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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간[월~금] 10:15~11:30
제작진진행: 박귀빈 / PD: 이시은 / 작가: 김은진
어쩌다 '영포티'는 2030의 '밉상'으로 전락했을까
2025-11-10 13:42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 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5년 11월 10일 (월)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자 : 정지우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현웅 : 10년 전쯤이었죠. 트렌디하고 젊은 취향을 가진 중년 세대를 가리키면서 영포티라는 단어가 등장했는데요. 그런데 10년이 지난 2025년에 영포티는 어느새 조롱과 풍자의 대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젊은 척하는 철없는 중년이라는 비꼬는 말로 전락한 건데요. 마음만은 청춘을 외치며 식지 않은 젊음을 바라는 중년들을 향한 청춘들의 냉담한 눈초리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런 영포티 조롱 이면에는 어른이 없다고 지적하며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깊이 짚어본 분이 있습니다. 변호사이자 문화평론가 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지우 작가를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 정지우 : 네 안녕하세요. 

◆ 이현웅 : 네 반갑습니다. 제가 작가님 나이를 살짝 검색을 해봤더니 저와 1살 차이고 곧 이 40대를 앞두고 계시죠?

◇ 정지우 : 네 두 달 남았습니다. 

◆ 이현웅 : 오늘 이 주제에 괜히 또 민감한 그런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최근에 이 영포티라는 말이 정말 빠르게 소비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처음 등장했던 건 10년 전 정도인데, 그때는 나름 소비력도 강하고 긍정적인 그런 이미지도 있었던 것 같은데, 최근엔 달라졌죠?

◇ 정지우 : 영포티 개념이 벌써 10년도 전에 2010년대 중반에 나왔던 개념인데요. 당시에 마케팅 업계에서 특히 주목했던 개념이고, 또 언론에도 많이 소개됐던 그런 개념입니다. 어떤 당시 영포티는 새로운 중년의 그런 전형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회사에서도 활기차게 능숙하게 일도 잘 하시고, 또 자기개발도 열심히 하고 패션과 여가도 잘 즐기는 그런 디지털 환경에 잘 어울리는 그런 새로운 40대 중년이 등장했다. 이런 긍정적인 측면에서 많이 다뤄졌다면 또 최근에는 약간 영포티라는 개념이 그 뒤로 한 10년 정도 흐르면서 20대들이나 30대들이 바라볼 때 약간 비판적인 그런 관점에서 보고 있는 또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이현웅 : 그러니까요. 말씀해 주신 것처럼 201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남자를 예로 들면 한 40대 정도 되면 회사 생활 많이 하고 회식 많아서 배도 많이 나오고, 머리도 빠지고, 근데 그런 것들을 관리하는 일부의 사람들을 두고 영포티다, 멋지다 라고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최근에 이미지가 굉장히 이게 부정적 바뀐 것 같아서 그 이유는 혹시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 정지우 : 당시에 벌써 10년 전이지만 영포티라는 개념이 나올 때도 약간의 약간 비판적인 그런 흐름이 아예 없지는 않았습니다. 청년들 입장에서는 뭐가 영하냐. 이런 식으로 조금씩 약간의 그런 불편한 그런 경향도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 그런 밈들이 본격화된 것은 몇 가지 온라인 커뮤니티나 이런 데 계기들이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서 40대 직장 상사가 20대 여직원에게 고백을 해서 신입사원이 회사를 나갔다. 이런 식의 어떤 사연들이 또 커뮤니티에 많이 공유가 되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40대가 너무 어떤 20대와 가깝다고 착각하는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20대들 입장에서는 조금 불편해하는 그런 현상들이 보이면서 밈 같은 이미지도 만들어지고 그런 흐름이 있었던 것 같아요. 

◆ 이현웅 : 말씀해 주신 이미지 자료가 상당히 인터넷에서는 많이 돌았던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주시면 어떤 내용이었죠?

