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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간[월~금] 10:30~11:30
제작진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1억 주면 셋째 낳으실래요? [반찬토론]
2021-01-21 11:41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1월 21일 목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전민기 한국인사이트 연구소 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목요일 1부는 생활 속 상반된 의견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는 시간, "반찬토론"입니다. 저출생 문제,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하게 논의된 지 이미 오래입니다. 최근에는 지자체 등에서도 앞 다퉈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얼마 전 창원시에서는 셋째를 낳으면 1억 원을 지원하는 일명 '드림론' 도입을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1억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에 효과를 기대하는 의견도 있지만,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일회성 현금 살포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오늘도 함께 말씀 나눌 한국인사이트 연구소 전민기 팀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전민기 한국인사이트 연구소 팀장 (이하 전민기):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조금 전 창원에서 현금 1억, 큰돈 입니다. 이걸 그냥 준다는 겁니까?

◆ 전민기: 그렇죠. 그런데 몇몇 단계와 과정도 거쳐야 합니다. 그러니까 경남 창원시 일명 '드림론'이라고 하는 겁니다. 일단 신혼부부에게 1억 원을 대출해 주고 첫 자녀 출산 시 이자 면제해주고요. 둘째 출산 때는 대출 원금 30% 면제해줍니다. 셋째를 출산하면 1억 원 전액 탕감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셋째까지 낳게 된다면 결국 1억 원을 준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유가 있습니다. 창원시, 마산·창원·진해 3개 시가 2010년 합쳐져 통합시로 출범했거든요. 통합 당시 인구가 108만 명이었으나 통합 이후 인구가 계속 줄어 지난해 말 기준 103만 명으로 감소했고, 현재 매달 인구가 500~600명씩 줄면서 특례시로 인정받는 기준 인구 100만 명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예산에서도 큰 혜택을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창원시 관계자 “매년 4만 명씩 인구가 감소한 헝가리가 비슷한 정책을 펼쳐 30년 만에 혼인 건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사례를 참고했다.”라고 합니다. 이게 굉장히 이슈가 되면서 지적 계속되자 창원시 시행 유보, 정책 보완하기로 발표했습니다. 

◇ 최형진: 그동안 저희가 무거운 주제를 나누면서 의견을 내기가 어려웠지 않습니까? 그래서 반찬토론보다는 사회현상에 대해서 같이 애청자분들과 논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전민기: 제가 생각을 해봤어요. 혹시 1억 원 주면 셋째까지 낳을 수 있을까... 근데 저는 좀 힘들 것 같더라고요. 왜냐하면 돈 1억도 1억이지만 사실 아이 한 명 키우는 데 드는 돈도 만만치 않고 환경적으로 제가 작년에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려고 보니까 유치원이 생각보다 적고 추첨을 하더라고요. 떨어지게 되면 그 외에 학원을 찾아봐야 하는데 그런 것도 문제가 될 것 같고요. 회사를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예전에는 동네에서 아이들끼리 놀면서 크기도 했고, 대가족이다 보니 집에서 봐주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전체적인 시스템이나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하지, 돈 준다고 아이를 낳을 것 같진 않다고 생각이 듭니다. 

◇ 최형진: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출산율은 육아나 보육대책 등의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해야지 일회성으로 현금을 준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이게 전남·해남 같은 경우 출생률이 7년 동안 1위를 기록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인구수는 빠져나가는 그런 추세입니다. 그런 속담도 있잖아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단순히 이게 돈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한 청취자분이 “한 아이 당 매달 100만 원씩 아이가 20살이 될 때까지 양육비를 준다고 하면 한번 생각해볼게요.”라고 하셨는데 만약에 이렇게 준다고 하면 둘째 낳으실 겁니까?

