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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간[월~금] 15:00~16:00
제작진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생생경제] 메르스와 코로나19를 겪은 간호사의 바람 '이제는 국가가 간호사를 보호해줬으면...'
2020-05-27 09:21 작게 크게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현아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저자(전 간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메르스와 코로나19를 겪은 간호사의 바람 '이제는 국가가 간호사를 보호해줬으면...'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한국경제를 생생하고, 상생하게 만드는 분들을 모시는 생생초대석입니다. 코로나19로 새로운 세상이 열리면서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정말 소중했던 가치와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돌봄 노동을 하는 분들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됐는데요. 간호사분들이 대표적인 분들이시죠.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의 저자 김현아 전 간호사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김현아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저자(전 간호사)(이하 김현아)> 안녕하세요.

◇ 김혜민> 제가 간호사님이라고 불러야 될까요? 작가님이라고 불러야 될까요?

◆ 김현아> 얼마 전 대구 의료지원을 갔다 와서 그런지 저는 지금도 간호사라는 호칭이 편합니다.

◇ 김혜민>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간호사님이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간호사 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 김현아> 96년에 입사해서, 2017년도에 사직을 했으니까 21년 조금 더 넘었죠?

◇ 김혜민> 21년을, 그러면 어느 병원에 있으셨어요? 대학병원에?

◆ 김현아> 네네.

◇ 김혜민> 중환자실에, 21년을 다요?

◆ 김현아> 21년 중에 거의 20년 가까이 중환자실에 있었죠.

◇ 김혜민> 그렇군요. 지금 방송 들으시면서 김현아 간호사? 어디서 들어 하시는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신문 칼럼도 쓰셨죠? 그리고 책도 내셨고,

◆ 김현아> 책도 냈고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본의 아니게 

◇ 김혜민> 메르스 전사로 불리셨죠.

◆ 김현아> 간호사의 편지로 많이 알려졌죠. 그 당시에 의료진의 상황이,

◇ 김혜민> 네 최선을 다해 메르스가 내 환자에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맨머리를 들이대고 싸우겠습니다. 이글 맞습니까?

◆ 김현아> 네 맞습니다.

◇ 김혜민> 메르스 때 간호사의 편지로 정말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셨던 김현아 간호사인데, 사실 2017년도에 간호사 일을 그만두셨어요 그런데 이번에도 코로나19 때문에 대구에 의료 지원을 가셨어요.

◆ 김현아> 네 약 한 달 정도 다녀왔는데요. 아마 간호사라면 다 똑같은 마음일 거예요. 그리고 그 당시 제가 지원했던 당시가 하루에 9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던 때였고 갑자기 늘어난 환자로 의료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죠. 그리고 기존에 또 확진 받았던 분들이 중증으로 많이 이제 넘어가면서 중환자실에 의료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그런 기사를 봤어요. 저는 중환자실 20년 넘게 있었고 그래서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 안 가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 김혜민> 굳이 안 가셔도 됐잖아요. 간호사 일도 그만두셨고, 어머니와 사시는 걸로 제가 아는데 말리시지 않으셨어요? 왜냐면 메르스는 사실 전염력이 그렇게 세지는 않았잖아요. 그런데 코로나 같은 경우에는 전염력이 워낙 강하니까 어머니도 굉장히 걱정 많이 하셨을 거 같은데.

◆ 김현아> 어머님이 지금 대구에 계시거든요. 대구에 이제 계시는데 제가 처음 가겠다는 그런 의사 표현을 했을 때 어머님이 그러셨죠. 메르스 사태 이후에 죽을 고비를 한번 넘어 넘겼는데 왜 또 고비를 위험을 무릅쓰냐, 이렇게 말리셨는데, 제가 말씀드렸어요. 안 가면 평생 후회할 것 같고 꼭 안 걸리고 오겠다는 약속을 제가 하고 갔었죠.

◇ 김혜민> 어떠셨어요? 메르스 때 경험이 코로나19 때의 진료에 많이 적용이 되던가요? 아니면 상황이 너무 많이 다르던가요?

◆ 김현아> 메르스도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이거든요. 그리고 메르스 사태 그 당시 첫 사망자를 돌보던 경험도 있었고, 그랬기 때문에 그래서 제가 용감하게 얘기했죠. 안 걸리고 오겠다고.

