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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NCT 태일, 레드벨벳 웬디… 여기서 둘이 왜 나와? ‘아침이슬’ 50돌 다시부르다
2021-06-11 11:56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6월 11일 (금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강헌 경기문화재단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익숙한 노랫말이죠.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아 온 노래, 김민기의 '아침이슬'이 올해로 세상에 나온 지 50년이 됐습니다. 경기문화재단에서 아침이슬 50년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를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음악평론가로 더 잘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 경기문화재단의 강헌 대표와 함께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강헌 대표(이하 강헌):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아침이슬이 세상에 나온 지 50년, 50년 동안 사랑을 받아온 노래인데요. 사랑도 많이 받았지만 우여곡절도 많았죠? 

◆ 강헌: 그렇습니다. 아마 하나의 노래가 이토록 참 파란만장한 우여곡절을 가지기도 참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노래는 1971년 6월 30일 날 처음으로 음반으로 발표됐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가사로 쓰여져 있어서 발표됐을 때는 당시 대학교 3학년생이 만든 노래인데 서울시가 주는 아름다운 가사상을 받았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 다음해에 1972년 이른바 10월 유신의 국면으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이 노래가 작곡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많은 대학생들의 공감을 얻었고, 또 이것이 대학생들의 모임이나 시위에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이 노래로 이제 탄압을 받게 되고 급기야는 1975년 이른바 긴급규제조치 시절 때 이 노래를 포함한 김민기의 모든 노래는 방송에서 그리고 음반 시장에서 퇴출되고 어둠 속으로 갇히게 되죠. 그렇게 금지된 노래가 87년 시민항쟁과 함께 다시 시민의 손으로 찾아오게 되고, 바로 어제가 6.10이었지 않습니까. 그 6.10 시민항쟁 때 광화문 시청 거리에 나온, 저도 그때는 대학원생이어서 이렇게 기억이 나는데 시민들이 모여서 부른 노래가 딱 두 곡이었습니다. 애국가와 아침이슬, 어느 틈에 이건 어느 한 가수의 노래가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모든 시민들의 노래로 자리 잡게 된 것이죠. 

◇ 최형진: 저항의 노래로 알려져 있고, 제가 감히 음악을 잘 모릅니다만, 약간 평가를 하면 이 노래의 생명력은 저는 가사에 있다고 보거든요. 김민기 씨가 아침이슬이 저항 노래로 평가받는 데 대해서 혹시 발언을 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 강헌: 네, 있으시죠. 사실 이 노래는 저항이라든지 투쟁가, 이런 거하고 아무 상관이 없이 그냥 한 곡의 대중음악으로 만들어져서 음반으로 발표된 노래입니다. 당시 이른바 통기타붐, 청년 문화의 붐과 함께 많은 아마추어 대학생들이 음악을 발표했는데 특히 이 노래는 그런 노래들 중에서도 정말 아름다운 우리말을 쓴, 어쩌면 젊은 청년 지식인의 내면적 고뇌와 결단, 번민을 담은 노래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데 이 노래가 당시 70년대의 20대 젊은이들에게는 마치 나의 얘기 같다, 이런 격렬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이런 공감이 탄압까지 받으면서 더욱 신화화되고 이것이 입에서 입으로 이어져서 80년대 세대까지를 아우르는 우리 흔히 말하는 이른바 7080세대들의 하나의 대중음악을 넘어선 성과가 되었다, 라고 보는데요. 그래서 김민기 선생은 이런 현상에 대해서 이건 뭐 나하고는 상관없이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본인은 활동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고 바로 금지의 사슬에 묶였기 때문에 이 노래를 결국은 시대와 역사, 시민들의 것일 수밖에 없다, 나는 그저 그냥 작은 노래를 하나 만들었을 뿐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죠. 

◇ 최형진: 당시 금지곡이었다가 풀린 노래가 있다면 몇 곡만 소개를 해주시겠습니까?

