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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제작진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남북갈등을 다루는 언론의 태도 비판 문재인과 김여정은 30살 차이가 왜 나와?
2020-07-14 15:33 작게 크게
□ 방송일시 : 2020년 6월 27일 (토) 20:20~21:00
□ 진행 : 유다원 아나운서
□ 대담 :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남북갈등을 다루는 언론의 태도 비판 문재인과 김여정은 30살 차이가 왜 나와?

◇유다원 아나운서(이하 유다원)> 미디어 비평 시간입니다. 오늘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이하 조수진)> 네. 안녕하세요.

◇유다원> 지난 목요일이었죠. 6.25 한국 전쟁 70주년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북 전단 살포로 촉발된 남∙북 간 긴장 상태가 한층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오늘은 이런 최근 일련의 사태를 다루는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 이야기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

◆조수진> 네. 지난 24일에 북한이 군사 행동 보류를 결정하면서, 그나마 조금 완화된 상태지만 긴장은 여전합니다. 이번 보도와 관련해서 먼저 언론의 제목부터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유다원> 네. 제가 지난 방송을 들어보니까, 북한 관련 보도를 짚어 주시면서 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이나 불안감을 조성하는 제목에 대해서도 지적을 좀 해주셨더라고요.

◆조수진> 네. 그런데 북한과 관련된 보도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에 있어서도 그런 현상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고요. 그래서 먼저 북한의 군사 행동 보류 이후의 25일 기사를 살펴보겠습니다. 제목을 좀 살펴보면, ‘남∙북 파국 열차, 일단 멈췄다.’, ‘김정은 남매 6월 협박극. 노림수 제재 완화’, ‘김정은, 김여정 강온전술, 남매의 남한 길들이기’ 이런 제목들이었어요. 중앙일보, 조선일보, 서울신문의 보도 제목이었는데요. ‘남매의 남한 길들이기’, ‘협박극’ 류의 제목을 사용하면서 불신을 드러내고 있고. 2면으로 가서는 북측 도발 원인을 ‘내부 단속 쇼’라는 식으로 명명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건강 이상설. 지난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동안 보이지 않으면서 건강 이상설이 나돌았고, 각종 추측, 오보가 난무했잖아요? 동아일보가 이번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그런 제목이 있었어요. 그래서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 행동계획을 보류시킨 것을 화상회의를 통해서 결정했다면서 또 그 배경에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유다원> 네. 지금 제목에 들어가 있는 단어들을 말씀하셨는데, 협박극도 있었고, 내부 단속 쇼, 남한 길들이기를 언급해주셨어요. 그런데 들어보면, 냉전 시대 심리전에서 사용할 만한 단어들이 아닌가? 싶거든요.

◆조수진> 네. 그렇습니다.

