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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제작진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5.18과 미얀마 쿠데타, 언론은 달라졌나
2021-05-17 08:28 작게 크게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5월 15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조수진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5.18과 미얀마 쿠데타, 언론은 달라졌나 [미디어비평]
- 유혈탄압 현장 자극적인 보도 반복돼
- 미얀마 군부의 언론통제에도 불구, 인터넷과 sns로 연대와 지지 선언 잇따라
- 외신 인용보도 넘어 분쟁전문기자 양성 등 언론사 구조적 문제 고민할 필요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조수진 교수와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수진 교수(이하 조수진)>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곧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 다가오죠. 올해 41주년을 맞는 해인데요. 요즘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상황이 40년전 광주를 떠오르게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들 합니다. 우리 언론들 미얀마 민주화 시위를 어떻게 보도하고 있습니까?

◆ 조수진> 네, 국내 언론들은 미얀마 상황에 대해 주로 외신을 인용해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곳이 분쟁지역이기도 하고, 그리고 코로나 상황까지 겹쳐 현지 취재의 어려움이 있긴 하죠. 또, 반란군이 언론을 통제하고 탄압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보원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국제뉴스의 양은 많았는데요. 빅카인즈에 ‘미얀마’로 기사를 검색해보면 최근 3개월 동안 6,700건이 나옵니다.  기사량이 많은 건 분명한데요, 
‘분석 보도는 충분했는지?’, ‘본질적인 사안보다 자극적이거나 흥미 등이 크게 강조된 보도는 없었는지?’, ‘여러 확인 절차는 거쳤는지’ 보도의 질은 어땠는지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미얀마 관련 뉴스를 보면서 시위 장면과 시민들이 연행되는 장면 등 유혈탄압의 자극적인 장면만 반복되는 경우도 많았구요, 제목도 자극적인 면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죽을 때까지 쏴라” 이런 제목들도 보였습니다. 

◇ 김양원> 네, 저는 ‘장기없는 시신으로 돌아온 저항시인’이라는 기사 제목이 생각납니다 정말 끔찍한 일인데요. 이밖에도 ‘피로 물든’, ‘유혈사태’, ‘소탕작전’ 이런 기사 제목들이 많이 보이던데 한마디로 매우 자극적인 보도가 그만큼 많았다는 건데요, 그나마  의미있는 보도는 꼽을 수 있을까요?
 
◆ 조수진> 그나마 한겨레가 주요 외신내용을 전하면서 현지 네트워크 활용한 연재를 지속적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시사인과 주간경향이 이번 사태의 배경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획기사부터 광주 민주화운동과 연결한 보도를 냅니다. 우리 국민들이 미얀마 사태를 바라볼 때, 자연스레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떠올리기 때문이죠. 
기사 제목을 보면 시사인<미얀마의 시민저항이 전 세계에 미칠 영향>, <미얀마 시민의 생명을 위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 등을 연속 보도하구요, 주간경향은 <2021년 미얀마는 1980년 광주다> <정부도 군대도 아닌 반란군이다> 라는 제목을 보도를 냅니다. 이 기사의 요지는 ‘군사정부’라는 표현 쓰지 말아야 하고 쿠데타 일으킨 반란군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겁니다. 
뉴스타파는 미얀마 기자인 ‘쏘 얀 나잉’과 그 동료들의 특별 기고를 싣기도 했구요, 
KBS 광주가 3월부터 ‘미얀마는 5월 광주’를 연속보도하고 있습니다. KBS 광주 뉴스7는 타이틀부터 1980년의 광주의 모습과 2021년의 미얀마의 모습을 나란히 보여주는 장면으로 시작하고 있어요. 뉴스7을 통해서 현지상황과 광주 시민들의 반응을 자세히 다루고 있구요, 미얀마 정국이 안정되고 민주화가 회복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합니다. 
YTN라디오도 이동형의 뉴스정면승부 프로그램에서 4월2일부터 방송프로그램 최초로 미얀마 민주화시위를 공식 지지선언하고, 미얀마 민주화에 연대와 지지를 표현하는 국내외 인사들을 인터뷰하는 ‘미얀마에 봄을’이라는 기획 인터뷰시리즈를 방송하고 있고요.

◇ 김양원>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시민들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이 과거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떠올리게 하는 것도 있지만, 5.18 민주화운동 당시에는 지금 미얀마 상황처럼 광주가 아닌 다른 국내외에서는 이런 상황을 알기도 쉽지 않았어요. 군부가 언론을 통제했기 때문인데, 지금 미얀마에선 어떻습니까?

◆ 조수진> 네, 5.18 당시처럼 미얀마 군부 역시 언론의 취재보도를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 양곤를 비롯해 시민들의 모바일 인터넷 통신망도 차단했고요, 미얀마 국영언론들도 군부의 선전을 따르는 상황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보면, 미얀마 국영방송들은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르고, 쿠데타 이후 언론인 70여명 이상이 체포되고, 독립 언론 5곳의 라이센스가 취소된 상황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518 당시와 다른 언론 환경이 하나 있죠, 바로 인터넷입니다. 시민들이 쿠데타 반대 시위를 취재하는 언론인과 사진 기자들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고 있고, 시민 스스로 찍은 사진 영상들을 언론사에 제공하고 SNS를 통해 공유하고 있습니다. 