◇ 김혜민> 그렇군요. 지금 유튜브 보이는 라디오 창에 우리 간호사님께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보내 주고 계세요. 외상사절님 ‘목소리가 듬직합니다. 고맙습니다 김현아 간호사 님 덕분에 K 방역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맞아요. 이 K 방역 뒤에 정말 애쓰고 노력한 간호사분들이 계십니다. 고돌김 님은 ‘중환자실 정말 힘듭니다. 사명감 없이는 못 합니다.’ 그쵸. 가족 중 누군가 중환자실에 있어 보면 알죠. 그 의사 선생님들은 사실 회진할 때나 설명할 때 한 번씩 오시고 늘 그 옆은 간호사들이 지키잖아요.

◆ 김현아>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 제가 한 달 간 대구동산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했거든요. 물론 의사분들도 열심히 노력하시지만 24시간 환자들 곁을 지키는 것은 간호사들이거든요. 그러면 또 그만큼 감염 위험이 높은 환경이었죠.

◇ 김혜민> 우리 간호사 선생님의 책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첫 장에 ‘단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 이야기’ 이렇게 적혀 있더라구요. 저는 이문구를 보자마자 이 직업 장난 아닌 직업이다. 한 번의 실수도 허락되지 않고, 나의 한 번의 실수가 환자의 치명적인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부담스러우시겠어요?

◆ 김현아> 그렇죠. 많은 부담을 갖고 현장에서 간호사들이 또 그런 마음의 부담감을 갖고 일을 하죠. 몸도 힘들지만, 마음이 힘들 때가 많아요.

◇ 김혜민> 오늘 생생초대석에서 우리 김현아 간호사님을 통해서 듣고 싶은 건 돌봄 노동, 괜찮습니까? 돌봄 노동이라는 말 불편하지 않으세요?

◆ 김현아> 아뇨. 원래 돌본다는 것이 간호사가 하는 일이고, 의사는 치료를 하는 일, 간호사는 돌봄을 하는 일이죠.

◇ 김혜민> 노동을 하는 간호사분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고 계시는지 좀 듣고 싶어서 저희가 모셨거든요. 사실 생생경제에서 2년 전쯤에 태움 관련해서 간호사 노조위원장 모시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어요. 간호사님이 보시기에 가장 바뀌어야 하는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 김현아>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는 건 우선 병원에 시스템이 좀 바꿔야 된다는 게 우선이고요.그리고 제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느낀 건데 지금은 이제 많은 의료진들이 이제 자원해서 내려가겠다고 해서 K 방역을 이뤄냈잖아요? 만약에 이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은 5년마다 온다는 얘기가 있어요. 메르스가 2015년이었고 2020년 다시 코로나19, 그리고 5년 후에 만약에 또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이 온다면 지금보다 더 어마어마한 게 올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상황에서도 이제 그런 상황에서 이제 자원하는 의료진한테만, 그 자원하는 간호진한테만 의존할 것인가? 

◇ 김혜민> 그렇죠. 그러면 안 되죠.

◆ 김현아> 지금 현장에 있는 간호사들이 어쨌거나 병원에 남아 있게 하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게 해주는 환경이 필요하거든요. 병원이 간호사를 보호해주는 건 아니고 나라에서 저는 간호사를 보호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그런 위기 상황에서 간호사 자원을 적절하게 공급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죠.

◇ 김혜민> 시스템으로 이게 정착이 돼야 그 안에 간호사들도 마음껏 돌봄을 할 수 있고, 치료를 할 수 있고 그 가운데 또 사명감을 느끼고 그럴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현재 신규간호사가 1년 이내 퇴직할 확률이 45%에 가깝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지금 간호사님 지적하신 것처럼 기존에 있는 간호사들이 다 나가버리면 자원 간호사만으로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 김현아> 그렇죠. 할 수 없죠. 현장에 남은 나중에 간호사 중에 이직을 고려하는 간호사가 80% 가 넘는다는 그런 보도도 있어요. 그래서 지금 현장에 간호사 면허증을 받은 간호사는 40만 명이 넘지만, 병원 현장에 남아있는 간호사들은 20만 명도 안 돼요. 그만큼 간호사들이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 김혜민> 제가 그 간호사님이 쓰신 책을 보면서 간호사들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느낄 수 있었던 대목이 뭐냐면 그냥 돌봄만 하는 게 아니라 서류 작성 병원행사 참석 프레젠테이션 준비 등 많은 일을 한다는 얘기가 써 있었어요. 좀 자세히 설명 좀 해주세요.