◇유다원> 네. 그런데 최근에 미국 존 볼턴(John Robert Bolton) 전 국가안보 보좌관의 회고록이 발간되면서, 국내외에서 말이 많았습니다. 우리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고, 사실 거친 표현도 오가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조수진> 네. 미국에서 극우로 혹평받는 볼턴의 회고록에 대해서 한국언론이 확인 없이 단독, 속보라는 이름으로 많은 보도를 쏟아내고 있고요. 또 볼턴의 주장을 사실로 전제하고, 정부의 역할을 부정하는 내용들이 좀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사설 제목도 살펴보면, ‘청(靑), 볼턴 회고록 뭐가 왜곡인지 국민 앞에 투명히 밝히라’ 이런 것. 또 ‘북 비핵화 사기극, 남 중재론자 민낯 드러났다.’ 또 ‘볼턴의 비핵화 회고록, 청와대는 명백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라는 제목들이었고요. 여기에 홍준표 의원의 SNS 글이 출처가 되면서 기사가 쏟아졌었죠. 지난 24일 자 서울경제 신문의 제목도 볼턴 회고록 파문에 홍준표 ‘문재인 정권이 대국민 사기극 드러나 몰락 예상’ 이런 제목이었고요. 또 동아일보도 ‘문, 트럼프 동시 몰락 예상, 북에 놀아나’ 이런 제목. 정치인들의 말들이 그대로 따옴표로 인용이 되면서, 기사 제목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 문제고요. 그런데 그 제목이 굉장히 자극적인 표현이 많습니다. 남∙북 정상회담 보도 당시에도 사실 같은 현상들이 나타났었고요. 홍준표 의원은 그 당시에 ‘위장 평화 쇼’라고 얘기했었죠. 그래서 조금 문제가 되기도 했었는데, 이렇게 정치인들이 얘기할 수 있죠. 그런데 그것을 따옴표를 해서 언론이 그대로 보도하는 행태들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 관련 보도, 남∙북 관련 보도에 있어서는 늘 분석이나 해석, 방향 제시가 필요한데, 이런 것보다는 자극적인 말들이 인용돼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그런 보도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 이번에 민언련(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모니터해서 지적한 내용들을 보니까, 종편을 모니터해서 지적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국격을 따귀 맞은 가장으로 또 북한을 깡패라는 표현도 사용하고요. 또 남∙북 긴장 상태에서도 문재인과 김여정은 30살 차이. 이런 것이 왜 중요한지 모르겠어요. 북한을 지칭하는 말로, 출연자가 나와서 얘기한 건데요. ‘지들’이라는 표현을 여과 없이 내보냅니다. 이런 것들이 조금 지적받았죠.

◇유다원> 말씀하신 대로 자극적인 단어들이 보도할 때 그대로 인용되고, 사용되면서 문제가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남∙북 관계에 있어서 보도에 대한 지침이 있지 않을까요?

◆조수진> 물론 있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가 공동으로 지난 1995년 8월 15일에 제정했고요. 최근에 지난 2017년 10월 24일에 개정한 평화통일과 남북 화해, 협력을 위한 보도 제작 준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여기에 보면, 보도 실천 요강과 제작 실천 요강이 각각 10개 항씩 있고요. 시간 관계상 다 살펴볼 수는 없고, 총강만 조금 살펴보자면, 첫 번째 ‘우리는 대한민국 약칭 한국이라고 하고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약칭 조선으로 표현합니다. 이렇게 나누어진 남과 북의 현실을 인정하며, 상호 존중과 평화통일은 준비하는 차원에서 상대방의 국명과 호칭을 있는 그대로 사용함을 원칙으로 한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까 종편에서 ‘지들’이라는 표현을, 물론 출연자가 얘기한 것이긴 하지만, 이런 것들이 나갔다는 것이 지적을 받았고요. 또 두 번째로 ‘우리는 냉전 시대에 형성된 선입견과 편견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보도, 제작함으로써 남∙북 사회의 공감대를 넓혀 나간다.’라고 되어있습니다. 또 ‘우리는 남∙북 관계 보도, 제작에서 언론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가로막는 법적, 제도적 장애를 타파한다.’ ‘우리는 남과 북의 우수한 민족문화유산을 공유하고, 민족의 공동 번영을 추구할 수 있는 기사 및 프로그램 개발에 힘쓴다.’, ‘우리는 통일 문제에 관한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공정하게 반영하며, 민주적인 여론 형성에 기여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일반 청취자분들도 내용을 보실 수 있어요. 한국기자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각종 보도, 제작 준칙. 제가 방송하면서, 자살 보도 준칙, 보도 윤리 실천 요강 이런 것들을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 다 나와 있거든요. 이것을 종합해보면, 남과 북의 평화 공존과 민족 동질성 회복에 힘쓰며, 민족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고 궁극적으로 남과 북이 단결해서 자주적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루도록 노력한다는 건데요.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이런 전쟁 저널리즘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금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유다원> 지금 언급해주신 게 전쟁 저널리즘의 관행이었잖아요. 이게 구체적으로 뭘 의미하는 건가요?

