고 시민들께서 공부해서 시민들한테 브리핑을 하고 시민들이 저 안건이 합리적인가 판단하는 과정을 거쳤죠. 처음 6개월 동안은 매우 어려웠는데 6개월 지나고서는 시민들이 충분히 이해해서 안건을 내게 됐고요. 저희가 작년 8월부터는 청소년도 확대하자고 해서 만 14~19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서 3개의 권역별 지역회의를 만들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서 청소년들이 낸 제안이 화성습지생태환경개선, 불법 주·정차를 막읍시다, 이런 안건을 냈어요. 

◇ 최형진: 굉장히 의미 있는 안건 같은데요?

◆ 서철모: 네, 그리고 본인이 학교에서 볼펜을 사용하고 안 나오면 버리는데, 이걸 쓰레기로 버릴 게 아니고 자기가 각각 분해할 수 있게 분리수거함을 만들어달라, 이러한 안건들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훨씬 더 시민들하고 밀접한 이런 안건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 최형진: 굉장히 의미있는 토론을 진행하시는 것 같은데요. 어떠한 과정의 토론을 거쳐 투표를 하는 겁니까? 

◆ 서철모: 지역회의나 주민총회도 마찬가지로 교통, 환경, 생활 편의 등 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주제의 안건이 몇 가지가 나오면, 이중에서 우리가 세 가지만 상정하자고 해서 세 가지를 거수로 뽑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기들이 브리핑을 하는 겁니다. 왜 이 사업이 필요한지, 그러면 주민들이 거기서 과반 이상이 이건 충분히 시가 논의해줘야 한다고 상정을 하게 되면 그 의견서를 시에 제출합니다. 그럼 시에서 그 의견서를 받아서 각 부서에서 검토를 합니다. 그리고 한 달 후에 시장이 직접 그 사안에 대해서 되는 건 왜 되고, 어려운 건 왜 어렵습니다, 이런 설명을 직접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2019년에 62회 회의 통해 113건이 안건이 공론화됐고, 이중 39건이 완료됐고, 46건이 현재 추진 중에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하게 얻은 교훈이 있는데요. 지금 전국 어디든 보면 사거리에 파라솔이 여름에 설치되어 있을 겁니다. 그늘막이요. 저희 시에서 행정적으로 100곳을 지정했습니다.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위치를 변경해라, 본인들이 진짜 필요한 곳으로, 시민들이 많이 다니는 쪽으로 했더니 60% 위치가 변경됐습니다. 그러니까 행정에서 느끼는 것과 시민들이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서 있는 횡단보도가 다르다는 걸 저희가 알게 된 거죠. 

◇ 최형진: 제가 시장님 오랫동안 같이 방송하면서 뵈어 왔는데 오늘 너무 멋지십니다. 주민들이 직접 안건을 만들고 토론하고 공론화해서 상정을 하면 시장님께서 마지막에 ‘이건 가능하다, 이건 불가하다’, 이 답변까지 해주시고, 그게 결국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 서철모: 그렇습니다. 

◇ 최형진: 저도 우리 동네에서 일어나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안건이라면 저도 참여하고 싶네요. 그런데 지자체 입장에서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도 있어야 하고, 시간과 장소 마련 등등 번거로운 부분들이 많았을 텐데 화성형 란츠게마인데죠. 화성시민 지역회의를 추진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 서철모: 화성이 독특한 이유 중 하나는 화성은 인구가 20년 만에 19만에서 90만으로 늘어났습니다. 70만 명 정도 늘어났죠. 또한 지역적으로 서울의 1.4배입니다. 그러니까 같은 지역 내에서도 동서의 의견 차이, 문화가 다 다릅니다. 그런데 시는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행정을 집행했습니다. 농민들이 사는 데면 농민의 마음, 목소리로 행정이 반영되어야 하고, 젊은 사람들이 사는 신도시면 그에 맞게 반영되어야 하는데, 그동안은 똑같이 반영된 거죠. 예를 들면, 여기에 교육예산을 10억 씁니다, 하면 어디나 10억씩을 쓴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하지 말고 권역별 예를 들면 1개의 권역에 10억을 쓸 수 있는데 ‘당신들은 무엇이 필요합니까?’ 하니까 읍면동 별로 다른 사업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예를 들면서 시에서는 시의 로고가 있으면 모든 걸 같이 씁니다. 시에서 개나리를 심으면 모든 읍면동이 개나리를 심습니다. 그런데 이런 걸 통해서 옛날부터 우리 동에는 소나무가 많았어, 하면 거긴 꽃이 아니고 소나무 심는 운동을 더 할 수 있는 겁니다. 

◇ 최형진: 각 지역에 맞게 하는 거죠. 

◆ 서철모: 이러한 마스코트가 필요합니다, 라고 해서 동탄 8동에는 실제로 반딧불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반딧불이를 형상화한 마스코트를 지역주민이 요청해서 거기는 마스코트가 반딧불이입니다. 읍면동이 다른 걸 존중해주고, 우리는 이러한 역사성이 있어서 버스 정류장을 이런 형태로 만들 거라고 하면 그렇게 만들어줘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기존엔 어느 시나 똑같은 버스 정류장 형태가 만들어지죠. 그런데 그걸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얼마든지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 최형진: 마지막으로 짧게 추석인사 해주시죠. 

◆ 서철모: 민족의 대명절이 끝내는 만남을 통해서 소통되어야 하는데 금년은 코로나로 그렇지 못합니다. 하지만 더 많은 분들에게 전화를 통해서라도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좋은 명절되시길 바랍니다. 

◇ 최형진: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서철모: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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