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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간[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제작진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4.7재보선] 선거보도, 정치 유튜브에 사실확인과 정책검증 키 넘겨
2021-04-05 11:19 작게 크게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4월 3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조수진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4.7재보선] 선거보도, 정치 유튜브에 사실확인과 정책검증 키 넘겨

- 양측 후보단일화에 그 어느때보다 많았던 여론조사..수치 나열하는 '풍요 속의 빈곤'
- 공약보다 인물에 집중하면서 말실수 부각, 흥미위주, 자극적으로 흘려
- 정치 대립의 스피커 노릇에 충실했던 언론보도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조수진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수진 교수(이하 조수진)>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오늘까지 이틀에 걸쳐서 재·보궐선거 사전 투표가 실시됐는데요, 이제 4월 7일 재·보궐선거가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선거, 그 어느때보다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이 오갔다, 정책과 공약검증은 부실했다, 이런 평가들이 나오기도 했는데 선거보도와 관련해서 교수님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 조수진> 네, 전체적인 흐름을 3가지로 구분할 수 있겠는데요, 초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양당의 후보 단일화 문제였지요. 그러다보니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여론조사가 이루어졌고, 이런 보도에서 나타나는 거대 양당구도 중심, 경마 저널리즘의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여론조사 결과가 비판과 해석이 결여된 채 보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구요, 여론조사 전쟁 같은...예전에 비해 여론조사 기관도 많아졌지요. 또 여론조사기관 별로 방식이 다르다 보니 비슷한 시기 결과에 있어 차이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할 수 있는 선거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도, 3월 31일자까지의 여론조사만 공표하거나 인용보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기관별로 차이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오세훈 후보 대 박영선 후보를 리얼미터는 57.5:36으로 21.5% 차이, 엠브레인은 46.7:31.3으로 15.4% 차이, 리서치앤리서치는 51.5: 32.4로 22%차이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언론의 보도는 수치 나열 뿐 숫자의 의미에 대한 해석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 김양원> 특히 이번에는 후보 단일화 과정이 여야 모두 지루할 만큼 길었고, 후보등록 때까지도 주요 선거 이슈가 되다 보니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선거보도 양상 첫 번째는 방금 지적하셨듯이 후보단일화로 빚어진 ‘여론조사.. 풍요 속의 빈곤’ 이었고, 두 번재 양상은 어떤 것일까요?
 
◆ 조수진> 인물 중심의 보도만이 주를 이루었다는 점입니다. 공약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가다보니 관련 뉴스가 연성화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인물에 포커스가 맞춰지다보면 흥미위주, 자극적, 선정적인 보도도 연성화되기 쉽습니다. 
여기에 단일화 이후에는 네거티브 전쟁이 시작됐죠. 후보자 토론회가 이어지면서 토론회마다 새로운 이슈들이 생겨나고, 후보자들의 말실수에 관심이 쏠립니다. 후보자들의 언어 민감도, 언어 감수성에도 문제가 많았구요, 이를 다루는 언론도 후보자 말실수를 부각해 선정적인 보도로 이끌기도 했습니다. 

또, 단일화 이후에는 후보자들마다 문제가 된 새로운 이슈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이 이어졌는데요. 문제는 언론은 그러한 정치 대립의 스피커 노릇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이번 선거기간동안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 미디어감시연대를 발족하고 선거보도를 모니터한 내용을 4월 1일에 발표했는데요, 눈에 띄는 건, ‘언론이 후보자에게 어떤 질문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2월 22일부터 3월 10일까지의 모니터 내용이다보니 예비 후보자들에 대한 언론 질의도 포함됩니다만, 이 기간 동안 30개의 인터뷰 보도 중 총 201개 질문을 주제별로 살펴보니 ‘경선과 단일화’ 주제가 가장 많았습니다. 그 다음이 정책 공약관련인데요, 문제는 정책 질문의 대부분이 ‘부동산 ’문제에 집중됐다는 겁니다. 물론 현재 부동산 문제는 가장 크게 와닿는 부분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텐데요, 그럼에도 언론은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다양한 질문을 던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코로나19 시기를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시민들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여러 사안들이 자칫 부동산 이슈로만 가려질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 김양원> 시장후보로서의 공약보다 인물 그 자체에 집중한 보도, 그리고 후보와 진영간 대립을 그대로 전달하는데 그치는 스피커에 그쳤던 선거보도를 연이어 지적해주셨습니다. 언론에서 정책검증 기획보도를 일부 하기도 했지만, 이번 선거가 야당은 정권심판을 내세웠고, 여당도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잇따른 악재에 후보의 공약을 제대로 얘기하기 보다 변명과 사과를 주로 하는 양상이 펼쳐졌죠. 또 한가지 거대 양당 후보로 단일화되다보니 이런 구도가 강화되고, 공약검증은 뒷전이 된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조수진> 네, 그러다보니 언론보도가 ‘선거 공고문만도 못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언론이 언론의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받는 비판인 겁니다. 언론이 후보들, 정당의 스피커 노릇을 하고, 중계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론의 환경감시기능, 상관조정기능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저널리즘의 원칙이 상실된 겁니다. 공약이 발표되면 그 공약이 과연 실현 가능한 것인지, 민생에 어느 정도 중요한 문제인지 살펴보고 분석, 비판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그런 기능이 부재하다 보니 생겨나는 일입니다. 심지어 인터뷰 기사에 ‘질문 없는 인터뷰’도 등장했다는 지적도 나왔는데요, 질문하고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 분석한 게 아니라 후보자의 말을 그냥 받아쓰기만 했다는 거죠. 받아쓰기만 하다 보면 후보자가 이야기하는 공약들이 과연 실현 가능한 것인지는 더더욱 다룰 수가 없는 것이구요. 