◇ 김양원> 미얀마 국경을 넘어 가까스로 탈출하거나 해외에서 국민통합정부를 지지하는 인사들의 인터뷰와 SNS를 통해서 미얀마 쿠데타와 시위대 탄압 소식을 그나마 전해듣고 있는데요, 이렇게 미얀마 현지를 취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 과거 518 때 비극적 상황을 세상에 알렸던 외신기자처럼 우리 언론, 어떤 역할이 필요하겠습니까?

◆ 조수진> 네, 지금까지는 외신보도를 많이 인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여기서 그치지 말고 조금 더 분석적인 보도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구요, 국경을 넘어 연대를 만들어 가는 일에도 힘써야 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분쟁지역 취재는 생명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분쟁지역을 전문으로 취재하는 프리랜서 기자와 피디들이 많은데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분쟁전문기자가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우리 언론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인데요. 분쟁지역 기자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언론사가 시간을 들이고 투자를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거죠. 
우리나라 분쟁전문기자로 손꼽히는 언론인 중에는 한겨레 정문태 기자가 있는데요. 최근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힙니다. 이렇게 구조적으로 안 된다면 ‘분쟁지역을 누빌 의지와 전문성이 있는 프리랜서 언론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주는 것, 이를 통해 우리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와 시각을 제공하는 것, 한국 언론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고민해야 할 지점인 것 같다’라고 말합니다. 이 부분도 우리 언론이 고민해야 할 지점입니다. 
미얀마는 우리나라와 3,5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고 하는데요, 우리 시민으로서는 직접 가서 도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SNS로 상황 공유하고 해시태그 통해 공유하는 등 그 참상을 알리고 응원하는 일을 같이 하면 좋겠습니다.

◇ 김양원> 5.18 민주화운동 당시 참상을 알렸던 독일 영상기자죠, 위르겐 힌츠페터(Jürgen Hinzpeter), 영화 택시운전사를 통해서 익히 알려지기도 했는데, 이 힌츠페터 기자 정신을 기억하는 상이 제정됐다구요?

◆ 조수진> 네, 한국영상기자협회와 5·18기념재단이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을 제정했습니다. “이 상은 1980년 광주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저널리스트 독일인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의 기자 정신을 기억하고 진실의 기록전달자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한국 영상 기자들이 반성을 담아 5·18정신과 우리 민주화 경험을 세계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탄생한 상”이라고 관계자들이 밝혔는데요. 영상기자협회는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서도 지난 3월 성명을 낸 바 있습니다. 성명서 내용 중 참 가슴 아프게 공감하는 부분들이 있어 조금 읽어드리면요.

‘1980년 5월 광주민주항쟁의 참상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한국의 영상기자들은 미얀마에서 전해지는 비극적 소식과 영상들을 접하며 ‘오월 광주’의 참상이 떠올라 경악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영상기자를 포함한 한국의 방송, 언론인들은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올바로 취재, 보도하지 못한 뼈아픈 경험을 안고 살아오고 있다. ‘오월광주’에서 한국 영상기자, 언론인들의 무기력과 공백은 독일의 영상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같은 다른 나라 방송, 언론사 기자들의 목숨을 건 치열한 취재, 보도가 대신했다. 그들의 영상취재와 보도가 있었기에 광주는 국내에서는 고립되었지만, 세계적으로는 그 참상을 알리고, 민주주의를 향한 우리 시민들의 항거를 지지, 연대하는 국제적 여론을 만들 수 있었다, 이런 노력은 광주의 진실을 밝히고, 한국 사회의 민주화를 가져 오는 중요한 힘이 되었다.....‘얼마나 더 피 흘려야 하느냐?’는 미얀마 시민들의 호소에 응답해, 미얀마의 뜨거운 민주주의 항쟁을 적극적으로 취재, 보도하는 것이 우리 방송 언론인들이 1980년 광주와 대한민국의 시민들, 우리를 지지 연대해 준 세계인들에게 진 빚을 갚는 일일 것이다‘ 

◇ 김양원> 이렇게 5.18 당시 언론통제로 인해 아직도 역사적 사실을 놓고 진위공방이 일기도 하는데, 최근 보도를 통해 새로 드러난 내용도 있다고요?

◆ 조수진> 지난 2013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북한군의 개입설을 여과 없이 문제의 방송과 뉴스들에 대한 진상이 규명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2013년에 TV조선과 채널A가 시사 프로그램에서 ‘5.18 북한군 개입, 공공연한 사실’이라는 내용으로 방송했었죠. 이 방송 이후 채널A 기자협회가 사측에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사과방송 등을 요구하기도 했었습니다. 실제 사과 방송도 했었구요.  그리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법정제재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5.18 당시 자신이 광주에 있었다고 주장했던 탈북 군인 출신 김명국 씨가 최근 JTBC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게 전해 듣거나 지어낸 내용으로 자신도 이용당했다’는 주장을 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 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지난 12일 조사 개시 1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3년에 5·18광주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을 여과 없이 방송했던 채널A와 TV조선을 상대로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김양원> ‘광주 폭도들’, ‘미얀마 테러리스트’... 쿠데타 세력의 시각으로 시민들의 저항이 보도되고 있는 2021년의 미얀마와 1980년의 광주를 비교해서 오늘 미디어비평 진행해봤는데요. 민주주의와 시민 저항에 대해 일년에 딱 한번 떠올려보는 때가 있다면 바로 지금인것 같습니다. 이미 SNS 해시태그 운동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실천하고 계실테지만 우리 언론도 그저 외신을 전달하는데 그치지말고 지속가능한 보도 방식들을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조수진>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조수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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