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앱 소개

YTN 라디오


인터뷰전문

방송시간[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제작진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언론사들의 대국민 사기극...'기사형 광고'
2021-08-23 08:43 작게 크게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8월 21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김언경 뭉클 미디어인권연구소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언론사들의 대국민 사기극...'기사형 광고'
- 포털뉴스제평위, 연합뉴스 '기사형 광고'에 퇴출 결정 
- 자율심의로 인해 어겨도 불이익 없어.. 2019년 불법 기사형 광고 5천5백여건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이번에는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안녕하세요.

◇ 김양원> 최근 연합뉴스가 기사형 광고를 포털에 송고했던 문제로 한 달간 포털 노출 중단과 퇴출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19일엔 조성부 사장이 사과까지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는데요?

◆ 김언경> 이번 사태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시기 위해서는 좀 더 상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선 ‘기사형 광고’란 기사처럼 생겼지만 광고주가 의뢰해서 기사처럼 꾸며서 내달라고 하는 광고의 일종입니다. 이 기사형 광고는 그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일종의 광고 기법이죠. 하지만 포털 이용자가 광고를 기사로 잘못 읽음으로써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는 기사형 광고를 포털에 ‘뉴스’ 항목으로 등록·전송하는 일을 ‘부정행위’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부정행위를 하면 제재를 하기로 약속한 것이죠. 대신 포털은 언론사가 기사형 광고 등을 이용자에게 선보일 수 있는 ‘보도자료’ 라는 항목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합뉴스가 기사형 광고를 포털에 ‘뉴스’로 등록 전송했다는 것입니다. 

◇ 김양원> 기사처럼 만든 광고다, 라고 밝히지 않고 마치 뉴스기사인 것처럼 포털기사로 뜨게 했다는 건데요. 연합뉴스..하면 국내 대표 통신사 아닙니까. 실제 포털에서 가장 많이 보는 언론사 중 하나고요. 그런데, 이번 일로 포털 노출 금지 조치를 받게 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 김언경> 네이버와 카카오의 뉴스제휴‧제재를 담당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있어요. 줄여서 흔히 제평위라고 부르는데요. 제평위는 연합뉴스가 최근 4개월간 포털에 송고한 기사 649건이 제평위 규정상 부정행위 가운데 ‘등록된 카테고리 외 전송’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연합뉴스에 벌점 129.8점 부과하고 포털 노출 1개월 정지 징계를 예고하고 추가 소명을 요구한 상태입니다. 제평위는 이달 말 임시회의를 열어 연합뉴스에 대한 징계 수위를 확정할 예정입니다. 
사실 이 사안이 이렇게 부각된 데에는 미디어오늘 보도의 공이 큽니다. 미디어오늘 정민경, 금준경, 박서연, 김예리 기자는 연합뉴스와 언론홍보대행사 간 거래 내역 자료를 입수해서 이를 분석하고 이 행위가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지를 꾸준하게 짚었습니다. 먼저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연합뉴스는 홍보대행사를 통해 2020년 11월에만 ‘○○○종합시장, 스마트한 디지털전통시장으로 탈바꿈’ ‘○○콘텐츠코리아랩, 8일까지 2020 콘텐츠시제품제작 2차 지원사업 모집’ ‘○○익스프레스, 11·11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 진행’ 등 13개의 기사를 돈을 받고 작성해 포털에 내보냈다고 정리했습니다. 게다가 이들 기사를 연합뉴스 기자가 아니라 편집국 바깥의 홍보사업팀 소속 ‘박○○ 기자’ 명의로 기사가 작성되었다는 점 등을 지적했습니다. 한마디로 연합뉴스가 ‘기사와 광고의 분리’ 원칙을 어겼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들을 드러낸 것이죠.

◇ 김양원> '기사형 광고'는 광고 카테고리에선 허용되지만 그런데 연합뉴스는 이것을 광고가 아닌 기사로 속여서 올렸다는 거잖아요?  