◆ 강헌: 그 당시에는 1975년에 가요규제조치가 일어났을 때는 이른바 청년 문화, 그 내용과 상관없이 청년 문화 세대들이 좋아하던 노래들의 거의 대부분이 전부 국내외곡 합쳐셔 2천여곡이 금지가 한꺼번에 됐습니다. 거기에는 신중현 선생의 작품 전곡, 김민가의 전곡, 한대수의 전곡.

◇ 최형진: 한 가수의 전곡을 그냥 금지시켰군요. 

◆ 강헌: 그러니까 한 곡, 이게 아니고 이런 사람들 것은 아무리 사랑이나 자연을 노래해도, 안 돼. 

◇ 최형진: 어떻게 보면 사람에 제재를 걸었군요. 

◆ 강헌: 그렇죠. 사람에도 제재를 걸었고, 또 약간 뭔가 조금이라도 불온해 보이는 노래는 온갖 트집을 잡아서 산업의욕을 저하시킨다든지, 하여튼 말이 안 되는 그런 토들을 달아서 금지를 시키고 생존권을 박탈하던 그런 야만의 시대였습니다. 

◇ 최형진: 이 노래를 만든 분, 가수 김민기 씨, 우리가 이야기를 지금 나누고 있지만, 세월이 많이 지났습니다. 김민기 씨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 잠시 소개 좀 해주시죠. 

◆ 강헌: 네, 사실은 이 분은 우리 흔히 말하는 요즘의 방탄소년단처럼 그렇게 많은 활동을 했던 분도 아니고, 특히 어쩌면 공식 음반은 한 장 밖에 없는 그야말로 얼굴 없는 가수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또 오히려 대학로의 학전소극장을 이끌면서 소극장 뮤지컬의 중심에서 더 열심히 활동을 하고 계시는 분이기도 하죠. 하지만 김민기 하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한대수와 더불어서 싱어송라이터의 문화를 열었다는 역사적인 평가를 받고 있고, 단순히 노래라는 것이 그냥 어떤 한 사람의 사랑에 대한 그런 감수성뿐만 아니라 그런 내면적인 고뇌, 그리고 시대와 역사에 대해서도 노래가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용감하게 보여준, 그런 뮤지션으로서 사실은 많은 시민들과 또 그 후배 뮤지션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분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독일 정부가 문화에 기여한 공로를 주는 괴테메달이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괴테메달을 수상한 한국인이 딱 세 분 계시는데, 바로 세계적인 아티스트인 백남준, 또 세계적인 작곡가인 윤이상, 그리고 세 번째가 바로 김민기 선생님입니다. 그래서 사실은 어쩌면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는 ‘김민기가 누구야?’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어쩌면 우리 대중문화사, 아니 한국 전체의 근대문화의 예술사에 있어서 어쩌면 가장 의미심장한, 그리고 가장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친, 그런 큰 봉우리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최형진: 지난주부턴가요, ‘아침이슬’뿐만 아니라 김민기 씨의 곡들을 여러 가수들이 부르는 헌정 앨범의 수록곡들이 공개되고 있는데, 참가하신 분들만 들어도 굉장히  어마어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깐 소개 좀 해주시죠. 

◆ 강헌: 이번 아침이슬 50주년을 맞아서 김민기를 기리는 헌정 앨범 제작을 완료했고, 지금 그 음원들을 순차적으로 발표중입니다. 사실 본래를 CD 한 장 정도의 분량으로 하려고 했는데, 워낙 너무 보배 같은 곡들이 많고, 생각보다도 참여하고자 하는 뮤지션들이 넘쳐나서 두 장 분량의 곡 작업을 했고요. 정말 정태춘에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던 그야말로 우리 고참 세대에 속하는 정태춘, 한영애, 이런 분들부터 그리고 박학기라든지, 이런 친구들, 젊은 알리, 윤도현, 또 놀랍게도 아이돌 그룹에 속하는 NCT의 태일이나, 레드벨벳의 웬디 같은 친구들에 이르기까지. 또 요즘 굉장히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날치도 참여를 해주셨고요. 그리고 또 세계적인 아주 글로벌한 재즈 뮤지션이죠, 나윤선. 나윤선 씨 같은 경우는 김민기의 학전 소극장의 ‘지하철 1호선’의 참여 주인공 출신이기도 하고요. 학전의 김민기 연출 뮤지컬을 통해서 사실 수많은 명배우들이 탄생했습니다. 예를 들어 설경구 배우라든지 김윤석, 조승우 배우라든지, 수많은 배우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지하철 1호선’, ‘의형제’ 등에 배우로 참여했던 황정민 씨가 영화배우로 우리는 많이 알고 있지만, 뮤지컬로도 굉장히 뛰어난 배우거든요. 그래서 황정민 씨도 이번 앨범에 참여해서 가수 권진원과 함께 듀엣으로 ‘이 세상 어딘가에’라는 노래를 부릅니다. 