◆ 전민기: 차라리 그건 생각을 해봐야겠는데 그래도 사실 한 명만 제대로 키우자고 했어요. 그리고 최근에 보면 아동학대도 많잖아요. 이런 경우가 생길 수 있겠네요. 돈이 필요해서, 빚을 갚기 위해서 자녀를 출산한다든지 등 청약제도에서 그런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했거든요. 이 사람들의 목표가 돈이 되어서 아이가 이용된다든지 수단이 된다고 하면 심각한 문제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대출금을 지원해준다, 이 부분은 논의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전민기: 글쎄요.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대출금을 지원해준다는 것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창원시에서 하고 있는 건 어떻게 해서든 그 100만 명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이잖아요. 근데 이건 사실 서울과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는 현상과 맞물려있거든요. 결국 아이를 낳는 문제도 그렇긴 하지만 아까 말씀해주신 남해처럼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올라가지 않게 막는 제도도 필요하고 결국에는 좋은 일자리가 필요한 겁니다. 전체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야지, 아이를 많이 낳는다든지 아이들이 커 가는데 좋은 대학교나 학교 시설이 없다, 좋은 직장이 없다는 건 결국에는 다 유출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런 전반적인 것이 다 보강이 된 이후에 아이를 낳게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 최형진: 하나 짚고 넘어갈게, 올해 초, 우리나라에도 사상 처음으로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는 기사가 쏟아졌는데,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은 인구가 줄어들었다는 거잖아요?

◆ 전민기: 이건 쉽게 말하자면 사망자보다 출생자가 적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인구가 당연히 줄어들죠. 작년의 출생자를 보니까 27만 5,815명이 태어났어요. 원래 2019년에 30만 명 아이가 안 태어난다고 해서 정말 큰 문제이고 전 세계적으로 아이가 적게 태어나는 수치라고 했는데 지금 27만 명으로 뚝 떨어졌죠. 그 전년 대비 무려 10.65%나 감소했고, 사망자는 30만 7,764명으로 전년 대비 3.10%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 2만여 명 감소한 것이고, 연간 기준으로 주민등록인구 감소는 처음인데 이건 아이가 안 태어나면 계속해서 유지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초고령화 사회로 들어가는 우리나라에서 결국에는 저출산, 고령화 대책이 필요합니다. 근데 일단 저희 때는 한 해에 60~80만도 태어나고, 부모님 세대에는 100만 명도 태어난 모습을 봤잖아요. 30만 명 깨진 것도 충격적인데 줄어드는 수치가 10%면 굉장히 큰 수치여서 이것도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제가 반대 입장에서 생각해보니까요. 제가 어제 조사를 해봤는데 가임 여성 한 명이 낳는 출생아가 0.9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도 주변에 아이를 키우시는 분을 보면 그래도 이런 것에 대한 지원금을 주면 아이 낳아서 키울만하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거든요. 이렇게 돈을 주는 것도 제가 보기에는 괜찮은 정책인 것 같아요. 

◆ 전민기: 이렇게 생각이 들 수 있겠습니다. 만약에 아이를 2~3 낳고 싶어 하는 주변인도 있어요. 그런 분들 입장에서는 어차피 낳으려고 했는데 지원금을 준다고 하면 본인들이 갖고 있는 생각을 조금 더 확고히 할 수 있는 점이 될 순 있겠지만 어쨌든 지금 자료를 보니까 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 보고서에서 한국 현금 보조 비율이 14.3%고 이건 OECD 국가 중에서 독일 35.5%, 스웨덴 40%, 프랑스 40.5%, 일본이 43.8%입니다. 우리나라의 현금 보조 비율이 낮긴 하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출산장려금을 주는 것, 그러나 목표가 장기적이어야 할 것 같고, 한 지자체에 어떤 무언가를 유지하기 위함을 위해서 악용되면 안 될 것 같고, 지난 10년간 저출산 문제 해결하기 위해서 사용한 예산이 140조 원인데 이게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적다는 지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게 전 정부를 통한 전국이나 모든 국민들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특정 시도나 자치구가 기준이 되면 안 될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리고 각종 지원금 정책으로 7년 연속 출생률이 높은 전남 해남인데요. 일시적으로 올랐지만 결국 빠져나가게 됐고, 그리고 정규식 경남대 대학원 도시 재생학과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인구감소를 출산만 강조해서 해결하는 건 맞지 않다. 청년 친화적인 산업생태계, 아이들이 성장해서 지역에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 여성단체들도 출산율은 돈보다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해결해야 된다고 주장해서 결국 전반적인 시스템이 정비가 필요하다는 쪽의 의견이 많은 것 같아요.

◇ 최형진: 관련해서 많은 의견이 들어오네요. “현금 1억보다는 살 수 있는 내 집 마련을 해주는 게 먼저다.”, “인구 증가를 위한 파격적인 대안 제시는 좋을 것 같아요.”, “아이를 낳지 않는 게 문제가 아니라 결혼을 안 하는 게 더 문제가 아닐까요? 출산율 말하기 전에 일자리 등 청년 정책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등 많은 의견을 보내주시는데 공감하십니까?