◆ 김언경> 맞습니다. 기사와 광고의 분리 원칙은 법으로 규정돼있습니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6조3항을 보면 “신문·인터넷신문의 편집인 및 인터넷뉴스서비스의 기사배열책임자는 독자가 기사와 광고를 혼동하지 아니하도록 명확하게 구분하여 편집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고요. 또한 잡지 등 정기간행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르면 “정기간행물의 편집인은 독자가 기사와 광고를 혼동하지 아니하도록 명확하게 구분하여 편집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방송 또한 협찬을 받고 방송내용에서 사실상 광고를 하는 경우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방송법 시행령 협찬고지에 관한 규정이 있고 세칙으로 협찬고지에 관한 규칙이 있습니다. 다만, 모법인 방송법에 협찬에 대한 규정이 없어 작년에 방통위가 협찬 금지대상과 협찬 관련 부당행위도 새로 규정해서 국회에 제출해놓은 상태입니다. 아무튼 이들 법의 중요한 정신은 우리 국민이 언론을 통해서 돈 주고 뭔가를 홍보하는 광고와 저널리즘의 원칙에 기자가 객관적 판단 속에서 작성한 기사를 혼동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죠. 기사를 광고처럼 내면 그건 일종의 기만이고 사기이기 때문입니다.

◇ 김양원> 포털기사를 보면 제목만 보고 기사를 읽다가 '이거 광고아냐?' 이런 경우가 잦던데, 과거에도 이렇게 광고형 기사로 인해 언론사가 패널티를 물은 경우가 있나요? 

◆ 김언경> 의미있는 판결이 하나 있습니다. 2018년 1월 25일 대법원 판결을 보면요. 신문사가 자신의 보도기사를 신뢰한 독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한 상품권 할인 판매업체가 자신들이 개설한 사이트에 관한 기사 초안을 보내면서 기사 게재를 요청했어요. 이 언론사는 객관적인 보도라면서 사실상 광고주인 판매업체가 보내준 정보를 바탕으로 홍보성 기사를 써서 기사를 게재했어요. 이때 광고비 240만원을 받았다 하더라고요. 이 언론사를 신뢰한 사람들이 기사내용을 믿고 해당 사이트에서 상품권을 구매했어요. 그런데 업체 대표가 상품권 일부만 보내 준 뒤 판매금을 가지고 해외로 도주해버렸습니다. 그러자 상품권을 산 피해자들이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한 건데요. 대법원은 “독자의 보호의무, 광고와 기사의 구분의무, 직무상 안전의무에 따라 인터넷 상거래를 이용한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말아야 할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피해액의 40%를 배상하라고 판단했습니다. 

◇ 김양원>인터넷 언론들이 등록만 하면 언론사로서 기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이런 광고성 기사들 문제가 여러차례 지적되지 않았습니까? 

◆ 김언경> 네, 이런 광고가 굉장히 많습니다. 이런 기사형 광고를 심의하는데가 있는데요,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기사형 광고 심의규정입니다. 우선 기사형 광고에는 “광고”임을 명시해야 합니다. 이런 분명한 표현 말고 “특집”, “기획”, “신상품소개”, “협찬”, “소비자정보”, “스폰서특집”, “스폰서섹션”, “Promotion” 등과 같이 기사로 오인할 수 있는 표시를 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지금 많은 언론사들이 이런 규칙을 지키지 않습니다. 대부분 신문이 별지를 내잖아요. 그것들은 대부분 기사형 광고 섹션입니다. 전에 말한 대법원 판결에서도 광고라는 표시를 하지 않은 것이 매우 주요한 판결 근거가 되었습니다. 

◇ 김양원> 자, 이런 기사형 광고들... 어떤 제재를 받게 되나요?

◆ 김언경> 일단 심의위원회는 자율 심의입니다. 다시 말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처럼 이걸 어긴다고 실질적인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심의위원회에서 심의기준을 위반했다고 주의나 경고를 줍니다. 심의위원회에 보면 2020년 2월부터 12월까지의 누적통계도 올라와있는데요. 이 기간에는 ‘광고의명시’ 위반이 1724건, ‘오인유도표현금지’ 위반이 6979건이나 됩니다. 이 기간에도 경고를 합해 가장 징계결정을 많이 받은 언론사는 245건을 받은 조선일보입니다. 조선일보는 2019년부터 2020년, 가장 많은 징계를 받은 것으로 나옵니다.

◇ 김양원> 이번에 연합뉴스가 문제가 되자, 사장이 나서서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는데요. 위에 언급하신 신문사들과 별개로 국민적 기대에 어긋났다는 지적 때문일 듯 해요.