◆조수진> 전쟁 저널리즘은 갈등적 저널리즘을 의미하는 것이거든요.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평화 저널리즘에 대해서 설명을 같이 드려야 하는데요. 평화 저널리즘과 관련해서 요한 갈퉁(Johan Galtung)이라는 학자를 비롯한 평화학자들이 있습니다. 언론이 갈등의 원인과 배경을 찾아내서, 진정한 평화가 정착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거든요. 아까 제작 보도 준칙에도 보면, 그런 얘기들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평화가 정착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언론이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안 되고 있다는 겁니다. 평화 저널리즘이 담고 있는 전제가 있는데, 그게 기울어진 운동장 견해인데, 그게 뭐냐면, 국제 사회가 강대국, 약소국. 이런 비대칭성으로 출발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이렇게 따져볼 때, 주요 국제 언론은 엘리트 중심의 보도 관행을 고수하고요. 그러면 제3세계 뉴스는 뉴스 가치를 따져볼 때, 전쟁이나 천재지변 같은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에 뉴스화가 된다는 것이죠.

◇유다원> 그러니까 엘리트 국가 중심으로 보도를 하기 때문이라는 거죠?

◆조수진> 네. 그렇다 보니까, 아시아나 이런 곳에서는 평화와 관련된 이슈가 배제되는 거죠. 평화를 다루기보다는 갈등, 전쟁 같은 것들이 뉴스 가치가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뭐냐면, 우리 언론은 제삼자가 아닌, 당사자잖아요. 그러니까 무작정 서구언론의 관점이나 이런 것들을 인용하고 따르면 안 되는데,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외신을 인용하다 보니까, 오보를 내는 경우도 많고, 우리 실정에 맞지 않은 보도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거죠. 그래서 한반도 비핵화 정책에 관해서는 국내 언론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역할이 좀 어려워지는 것이고, 갈등의 원인, 배경을 찾아내서 진정한 평화가 정착할 수 있는 방안. 이런 것들을 사실 우리 언론이 제시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남∙북 갈등이나, 남∙남 갈등의 소지가 되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가 더 많다. 물론 좋은 보도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보도가 조금 더 많다는 것이 문제고요. 그래서 물론 언론이 정부에 대해서 비판할 것은 해야죠. 해야 하는데, 그런데 해석적 기능이나 방향 제시가 없는 단순 인용.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따옴표를 가져와서 인용한다든가, 자극적인 표현, 보도준칙도 지키지 않는 현재의 모습이 많아서, 그런 부분이 좀 아쉽습니다.

◇유다원> 네. 그러니까 비판은 하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단어나 이런 보도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조수진> 네. 사실확인도 해야 하고요. 그 관점이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위해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유다원> 지난 23일 자 한겨레 신문 사설을 보면, ‘한반도 평화, 안중에 없는 보수언론의 볼턴 보도’라는 제목의 사설이 하나 있습니다.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국내 보수언론들이 볼턴의 일방적인 주장을 마치 진실인 양 받아들이면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볼턴의 회고록은 사실관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볼턴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시종일관 방해해온 자신의 행동을 자의적으로 합리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런데도 국내 보수언론은 볼턴의 입장에 서서,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해 기울인 노력을 폄훼한다. 볼턴의 주장을 사실로 전제하면서, 우리 정부의 역할을 부정하는 이들 신문을 보면, 한반도 평화는 안중에도 없고, 미국 강경파와 한통속이 돼, 한반도 평화의 걸림돌이 되는 건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 이렇게 신문 사설에 쓰여 있었습니다. 아마 이 부분이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전쟁 저널리즘, 갈등 저널리즘이었죠? 이 관행을 따르고 있는 언론에 대한 비판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조수진> 네. 맞습니다.

◇유다원>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조수진> 네. 감사합니다.

◇유다원> 네. 지금까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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