◇ 정지우 : 제가 구체적인 브랜드를 적시하기는 힘들지만 40대들이 즐겨 입는 그런 젊은 브랜드 같은 것들, 휴대폰 브랜드나 이런 것들을 이미지에 결합을 시켜서 이런 것들은 20대들이 좋아하는 문화인데, 왜 40대들이 이런 것들을 즐기고 있느냐. 이런 식으로 약간의 조롱을 하는 이런 밈들이 많이 확산됐던 것이고요. 40대 입장에서는 억울하다는 입장도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이건 우리가 20대 때부터 어릴 때부터 이미 즐기던 브랜드인데, 근데 왜 20대들이 너네들 거냐. 이런 식으로 하냐면서 또 갈등이 벌어지기도 하고 그런 현상들이 보이고 있었죠. 

◆ 이현웅 : 세대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도 있는 것 같아서 세대 갈등의 영향도 있는지 궁금하고요. 왜 특히 40대라는 타깃이 조롱의 밈 대상이 됐는지도 궁금하네요. 

◇ 정지우 : 아무래도 40대라고 하면 2030 세대랑 가장 접촉이 많은 그런 기성세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는 주로 중간 관리직이고, 가장 많은 회사에서 중요한 기획들을 담당하고, 또 선제적으로 많은 것들을 대응하는 그런 나이대인데요. 2030세대 입장에서는 40대가 조금 뭐라 그럴까 이 사회 전체에서 봤을 때 약간 유일한 선배 세대인 면이 있습니다. 
50대 60대만 하더라도 부모 세대거든요. 그러니까 40대는 부모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자기들과 같은 청춘도 아니고 중간에 있는 선배 세대인데, 또 가장 많이 직장에서 부딪히기도 하고 또 사실은 여러 가지 면에서 또 경쟁적인 구조도 많이 만들어지고 하다 보니까, 이 세대 갈등적인 면도 있는 또 그런 측면도 있다고 볼 수 있겠죠. 

◆ 이현웅 : 가까운 선배가 있으면 좋을 것도 같은데, 참 어떤 면으로 바라봐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그런 면도 있을까요? 혹시 20대 청년들이 보기에 내가 한 40대가 되면 어떤 모습이고 싶다. 이런 걸 생각한 게 있을 텐데, 실제로 영포티라고 부르는 40대를 보면 우리 또래처럼 하고 다니네? 철 없어 보인다고 느껴서 그러는 것도 있을까요?

◇ 정지우 : 이런 기성세대에 대한 어느 정도의 비판적인 의식은 단 하나의 밈 때문에 발생했다기보다는 전반적인 여러 가지 요소들이 결합됐다고 생각이 들어요. 특히나 최근에 어떤 SNS 같은 것들을 보면 많은 분들이 자기의 동안을 자랑한다든지, 성형 시술이나 아니면 어려 보이려고 하는 저속노화라든지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더 어려 보이고 싶어 한다는 거죠. 근데 20대나 30대 입장에서는 어른들이 우리처럼 되고 싶어 하네? 동안이 되고 싶어 하네? 이렇게 보일 수 있다는 거죠. 근데 또 반대로 보면 사실은 20대라든지 청년 세대 입장에서는 어른들을 보면서 어른스러움을 따라가고, 어른스러움을 배우고, 내가 미래에 성장하면 저런 모습이 될 것이라는 롤 모델을 가지고 싶은 마음도 있을 법한데, 반대로 내가 롤 모델을 가지고 싶은 어른들이 우리를 따라 하려고 해. 그리고 우리처럼 보이는 걸 좋아해 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약간의 어떤 모순적인 그런 감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드는 것 같습니다. 

◆ 이현웅 : 어떻게 보면 표면적인 현상들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는데, 이 안에 담긴 우리 문화적인 사회적인 그런 의미에 대해서도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는 이 현상의 이면에 어른의 멸종이라는 근본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하셨는데, 어떤 이야기인가요?