◇ 김양원> 4.7 재보선 선거보도 양상을 짚어주신다고 했을 때부터 예상은 좀 했습니다만, 이번 선거보도... 칭찬보다는 비판을 많이 해주셨는데요.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실 부분은 없을까요?

◆ 조수진> 시민단체가 언론보다 더 선거 감시를 철저히 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민언련이 지난 3월 31일에 정책평가 토론회를 열고 이번 보궐선거에 대한 전반적인 이슈들을 감시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토론회를 오마이TV와 함께 생중계했죠. 서울대 팩트체크 연구소는 4.7재보선 세션을 따로 만들어 언론보도 내용에 대해 팩트체크합니다. 이런 내용들도 선거 전에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JTBC는 경실련과 함께 공약 검증 기획을 보도합니다. 1편, 부동산 도시개발 공약, 2편 사회 복지분야 등 주요 공약에 대해 다룹니다. 
SBS가 인터뷰로 정책 검증한 사례도 있구요, 다만 부동산 정책 외에 더 다양한 의제들이 다뤄졌다면 좋았을 거 같다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또 눈에 띄는 건 미디어 환경이 바뀌면서 정치 유튜브 채널이 엄청 많아졌는데요, 작년에 500개가 넘는다는 분석이 있었으니까 지금은 더 많아졌을 겁니다. 기존 언론에서 채워지지 않는 것들을 자신의 성향에 맞는 채널을 구독하면서 적극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게 선거에서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요, 이번 선거에서도 역시 각 진영의 정치 채널들이 활발하게 정책에 대해 논의하는가 하면, 이번에는 구독자가 많은 여러개 채널이 연합으로 생방송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접속자수도 엄청났구요, 이런 풍경도 미디어 환경이 바뀌면서 새롭게 등장하는 모습으로 앞으로 눈여겨봐야할 부분입니다. 

◇ 김양원> 선거보도에선 공약검증이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시민사회계에서는 정책검증을 위한 노력들이 꾸준히 계속됐다는 말씀이신데요. 정치 유튜브가 상당수 늘었다는 건 우리 정치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높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겠죠. 자, 사전투표에 이어서 서울과 부산 두 곳의 대한민국 대표 도시에서 이뤄지는 재보선 투표가 코 앞입니다. 이제 선거 막판 어떤 선거보도가 있어야 할까요?

◆ 조수진> 각 후보들이 던지는 의혹들을 검증 없이 전달만하고 받아 적기만 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혹은 민생에 중요한 사안에 대해 시민들의 분노만 키우고 ‘나 몰라라’ 하는 식의 해결책, 대안 없는 분노 키우기 보도는 그만 하시고, 정책 위주의 제대로 검증된 보도, 그리고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들이 조금 더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고 채널들은 넘쳐나고 있구요, 시민들의 눈높이는 높아졌습니다.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 환경을 감시하고, 제대로 비판하고 분석하는 기본 원칙이 잘 지켜지길 바랍니다. 

◇ 김양원> 네, 오늘은 얼마 남지 않은 4.7 재보궐선거 관련 보도를 점검해봤습니다. 남은 주말 휴일동안 어떤 후보를 선택할 것인지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조수진>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조수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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