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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제작진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오보를 넘어 속임수까지 등장한 재난방송의 문제점
2020-08-10 11:17 작게 크게

YTN 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 YTN]

방송일시 : 202088() 20:20~21:00

진행 : 유다원 아나운서

대담 :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유다원 아나운서(이하 유다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이하 조수진)> (인사)

유다원> 지난 달 부산지역에 집중된 폭우와 관련해 재난주관방송사인 kbs가 또 재난방송이 부실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kbs는 지난 2일부터 특보체제에 돌입했는데요... 재난방송 보도... 재난 때마다 이런 문제들이 지적이 되는 거 같습니다.

조수진> kbs가 재난주관 방송이다 보니 이런 문제들이 지적이 되는 건데요.

지난 201944일 고성 산불사태에서 재난방송으로 전환하지 않고 정규방송을 내면서 뭇매를 맞았었지요. 2016912일 경북 경주시 지역 지진 발생 시에도 드라마를 내기도 했구요. 드라마 화면 아래 자막 정보가 흐르는 정도였습니다.

사실 지진.. 자연재해.. 이런게 닥치면 당황, 막막,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재난방송의 역할을 굉장히 중요한 거거든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제 40조는 재난이 발생할 경우, 재난방송 지정 방송사가 재난방송을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난방송 주관사는 재난이나 재해, 민방위 사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이를 예방하거나 대피·구조·복구 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계속되자 KBS가 지난 해 6월에 재난방송 체계를 다듬고 (국지적 재난 시 해당 지역 자체 재난방송단을 구성해 특보 체제 전환 재난방송 사후 평가 반영 대피령 발령 지역, 대피소 위치 등 실질적이고 유용한 정보 제공 필요성 강조 등을 골자로 하는 재난방송 매뉴얼을 개정) 재난방송을 철저히 하겠다고 다짐하고 이후 재난 상황에서는 빠른 특보체제 전환 등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었는데요.... 이 문제가 이번에도 지적.

지난 달 23일 오후 부산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는데요... 정규방송이 나가자 시청자 게시판에 비난의 글이 올라왔구요, KBS는 매뉴얼에 따라 방송했으며,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돌발적이고 기록적인 폭우였기 때문이라는 입장문을 내고 해명을 했지만.. 시청자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래서 말씀하신대로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시간을 대폭 늘렸습니다.

유다원> 재난방송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하는 게 맞다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재난방송에서 항상 문제로 지적되는 것들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십니까?

조수진> 한 연구자료(이민규)에 보면, 국내 재난보도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합니다. 국내 재난보도는 필요한 정보 제공에 소홀하며, 정확성과 객관성의 부족으로 추측 보도가 난무하며, 데이터 중심의 보도보다는 인터뷰 중심의 보도가 주류를 이루고, 과도한 속보경쟁으로 인한 선정성과 불안감을 부추기는 보도가 많으며, 피해현장 스케치 보도 등을 반복적으로 보도함으로써 불안감을 조성하고, 인권기밀안보에 대해 둔감한 불감증 보도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조금 더 정리를 좀 해보면요...

첫째로, 역시 어느 보도에서나 문제가 되는 것들이죠, 선정성입니다. 재난상황에서도 선정적인 언론. 과장된 제목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재난방송에서 중요한 건 예방과 최소화를 위한 정보 전달이 중요합니다,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닌 정확한 정보전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겠습니다. 재난방송 등의 준칙을 보면 방송사업자는 재난방송 등을 실시함에 있어 재난상황에 대해 객관적이고 정확한 보도가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과 재난지역과 이재민 등 피해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재난 수습 및 복구상황은 물론 이재민 등 피해자의 생활과 관련된 정보의 제공에 비중을 두어야 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유다원> 이러한 재난보도 시 준수해야하는 여러 규범이 이미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재난관련 언론 보도는 현장을 왜곡하거나 속보전달에만 치우쳐 뉴스의 사실성객관성, 공정성, 균형성, 중립성 등의 소중한 가치를 경시해온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조수진> 재난보도는 인명구조와 재난 수습 및 복구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이재민 등 피해자에게 좌절감 또는 공포감을 주지 않도록 피해자가 우선적으로 배려대상이 되어야하는 건데요... 여전히 상업적이고 선정적인 보도양식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라는 게 문젭니다.

두 번째로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또 오보의 문젭니다. 오보를 넘어 속임수까지 등장한 적도 있었지요. 현장에 가지도 않고 현장에서 리포팅 하는 것처럼 하기도 했구요,

셋째로 재난방송에서의 한계점이기도 한데요, 현장 침수 모습만....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방송사에 해당되는 문제인데요, 재난방송은 현장 화면만 보여주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죠, 정확한 대피 요령.. 이런게 필요합니다.