◇ 정지우 : 방금 제가 드린 말씀이랑도 연관되는 말씀일 것 같은데요. 우리가 기존의 기성세대 어른이라고 하면 일관된 형태의 일정한 형태의 가족을 꾸리고, 어른이 되어 가면서 책임을 지고 희생을 하면서 사회의 기둥으로 자리 잡아가는 그런 과정들을 봤었단 말이죠. 특히 우리가 좋아하는 만화 짱구 아빠만 하더라도 30대란 말이죠. 근데 우리가 어릴 적에 보던 어른들의 모습이라는 것이 있는데, 저렇게 가족을 위해 희생하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성숙해 가는 모습들이 있는데, 지금의 20대들이나 10대들 입장에서는 어른들의 모습이라는 것이 한 40대쯤 되면 보였으면 좋겠는데, 그런 모습들이 없고 자기들과 더 닮고 싶어 하는 어른들의 모습만이 많이 노출되다 보니까요. 오히려 거기서 우리가 롤 모델로서 역할 모델로서 어른들이 많이 상실되고 있다. 이런 부재, 결핍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도 드는 것 같아요.

◆ 이현웅 : 언젠가 그런 생각을 했던 적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어렸을 때 제가 기억하는 부모님의 나이를 떠올렸을 때 이미 제가 그 나이가 됐거나 지난 거예요. 그런 걸 보면서 나는 아직도 너무 철이 없고, 어른스럽지 못한 것 같은데, 참 우리 과거의 부모님 과거의 30대 40대는 다르다 이런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는데, 작가님 보시기에 지금의 어른상, 과거하고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세요?

◇ 정지우 : 사실은 우리 시대의 어른이라는 것이 과거랑은 정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진 것 같아요. 특히나 우리가 김광석 씨가 서른쯤에 노래 불렀을 때, 그 당시만 하더라도 30살 정도면 중위 연령이었거든요. 지금은 중위 연령이 거의 40대 중반이란 말이죠. 그만큼 과거에 30살 정도가 지금의 한 45세 정도로 연령이 높아진 것도 있고, 그만큼 40대의 모습이라는 것도 너무 다양해졌잖아요. 딩크족도 있고, 혼자 사시는 분도 있고, 가정을 꾸린 분들도 있고, 너무 다양해졌던 만큼 청년들이 바라볼 때도 정형화된 어른의 역할 모델로서 40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다양해진 이미지들 속에서 청년들의 시선도 다양해지고 그들을 우리가 단순히 보고 따르고, 배우고 성장의 어떤 목표로서의 어른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20대들 입장에서는 어른이었으면 좋겠는 40대에 대한 굉장히 다양한 양가적인 감정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현웅 : 이른바 영포티라고 불리는 세대의 입장을 또 생각을 해보면 어른스럽지 않고 싶어서 어른스럽지 않은 것이냐. 이건 또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거든요. 왜냐하면 딱 그 세대가 무언가 끼인 세대라는 표현도 많이 쓰고요. 확실한 기득권도 아니고 청년들처럼 자유롭지도 않은 애매한 포지션에 있다고 스스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 정지우 : 맞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40대라고 해서 사실은 우리가 완벽한 성숙을 요구한다든지 그럴 수도 없는 거고, 누구나 그 세대만의 고충들도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고, 우리가 또 엄격하게 봤을 때는 20대는 그럼 어려도 되고, 40대는 다 성숙해야 되느냐. 이렇게 강요할 수도 없는 사회잖아요. 그렇게 본다면 당연히 개개인들을 차원에서 들어가 본다면 누군가는 나는 더 어리게 사는 것이 오히려 자랑스럽고, 어리게 살고 싶고 그런 것들이 나쁜 것이 아니라고도 충분히 말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것들이 우리가 더 거시적인 맥락에서 바라봤을 때 20대와 40대가 하나의 사회 안에서 어떤 식으로 갈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왜 이런 시선들이 발생했는가를 본다면 이 단계적인 사회에서의 성숙의 과정 같은 것들이 많이 붕괴되어서 많이 뒤섞여 있다. 그런 것들이 이런 여러 가지 밈도 만들어내고, 사소한 갈등들도 만들어내고 그런 상황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현웅 : 분석해 주신 내용들 제가 보니까, 청년들에게 그 부모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정서도 깔려 있다 이런 분석 배경으로 지목을 하셨더라고요. 어떤 구체적으로 내용입니까?