◆ 김현아>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보면 병원이 수입 극대화를 위해서 이제 간호인력을 대폭 줄여 버리는 거죠. 그럼 어떻게 보면 병원 입장에서 간호사가 하는 어떤 행위 자체가 어떤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에,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선 간호사가 많으면 손해라고 생각을 해요.

◇ 김혜민> 의사는 진료를 하는 사람이니까 의사가 하는 행위는 병원에 이익으로 연결되는데 돌보는 건 어떻게 보면 엑스트라로 생각하는 거군요? 그러니까 간호사에 대한 대우가 낮을 수밖에 없고.

◆ 김현아> 그렇죠. 간호사가 환자한테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커요. 정서적이던 어떤 신체적인 거든. 그런데 이제 간호사가 간호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이제 만들어지지 못 하는 거죠. 어떻게 보면 수익에 연결돼서 그러다 보면 인력을 줄여 버리기 때문에 그 밖에 인력으로 하다 못해 청소, 그리고 정말 어떤 저는 저도 예전에 병원 다닐 때 뭐 ‘병원에 수익을 위해서 아이디어를 내서 발표자료를 만들어라.’ 그리고 몇 년 전에는 또 간호사도 장기자랑 뭐 이런 얘기가 한 번 이슈가 됐잖아요? 그거는 ‘거의 뭐 다른 병원도 아마 그런 식으로 간호 인력들을 좀 힘들게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저는 메르스 때도 느꼈는데 그때도 간호사들이 정말 많이 고생을 했거든요? 그런 게 조금 잊혀지지 않았나 지금은. 근데 코로나19도 지금 현장에서 정말 고생하는 간호사들이 많은데 앞으로 또 잊혀지지않을까 걱정이에요.

◇ 김혜민> 그런 걱정을 하실만하겠어요. 지금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러면 2015년 메르스 때하고 지금 2020년 코로나19 때를 간호사님이 두 현장 모두 계셨으니까 조금이라도 개선된 부분은 없었습니까?

◆ 김현아> 메르스하고 코로나19를 좀 비교하기는 조금 다른 부분이 많아요. 왜냐하면 메르스는 이제 그 당시는 병원 위주로 감염 일어났었고 지금은 이제 지역 사회, 코로나19 같은 경우는 더 이제 방대하게 좀 그렇게 퍼져나가는 입장인데, 어쨌거나 뭐 저는 이렇게 마스크 잘 착용하고 손 씻기 잘 하고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한다면 언제든지 종식시킬 수 있다는 믿음은 있어요.

◇ 김혜민> 그 믿음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헌신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제가 언젠가 그 소방관께 여쭤봤거든요? 어떻게 불이 저렇게 났는데 뛰어들 수 있냐고? 자긴 죽을 거라 생각 안 한다면서 불을 끄고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뛰어들지 아니면 내가 어떻게 뛰어들게 있냐고.’

◆ 김현아> 그렇죠.

◇ 김혜민> 거기 있는 의료진들도 당연히 ‘우리가 이길 수 있다’라는 믿음과 확신 때문에 지금 완전히 종식되진 않고 있지만 우리가 그래도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 가고 있습니다. 우리 간호사님은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라는 책의 저자기도 하시고, 지금 간호사의 일상을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다구요? 간호사 님이 집필하고 계신다던데?

◆ 김현아> 네. 아직 편성 단계이긴 한데요. 간호사라는 직업을 제가 이 책을 처음에 썼던 이유도 ‘병원에 보이는 사람은 의사, 항상 간호사는 보이지 않는 사람?’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간호사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집필했고, 치열하고 진솔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보이지 않는 사람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또 자기 환자를 지켜내는 간호사의 모습?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죠.