◆ 김언경> 일단 연합뉴스는 광고자율심의기구 대상이 아닙니다. 통신사는 빠져있기 때문인데요. 
두 가지를 지적해야 할 것 같아요. 연합뉴스는 공영 언론이며, 도매상이면서 포털에서 소매상처럼 장사를 해왔다는 겁니다. 언론사 중 공룡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고요. 무엇보다 국민 세금의 연 300억이나 기사 전재료도 받고 있는데, 이런 식의 행위를 했다는 것은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은 없다고 봅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해당 기사들은 홍보대행사를 통해 기사 1건당 10~15만원에 거래되었다고 합니다. 
연합뉴스 측은 처음에 “자사 모바일 홈페이지 배너광고에 참여한 소규모 기업 등의 요구를 반영해 부가적으로 제공한 뉴스정보서비스”라며 “서비스 방식을 둘러싸고 억측과 과장해석 등으로 불필요한 논란이 야기됐다”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했는데요. 결국 조성부 사장은 광고비를 받아 논란의 기사들을 작성했다고 시인하고 “기존 서비스를 전면 폐지하기로 했으며 기존 계약에 대해선 해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 김양원> 포털의 뉴스제휴평가위원회, 뉴스제평위의 1개월 퇴출 결정도 뒷말이 있는 상황이죠?

◆ 김언경> 네, 제평위의 조치는 맞습니다, 그러나 형평성에 맞는가는 문제제기를 하고 싶어요. 
먼저, 제평위는 기사형 광고를 혹시 포털에 송출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이번에도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봅니다. 이번 일도 미디어오늘의 보도가 아니었다면 안건 상정도 되지 않았을 겁니다. 말씀드린 대로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기사형 광고를 포털에 전송할 때 마다 벌점 0.2점을 메기고 총 벌점이 6점을 넘으면 해당 언론사를 퇴출한다는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기준에 따라 조치를 했어야 하는 거죠.
조선일보는 2019년 2월~ 12월 누적에서도 경고를 227건 받았고, 2020년 2월~12월 누적에서도 245건으로 내번 1위였거든요. 이런 기사형 광고를 제대로 조사해왔는지 묻고 싶습니다. 

◇ 김양원> 그래도 이번에 기자 수나 기사 생산량에서 국내 최대 언론사인 연합뉴스가 이렇게 되자, 다른 언론사들도 긴장할 수 밖에 없겠는데요.

◆ 김언경> 저는 우리가 언론개혁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기사를 돈으로 매수하는 것, 방송을 돈으로 매수하는 것, 이렇게 기본이 되는 행위를 바로잡지 못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행태라고 봅니다. 이건 그냥 왜곡보도, 편파보도를 넘어서서 언론사가 국민에게 사기를 쳐서 돈을 버는 겁니다. 
2018년 12월에 한겨레21에서 정말 황당한 보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한겨레21> 취재진은 왜, 어떤 언론사들이, 얼마나 돈을 받고, 어떤 기사까지 써주는지 모든 과정을 추적하기 위해서 가짜회사를 만들어서 보도해달라고 의뢰했는데요. 그 결과, 돈을 내니까 언론사 이름과 기자 이름이 달린 ‘진짜 기사 같은’ 기사는 최소한의 검증 없이 언론사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포털 사이트에 버젓이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겨레21 조윤영 기자가 문구점에서 실험실 가운을 하나 사서 입고 친환경화장품 업체 페이크의 대표라고 사진을 찍고, 누가 봐도 허점이 뻥뻥 나는 그런 보도자료를 작성해서 홍보대행사에 기사를 내달라고 보냈습니다. 회사이름이 페이크였고, 그녀는 에버그네일 대학을 나왔다고 써 있었는데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주인공인 희대의 사기꾼 프랭크 애버그네일 2세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인터넷에서 한번만 확인해보면 다 들통이 날 거짓기사를 써서 보냈지만 그대로 보도가 된 겁니다. 비용은 많게는 23만원에서 적게는 5천원까지 각각 달랐지만 총 54만7800원으로 주요 일간지와 그 자매지, 또 주요 경제지, 또 다른 경제지 등 언론사 4곳에 기사와 사진을 게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돈으로 기사를 사는 행위는 사기로 연결됩니다. 언론사 보도를 통해서 사기꾼들은 IT전문가도 되고, 의사도 되고, 부동산 전문가도 되어 피해자를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양원> 네, 갑자기 확 늘어난 언론사 개수, 거기다 유튜브나 뉴미디어의 도전까지... 언론사들 요즘 예전같지 않다고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이면 뭐든지 보도해준다‘... 언론사, 그리고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과 책임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언경> 네,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