◇ 정지우 : 이것은 제가 이번 영포티에 국한해서 썼던 글은 아니고요. 이전에 청년들이 왜 이렇게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는가라는 이야기를 과거에 하면서 했던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우리가 최근 드라마 같은 데도 그렇지만 항상 나오는 대사들이 이런 거예요. ‘너는 엄마처럼 살지 마, 넌 아빠처럼 살지 마.’ 그럼 청년들은 어떻게 살아야 돼요? 엄마, 아빠처럼 안 살려면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안 낳고, 자유로운 영포티처럼 살아가는 것이 마치 권유되는 것 같은 사회 분위기가 있었단 말이죠. 실제로 우리 부모님의 삶을 보더라도 저렇게 살고 싶다고 말하기에는 엄마, 아빠도 너무 힘들어 보이고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 경우들도 많이 봤던 거죠. 그러다 보니까 마치 지도를 상실한 것 같은 청년 세대의 분위기,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어른이 되어야 되는 것 같은 역할, 모델의 부재 이런 것들이 사실은 차곡차곡 만들어져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본인들의 세대와 뒤섞이는 어른들의 모습에 대해서 무의식적인 불안감도 있을 수 있고요. 결핍감도 있을 수 있고, 그런 것들이 이런 식의 조롱이나 비난, 때로는 비판, 때로는 더 큰 불안감이나 소외감으로까지 이어지는 현상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이현웅 : 앞서서 잠깐 말씀도 해 주셨는데, 요즘 SNS 보면 ‘동안’. 말 그대로 어려 보이고 싶은 젊어 보이고 싶은 혹은 동심을 잃지 않고 싶어 하는 것 같은 그런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지기도 해서 실제로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분위기가 많이 깔린 것 같습니까?

◇ 정지우 : 저도 두 달 뒤면 40대이기 때문에 약간 억울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저도 어릴 때 포켓몬스터 좋아하고, 원피스 좋아하고, 만화를 너무 좋아했던 세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최근에 40대가 다 되어 가서도 극장에 가서 최근 유행하는 만화들도 보고 하는데, 이런 것들이 또 20대나 10대의 입장에서는 가끔은 반가워하는 것 같기도 해요. 왜냐하면 저도 고등학교 강의를 가거나 해보면 나도 최근에 극장판 만화들을 봤다고 한다면 되게 좋아하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되게 자기들과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흔히 말하는 꼰대 같은 세대가 자기들과 비슷한 문화를 향유하는 것에 대해서 한편으로는 반가움과 친근함도 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것들이 우리는 어른들이라는 것도 우리랑 다를 게 없네? 그러면 우리는 어른을 어떻게 존경해야 되나, 존중해야 되나, 아니면 너무 우리를 따라 한다고 조롱해야 되나. 이런 어떤 다양한 감정들 사이에서 오가는 것이 지금의 복합적인 문화 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 이현웅 : 진행하는 저도 영포티를 앞두고 있는 사람이다 보니까, 방송이 혹시나 편파적이지 않을까 걱정이 되긴 하는데, 제가 변명을 하자면 이 유행이 패션에 국한해서 얘기를 하자면 유행이 돌고 돈다고 얘기를 하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보면 딱 유행하는 제품들 보면 저희 고등학생 때 유행했던 게 이제서야 젊은 세대들한테 굉장히 인기가 많은 경우들이 있더라고요. 나는 추억 속에 그 물건들, 어렸을 때는 사고 싶었지만 비싸서 못 샀던, 유행했던 그 아이템을 성인이 돼서 돈 생겨서 살려고 했더니 영포티라고 놀림을 받는 현상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억울하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고, 애니메이션 얘기도 해 주셔서요. 최근에 보면 어른들이 장난감이나 애니메이션 좋아하는 분들 상당히 더 많아진 것 같이 느껴지더라고요. 

