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앱 소개

YTN 라디오


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7:15~09:00
제작진진행: 박지훈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韓 '80대 남성 자살율' 전체 평균 5배, 코로나19사망자의 34배"
2021-07-14 10:03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7월 14일 (수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선정수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지난해 1월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어제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수는 2,046명입니다. 10만 명당 사망자수는 3.9명이죠. 그런데 한 해 동안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1만 명이 넘습니다. 자살에 관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도 많다고 합니다. 더더뉴스에서 뉴스톱 선정수 기자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선정수 기자(이하 선정수):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먼저 자살 표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혹은 극단적 선택... 오늘은 자살 표현 쓰죠. 지난 한 해 동안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정확히 몇 명인가요?

◆ 선정수: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2020년 자살 사망자 잠정 수치는 1만 3,018명입니다. 2020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를 따져봤는데요. 900명이었습니다. 자살자가 코로나19 사망자보다 14.5배 더 많았습니다.

◇ 황보선: 코로나보다 사망자수가 14.5배나 많군요. 자살 관련 통계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 이런 건데요. 최근 통계는 어떻습니까?

◆ 선정수: 2011년과 비교하면 자살 사망자 수가 13% 정도 줄어들었다고 하는데요. 아직도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OECD 평균보다 2배 정도 높습니다.

◇ 황보선: 줄긴 줄었지만, 높다... 자살은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이야기하기를 꺼리는 주제입니다. 그런데 오늘 자살에 대해 알아보는 이유는 뭔가요?

◆ 선정수: 누구나 주변에 자살한 지인이 한두 분쯤 계실 겁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데요. 자살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들이 많아 조기 발견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잘 알아야 자살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알아야 하는 겁니다.

◇ 황보선: 자살에 관해 잘못 알려진 정보들 무엇이 있을까요?

◆ 선정수: 자살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려보십시오. 누가 가장 쉽게 자살을 선택할 것 같습니까?

◇ 황보선: 고민 많은 사춘기 청소년, 스트레스에 지친 도시인, 이런 계층이 떠오릅니다.

◆ 선정수: 그렇다면 진행자님의 인식은 현실과는 거리가 멉니다. 혹시 주변에 있을지 모르는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을 놓칠 가능성이 큰 거죠.

◇ 황보선: 그렇군요. 그럼 통계로 나타나는 가장 자살이 많은 계층은 어떻습니까?

◆ 선정수: 2019년 자살통계에 따르면 자살이 가장 많은 성별/연령별 계층은 80대 남성입니다. 80대 남성의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134.4명입니다. 전 계층 평균이 26.9명이니까 80대 남성이 약 5배 많은 거죠. 코로나19 사망자수와 비교하면 34.5배나 많습니다. 10대를 제외하고는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보다 높습니다. 여성이 더 자살에 취약하다고 느끼는 것도 잘못된 고정관념인거죠. 남성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자살률도 높아집니다. 최근 5년 동안의 데이터를 살펴봐도 남성 자살률이 여성 자살률보다 꾸준히 높습니다.  지역별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충남(28.1명), 제주(28.1명), 강원(26.4명) 순으로 많았습니다. 서울(18.7명)이 가장 적었고, 전남(20.1명), 세종(21.3명), 경기도·광주광역시(21.9명) 순으로 적었습니다. 직업별로는 <학생, 가사, 무직>이 한 부류로 묶이는데요. 이 분류가 가장 많습니다. 여성 자살자의 75.4%, 남성은 54.0%가 여기에 속해 있습니다.

◇ 황보선: 일정한 수입이 없는 분들이 자살 위험이 굉장히 높다고 보면 되겠군요. 그렇다면 자살의 동기로는 경제적 곤란이 1순위로 꼽히나요?

◆ 선정수: 아닙니다. 자살 동기로는 정신적 문제가 가장 많았습니다. 2019년 경찰청 변사자통계에 따른 동기별 자살 현황을 살펴보면 정신적·정신과적 문제가 4638명 (34.7%)으로 가장 많았고, 경제생활 문제는 3564명(26.7%)으로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육체적 질병 문제2518명 (18.8%), 가정 문제 1069명(8.0%), 직장 또는 업무상의 문제 598명(4.5%), 남녀 문제 373명 (2.8%), 사별 문제 113명(0.8%) 순이었습니다.

◇ 황보선: 자살 예방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정보도 많다면서요?

◆ 선정수: 그렇습니다. 대한신경과학회는 지난달 29일 <우울증, 자살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자살은 예방할 수 있다.>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학회는 이 자료를 통해 자살에 관해 잘못 알려진 정보를 바로잡았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자살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실제로 자살하지 않는다”라는 속설입니다.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은 그전에 대개 자살에 대한 경고나 징후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죽음에 대한 어떤 말도 무시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살하는 사람들은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이런 말도 있는데요. 역시 사실과 다릅니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2/3가 죽기 전에 여러 가지 신체, 정신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 황보선: 주변에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

◆ 선정수: 자살위험 신호라는 게 있습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하거나, 자살에 대한 암시나 계획을 언급하고, 자기비하적인 말은 하는 등 언어의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SNS에서도 나타나는 변화라고 합니다. 다음은 행동의 변화인데요. 약을 모으는 등 자살수단을 마련하고요. 중요한 것을 남에게 주는 등 주변 정리를 합니다. 식사나 수면에 큰 변화가 생깁니다. 대인기피가 생기기도 합니다. 기존에 관심있던 것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우울하다’, ‘나 때문이다’와 같이 우울함과 죄책감을 표현한다고 합니다.

◇ 황보선: 이런 자살위험 신호를 보내는 사람을 포착했다면 어떻게 도와야 합니까?

◆ 선정수: 물어보기, 들어주기, 연결하기를 기억하시면 됩니다.물어보기는 발견한 자살신호와 함께 자살에 대한생각을 물어보는 겁니다. 자살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야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말이죠.“죽고 싶다는 생각하고 있어?”와 같이 직접적인 표현 사용하는 겁니다. 다음은 들어주기인데요. “무슨 일 있었어?” 등의 표현을 사용해서 자살을 생각하게 된 이유를 물어보고 그런데도 지금 살아갈 수 있는 이유를 듣는 겁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삶의 이유를 함께 이야기하면서 생각을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충고보다는 경청이 중요합니다.마지막 단계는 연결하기입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첫 예약을 같이하거나 같이 방문하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 또는 기관을 소개해주고, 혹시 자살도구를 갖고 있다면 상대방과 합의해 폐기 또는 분리해 위험한 환경을 바꿔주는 게 중요합니다. 혼자 있도록 하지 않고 술은 권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 황보선: 도움을 제공하는 기관은 어떤 곳들이 있나요?

◆ 선정수: 1393을 외워두십시오. 자살예방 상담전화입니다. 1577-0199 정신건강 상담전화,1588-9191 생명의 전화,1388 청소년상담전화를 통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황보선: 청취자 여러분들도 주위를 잘 살펴보십시오. 누군가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면 물어보고, 들어주고, 연결해 주십시오.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지요. 고맙습니다.

◆ 선정수: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