◆ 전민기: 저는 그 중 결혼이 문제라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일단 취업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고 집값이 얼마나 비쌉니까. 예전에는 전세든 월세든 집은 마련해야 결혼이 시작이 되는데 그 부분부터 꽉 막히게 되니까... 거기다가 대출금 갚으려면 정말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결국 맞벌이를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그렇게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까지 낳게 된다면 수익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런 생각이 하나하나 연결되다 보면 사실 아이를 낳기 굉장히 힘든 거죠. 포기하는 부부도 많아지고 결국에는 취업이 늦어지다 보니 결혼 자체가 늦어지고, 결혼 적령기를 지나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가임기도 상당히 짧아지고, 이런 게 다 결국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의견에 공감이 많이 됩니다. 

◇ 최형진: 네. 한 청취자분은 “세 아이 엄마입니다. 뭐든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맞아요. 사실 주면 고맙죠. 또 한 청취자분이 현실적인 이야기를 보내주셨어요. “저는 둘째를 엄청 원하는데 잘 안 됩니다.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시술 비용을 지원해주는 건 어떨까요?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라고 하시는데 주변에도 많죠?

◆ 전민기: 그렇습니다. 제 주변에도 보면 아이가 안 생기는 과정도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겠네요. 그동안 그런 문제를 지적하는 걸 많이 못 본 것 같아서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지원도 시급하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 최형진: 그렇습니다. “저도 셋째를 고민하다가 포기한 두 아이 엄마입니다. 돈보다 급한 건 아이의 육아문제입니다. 일하면서 아이 키우기 정말 어려워요.”라고 하셨는데 아마 많은 부모님께서 갖고 계신 고민인 듯합니다. 

◆ 전민기: 아마 낳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생각보다 믿고 맡길만한 곳이 많지 않아요. 그리고 TV를 보면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괴롭혔다는 기사를 보면 사실 극소수이긴 하지만 여러 가지로 불안하잖아요. 저도 어쩌다가 아내와 제가 동시에 일을 할 경우에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결국에는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도 늘어나야 할 것 같고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 최형진: 한 청취자분이 “이렇게 돈 줘서 인구문제가 해결된다면 허경영씨 뽑으면 됩니다. 1억씩 준다는데 돈만으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라고 하셨는데 어제 허경영 대표가 서울 재·보궐시장 출마 선언하면서 3대 공영제, 연애하면 20만 원씩 주겠다. 이런 공약을 발표했어요. 

◆ 전민기: 맞습니다. 돈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 자체는 일시적인 반짝현상은 있을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해결책이 아니라고 봅니다. 특히 아이문제에 있어서요. 

◇ 최형진: 조금 다른 얘기도 해볼게요.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앞서 창원시의 경우도 그렇고 지방의 경우 인구 감소세가 빠르게 진행되는 곳들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고육책을 내놓은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 전민기: 네. 그 부분이 비판을 받고 있는 점입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보여주기식 경쟁으론 인구 총량을 늘리는 데 한계를 나타낼 것", “아이를 낳아 기르고, 교육시키며, 일할 수 있는 사회 기반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고 했고, 또 경남여성단체연합도 “인구 감소를 결혼과 출산으로만 해결하려는 정책은 성인지적 관점이 완전히 배제된 것”,  “창원시의 셋째 출산 1억 원 지원을 당장 중단하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액수가 달라서 그렇지 창원시만 있는 건 아닙니다. 충북 제천시도 5천만 원 이상 대출한 가정이 첫째를 낳으면 150만 원, 둘째 1천만 원, 셋째는 4천만 원으로 지원해주는 정책을 하고 있거든요. 지방의 인구가 줄어들고 아이를 낳지 않는 현상도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지방을 함께 살리고 그곳에 인구가 유입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걸 단기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좀 힘든 것 같아요. 창원시는 백만 명이라고 하는 기준이 몇 년 안에 깨질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어떻게 보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다른 정책에 비해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그럼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이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던 부분은 어떤 게 있으세요?

◆ 전민기: 우리 동네는 아파트가 많아서 유치원을 보내려면 아이 셋 아니면 추첨이 안 된다는 이야기가 많이 돌아요. 결국에는 그런 보육 시스템, 아이를 맡길만한 곳이 적다는 것이 늘 제 고민이거든요. 이런 것을 인구에 맞춰서 확충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죠. 

◇ 최형진: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전민기: 네 감사합니다. 

◇ 최형진: 지금까지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민기 팀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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