◇ 정지우 : 아무래도 우리가 다 어릴 때부터 40대라고 하면 다 만화를 좋아하는 어린이로 컸었고, 어른이 돼서도 굉장히 많은 만화들을 좋아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또 이런 만화를 같이 향유하거나 웹툰만 들어가 보더라도 댓글 다는 사람들을 보면 10대부터 40대까지 다 섞여 있어요. 그만큼 디지털로 인해서 비슷한 문화를 향유하고 또 비슷한 유행을 향유하는 것도 사실이다 보니까, 그 안에서 여러 가지 갈등들이 생겨날 수 있는 것도 자연스러운데, 우리가 봐야 될 것은 20대와 40대가 비슷한 문화나 패션이나 유행을 향유하더라도 그 속에서 사회·경제적인 격차가 있다는 얘기죠. 한쪽은 거의 기업에서 중간 관리자급의 세대고, 한쪽은 아직 기업도 못 들어가서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쉬었음 세대’이기도 하고, 이런 식의 어떤 격차들에서 오는 갈등 상황 같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이현웅 : 5380님께서는 이런 의견도 주시네요. ‘아직 30대라서 2세대는 아닌데, 부모님처럼 살고 싶지 않은 정서와 동시에 우리 부모님만큼 미래에 그 정도로 살 수 있을지 그런 부분이 걱정되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라는 이야기도 전해 주셨어요. 

◇ 정지우 : 굉장히 공감되는 말씀입니다. 제가 최근에 쉬었음 청년만 50만 명에 이른다고 하거든요. 그만큼 청년들이 굉장히 취업에서의 어려움, 부동산이 굉장히 많이 올라서 나는 과연 내 집 마련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들이 굉장히 많이 얽혀 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보면 청년들이 거의 유일하게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향유할 수 있는 것이 문화적 트렌드, 선진적인 것에 있어서 자신들이 앞서간다는 자신감인데, 그런 측면마저 기성세대가 뒤섞이다 보니까 또 거기서 오는 일종의 불편함 이런 것들도 충분히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 이현웅 : 처음에 이 단어가 한창 재미있게 소비가 되고 유행이 될 때는 서로 그런 감정 갈등 없이 호칭도 부르면서 썼던 것 같은데, 이제는 정말 많이 비판하고, 조롱하는 느낌이 강해져서 이걸 어떻게 앞으로 풀어가야 하나 하는 고민도 되는데, 각각 어떤 역할들을 해야 할까요?

◇ 정지우 : 이렇게 우리가 20대 입장에서는 30대 입장에서는 또 이렇게 앞선 세대에 대해서 너무 비판적으로만 바라보기보다는 어쨌든 간에 우리가 다 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곧 40대가 되고, 50대가 되고, 우리 부모님의 세대가 곧 50-60대에 있기도 하니까, 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이라는 입장에서 서로를 너무 조롱하거나 혐오하기보다는 조금 이해하려는 분위기가 있으면 좋겠고요. 기성세대 40대 입장에서도 또 2030 세대들이 처해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이런 것들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도 이해하면서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현웅 : 두 달 정도 남겨뒀다고 하는 우리 작가님도 이런 표현을 들어보셨나요? 

◇ 정지우 : 영포티 관련된 이야기는 주변에서 너무 많이 하니까요. 저희 아내랑도 ‘우리도 영포티인데, 옷차림 바꿔야 되냐.’ 이런 얘기 재미삼아 하기도 하고, 사실은 근데 현실적으로 그렇게 크게 신경 쓴다기보다는 그런 현상도 일어나서 또 놀고 있구나 그런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면도 있습니다.

◆ 이현웅 : 마지막으로 또 상처받는 분들도 있을 것 같고 하니까, 우리 영포티라고 불리는 세대에게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 정지우 : 이거는 저한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저도 두 달 뒤면 영포티가 되기 때문에 더더욱이나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인데요. 어쨌든 간에 나이대에 맞는 외면은 다양할 수 있겠지만, 내면은 성숙해 가는 과정을 거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내가 40대가 되면 어떤 가치를 추구하면서 내면에서 성숙을 추구할 것인지를 더 많이 생각을 해보게 되고요. 단순히 겉으로 어려 보이는 거, 아직 20대처럼 보이지 않냐. 사진 찍어서 올리는 거 이런 것들보다 조금 더 뭔가 성숙한 내면에 다른 가치가 없을까에 대해서 더 많이 고민하고 그런 시절이 되었으면 하는 스스로의 바람을 한 번 남겨보겠습니다. 

◆ 이현웅 : 좋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고민할 지점들을 많이 이야기를 해 주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정지우 작가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지우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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