◇ 최형진: 경기문화재단에서 준비한 아침이슬 50돌 기념사업, 공연과 전시도 준비돼 있다고요?

◆ 강헌: 네, 바로 어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김민기를 기념하는 많은 당대의 영향을 받은 화가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작품을 통해서 김민기의 예술세계를 조명하고 또 김민기의 아카이브들, 지난 50년간의 많은 활동의 기록들을 같이 전시했습니다. 여기에는 아주 어릴 때 그렸던, 왜냐하면 김민기가 본래 서울 미대생이지 않습니까. 본래 화가를 꿈꾸는 미술학도였는데 이 분이 10살 때 그렸던 그림들까지 저희들이 찾아내서 전시되어 있으니까 그림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입장료가 없으니까 오셔서 맘 편하게 보시면 좋겠고요. 그리고 그 전시장 안에는 김민기, 양희은 등 ‘아침이슬’을 부른 수많은 가수들의 버전이 하루 종일 나오고 있으니까, 다른 ‘아침이슬’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실 겁니다. 그리고 월말에는 아까 말씀드렸던 두 장짜리 김민기 헌정앨범이 발매될 것이고요. 그리고 가을쯤에는 콘서트와 함께 김민기 선생이 평생을 통해서 노력한 부분이 동요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수백 곡의 곡들을 만드셨는데, 그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를 뽑아서 동요앨범까지 지금 녹음 중입니다. 

◇ 최형진: 경기문화재단, 그동안 대중문화보다는 다른 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엔 대중가요입니다. 이렇게 큰 사업을 진행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 강헌: 저희 문화재단은 모든 예술, 모든 예술가들에게 지원이 열려 있지만, 이런 아침이슬 50주년 같은 사업을 저희가 먼저 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요. 무엇보다도 김민기 선생은 70년 생애 중에서 근 40년 이상을 경기도에서 사셨고, 지금도 경기도에서 살고 계세요. 다시 말해서 경기도의 예술인입니다. 따라서 우리 경기도민인 예술가 기념사업을 저희들이 발 벗고 나서서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공연  같은 경우에는 한번만 보기 아쉬울 것 같아요. 이후의 공연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 강헌: 지금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참 공연계가 어렵고요. 저희들도 공연계획에 대해서 조심스럽습니다. 원래는 음반을 발표하고 바로 공연을 해야 마땅한데, 지금 워낙 사회적 거리두기 문제 때문에 현재 계속 고심 중에 있고요. 아마 가을쯤에 상황을 좀 더 봐서 상황이 좀 더 좋아진다면, 본격적인 공연 무대에 올릴 것을 지금 준비 중이고요. 아마 6월 20일 쯤에는 열린음악회 무대를 통해서 특집으로 프로그램 전체를 김민기 헌정 프로그램으로 채울 예정입니다. 아쉽지만 그런 것으로 일단은...

◇ 최형진: 상황이 상황인지라. 마지막으로 짧게 애청자 분들께 한 마디만 해주시죠.

◆ 강헌: 네, 나이 드신 세대들은 말할 것도 없겠지만, 아마 80년대 이후 출생자 분들 중에서는 김민기라는 이름이 굉장히 낯선 이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침 이슬’을 모르는 분들은 없겠죠. 이런 계기를 통해서, 우리에게 또 다른 깊이 있고 의미심장하며 또 너무나 따뜻하고 친숙한 그런 새로운 음악 세계가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단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최형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강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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