◇ 김혜민> 그럼 지금 어느 정도 쓰셨어요?

◆ 김현아> 지금은 아직 편성 준비 단계예요.

◇ 김혜민> 아, 편성이 되고 본격적으로 집필을 하시겠군요. 이번에 코로나19로 간호사들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깨달았으니 편성을 좀 해주지 않을까요? 어떻게 제가 도움이, 제가 어디 전화라도 한 통 할까요?

◆ 김현아> 아뇨. 제가 그런 생각을 해요. 제가 대구 의료지원도 다녀오고 했으니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럼요. 맞습니다. 간호사 님 책 한구절을 제가 또 읽어 보겠습니다. ‘의료진에 대한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은 지금까지 내가 어떤 간호사였는지, 앞으로 어떤 간호사가 될 것인지 스스로 끊임없이 묻게 만들었다. 간호사란 환자들을 위해서라면 그 누구보다 용기가 필요한 직업이란 걸 깨달았다.’ 이게 메르스 때? 

◆ 김현아> 네. 메르스 때. 제가 간호사 생활을 하면서 저의 가치관, 인생관에 큰 변화를 맞이한게 메르스 때 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병원에서 약자인, 좀 보이지 않는 사람인 간호사로 20년 넘게 살아왔지만, 그동안 제가 돌봐왔던 환자 분들이 저한테 자부심을 주셨거든요. 돌아가실 때 마지막으로 저를 찾은 분도 계셨고, 가족 분들에게 보여주지 않은 것들 까지도 저에게는 보여주셨던. 그때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메르스 당시 환자들과 남겠다고 결심했던 이유가, 환자분들이 주는 자부심이 그런 극한의 상황에서는 사명감이 되더라구요. 지금 현장에 있는 간호사들도 충분한 자부심을 가져야 정말 위험한 코로나19 같은 이런 큰 전염병 사태에 사명감을 끝까지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 김혜민> 환자가 내게 자부심을 줬고, 돈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고, 시스템도 아니고. 그리고 그 자부심이 결국에 사명감으로 바뀌셨다고 하셨는데, 저는 이 사명감 만을 언제까지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간호사들에게 그만한 대우와 그만한 적합한 보상을 해줘야 지속적으로 이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아> 그렇죠. 지금 현장을 떠나는 간호사들이 많아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국가 면허를 받은 절반도 안되는 현장. 그리고 남아있는 간호사들조차 80% 이상이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현실을 좀 봐야 할 것 같아요.

◇ 김혜민> 간호사님 책에 얼마나 어려운 일을 겪으셨는지 써 있는데 제가 짧게 읽어 보면요. ‘환자를 돌보다 사소한 오해로 격양된 어느 보호자에게 끌려가던 간호사는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했고, 5개월 된 뱃속의 아이를 유산한지 1주일 밖에 안 된 간호사가 병원 수익창출을 위한 발표자료 때문에 수당도 없이 매일 10시간씩 일했다. 나 또한 미안했지만, 그 부서에는 그 간호사만큼 발표자료를 잘 만드는 사람이 없었다. 간호사는 환자를 돌보는 사람이었지만, 발표자료를 못 만드는 것도 병원에선 죄가 되었다. 점점 더 병원에 남아있을 자신이 없어졌다.’ 이 때만의 일이 아니죠? 지금도 이뤄지고 있는 일이죠?

◆ 김현아> 그렇죠. 지금도 현장에서는 많은 간호사들이 이런 병원의 주축이 되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사람 취급을 받으면서 꿋꿋이 현장에 남아 있는데, 이런 분들이 지금은 최전선에 서 계시잖아요? 국민 분들도 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그게 중요하죠. 우리 소방관도 국가가 이렇게 인정할 수 있게 된 것도 청원하고, 중요성 이야기하고 한 거 잖아요. 무슨 이야기를 좀 해주고 싶으세요? 우리 국민들에게

◆ 김현아> 제가 지금 직접 현장에서 코로나19 사태 중환자실에서 한 달 가까이 있으면서 매체에 나왔던 간호사들의 콧등이 까진 사진, 이마의 고글 때문에 반창고를 붙이고 했던 그 친구들과 같이 일을 했어요. 그런 간호사들 보면서 순간순간 뭉클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그래서 좀 간호사의 앞으로의 처우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죠.