재난 방송이 필요한 사람이 누구일지를 생각하면...재난 상황에 놓인 국민들.. 그걸 생각하면 중계식으로 현장 피해 장면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예상 경로, 대피소, 지역 재난 상황실 등 위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연락할 수 있는 곳 등 유용한 정보가 중요하겠죠...재난 이후 지속적인 후속 보도 물론 필요하구요,

유다원> 그런데 이번처럼 갑작스러운 폭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그게 참 문제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방송은 영상도 중요한데.. 그러다 보니 이번에 저희 ytn에서도 문제 영상이 있어 사과방송을 했는데요...뉴스에 나간 사진이 지난 2011년 서울 한강철교 밑 올림픽대로의 사진을 서울 올림픽대로의 현재 상황이라고 보도해 문제가 됐습니다. 9년 전 사진을 현재 폭우 상황으로 소개한 건데요...

조수진> , 해당 사진이 YTN 시청자제보 코너에 올라와있던 걸 사용한 거라고 하던데요. 제보한 분에게 직접 연락까지 했고 제보자가 현장 사진이라고 말해서 그걸 믿고 썼다고 하는데요.. 최근에 신속성이 중요시되면서 사건, 사고 현장에서 일반 시민들이 직접 찍어 올린 이른바 제보영상, 사진이 뉴스에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전에 제보 관련해서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제보의 경우 재차 확인이 필요합니다. 사건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제보가 쏟아지기 때문에 그 많은 사진, 영상들을 선별해 확인하는 과정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신중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 같습니다.

유다원> 이런 경우들이 종종 있었죠?

조수진> 재난 상황에서 송출된 영상 화면에 대해 제재를 받은 사례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TV조선 '뉴스특보'(2018823일 방송)는 태풍 '솔릭'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 칭다오 지역 촬영 영상을 사용해 방송심의 규정 '객관성' '재난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등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행정지도 '권고'를 받았었구요, KBS의 경우 2013323일 방송 프로그램에서 2011년 발생한 정전 사태를 방송하면서 2010년 태풍 상륙 당시 촬영된 영상을 자료화면으로 사용해 문제가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번 ytn의 경우는 시청자의 제보영상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긴 하지만,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겠다...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생각해봐야할 문제가..역시 계속되는 문젭니다. ’서울 중심의 재난 보도입니다. 이번에도 kbs뿐만 아니라 연합뉴스 등 뉴스 전문채널도 비판대에 올랐는데요, 서울영상은 실시간 업데이트 되는데 지방은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이번에 지역 피해가 심각했는데요, 그래서 서울공화국아니냐는 시민들의 비판이 이어졌지요.. 26일자 부산일보 기사제목입니다. ‘폭우 퍼붓는데 KBS는 음악방송? “부산선 수신료 받지마”, ’서울 중심 지역 방관 행태 여전‘...

지역방송에 맞는 체계를 갖춘 매뉴얼이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서울중심의 보도는 재난 방송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보도에서도 지적받아 온 내용입니다.

그래도 고성산불 때와는 달라지긴 했습니다. KBS부산에서 진행한 낮시간 특보를 통해 가옥침수시 대피요령, 집중호우 발생시 행동요령 등을 방송했구요. 기존에 문제가 됐던 수어 통역도 진행됐습니다. 이렇게 하나 하나 시민들께서 관심을 갖고 지적해주시면 또 계속 바뀌어 나갈 겁니다.

유다원> ,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길 바라겠구요, 하루빨리 피해 복구가 잘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재난 이후의 보도에도 언론이 신중한 자세로 후속 보도를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수진> ,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입은 분들의 입장에서 어떤 보도들이 필요할지, 그리고 어떤 대책들이 마련되어야 할지가 중요하겠구요, 재난 보도뿐만 아니라 최근 부동산 보도도 보면 굉장히 문제가 많은데요, 과연 이 보도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유다원> 재난 보도만큼 부동한 보도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부동산 보도는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됐나요?

조수진> 종부세...세금이 오르면 이게 서민생활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인지 고민한 흔적이 있었으면 하구요, 뉴스 소비자 입장에서도 무조건 폭등. 폭락. % 몇 억 이런 표현들에 현혹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언론의 보도 프레임을 분석한 여러 연구들이 있는데요, 연구 결과, 보도내용이 역시 보수와 진보로 구분되는 면이 명확했구요,

부동산 정책 관련 보도의 양, 보도 섹션, 이슈별 보도 등 형식적 측면과 프레임, 태도 등 내용적 측면의 특성이 모두 매체별로 상이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대부분 신문사들은 공중의 이익이 아니라 자사가 추구하는 정치적 이념과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보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재난이든, 부동산 관련이든, 어떤 분야의 보도든 간에 누구를 위한 보도인지...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유다원> , 오늘 방송 함께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해 봐야할 건 역시 시민이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거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청취자분들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의견이 반영되면서 언론이 더 제자리를 잡아나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그러다보면 저희가 미디어비평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들이 조금씩 개선되지 않을지 기대해봅니다. 오늘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수진> (인사)

유다원> 지금까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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