◇ 김혜민> 이런 인터뷰를 얼마나 많이 하셨겠어요? 책도 쓰셨고. 지금도 간호사들의 처우개선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도 눈물을 글썽이시는 것을 보면 ‘우리 간호사 님이 책임감과 부담감이 굉장히 막중하구나. 내가 간호사들을 대표해서’ 그런 게 느껴져요.

◆ 김현아> 그렇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처음에 저 보고 간호사냐? 작가냐? 이런 질문을 지금도 많이 받거든요. 저는 병원에서 물론 환자를 돌보는 것도 간호사가 하는 일이지만, 이런 간호사가 하는 일을 여러 사람에게 알려주고, 보여주는 것도 간호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드라마도 열심히 쓰고 있고, 간호사에 대한 제가 병원 다닐 때도 제 가족도 몰랐으니까, 메르스 간호사의 편지가 신문에 나면서 제 오빠가 그러더라고요. ‘나는 내 동생이 이렇게 일하는지 몰랐다.’ ‘20년이 넘게 일했는데도 내 가족도 모르는데 누가 알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죠.

◇ 김혜민> 법적으로 뭔가 할 수 있는 것도 있습니까? 뭔가 바라시는 거?

◆ 김현아> 국가가 간호사를 보호해줬으면 좋겠어요. 법으로. 간호법을 아예 만들어서. 몇몇 선진국에는 그런 법이 있어요. 

◇ 김혜민> 의사들을 위한 법은 있습니까 우리나라에?

◆ 김현아> 의사들은 의료법이 있죠. 그런데 의료법도 굉장히 오래전에 제정된 걸로 제가 알고 있는데, 간호사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법 제가 병원 현장에서 일하고 또 후배들 다른 병원에서 일하는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똑같아요. 전혀 병원에서 보호를 받지 못해요. 그런 상황에서 못 버티니까 병원에서 나가고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건데, 어떤 나라에서 병원에서 간호사를 함부로 할 수 없는, 간호사가 해야 할 일만 집중할 수 있는 보호막을 주신다면 앞으로 또 어떤 전염성 질환이 와도 간호사들은 기꺼이 최전선에서 국민들을 지켜낼 것이라고 확신을 합니다.

◇ 김혜민> ‘간호사들은 기꺼이 최전선에서 국민들을 지켜낼 것이라고 확신을 합니다.’ 이 말이 우리 간호사들의 사명감이 다 담긴 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 고령화 시대에 앞으로 많은 부분을 로봇이 대신하겠지만, 저는 간호사 이 직업만큼은 로봇이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이건 돌봄이 잖아요.

◆ 김현아> 제가 현장에서 돌봄을 행하는 간호행위를 했을 때 느꼈던 건 간호사가 환자의 삶 속에 직접 들어가는 거였어요. 환자가 아프면 저도 아프고, 환자가 고통스러우면 저도 고통스럽고. 그런 거는 기계가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공감을 하고 그분의 정서적인 면과 신체적인 면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는 거는 간호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 김혜민> 자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우리 작가 님을 비롯해 많은 간호사들이 간호사로 사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 김현아> 저는 환자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돌보던 환자, 내가 돌보는 내가 끝까지 지켜야 하는 내 환자. 저도 현장에 있었을 때 어떤 적이 있었냐면, 책을 100권을 읽고 난 감동보다, 어떤 환자 분 한 분을 돌볼 때 얻는 감동이 더 큰 적이 있어요. 그런 환자분들을 끝까지 지켜내겠다는 그런 마음? 그거 때문에 간호사들이 현장에 남아있죠. 

◇ 김혜민> 저는 의사가 쓴 책 많이 읽어 봤고, 간호사 님 책도 읽어 봤지만, 그 책 한 권보다 간호사 님 직접 뵙고, 이야기 나누고 또 눈물을 보니까 제가 훨씬 더 감동이 저에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제가 느낀 이 감동을 우리 청취자 분들도 느꼈으리라 믿습니다. 함께 해주신 우리 김현아 간호사 님 감사드리고요. 대한민국에 모든 간호사 님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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